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6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선정사유 보고서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하는 2024년 6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경향신문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 매일노동뉴스 ‘87% 너머 100% 사회로’, SBS <SBS스페셜>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가 선정됐다.
○ 수상작
시기 |
보도(프로그램) |
6월 |
경향신문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 |
매일노동뉴스 ‘87% 너머 100% 사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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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SBS스페셜>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
경향신문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
(5월 2일~31일 / 플랫팀 임아영·이아름·김정화 기자, 전국부 고귀한 기자)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2018년 서지현 검사의 ‘미투’를 보고 용기를 낸 김선옥 씨 증언을 계기로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자행한 성범죄 조사를 시작했고, 2023년 12월 16명의 ‘피해가 사실’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경향신문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 10명이 처음 만난 4월 28일 간담회를 단독취재하고, 피해자 중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기로 한 이남순 씨와 정현순 씨를 인터뷰했다.
1980년 이후 44년간 철저히 고립된 5․18 성폭력 피해자들의 증언을 듣고 ‘여기 당신 편이 있습니다’라고 위로하듯 풀어낸 이번 보도는 제목과 본문에 큰따옴표가 많이 쓰였다. 하지만 게으른 저널리즘의 전형인 ‘따옴표 저널리즘’과는 거리가 멀었는데, 피해자들의 증언을 그대로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 예의와 신중함이 담겼다. 또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과정에 참여한 전문가를 통해 5․18 성폭력 피해자의 후유증, 사회적 관계 단절 등 복합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애도 기회와 피해자 개인의 처지에 맞춘 치유방법을 제공하고,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 내 성폭력 상담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5․18 성폭력 피해자뿐만 아니라 현재 성범죄 피해자들을 위해서도 시민의식과 법, 지원체계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한 점도 유의미했다.
5․18 성폭력 피해자들은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극심한 국가폭력과 젠더폭력을 겪었지만 이들의 피해와 아픔은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경향신문은 피해자들의 언어로 사안을 담아냄으로써 이들의 아픔과 고통을 기억하고, 재발방지 및 진상규명을 위한 사회적 과제를 던졌다. 또한 피해 유형과 시계열을 그래프로 가시화하고, 피해자들의 증언에 독자들이 응원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구축해 공감을 이끌어냈다.
경향신문은 큰 용기를 낸 피해자의 역사적 증언과 연대의 힘이 과거사 성폭력 사건에 대한 국기기관의 첫 종합적 실태조사 및 진상규명을 이끌어낸 의미를 깊이 있게 평가했다. 이어 5․18 성폭력 피해의 국가책임을 분명히 하면서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이 치유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민언련은 경향신문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를 2024년 6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매일노동뉴스 ‘87% 너머 100% 사회로’
(5월 27일 / 편집국 기획취재팀 어고은‧강예슬‧제정남 기자)
윤석열 정부가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미조직 노동자를 노동 약자로 규정하며, 노조에 소속된 조직 노동자 13%와 미조직 노동자 87% 사이에 선을 긋는 이분법적 프레임을 구사하는 가운데 매일노동뉴스는 미조직 노동자 실태를 집중 취재했다. 노동시장 상층부 최정점에 있는 삼성과 미래 노동시장 집약판인 쿠팡을 중심으로 미조직 노동자의 과거와 현재를 살피고, 정부 정책과 양대 노조의 조직화 한계를 짚으며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삼성은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했지만, 노동3권의 하나인 교섭권은 여전히 보장되고 있지 않아 반쪽짜리 노동권에 불과했다. 플랫폼·초단기 계약 같은 불안정노동 첨병인 쿠팡은 노조 출범 이후 살인적 노동조건은 개선되고 있다고 하지만, 해고까지 감수해야 하는 탄압도 드러났다. 불합리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동운동 주체들은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기업노조 밖으로까지 단체협약 효력 확산 실천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미조직 노동자가 겪는 불안정 노동환경의 근본 개선이나 노조할 권리 확보 등은 외면한 채 노동자를 대상화하는 정책으로 노조혐오 여론을 주도했다. 정부·언론의 노조 때리기는 시민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쳤고, 노조 편견은 강화됐다.
매일노동뉴스는 미조직 노동자를 위한 ‘진짜 대안’은 하청노동자가 원청과 교섭할 수 있는 ‘노란봉투법’ 제정과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법제화임을 강조하고, 정부 외면 속에서도 미조직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분투하는 주체들을 보여줌으로써 노조 편견을 해소하고자 했다. 노조혐오가 심화되는 시대 노조의 필요성을 역설한 이번 보도는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불평등을 완화하는데 기여하는 노조 활동 소개로 ‘노조할 권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했다. 이에 민언련은 매일노동뉴스 ‘87% 너머 100% 사회로’를 2024년 6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SBS <SBS스페셜>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4월 21일~5월 5일 / 정철원 CP, 이동원‧고혜린‧박기영‧왕성우‧김경묵‧김로사 PD, 김명정‧이승미‧배은미‧이서인‧박지영 작가, 허정·김휘년 촬영감독)
<SBS스페셜>은 33년 만에 폐관하게 된 학전의 문화적 가치에 주목하고 학전을 설립하고 스스로를 ‘뒷것’이라 칭한 연출가이자 작곡가 김민기의 삶을 돌아봤다. 대한민국 문화예술 못자리 ‘학전의 뒷것’을 자처한 ‘연출가 김민기’와 엄혹한 군부독재 시절 음악으로 수많은 이를 위로하고 민심을 움직인 ‘민중의 뒷것 작곡가 김민기’를 동시에 조명하고, 김민기의 알려지지 않은 행보와 그가 학전 어린이 무대에 열정을 쏟은 이유를 추적했다.
유신정권의 통제로 점철된 웃지 못할 시대의 아픔은 김민기의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침이슬’에 이어 금지곡으로 지정된 ‘상록수’는 민중가요가 아닌 김민기가 일하던 공장 노동자들의 합동결혼식을 위해 만든 축가였다. 노래굿 ‘공장의 불빛’은 각종 발암물질이 노출된 공장 노동자들의 처참한 현실을 목격한 김민기가 정권의 감시 속에서 만들어낸 작품이다. 12·12 군사반란일 아이들을 위한 해송유아원 건립기금 마련 공연에 목숨 걸고 참가한 김민기는 앞에 나서 투쟁하진 않았지만 더 좋은 세상을 위해 ‘뒷것’으로서 힘을 보탰다. 자신이 한 일을 드러내는 것을 거부한 탓에 그가 소극장 학전을 차린 것은 잘 알려졌지만, 배우들과 계약서를 쓰고 출연료와 공연수익을 나눠왔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SBS스페셜>은 김민기의 친구, 선후배, 지인, 학전 출신 예술인 등 100여 명을 인터뷰한 데 이어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초연영상, 친필노트, 미발매곡 음원 등 미공개 자료를 발굴해 소개했다. 기억과 기록을 모으는 방식으로 학전의 역사와 김민기의 방대한 삶을 다채롭게 담아낸 것도 인상적이다. 우리 사회 민주화운동 흐름과 함께한 김민기의 삶과 음악을 통해 기성세대에게는 지난 시절 추억과 회한을, 젊은 세대에게는 세상을 위해 헌신해온 진정한 예술인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 선한 영향력으로 사회를 바꾸는 데 기여한 김민기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면서 시청자들 역시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SBS <SBS스페셜>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를 2024년 6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