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2024총선미디어감시단 : 민언련 제4차 신문방송모니터보고서]
윤석열 대통령 ‘대파 875원’ 쏙 빼고 ‘특단조치’만 부각?2024총선미디어감시단은 2월 29일 발족부터 신문·방송·종편·보도전문채널, 지역 신문·방송, 포털뉴스, 유튜브, 심의 등을 모니터링하여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이 3월 22일(금) 발표한 제4차 신문방송모니터보고서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현장 방문이 더 잦아지고 있습니다. 총선을 겨냥한 선심정책 남발 우려와 함께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이라는 비판이 거세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3월 18일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민생경제점검회의를 열었습니다.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기 위한 조치를 언급했지만 화제가 된 건 윤 대통령의 ‘대파 발언’입니다. 해당 마트에서 대통령 방문 당일에만 대파를 대폭 할인 판매했는데, 윤 대통령이 “대파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한 겁니다. 그러자 ‘물가도 모르는 대통령’이라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대통령 ‘대파 발언’ 보도하지 않은 곳은?
△ 방송 저녁종합뉴스와 신문 지면 ‘윤석열 대통령 대파 발언’ 보도여부(3/18~3/21)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발언’이 나온 3월 18일부터 21일까지 지상파3사와 종편4사 저녁종합뉴스, 6개 종합일간지와 2개 경제일간지 지면기사를 살펴봤습니다. 방송은 MBC, JTBC, TV조선, 채널A, 신문은 경향신문,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만 윤석열 대통령 발언을 둘러싼 논란을 전했습니다.
KBS <‘장바구니 물가’ 특단 조치…“필수의료 강화” 약속>(3월 18일 정새배 기자)은 윤 대통령이 “하나로마트를 찾아 물가를 점검한 다음 납품 단가와 할인 지원은 물론 긴급 가격 안정 자금도 즉각 투입하겠다”며 “농산물 등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언급”했다고 강조했습니다. SBS <무섭게 오른 장바구니 물가‥“특단의 조치”>(3월 18일 임태우 기자), 조선일보 <대형마트 사과·배 추가 할인… 정부, 수입과일 물량 대폭 풀기로>(3월 19일 송혜진 기자), 매일경제 <물가와의 전쟁…가격폭리 엄단>(3월 19일 김정환‧우제윤 기자), 한국경제 <정부, 금사과와의 전쟁 … 가격 폭리 엄단>(3월 19일 강경민‧양길성 기자)도 장바구니 물가를 잡기 위해 윤 대통령이 꺼내든 ‘특단의 조치’를 강조했는데요. 정작 문제가 된 ‘대파 발언’은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 ‘물가 조치’ 강조하면서도 ‘대파 발언’ 보도 없는 KBS‧SBS‧조선일보‧매일경제‧한국경제
경향‧한겨레‧동아 “875원 대파, 보여주기식 이벤트”
경향신문 <사설/‘875원 대파’ 소동 부른 윤 대통령 행차, 국민 고통과 멀다>(3월 21일)는 “윤 대통령 행차에 맞춰 대파 가격을 일시적으로 대폭 낮춘 하나로마트도 우습지만, 이런 상황에서 대파 가격 875원을 놓고 합리적 운운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대파값 875원이 합리적이라는 윤 대통령의 인식도 잘못”됐다며 “윤 대통령은 보여주기식 전시성 행사를 멈춰야 한다”고 일갈했습니다. 한겨레 <사설/대통령 가자 떨어진 대파값, 물가 대책의 어설픈 민낯>(3월 21일)도 “(윤 대통령이) 대파 한단 값이 875원으로 매겨진 걸 보고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했지만 “생산비가 그보다 훨씬 비싼 현실을 전혀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보여주기식 대응은 국민을 실망하게 만들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동아일보 <횡설수설/“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 가격”>(3월 21일 김재영 논설위원)도 “2020년 (대파 한 단) 도매가격이 1000원을 밑돌자 농민들은 생산비도 못 건진다며 대파밭을 갈아엎었다”며 윤 대통령의 인식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대통령 방문 같은 보여주기식 깜짝 이벤트만으론 물가를 잡을 수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MBC <“대파 875원, 합리적”‥대통령 방문에 파격 할인?>(3월 20일 임현주 기자)은 “대통령이 고물가로 고통받는 민생현장을 냉철하게 파악해야 하는 자리에서 대신 정부 행정 성과마나 설명 들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고 보도했습니다. JTBC <대통령 방문에 ‘대파’ 파격가?>(3월 20일 정아람 기자)는 “들쑥날쑥한 정부 지원 할인행사에 지나친 저가 판매가 이어질 경우 오히려 수급 불균형이 빚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며 정부의 장바구니 물가 조치를 비판했습니다.
TV조선‧채널A, 정쟁 자제만 촉구
채널A <여랑야랑/875원 VS 9,000원>(3월 20일 윤수민 기자)은 “윤석열 대통령이 물가 점검을 나섰을 때의 대파 가격(875원)”이나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말한) 대파 한 단에 9,000원” 모두 농산물 소비자가격 사이트에서 알아본 대파 평균가격에 따르면 틀렸다며 “총선 전쟁이 이제는 물가 전쟁으로도 번진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TV조선 <따져보니/“대파 875원 합리적” 가격 논란, 왜?>(3월 21일 김자민 기자)는 “(윤 대통령이 방문한) 해당 마트의 대파 할인은 이전에도 있긴 했다”며 “7일부터 일주일간은 2,760원”, “14일부턴 1,000원으로 가격을 낮췄고, (대통령) 방문 당일에 가격이 875원으로 더 내려”갔는데 “할인기간은 애초에 20일에서 27일까지로 연장”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방문 날짜에 추가 할인이 있었지만, 대통령 방문 3일 전부터 추가 할인 계획이 있었다”며 윤 대통령 마트 방문과 대파 875원 판매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 현실과 동떨어진 대통령 인식 비판 없이 정쟁 자제만 촉구한 채널A(3/20)와 TV조선(3/21)
TV조선은 윤 대통령이 “대파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했지만 “다른 데는 이렇게 싸게 사기 어려울 거 아니냐”는 질문도 했으니 “대통령의 ‘합리적 가격’이란 표현이 최근 물가를 몰라서 한 발언이라고 보긴 다소 무리가 있다”며 대파 발언을 옹호했습니다. 윤정호 앵커는 “(윤 대통령이 물가를) 몰랐다기보다는 (가격을) 그 정도로 내리면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겠다, 그런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 해석까지 덧붙였습니다. 이어 “장바구니 물가에 한숨쉬는 국민들이 많은데, 여야를 떠나서 정쟁보다는 정말 서민 경제에 도움이 되는 대책 하나를 내놓는 게 필요한 때”라고 말했습니다. TV조선과 채널A 모두 현실과 동떨어진 대통령의 물가 인식 수준이나 보여주기식 민생행보에 대한 비판 없이 정쟁 자제만 촉구한 셈입니다.
* 모니터 대상
① 방송 : 2024년 3월 18일~21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7> ‘윤석열 대통령 대파 발언’ 관련 보도
② 신문 : 2024년 3월 18일~21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윤석열 대통령 대파 발언’ 관련 지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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