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9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선정사유 보고서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하는 2024년 9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미디어오늘 ‘YTN 졸속 민영화 검증 연속보도’, 한겨레 ‘비밀의 방:김건희 여사와 관저 불법공사 의혹’, MBC ‘인하대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 연속보도’가 선정됐다.
○ 수상작
시기 |
보도(프로그램) |
9월 |
미디어오늘 ‘YTN 졸속 민영화 검증 연속보도’ |
한겨레 ‘비밀의 방:김건희 여사와 관저 불법공사 의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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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인하대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 연속보도’ |
미디어오늘 ‘YTN 졸속 민영화 검증 연속보도’
(8월 21일~9월 2일 / YTN 졸속 민영화 취재팀 김예리·박서연 기자)
미디어오늘 ‘YTN 졸속 민영화 검증 연속보도’는 방송통신위원회의 YTN 민영화 심사자료를 입수해 유진그룹의 ‘YTN 최대액출자자 변경승인 신청서’가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밝혀내고,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졸속으로 추진된 민영화 문제를 공론화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23년 11월 유진그룹으로 YTN 최다액출자자를 변경 승인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취지로 의결을 보류했고, 이후 동일한 심사위원들로 심사 대신 자문을 받았다. 사실상 심사위원회를 자문위원회로 격하한 것이다. 방통위는 지난 2월 자문위원 8인 중 6인이 YTN 사장을 공개모집해 선임하는 ‘사장후보추천위원회 제도(사추위)’가 폐기돼선 안 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는데, 반면 유진그룹은 단체협약에 있는 사추위를 폐기하겠다는 의견을 방통위에 제출했다. 방통위는 유진그룹 의견에 동조하며 구두 공개보고에서 자문위 의견을 쏙 빼고 유진이엔티를 YTN 최다액출자자로 변경 승인했으며 그 결과 지난 3월 YTN 주주총회에서 기존 사추위를 무시하고 ‘이명박근혜’ 정권 당시 언론장악 부역자이자 윤석열 정권 호위무사로 꼽히는 김백 전 YTN 상무가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유진그룹은 2023년 11월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신청서에서 황당하게도 이미 1년 전 폐지된 YTN 데일리 옴부즈맨 프로그램 ‘시시콜콜’ 확대 운영을 시청자 권익보호 방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유진그룹의 YTN 인수를 반대하는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의 시사IN 인터뷰를 정반대로 왜곡하고, 기존 출판서적 『공영방송의 민영화』에서 일부 대목의 절반 이상 분량을 복붙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엉터리 신청서였지만 방통위는 제대로 검증하거나 확인하지 않고 의결을 강행했다. 이 외에도 YTN의 높은 신뢰도와 영향력을 극찬하던 유진그룹은 변경승인 취지의 의결보류 뒤 입장을 뒤집거나, YTN 인수 뒤 설치하겠다던 각종 위원회 신설 약속도 이행하지 않는 등 심각한 경영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방통위의 졸속 사영화로 인해 신뢰도와 영향력 하락 등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 YTN의 현재를 조명했다.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에서 YTN 사영화는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사건이지만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대중에 관심에서 멀어진 측면이 있다. 미디어오늘은 YTN 사영화가 종결된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YTN 사영화 심사자료를 입수·분석해 연속보도했다. YTN 사영화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의제 설정에 힘썼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보도라는 호평을 받았으며 변화를 찾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이에 민언련은 미디어오늘 ‘YTN 졸속 민영화 검증 연속보도’를 2024년 9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한겨레 ‘비밀의 방:김건희 여사와 관저 불법공사 의혹’
(8월 12일~14일 / 뉴스룸국 뉴스영상부 조성욱 PD)
한겨레 ‘비밀의 방’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머무는 용산구 한남동 관저의 불법 증축 공사 의혹을 다각도로 제기하고,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앞세운 무자격 업체의 계약 및 공사과정의 위법사항을 구체적으로 살폈다.
2022년 3월, 윤석열 대통령은 청와대 대신 용산구 외교부장관 공관을 새 관저로 사용하겠다며 25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관저 공사는 실내건축공사면허만을 소지한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에 수의계약을 통해 낙찰됐는데, 21그램은 김건희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의 전시 후원사로 대통령 취임식 참석 등 공사 초기부터 김 여사와의 친분으로 인한 특혜 시비가 일었다.
한겨레는 등기부등본을 통해 한남동 관저가 리모델링 과정에서 주거동 2층에 14평이 증축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조달청 자료를 비롯해 국토교통부의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공사 업체 리스트’, 용산구청의 ‘건축, 착공, 사용승인 현황(2022년 8월)’, 구글어스 위성사진 등을 확보해 관저의 불법 증축 의혹을 다각도로 제기했다. 그러나 용산 대통령실·관저 이전 불법 의혹을 감시해야 할 감사원은 감사기간을 11월 10일까지로 늘렸는데, 2022년 12월 감사 착수 이래 7번째 연장이다. 부패방지법상 국민감사는 감사 실시 결정일로부터 60일 이내 마치는 것이 원칙임에도 직무유기나 다름없는 연장이 거듭되고 있다.
증축 사전 계획 여부, 종합건설업체가 아닌 21그램과 수의 계약을 맺은 이유, 거리가 먼 제주의 종합건설업체에 증축 공사를 맡긴 이유 등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는 한남동 관저 공사 과정에서의 불법과 특혜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국가의 예산이 사용되는 공사에 ‘국가 기밀’이라는 허울을 덧씌워 실체를 감추고 있다. 한겨레의 이번 보도는 권력에 맞서 한남동 관저의 불법 증축 및 김건희 여사 친분 업체 특혜 의혹을 끈질기게 파헤쳤으며, 진실에 한 발 더 다가가는 데 노력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는 보도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한겨레 ‘비밀의 방:김건희 여사와 관저 불법공사 의혹’을 2024년 9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MBC ‘인하대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 연속보도’
(8월 19일~9월 3일 / 사회팀 이승지·송정훈·류현준·김지성 기자)
MBC는 인하대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자들의 피해사례와 수사기관 대처를 취재해 연속보도했다. 지난 5월 ‘서울대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과 비슷한 피해를 겪고 있고, 피해자료를 1년 전부터 모아왔다’는 제보에서 시작됐다. 취재진이 확인한 다수의 텔레그램방 제목은 ‘인하대’와 피해자 실명이 포함돼 있었다. 피해자를 모욕적으로 묘사하고 피해자 지인만 아는 별명이 포함되기도 했는데, 한 텔레그램방 참가자는 1,200명으로 해당 채팅방 소식을 받아보는 구독자 수는 2,000명이 넘었다. 채팅방 삭제를 대비한 예비 채팅방도 3~4개씩이나 있었으며 피해자 대부분은 외부 활동이 많은 동아리 소속이었다.
텔레그램방 속 대화는 협박, 조롱, 욕설 등 입에 담기도 어려운 내용이 다수였다. 피해자 연락처, 학번, 학과 등 신상정보도 유출됐다. 참가자들은 피해자를 아이돌 1세대, 2세대로 나눠 부르듯 세대를 나누고 투표로 선정하기도 했다. 피해자에 대한 흉기 공격이나 성폭행 협박도 비일비재했는데, 이들은 피해자들이 고통받으며 괴로워하는 모습과 수치심을 즐겼다. 피해자가 피해 초기 일선 경찰서에 찾아가 신고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텔레그램은 수사가 어렵다’ ‘해외 소셜미디어는 수사협조가 어렵다’거나 ‘피의자가 특정되지 않는다’며 수사 종결을 알리는 말뿐이었다. 결국 피해자 유 모 씨는 1년여간 텔레그램방에 들어가 자신을 향한 모욕과 협박을 고스란히 지켜보며 가해자를 특정할 자료를 모았고 가해자 일부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유 모 씨의 용기 덕분에 다른 재학생과 졸업생 피해자들도 목소리를 냈다. ‘일상을 옥죄는 공포’와 ‘피해자가 가해자를 잡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에 분노했다.
MBC는 인하대학교에서 벌어진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의 실태를 심층 취재하여 보도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벌어지는 딥페이크 성범죄의 심각성을 후속보도해 사회적 이슈로 발전시켰다. 이후 딥페이크 성범죄의 바탕이 되는 텔레그램의 무책임성에 주목하는 보도도 이어졌으며 소극적이던 수사기관과 관계부처의 적극적인 대응을 이끌어냈다. 심층적이며 방대한 취재로 심각성을 잘 드러내고, 구조적인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담아내 변화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유미의한 보도였다는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이에 민언련은 MBC ‘인하대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 연속보도’를 2024년 9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