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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수호의 날, 조선일보의 강제동원 피해자와 서해용사 유가족 갈라치기윤석열 대통령이 3월 24일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전’으로 전사한 장병 55명의 이름을 부르며 추모의 뜻을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조국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기억하고 예우하지 않는다면 국가라고 할 수 없다”며 “국민과 함께 국가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낸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 “일본에 사과 요구하는데, 북한엔 왜 사과 요구 못하나”
제2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 연평도 근해 북방한계선 부근 해상에서 대한민국 해군 고속정에 대한 북한 해군 경비정의 기습 공격으로 일어난 남북 간의 군사적 충돌입니다. 천안함 피격 사건은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경계 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대한민국 해군 소속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사건입니다. 연평도 포격전은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연평도를 향해 포격하자 대한민국 해병대가 피격 직후 북한 영토를 향해 대응사격을 가한 사건입니다. 정권에 따라 대북정책 기조는 변화를 거듭했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전이 북한의 무력도발로 일어난 사건이라는 일관된 입장을 표명해왔습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3월 24일 서면 브리핑에서 서해수호 도중 전사한 장병의 유가족들이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있는데 북한에는 왜 사과를 요구하지 못하느냐”며 “아들들의 희생을 퇴색시키지 않으려고 지금까지 큰소리 한번 내지 못했는데 이제야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대통령실이 해당 발언을 전한 것은 강제동원 배상안과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했는데요. 경향신문, KBS, YTN, 뉴데일리, 연합뉴스, 뉴스1, 뉴스핌, 뉴스토마토, MBN, 매일경제, 이데일리, 조선일보, 세계일보가 해당 소식을 전했습니다.
조선일보 “일본에 사과 요구한 사람들, 왜 북한엔 못하나”
△ 서해용사 유가족 발언 왜곡해 강제동원 피해자와 서해용사 유가족 갈라치기 시도한 조선일보(3/25)
다른 언론들은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풍경을 전하며 함께 전하는 수준이었지만, 조선일보는 대통령실 서면 브리핑 내용을 큰 제목으로 싣고 강조했습니다. <서해용사 유족들 “일에 사과 요구한 사람들, 왜 북엔 못하나”>(3월 25일 김동하 기자)에서 서해용사 유족들이 “일본에 사과 요구한 사람들, 왜 북한엔 못하나”라고 발언했다고 전한 것인데요.
대통령실이 전한 유가족 발언은 식민지배로 인한 한국사람들의 아픔과 고통에 일본 정부가 당연히 사과하고 반성해야 하듯, 북한의 무력도발로 인한 서해용사와 유가족들의 아픔과 고통에 북한이 당연히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그러나 조선일보 보도제목만 보면 서해용사 유가족들이 일본 정부에 식민지배 사과를 요구하는 사람들을 향해 ‘왜 일본엔 사과를 요구하면서 북한엔 사과를 요구하지 못하느냐’며 꾸짖는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합니다.
민언련 보고서 <5‧18로 진보와 보수 싸움 붙이는 조선일보 칼럼 WORST 3>(2019년 7월 26일)는 5‧18민주화운동으로 진보와 보수 갈라치기를 시도한 조선일보 칼럼을 비판한 바 있습니다. “(5‧18을 천안함이나 세월호 등과 엮어) 어떤 세력은 5‧18과 세월호를 지지하고, 또 어떤 세력은 천안함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서 이익을 얻는 쪽은 누구”냐고 물으며 “이런 갈등의 이익은 정치권과 그들과 결탁한 언론이 보면서 정작 고통 받는 건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들”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는데요.
강제동원 피해자와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해 일본 정부의 식민지배를 겪은 사람들의 고통, 그리고 대한민국 서해를 수호하던 중 전사한 장병과 유가족들의 고통은 진보와 보수로 구분될 수 있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며 따라서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모두의 아픔과 고통은 충분히 공감받고 존중받아야 마땅합니다. 이념의 문제가 아니고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안을 갈라치기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언론의 책무가 아닙니다. 피해자의 아픔을 이용한 왜곡과 선동일 뿐입니다.
* 모니터 대상 : 2023년 3월 24~25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된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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