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의 핵심 피의자 김용현측 변호인단이 12월 26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김용현 씨를 비롯해 대통령 윤석열 등 내란세력 옹호에 치중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내란진상 규명용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거란 실낱같은 기대도 함께했습니다.

그러나 예측대로 김용현측 변호인단은 “대통령이 국민 불편을 고려해 통행금지를 뺐다”고 주장하며 내란수괴 윤석열의 계엄 포고령 최종 검토를 사실상 자인하고, ‘계엄법에 나온 절차대로 한덕수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계엄을 건의했다’고 밝혀 한덕수 총리가 내란에 더욱 깊숙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용현측 회견 생중계한 YTN․연합뉴스TV, 보도량도 압도적

△ ‘김용현측 기자회견’ 방송 보도건수(12/26)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언론시민연합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김용현측 변호인단 기자회견 당일인 12월 26일 지상파3사, 종편4사, 보도전문채널2사의 관련 보도를 살폈습니다. 가장 많은 보도량을 보인 곳은 연합뉴스TV(19건)와 YTN(13건)입니다. 두 언론사 모두 유튜브로 회견 전체를 중계한 바 있습니다. 연합뉴스TV는 방송에서도 1시간 30분가량 회견 전체를 중계했고, YTN은 9분간 현장을 연결해 중계했습니다. 그랬던 두 방송사는 김용현측 변호인단 주장을 비판이나 검증 없이 그대로 내보낸 ‘받아쓰기’ 보도도 가장 많았던 것입니다.

MBC, JTBC도 각각 8건, 6건을 보도하며 적지 않은 양을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기자회견의 허점을 지적하며 내란의 위헌성과 불법성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JTBC는 <“대통령이 불편 고려해 통행금지 뺐다”>(12월 26일 조해언 기자)에서 “(김용현측 변호인단이) 윤 대통령을 감싸기 위해 한 발언이 되레 윤 대통령 혐의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진술이 된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MBC도 <‘섬뜩’했던 ‘위헌’ 포고령‥“윤이 검토했다”>(12월 26일 유서영 기자)에서 김용현측 변호인단의 회견에 “사실상 범죄 자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MBC는 <엇갈리는 ‘사전 보고’ 주장‥수사로 확인해야>(12월 26일 고병찬 기자)에서 “(김용현측 변호인단 회견에서) 한(덕수) 총리가 계엄에 개입했다는 내란죄 주요 피의자의 주장이 나온 만큼, 강제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노상원 명예훼손에 맘 아파” 김용현 심경 전한 조선일보

△ 신문 지면 ‘김용현측 기자회견’ 보도건수(12/27) ©민주언론시민연합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김용현측 변호인단 기자회견 다음 날인 12월 27일 종합일간지6사와 경제일간지2사의 관련 보도도 살폈습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는 각 1건, 중앙일보는 2건을 보도하는 데 그쳤습니다. 한겨레, 한국일보, 경제일간지2사는 아예 관련 보도를 내지 않았습니다.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김용현 전 국방장관 심경까지 전한 조선일보(12/27)

조선일보는 <노상원 의혹 차단 나선 김용현…“윤 대통령과 관련 없다”>(12월 27일 유종헌 기자)에서 김용현측 변호인단 기자회견 내용과 공수처와 검찰 수사상황을 전했는데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의혹 중 상당수가 김용현측 변호인단 회견으로 상쇄될 수 있다는 듯 지면상 나란히 배치하고 비교적 상세히 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 씨의 무속활동을 두고 김용현 씨가 “노씨가 전역한 이후에 한 개인 활동을 두고 명예를 훼손하는 보도가 이어지는 데 대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는 심경까지 전했습니다. 12.3 내란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하등 필요하지 않은 김용현 씨 심경을 전하는 데 지면을 할애한 것입니다.

서정욱 “대통령이 어떻게 내란을 해?”, 진행자 제지 전무

김용현측 변호인단 기자회견 보도에서 가장 두드러진 언론은 연합뉴스TV입니다. 보도량도 19건으로 월등히 많았을뿐더러 기자회견을 예고한 보도 3건부터 생중계를 포함해 비판‧검증 없이 기자회견 내용을 단순 전달한 보도만 7건에 달합니다. 나머지 9건 중에도 문제 있는 보도가 있습니다. 12월 26일 방송된 연합뉴스TV <뉴스 1번지> 대담코너 ‘여의도 1번지’에 출연한 서정욱 변호사의 대담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 12.3 내란 옹호하는 연합뉴스TV <뉴스 1번지> 출연자 서정욱 변호사(12/26)

서정욱 변호사는 ‘이승만 대통령 때도 박정희 대통령 때도 계엄은 많았다’, ‘그때도 내란 얘기는 절대 나오지 않았다’며 허영 교수의 팩트체크를 근거로 “동서고금에 대통령의 비상대권 행사를 ‘내란’이라고 한 나라는 아예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경찰과 검찰의 내란 수사가 너무나 황당하다며 ‘내란이 코미디’라는 게 김용현 씨 입장이라며 김용현 씨를 옹호했습니다.

서정욱 변호사가 김용현 씨 입장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며 12.3 사태가 내란이 아니라는 궤변을 길게 주장하는데도 진행자 박진형 앵커는 제지하기는커녕 기계적으로 호응한 뒤 다음 발언자 장현주 변호사에게 순서를 넘기는 데만 급급했습니다.

87년 이후 계엄요건 강화… 법률전문가들 “윤석열 내란죄”

서울신문 <서울 on/비상계엄 대통령과 국민의 뜻>(12월 23일 강윤혁 기자)에 따르면,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48년 10월 여수‧순천 사건을 계기로 최초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집권기간 총 4차례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이승만 정권의 비상계엄은 주로 정권유지와 헌정질서 유린을 목적으로 사용됐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1961년 5‧16 군사쿠데타를 통해 권력 찬탈 후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집권기간 총 4차례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박정희 정권의 비상계엄 역시 시민 저항을 막거나 정권 연장을 위해 활용됐습니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은 10‧26사건 이후 선포된 비상계엄을 1980년 5월 17일 전국으로 확대했습니다. 전두환 정권의 비상계엄은 군부의 정권 장악과 민주화 요구 탄압용으로 사용됐습니다.

비상계엄 선포는 한국 현대사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됐는데요. 과거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국회 탄압 행위에 내란죄 적용이 논의되지 않은 것은 당시 정치적 상황과 법적 해석에 따른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1987년 민주화 이후 계엄발동 요건과 사후통제가 크게 강화됐는데요. 대통령 윤석열은 계엄발동 요건과 사후통제 절차를 무시한 채 12.3 내란을 일으킨 것입니다. 서정욱 변호사는 ‘현직 대통령이 계엄한 게 내란이라는 건 동서고금 어디에도 없다’는 허영 교수 주장을 근거로 세계 헌정사에 대통령을 내란죄로 처벌한 사례가 없다고 강변하지만, 이석연 전 법제처장, 노희범 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헌법전문가들과 형사법 학자 133명은 ‘현재 드러난 사실관계만으로도 대통령 윤석열과 관련자의 내란죄는 넉넉히 인정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 모니터 대상

① 방송 : 2024년 12월 26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된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연합뉴스TV ‘김용현측 기자회견’ 관련 방송 뉴스

② 신문 : 2024년 12월 27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된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김용현측 기자회견’ 관련 지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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