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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심의를 심의하다①] ‘명품백’ 보도가 여성 테러, 성직자 테러라는 선방심위
등록 2024.02.19 10:30
조회 336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위한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는 2023년 12월 11일 출범해 선거일 30일 뒤인 2024년 5월 10일까지 6개월간 운영됩니다. 공직선거법 제8조의2에 따라 선거방송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설치, 운영되는 법정 심의위원회입니다. 국회 교섭단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한변호사협회, 방송사·방송학계·언론인단체 및 시민단체 등에서 추천한 심의위원 9명으로 구성되는데 이번 선방심의위는 편파 추천, 불공정 심의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종편 TV조선에서 자사 출신을 위원으로 추천했고, 보수단체 추천 일색 위원으로 꾸려졌기 때문입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방심의위가 공정한 심의를 하는지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거기간 감시를 합니다.

 

2024년 2월 15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6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날 안건은 총 13건으로 그중 9건은 지난 회의에서 ‘의견진술’을 받기로 한 건이고, 4건은 이번 회의에서 심의할 건입니다. 의견진술이란 방송사에 추가로 확인할 사항이 있거나 ‘법정제재’가 필요하다고 보이는 경우 방송사 관계자를 불러 소명기회를 주는 절차인데요. 이날은 의견진술 9건만 심의하고, 4건에 대한 심의는 차기 회의로 넘겼습니다. 심의한 9건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구분

방송사 및 프로그램

심의결과

1

MBC <MBC 뉴스데스크>

권고

행정지도

2

MBC <MBC 뉴스데스크>

권고

행정지도

3

MBC경남 <MBC 뉴스데스크 경남> *2건 병합

의견제시

행정지도

4

MBC 표준FM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관계자 징계

법정제재

5

MBC 표준FM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경고

법정제재

6

MBC 표준FM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관계자 징계

법정제재

7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경고

법정제재

8

채널A <뉴스A LIVE>

권고

행정지도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6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 안건 목록(2024/2/15) ©민주언론시민연합

 

9건 중 2건이 병합돼 심의 건수는 8건으로 정리됐습니다. 이중 6건(안건상 7건)이 MBC 프로그램이고, 그중 3건에 대해 법정제재가 결정되었습니다. 2건은 관계자 징계를 받았는데요. 관계자 징계는 재허가 심사에 반영되는 방송평가에서 4점을 감점할 수 있으며 이보다 높은 수위의 법정제재는 과징금뿐으로 높은 제재에 해당됩니다.

 

이주의 편파 심의 세 장면

제6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서 나온 편파 발언 세 가지입니다. 검증이 더 필요함에도 민원 내용만 갖고 특정 언론사에 ‘왜곡언론 프레임’을 씌우면서 정부·여당에 편향적인 경우를 꼽았습니다.

 

① “MBC에서 혼란 야기하려는 느낌 든다”

MBC <뉴스데스크> 2023년 12월 22일 <“양당 모두 낙제점”‥‘신당 필요’ 47%>(장슬기 기자)가 이준석 신당에 투표 의향이 많은 것처럼 보도했다고 민원이 신청됐습니다. 이번 총선의 유권자 표심 추적 분석을 위해 고정패널을 대상으로 MBC가 실시하는 여론조사 첫 번째 결과를 전한 보도인데요. 응답자들은 신당에 투표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38%가 의향이 있다고 밝혔고 그중 28%는 이준석 중심의 신당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런데 MBC가 ‘28%’를 부각시켰다는 것이 민원취지였습니다. 응답자 전체(1,508명)를 기준으로 하면 비율이 적은데 왜 ‘28%’라고 했냐는 것입니다. 적용조항은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12조(사실보도) 제1항,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 제2항 등이었습니다.

 

선방심의위 위원들은 민원취지에 동조하며 의견진술자로 나온 박범수 MBC 뉴스룸 취재센터장에게 ‘28%로 표기한 이유가 무엇이냐’, ‘그래픽이 오인될 우려가 있다’, ‘응답자 전체기준 비율을 왜 따로 안 적었냐’ 등을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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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6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 안건으로 올라온 MBC <뉴스데스크> 보도(2023/12/22)

 

박범수 취재센터장은 “그래픽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38%에서 갈라져 나와서 28%로 가고 있다”, “100% 오해의 여지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래픽만 봐서 혼동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MBC는 해당 기사에서도 “신당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이번 총선에 신당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47%로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신당에 투표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38%에 그쳤습니다. 이들 중 28%는 이준석 중심의 신당에, 22%는 이낙연 중심의 신당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라고 보도했는데요.

 

위원들의 편파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손형기

(TV조선 추천)

“오디오를 꺼놓고 비디오만 본다고 할 때 이준석 신당에 투표할 사람이 28%로 보이지 10.6%로 안 보인다. 10.6%라는 숫자는 어디에도 없다. 이것은 MBC 취재센터에서 의도적·자의적으로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하려고 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최철호

(국민의힘 추천)

“10.6%라는 표현을 왜 안 썼냐.”

“문제는 국민 일부가 오인할 우려가 있다는 거다.”

“(혼동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센터장 판단이고 여기에 문제를 제기하신 분은 오해의 우려가 있다는 거다. 그러면 거기에 대해서 낮은 자세로 들여다봐라.”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6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편파 발언(2024/2/15) ©민주언론시민연합

 

② “‘비공식’, ‘급작스러운’이라고 썼으면 되는데 ‘몰래’는 지나치다”

같은 민원인은 MBC <뉴스데스크> 2023년 12월 22일 <‘겸직 논란’ 김홍일, 사의 표명 뒤 ‘몰래’ 이임식>(이용주 기자)보도도 민원을 신청했습니다. MBC가 ‘몰래’라는 ‘부정적 표현’을 써서 악의적 프레임으로 방송했다는 이유입니다. 적용조항은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12조(사실보도) 제1항,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 제2항 등이었습니다.

 

선방심의위 위원들은 민원취지에 동조하며 의견진술자로 나온 박범수 MBC 뉴스룸 취재센터장에게 ‘정부를 과하게 비난하려고 한 느낌이 든다’, ‘부정적인 자막을 단 게 공영방송으로 적절했는지 의문이 든다’, ‘몰래라는 단어가 객관적으로 쓰는 표현이 맞느냐’ 등 비판적 의견을 쏟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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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6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 안건으로 올라온 MBC <뉴스데스크> 보도(2023/12/22)

 

박범수 취재센터장은 “김홍일 위원장의 이임식은 일반적인 기관장의 이임식이 아니었다. 방송통신위원장이 전격 사퇴한 상태에서 국민권익위원장이 방송통신위원장 후임으로 발표됐다. 당시 2~3주간 겸직 논란이 일었다. 이임식에서 어떤 말을 할 것인가는 국민적 관심사였다. 어떤 공지도 없이 이임식을 하고 떠났다는 의미에서 비판적인 의미를 담았다. 몰래라는 표현에 따옴표를 분명히 달았다. 관용적으로 언론이 비판할 때 사용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언론사들도 국민권익위원회 앞에서 뻗치기했다. 이임식 날짜를 계속 확인했는데 홍보팀에서는 모른다고 하다가 당일 저녁6시에 사진 6장만을 배포했다. 그걸로 끝이었고 어떤 설명도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위원들의 편파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손형기

(TV조선 추천)

“김홍일 위원장이나 윤석열 정부를 과대하게 비난하려고 한 거 아닌가. 언론의 비판 기능은 충분히 존중을 하지만 그런 느낌이 든다.”

임정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천)

“(겸직 논란이 있었지만) 법적으로 보면 청문회를 통과해야 새로 취임하는 것.”

“원래 기관에 현안이 쌓여 있음에도 나 몰라라 하고 사직한다면 비난할 수 있지만 어떤 사유가 있을 지도 모르는데 겸직 논란이 있었다고 ‘몰래’라고 부정적인 자막을 쓰는 것은 공영방송으로 적절했는지 의문이 든다.”

권재홍

(공정언론국민연대 추천)

“비공개 이임식이라고 한다면, 일반적으로 리포트 제목을 붙일 때 비공개 이임식이라고 하는 게 적절하지 않나. ‘몰래’라는 말을 꼭 써야 했나.”

“비판을 넘어서 주관적인 가치가 들어가 있다고 본다.”

백선기 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추천)

“저는 ‘한국 선거보도의 기호학’이라는 책을 썼다. 기호학은 워딩 하나하나가 대단히 중요한데 ‘몰래’ 따옴표는 대단히 문제가 많다. 비판해도 된다. 그런데 지나치게 비난성으로 하면 객관성이 훼손된다. 재미없어도 ‘비공식’, ‘급작스러운’ 이렇게 썼으면 되는데 ‘몰래’를 써서 비판을 하는 건 지나치다.”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6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편파 발언(2024/2/15) ©민주언론시민연합

 

③ “‘명품백’은 여성에 대한 테러, 성직자에 대한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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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6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 안건으로 올라온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2024/1/8)

 

MBC라디오 2024년 1월 8일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대한 민원 중 ‘진행자가 김건희 여사 관련 대통령실의 제2부속실 신설 검토에 대해 조롱·희화화했다’는 신청이 있었습니다. 이날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논란을 다룬 <거침없이 하이킥> 코너에서 대통령실의 제2부속실 설치 검토에 대해 진행자 신장식 씨가 “제2부속실이 생기면 제일 궁금한 건 선물 반환창고 관리는 제2부속실에서 하시나”라고 언급했는데요. 이 부분이 조롱·희화화라는 것이 민원취지입니다. 적용조항은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2조(법규정의 준수), 제5조(공정성) 제2항, 제10조(시사정보프로그램) 제2항,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3조(대담ㆍ토론프로그램 등) 제1항 등이었습니다.

 

선방심의위 위원들은 양쪽 의견을 다 싣는 게 중요하다며 ‘김건희 여사 명품백 관련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던 부분은 왜 안 다루냐’, ‘명품백을 준 사람에 대한 문제제기는 왜 안 하냐’ 등을 의견진술자로 나온 박정욱 MBC 시사콘텐츠제작파트장에게 물었습니다.

 

박정욱 시사콘텐츠제작파트장은 “MBC는 이 문제에 대해서 초반에 신중하게 접근했고 천천히 다루었다”, “(방송이 나올 때는)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에서 사과 발언을 하느냐 마느냐가 여야 모두의 관심사였다”, “방송이 나갈 때쯤엔 대중의 관심이 달라져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위원들의 편파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임정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천)

“김건희 여사 명품백 관련 제가 알기로는 (명품백을) 받은 게 하나의 팩트고 사전에 (촬영 취재를) 치밀하게 준비했던 부분도 (프로그램에) 나올 수 있지 않느냐.”

공정성이라면 이 두 가지 사실, 서로 대립되는 입장을 다뤄주거나 그게 안 된다면 진행자가 보완 의견을 덧붙여줄 수 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엔 (반대 입장이) 없었던 것 같다.”

최철호

(국민의힘 추천)

“김건희 여사 가방 관련된 부분은 공작적 접근으로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목사라는, 성직자라는 이름을 붙인 사람 경력을 보니 친북 활동을 많이 했다.”

“근데 이 분이 뉴스타파하고 공모를 해서 대통령 부인에게 선물을 갖다 주기 위해 (김건희 여사가 선물을) 거절하지 않을 사람을 찾은 걸로 보인다.”

“300만 원짜리 가방을 사고 접근하는 방법도 몰래카메라 시계를 했다. (몰래카메라 시계를 쓰려면) 연습을 좀 해야 된다. 사전 연습도 한 거다.”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을 상대로 함정 취재하는 건 불법이다. 경찰에서 마약을 복용하지 않는 사람을 그렇게 한다면 대단히 불법이다.”

“입장을 바꿔 놓고 부인에게 그랬다 치자. 성직자가 와서 가방을 하나 주고 아버지 얘기하면서…. 대통령 부인이 비난받을 요소가 있다 치자. 그런데 그 목사가 방송에 나와서 명품 300만 원을 국민 앞에 터뜨린 거다. 그건 여성에 대한 테러고 성직자에 대한 테러다. 어느 성경 말씀에 그런 거 하라고 가르치냐. 대단히 심각한 문제를 한 거다.”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6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편파 발언(2024/2/15) ©민주언론시민연합

 

일부 위원은 객관성과 공정성을 협소하게 해석하며 기계적 중립을 요구하는 모습을, 일부 위원은 판단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특정 정당에 불리한 보도를 했다며 언론사를 힐난하는 발언을 되풀이하기도 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저널리즘 전문가 사이에서도 선방심의위가 ‘과잉 제재’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겸임교수(전 방심위원)는 경향신문 <선거방송심의위 "MBC, 여당에 일방적 비판" 중징계>(2024년 2월 16일 강한들 기자)에서 “선거 방송심의의 기본적인 목적은 짧은 선거운동 기간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가 돌이킬 수 없는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지금은 언론이 보도를 못하게 선방위가 개입하는 수준”이라며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보도는 못하게 하는 ‘정치 심의’”라고 비판했습니다.

 

역대 선방심의위에서 이번처럼 ‘관계자 징계’를 내린 것도 처음입니다. 선방심의위가 과도하게 언론보도를 제한하고, 특히 비판언론을 겨냥해 제재하려는 것은 아닌지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기간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를 시민의 눈으로 ‘심의’하는 감시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 명단

성명

추천기관

직책

백선기 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現)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명예교수

前) 세계커뮤니케이션학회(WCA) 회장

최창근 부위원장

한국방송기자클럽

現) 한국방송기자클럽 사무총장

前)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광고자문특위 위원

권재홍

공정언론국민연대

前) (주)MBC플러스 대표이사

前) MBC 부사장

박애성

대한변호사협회

現) 법무법인 래안 구성원 변호사

前)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 전문위원

손형기

TV조선

前) KTV 한국정책방송원 원장

前) TV조선 보도본부 시사제작에디터

심재흔

더불어민주당

現) 세종대 교양학부 겸임교수

前) KBS 프로듀서

이미나

한국미디어정책학회

現)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부교수

前) 한국언론학회 총무이사

임정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前) 강원도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장

前)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상임위원

최철호

국민의힘

前) KBS N 대표이사

前) KBS 인재개발원장

 

* 모니터 대상 : 2024년 2월 15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6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회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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