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2024총선미디어감시단 : 민언련 제5차 신문방송모니터보고서]

여론조사 ‘한동훈 유리’ 3배 많았다…이유는?
등록 2024.03.2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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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총선미디어감시단은 2월 29일 발족부터 신문·방송·종편·보도전문채널, 지역 신문·방송, 포털뉴스, 유튜브, 심의 등을 모니터링하여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이 3월 29일(금) 발표한 제5차 신문방송모니터보고서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총선을 앞두고 언론이 여론조사 보도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총선 100일 전인 1월 1일부터 3월 24일까지 84일간 지상파3사와 종편4사, 6개 종합일간지와 2개 경제일간지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게재한 ‘총선 여론조사’ 관련 방송뉴스, 지면기사, 온라인 기사를 분석했습니다.

 

하루 2~3건 오차범위 내 왜곡

선거철 여론조사 보도에서 언론이 저지르는 대표적 잘못 중 하나는 ‘오차범위 내 왜곡’입니다.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은 “지지율 또는 선호도가 오차범위 안에 있을 경우 순위를 매기거나 서열화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상당수 언론이 선거철 여론조사 보도에서 이를 어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거기사심의위원회는 “3월 20일 기준 총 49건의 불공정 보도에 대해 제재결정”을 내렸는데 그중 “여론조사 관련 보도가 20건(40.8%)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며 언론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총선 여론조사 보도 중 오차범위 내 수치를 왜곡해서 전한 보도는 총 227건입니다. 84일간 하루 3건 가까이 오차범위 내 왜곡 보도를 내보낸 셈입니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오차범위 내에 있는 비교수치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순위를 매기거나, 수치만 단순 나열해 제목에 달아 마치 차이가 있는 것처럼 독자를 오인”하게 하면 안 된다고 밝혔는데요. 오차범위 내 왜곡 보도는 선거철마다 제기하는 여론조사 보도의 문제점이지만 여전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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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 여론조사 보도 중 언론사별 ‘오차범위 내 왜곡’ 보도건수(1/1~3/24) ©민주언론시민연합

 

오차범위 내 왜곡 보도는 매일경제가 37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는 MBN과 한국경제 각 31건, 중앙일보 24건, 조선일보 18건, 채널A 16건의 순서인데요. 매일경제를 비롯한 6개 언론사는 15개 언론사의 오차범위 내 왜곡 평균 보도건수 약 15.1건을 상회했습니다.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해석한 오차범위 왜곡 108건, 더불어민주당의 1.6배

오차범위 내 왜곡 보도에서 양대정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중 어느 쪽에 유리하게 해석했는지 살펴봤습니다. 오차범위 내 수치를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해석한 경우 ‘국민의힘 유리’,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하게 해석한 경우 ‘더불어민주당 유리’, 양당 모두에 유리하게 해석한 경우 ‘중립’으로 분류했는데요.

 

국민의힘 유리가 108건으로 우세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유리는 67건, 중립은 52건인데요. 국민의힘 유리가 더불어민주당 유리보다 1.6배 넘게 많았습니다. 여론조사 보도에서 오차범위 내 수치를 왜곡하며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해석한 경우가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하게 해석한 경우보다 1.6배 넘게 많았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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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차범위 내 왜곡’ 총선 여론조사 보도 중 각 정당에 유리하게 해석한 보도건수(1/1~3/24) ©민주언론시민연합

 

예를 들어 매일경제 <정치에 속지 않기/여기서 이탈하고 저기서 흩어지는 민주당 지지표>(2월 20일 이상훈 MBN 앵커)는 “한국갤럽 조사(13~15일 1002명)에서도 국민의힘 37%, 민주당 31%로, 오차범위 안이었지만 절대값은 여당이 앞섰다”고 보도했는데요. 해당 기사에서 인용한 한국갤럽 2월 3주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입니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7%, 더불어민주당 31%로 오차범위 내라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수치입니다. 그런데도 “오차범위 안이었지만 절대값은 여당이 앞섰다”며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해석했습니다.

 

한동훈에 유리하게 해석한 오차범위 왜곡 21건, 이재명의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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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차범위 내 왜곡’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 보도 중 각 주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한 보도건수(1/1~3/24) ©민주언론시민연합

 

총선 여론조사 보도 중 장래 정치지도자, 이른바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를 다룬 보도도 적지 않았습니다. 오차범위 내 왜곡 보도 중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를 다룬 보도는 총 34건입니다.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관련 보도에서 주로 언급된 인물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인데요. 언론이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이재명 대표 중 어느 쪽에 유리한 해석을 냈는지 살펴봤습니다. 오차범위 내 수치를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유리하게 해석한 경우 ‘한동훈 유리’, 이재명 대표에게 유리하게 해석한 경우 ‘이재명 유리’, 한 위원장과 이 대표 모두에게 유리하게 해석한 경우 ‘중립’으로 분류했습니다.

 

한동훈 유리가 21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이재명 유리 7건, 중립 6건인데요. 한동훈 유리가 이재명 유리보다 3배 많았습니다.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를 다룬 여론조사 보도에서 오차범위 내 수치를 왜곡하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유리하게 해석한 경우가 이재명 대표에게 유리하게 해석한 경우보다 3배 많았다는 뜻입니다.

 

일례로 조선일보는 <한국갤럽/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 한동훈 24%·이재명 22%>(1월 1일 김명진 기자)<‘한동훈 효과’ 현실화… 2030 여성 44%가 “여당 총선에 도움될 것”>(1월 2일 박국희 기자)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며 “갤럽 조사에서 한 위원장이 이 대표보다 앞선 것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2023년 12월 28~29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인용했는데요. 해당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입니다.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24%, 이재명 대표 22%로 오차범위 내라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수치입니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한 위원장이) 이 대표를 오차 범위 내에서 처음 앞질렀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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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차범위 내 왜곡’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 보도 중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유리하게 해석한 기사


한동훈, PK서 이재명 12%p 앞서?…사례수 149명뿐

한국일보 <한동훈, PK서 이재명에 12%p 앞서… 피습 동정론 없었다>(1월 13일 손명하 기자)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울산·경남(PK) 지역 ‘차기 대통령감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1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부산 방문 도중 피습을 당한 이 대표에게 동정론이 쏠리지 않고 되레 지역 민심은 한 위원장에게 더 호응한 셈”이라고 보도했습니다. “PK에서 이 대표 선호도는 18%에서 21%로 3%포인트 오르는 데 그친 반면 한 위원장은 18%에서 33%로 15%포인트 급등”했으니 한 위원장이 이 대표를 12%포인트 앞선다는 한국일보 분석은 얼핏 보면 맞는 듯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데요.

 

해당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한국갤럽 1월 2주 여론조사로 ‘전국단위’로 이뤄졌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입니다. 한국갤럽은 ‘응답자 특성표’를 통해 지역별, 성별, 연령별 표본오차를 안내하고 있는데요. 해당 조사에서 ‘부산/울산/경남’은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8%포인트입니다. 부산/울산/경남의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33%, 이재명 대표 21%로 오차범위 내라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수치입니다. 그런데도 한국일보는 한 위원장이 이 대표를 12%포인트 앞섰다고 보도했습니다.

 

더군다나 전국단위 조사를 지역별로 쪼개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선거여론조사는 전국단위 조사 1,000명, 시‧도단위 조사 800명, 지역구국회의원선거 500명 등으로 ‘최소 표본수’를 충족해야 합니다. 선거여론조사기준 제4조(신뢰성과 객관성) 3항은 “(표본의 크기가 최소 표본수보다 작은)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공표‧보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일보가 인용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전국단위 조사로 ‘부산/울산/경남’의 경우 사례자 149명이 조사에 참여했습니다. 시‧도단위 조사로 공표‧보도될 수 있는 최소 표본수 800명을 충족하지 못한 것입니다.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은 “극히 적은 하위표본의 결과치를 비율로 환산해 퍼센트로 제시할 때 유권자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호남지지율 14%p 하락?…사례수 99명뿐

조선일보 <한국갤럽/민주당 ‘공천파동’에 호남 지지율 14%p 하락>(3월 1일 박상기 기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선일보는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호남(광주·전라) 지지율은 53%”였다며 “(1주 전 호남(광주‧전라) 지지율 67%와 비교했을 때)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텃밭’인 호남에서 폭락한 여론조사 결과”라고 보도했습니다. “국민의힘 공천에 비해 불공정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민주당 공천 작업에 대한 지지층의 실망이 여론조사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까지 덧붙였는데요. 이 역시 얼핏 보면 맞아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해당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한국갤럽 2월 5주 여론조사로 ‘전국단위’로 이뤄졌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입니다. 해당 조사의 응답자 특성표에 따르면 ‘광주/전라’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10%포인트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광주/전라 지지도는 2월 4주 67%, 2월 5주 53%로 오차범위 내라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조선일보가 인용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전국단위 조사로 ‘광주/전라’의 경우 사례자 99명이 조사에 참여했습니다. 시‧도단위 조사로 공표 및 보도될 수 있는 최소 표본수 800명을 충족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텃밭’인 호남에서 폭락”했다며 “민주당 공천 작업에 대한 지지층의 실망”을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민주당 공천파동’을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라 지지도 변화의 원인으로 지목하기 위해서는 광주/전라 시민을 대상으로 한 더불어민주당 공천 관련 여론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제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지지도 변화에 대한 해석은 근거 없는 자의적 평론에 지나지 않습니다.

 

조선 “진보 콘크리트 지지층 4050세대”…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조선일보 <아무튼, 주말/누릴 거 다 누리고 깨어있는 척… ‘진보 중년’을 아십니까>(3월 23일 정시행 기자)는 일부 여론조사를 근거로 “한국의 40~50대 중년이 가장 진보적인 세대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60~70대 이상 부모 세대와 10~30대 조카‧자식 세대가 보수화되거나 사안에 따라지지 정당을 유연하게 선택”하는 것과 달리 “4050의 진보‧좌파 색채는 이념의 외딴섬처럼 떠 있다”고 혹평한 것인데요. 주장의 근거는 한국갤럽 3월 1주 여론조사제20대 대통령선거 지상파방송3사 공동 출구조사 중 40대 유권자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투표율, 2021년 지방선거 재‧보선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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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 인용해 “4050의 진보‧좌파 색채는 이념의 외딴섬”이라고 주장한 조선일보(3/23)


조선일보는 “(한국갤럽 3월 1주 여론조사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40대와 50대만 각각 11%, 18%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같은 조사에서 40대와 50대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 신당의 지지율 합계가 각각 58%, 51%로 과반”이라는 점을 “4050의 진보‧좌파 색채는 이념의 외딴섬”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해당 조사의 응답자 특성표에 따르면 40대와 50대는 각각 사례자 162명과 222명이 조사에 참여했습니다. 전국단위 조사로 공표‧보도될 수 있는 최소 표본수 1,000명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조선일보는 40대와 50대의 특성을 보여주는 근거라며 제시한 것입니다.

 

“2022년 대선 방송 3사 출구 조사에선 40대 유권자의 이재명 후보 투표율이 60.5%, 윤석열 후보 35.4%로 역시 가장 심한 진보 쏠림을 보였다”며 40대 유권자 투표율을 부각했습니다. 또한 “2021년 지방선거 재·보선 때도 서울·부산에서 국민의힘 소속 시장 후보들이 당선될 때 유독 40~50대만 민주당 후보를 더 많이 찍어 화제가 됐다”며 구체적인 수치도 언급하지 않고 한국갤럽 조사와 20대 대선 출구조사 결과와 더불어 40대와 50대의 ‘진보’ 특성을 보여주는 근거로 제시했는데요. 최소 표본수를 충족하지 못해 대표성이 부족한 하위표본과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 일부 사례만 인용해 “4050의 진보‧좌파 색채는 이념의 외딴섬”이라고 40대와 50대의 특성을 단정 지으며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저지른 것입니다.

 

* 모니터 대상

① 방송 : 2024년 1월 1일~3월 24일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이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게재한 ‘총선 여론조사’ 관련 방송 뉴스 및 온라인 기사

② 신문 : 2024년 1월 1일~3월 24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게재한 ‘총선 여론조사’ 관련 지면 기사 및 온라인 기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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