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12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선정사유 보고서
등록 2024.01.2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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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하는 2023년 12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G1방송 ‘사채 늪에 빠진 배달업계’, KBS <시사기획 창> ‘녹색카르텔’, MBC경남 라디오 특집 아카이브 다큐 <수출자유지역 ‘용감한 언니들의 기록’>이 선정됐다.

 

○ 수상작

시기

보도(프로그램)

12월

G1방송 ‘사채 늪에 빠진 배달업계’

KBS <시사기획 창> ‘녹색카르텔’

MBC경남 라디오 특집 아카이브 다큐 <수출자유지역 ‘용감한 언니들의 기록’>

 

G1방송 ‘사채 늪에 빠진 배달업계’

(11월 1일~15일 / 보도국 취재팀 원석진·모재성 기자, 영상취재팀 신현걸·하정우·원종찬 기자)

 

G1방송은 배달업계에 만연한 배달대행사 불법사채 실태를 고발하며 사회 관심을 촉구했다. 오토바이 없는 배달노동자가 배달대행사에서 오토바이를 빌린 경우 배달대행사는 배달료가 적립되는 프로그램 가상계좌로 비용을 차감하는데 불법사채에 악용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배달대행사가 요구하는 100일간 이자는 원금의 10%, 연 이자로 따지면 36.5%로 법정 최고금리 20%를 넘는데, 이런 불법사채는 배달노동자를 더 악조건의 노동환경으로 내몰았다. 배달노동자는 매일 빠져나가는 원금과 이자를 갚기 위해 하루 10시간 이상 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G1방송은 배달업계 먹이사슬을 불법사채 존속의 원인으로 짚었다. 소속된 배달노동자가 많을수록 배달수수료를 더 많이 벌 수 있는 배달대행사가 급전이 필요한 배달노동자를 대상으로 불법사채를 하며 계약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제기된 배달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를 넘어 배달대행사의 불법사채와 그로 인해 더욱 악조건의 노동환경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배달노동자 문제를 구조적으로 상세히 추적하고 공론화했으며, 당국엔 불법사채가 유발하는 열악한 노동환경과 배달노동자 안전사고의 인과관계, 불법사채 실태 파악 등을 촉구하고, 배달대행사와 배달노동자들에게는 인식개선도 주문했다. 플랫폼 기업이 만드는 배달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 악화를 정부가 방치하고, 배달료나 안전 운전 이슈에 비해 뒷전으로 밀리는 배달 노동자의 노동 실태에 대해 잘 짚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G1방송 ‘사채 늪에 빠진 배달업계’를 2023년 12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KBS <시사기획 창> ‘녹색카르텔’

(11월 28일 / 시사제작국 시사제작2부 박상용 취재기자·김지현 작가, 영상취재2부 김민준 촬영기자 뉴스영상콘텐츠부 이종환 편집감독)


KBS <시사기획 창>은 경쟁 없는 수의계약으로 예산남용을 가져오는 산림사업의 실효성 문제를 고발하고, 산림청 퇴직 공무원으로 구성된 산하 특수법인의 카르텔 문제를 드러냈다. 산불이 점점 대형화되는 상황에서 자연복원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지만 산불 이후 산림청이 가장 앞장서는 일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집단벌목이다. 취재진이 직접 찾은 산불 복구현장 30여 곳에서 산림청이 벌이는 집단벌목·임도개설·사방댐·묘목식재·잡초제거 등 복구사업은 오히려 산림을 황폐화했다. 인공조림은 산사태를 부추겼고, 표토와 함께 유출된 숲의 양분은 나무를 잘 자라지 못하게 했다. 게다가 일괄적인 집단벌채는 규정은 무시한 채 살아있는 활엽수마저 베어냈다.

 

정부발주 공사는 민간경쟁을 통해 적정가격과 품질을 검증해야 하지만, 산림복구 사업은 대부분 산림조합 주도의 수의계약으로 이뤄지고 있다. KBS가 5년간 산림사업 2만 4천여 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수의계약 금액은 1조 5천억 원을 넘고, 산림조합 수주는 60%에 달했다. 산림청 본청 수의계약을 독과점한 12개 특수법인은 산림청 퇴직 공무원들이 임원을 차지하고 있다.

 

<시사기획 창>은 경쟁 없는 수의계약이 산림분야 기술력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전현직 산림청 공무원이 산하 특수법인 임원으로 영전해 카르텔을 만들고, 예산남용에 앞장서고 있다고 고발했다. 산불 이후 산림복구 예산은 긴급 편성되지만,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을 위한 지원엔 소극적인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벌목 목적의 인공복원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복원이 효과적이라는 정책 방향 제시도 유의미했다. 수의계약·공무원 유착관계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산림청의 불법 카르텔 문제를 짚고, 산림 예산의 효율적 사용 대안을 제시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KBS <시사기획 창> ‘녹색카르텔’을 2023년 12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MBC경남 라디오 특집 아카이브 다큐 <수출자유지역 ‘용감한 언니들의 기록’>

(10월 30일~11월 10일 / 제작센터 편성팀 정은희 PD·안민자 작가·김예빈 FD, 영상센터 정영훈 감독)

 

MBC경남 라디오 특집 아카이브 다큐 <수출자유지역 ‘용감한 언니들의 기록’>은 1970~80년대 마산수출자유지역 여성노동자 이야기를 담았다. 마산수출자유지역 노동자 성비는 여성 80%, 남성 20%로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젊고 어린 여성이 압도적이었다. 같은 학력에도 사무직과 관리직은 대부분 남성노동자였다. 여성노동자는 주로 생산직에만 투입되며 남성노동자보다 훨씬 적은 임금(최대 2.4배 차이)을 받았다. 성장과정에서 겪은 성차별을 일터에서도 겪어야 했다.

 

외자기업임시특례법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없던 마산수출자유지역에 변화가 생긴 것은 1987년. 여성노동자들은 6.10민주항쟁 이후인 그해 7·8월 노동자대투쟁으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동환경 등을 해결하고자 했다. 국가는 물론 가족에게도 ‘빨갱이’로 낙인찍히며 노동투쟁을 이어가던 여성노동자들은 2000년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 활동이 시작돼서야 노동운동을 인정받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1970~80년대 나라와 가정을 일으켰지만 결코 인정받지 못했던 여성노동자의 가치를 다각도에서 조명했다. 여성노동자들이 벌어들인 돈으로 가족이 생활을 이어가고 오빠와 남동생이 학업을 이어가는 등 가장 역할을 했지만, 일꾼 취급을 받고 국가 대우도 다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성장 이면에는 가부장제에 순응할 수밖에 없던 젊고 어린 여성노동자의 저평가된 노동을 통한 초과이윤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53년 전 여성노동자 이야기를 통해 ‘2023년 여성노동자의 삶을 반추해보자’는 기획에 맞게 각종 영상과 사진, 인물 인터뷰를 통해 당시 마산수출자유지역 여성노동자의 삶을 또렷하게 그려냈다. 화장실 통제, 성희롱‧성추행, 유해물질 노출, 관리자 폭언‧폭행, 감전사와 끼임 사고 등은 반세기가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 요즘 열악한 노동환경과 중대재해를 떠올리게 했다. 산업역군으로 치열하게 활동한 여성노동자들의 노동현장과 함께 생활상까지 담고, 다큐멘터리임에도 회차마다 6~7곡 음악을 실어 다양한 청취자들이 공감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게 구성했다. 라디오와 더불어 유튜브로 제작해 노동자의 삶을 생생하게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MBC경남 라디오 특집 아카이브 다큐 <수출자유지역 ‘용감한 언니들의 기록’>을 2023년 12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수상작 모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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