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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옴표 2581건, ‘윤측 받아쓰기’ 35.8%로 얼룩진 탄핵심판윤석열 탄핵심판의 변론이 최종 변론기일인 2월 25일부로 종결되었습니다. 탄핵심판 1차 변론기일이 1월 14일 시작된 후 42일 만에 모든 변론절차가 마무리된 것입니다.
변론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윤석열과 윤석열 법률대리인단, 국민의힘 정치인, 극우인사들은 음모론과 거짓선동을 통한 헌법재판소 흔들기와 장외여론전에 힘썼습니다. 탄핵심판의 본질을 흐리려는 말잔치를 벌이고 여론의 향배를 돌리려 부단히도 애썼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윤석열 탄핵심판 변론이 11차까지 진행되는 동안 언론보도가 어떠했는지 살펴봤습니다.
보도전문채널‧통신사 ‘따옴표’ 상위권, 매일신문 9위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25년 1월 8일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뉴스 ‘언론사 편집판’ 구독자 수 200만 이상인 49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탄핵심판 1차 변론기일인 1월 14일부터 최종 변론기일 다음 날인 2월 26일 오후 3시까지 44일간 키워드 ‘헌법재판소+헌재+윤석열+변론+탄핵심판’으로 검색해 중복 데이터와 관련 없는 내용을 제외한 후 기사 8,187건을 분석했습니다.
△ 탄핵심판 ‘따옴표 기사’ 보도건수 상위 10개 언론사(1/14~2/26) ©민주언론시민연합
※ 뉴스통신사와 보도전문채널은 붉은색 표시
탄핵심판에서 말잔치가 난무할수록 핵심을 짚어주는 언론보도가 중요합니다. 특히 12.3 내란 주범인 피청구인 윤석열과 윤석열 대리인단의 말에 따옴표만 붙여 그대로 전하는 ‘받아쓰기’는 탄핵심판의 본질을 흐리려는 내란세력 의도에 동조하는 행위와 다르지 않습니다. 분석결과 탄핵심판 관련 기사 8,187건 중 2,581건이 따옴표 기사로 31.5%를 차지했습니다.
따옴표 보도건수 상위 10개 언론사를 살펴보면 YTN이 243건으로 압도적입니다. 다음으로 뉴스1(210건), 뉴시스(175건), SBS(169건), 이데일리(151건), 연합뉴스(132건), MBC(126건), 노컷뉴스(108건), 매일신문(91건), 연합뉴스TV(90건)순입니다.
상위 10개 언론사에 보도전문채널 YTN과 연합뉴스TV, 뉴스통신사 뉴스1‧뉴시스‧연합뉴스가 이름을 올린 것이 눈에 띕니다. 보도전문채널과 뉴스통신사는 실시간 속보 기능이 강한 매체로 빠르게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발언의 사실 여부를 검증하기보다 거의 실시간으로 탄핵심판을 중계하듯 전달한 보도방식의 결과로 보입니다. 내란사태 같은 엄중한 상황에서 잇따른 무비판적인 따옴표 보도에 언론이 발언 당사자의 스피커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뉴시스 따옴표 중 85.7% ‘윤측’ 받아쓰기
변론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윤석열과 윤석열 법률대리인단, 국민의힘 정치인, 극우인사 등 이른바 ‘윤측’으로 불리는 이들이 음모론과 거짓선동을 통한 헌법재판소 흔들기와 장외여론전에 골몰한 만큼, 따옴표 기사 중 이들 입장을 반영한 기사가 얼마나 되는지도 살펴봤습니다.
△ 탄핵심판 따옴표 기사 중 ‘윤측’ 보도건수 상위 10개 언론사(1/14~2/26) ©민주언론시민연합
※ 탄핵심판 따옴표 기사 상위 10개 언론사와 일치할 경우 붉은색 표시
탄핵심판 따옴표 기사 2,581건 중 925건이 ‘윤측’ 받아쓰기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기사의 35.8%를 차지합니다. 탄핵심판의 주체는 청구인 국회와 국회 법률대리인단, 피청구인 윤석열과 윤석열 법률대리인단, 재판관 헌법재판소입니다. 각 주체들의 발언이나 입장이 각기 나타난 따옴표 기사도 있지만 뒤섞인 형태로 나타난 따옴표 기사도 상당수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윤측’ 받아쓰기가 전체 따옴표 기사의 35.8%나 차지한 것은 상당수 언론이 내란수괴 윤석열과 그 일당의 주장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무차별로 전달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탄핵심판 따옴표 기사 중 ‘윤측’ 받아쓰기 보도건수에서는 뉴시스가 150건으로 압도적입니다. 뉴시스의 탄핵심판 따옴표 기사는 175건인데 이 중 ‘윤측’ 받아쓰기가 150건에 달하며 85.7%나 차지했습니다. 따옴표 기사 대부분이 윤석열과 추종자들의 입장을 전하는 데 충실했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뉴스1(118건), 연합뉴스(77건), 중앙일보(61건), 이데일리(45건), 매일신문(42건), 한국일보(39건), YTN(35건), SBS‧데일리안(31건), 연합뉴스TV(30건)순입니다.
탄핵심판 따옴표 기사 보도건수 상위 10개 언론사와 마찬가지로 보도전문채널 YTN과 연합뉴스TV, 뉴스통신사 뉴스1‧뉴시스‧연합뉴스, 이데일리, 매일신문, SBS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받아쓰기 넘어선 띄워주기, “나도 계몽됐다” 변론 화제?
탄핵심판 따옴표 기사 ‘윤측’ 받아쓰기 1, 2위를 차지한 뉴시스와 뉴스1이 윤석열 탄핵심판 최종변론 중 공통으로 띄운 대리인단 발언이 있습니다. 바로 김계리 변호사의 “저는 계몽되었습니다”입니다. 김계리 변호사는 2월 25일 최종변론에서 “제가 임신과 출산과 육아를 하느라 몰랐던 민주당이 저지른 패악을, 일당독재의 파쇼 행위를 확인하고 아이와 함께하려고 비워둔 시간을 나누어 이 사건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저는 계몽되었습니다”라고 발언했습니다.
뉴시스와 뉴스1은 각각 <윤측 김계리 “난 14개월 딸 엄마…계엄으로 계몽돼” 변론 화제>(2월 26일 허나우 인턴기자), <윤측 김계리 “출산 육아로 몰랐던 나도 계몽됐다…계엄령 아닌 계몽령” 변론 화제>(2월 26일 박태훈 기자)에서 김계리 변호사 발언과 이력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특히 뉴스1은 김 변호사의 인생역정에 중점을 두기라도 한 듯 작은제목을 “검정고시 거쳐 대학 진학한 법조 15년차 14개월 딸 엄마”로 붙였습니다.
김계리 변호사의 해당 발언에는 각종 패러디가 쏟아졌습니다. ‘계몽주의 학자’로 가장 인상 깊은 인물을 묻는 온라인 설문에서 볼테르, 루소, 스피노자 등 계몽주의 학자를 제치고 윤석열이 1위를 달리기도 했습니다. 계엄령을 계몽령이라며 극우세력과 같은 시각을 나타낸 변호사 발언에 시민들도 황당함을 감추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나 뉴시스와 뉴스1은 김계리 변호사 발언의 문제점은 비판하지 않았습니다. “강경 보수층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란 언급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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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8일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 ‘언론사 편집판’ 구독자 수 200만 이상인 49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2025년 1월 14일부터 2025년 2월 26일 오후 3시까지 키워드 ‘헌법재판소+헌재+윤석열+변론+탄핵심판’으로 검색한 기사 전체
※ 2025년 1월 8일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 ‘언론사 편집판’ 구독자 수 200만 이상인 49개 언론사 : JTBC, YTN, MBC, SBS, 국민일보, 한국경제,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아시아경제, KBS, 한겨레, 경향신문, 동아일보, 머니투데이, 서울경제, 서울신문,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선비즈, 한국일보, 헤럴드경제, 파이낸셜뉴스, MBN, 뉴스1, 뉴시스, 디지털타임스, 부산일보, 연합뉴스TV, 한국경제TV, 문화일보, 세계일보, 노컷뉴스, SBS비즈, 미디어오늘, 농민신문, TV조선, 경기일보, 강원일보, 데일리안, 매일신문, 비즈워치, 시사저널, 아이뉴스24, 오마이뉴스, 전자신문, 채널A, 프레시안, KBC광주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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