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모니터_
42년 만에 드러난 5‧18 암매장 진실, 보도 늘며 왜곡‧폄훼도 급증
2022년 9월 5‧18민주화운동 관련 왜곡‧폄훼 표현 현황
등록 2022.10.19 14:33
조회 314

민주언론시민연합은 5·18기념재단과 함께 5·18민주화운동 관련 보도를 지속적으로 감시해왔습니다. 2013년 TV조선과 채널A가 5·18 관련 대표적인 허위조작정보인 ‘북한군 침투설’을 방송한 것을 비롯해 일부 언론에서 5·18정신을 훼손하는 보도를 반복해왔기 때문입니다. 2022년에도 언론이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올바르게 알리고, 광주항쟁 진실을 왜곡하지 않도록 관련 보도 모니터링을 진행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온라인 혐오표현 인식조사 2021’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은 뉴스 기사와 악성 댓글에서, 10명 중 5명은 유튜브 등 개인 방송에서 혐오표현을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온라인에서 접한 혐오표현 대상은 주로 사회적 약자로서 여성이 80.4%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특정지역 출신’ 혐오표현이란 응답이 76.9%를 차지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지역혐오 표현 중 유언비어를 기반으로 퍼져 4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호남 지역과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내용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9월 한 달간 뉴스 댓글과 유튜브를 대상으로 5‧18민주화운동 관련 왜곡‧폄훼 표현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유튜브 쇼츠로 전광훈 왜곡 주장 확산, 솜방망이 처벌은 여전

유튜브에서 5‧18민주화운동 관련 키워드를 검색해 9월 한 달간 올라온 영상 중 문제 영상을 모니터링했습니다. 검색된 86개 영상(중복 포함) 중 5개에서 왜곡‧폄훼 표현이 발견됐습니다. 문제 영상 비중은 5.8%로 4월 15%, 5월 4%, 6‧7월 각각 19%, 8월 12.5%인 것을 감안했을 때 비교적 낮은 수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영상에 자주 언급되는 왜곡‧폄훼 표현이 무엇인지 분석하기 위해 각 영상에 등장하는 문제 표현을 최대 3개까지 분류했습니다. 문제 표현 분류는 △북한군 개입설 △폭동설 △군 자위권 행사 주장 △헬기 사격 관련 △가짜 유공자설 △지역 비하 △기타 등입니다. 5개 영상에서 총 9개 문제 표현이 발견됐습니다.

 

가장 노출 빈도가 높았던 것은 ‘기타’입니다. 5개 영상 중 3개 영상에서 등장했습니다. 다음으로 노출 빈도가 높았던 것은 5‧18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북한군 개입설’, ‘5‧18은 폭동’이라는 왜곡 표현, 5‧18 유공자 중 가짜 유공자가 존재한다는 ‘가짜 유공자설’ 등 문제 표현 3개입니다. 문제 표현 3개는 5개 영상 중 각각 2개 영상에 등장했습니다. 북한군 개입설과 5‧18 폭동설, 가짜 유공자설은 5‧18 왜곡 영상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문제 표현입니다.

 

분류

표현 등장 횟수

북한군 개입설

2회

폭동설

2회

군 자위권 행사 주장

-

헬기 사격 관련

-

가짜 유공자설

2회

지역 비하

-

기타

3회

합계

9회

△ 5‧18민주화운동 관련 9월 유튜브 왜곡‧폄훼 표현 등장 횟수(9/1~9/30) ⓒ민주언론시민연합

 

5개 문제 영상 중 ‘yi TV’, ‘주사파척결TV’, ‘평강tv’ 채널에서 올린 3개 영상에는 모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출연합니다. 이 중 ‘평강tv’ 채널에서 올린 영상은 유튜브 쇼츠(Shorts) 영상으로 ‘가짜 유공자설’을 골자로 전광훈 목사가 설교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유튜브 쇼츠는 세로 화면비율의 1분 이하 길이 영상을 말합니다. 특정 채널 구독자가 아닌 유튜브 이용자 모두에게 노출돼 일반 유튜브 영상에 비해 접근성이 높고 전파력이 큰데요. 5‧18 왜곡‧폄훼 영상도 이처럼 유튜브 쇼츠를 통해 더 확산될 우려가 있습니다.

 

언론은 5‧18 왜곡‧폄훼 표현을 비판하며 그로 인한 부작용과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지만, 유튜브에서 문제 표현은 매번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유튜브상 허위조작정보와 왜곡‧폄훼 게시물에 대한 규제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문제 영상에 대한 통신민원을 신청해도 지난한 심의‧의결 과정을 거쳐 국내 서버에서 영상이 차단되는 데만 상당 시일이 걸리며 처벌은 가볍습니다. 영상이 완전히 삭제되는 일은 요원한데요. 유튜브 영상 삭제 권한을 글로벌 플랫폼 구글이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2020년 방송심의위가 삭제 요청한 100건의 5‧18 왜곡 영상 중 85개를 8개월여 만에 뒤늦게 삭제한 바 있습니다.

 

게다가 통신민원이 제기된 직후 유튜버가 문제 영상을 삭제하면 통신민원은 각하됩니다. 왜곡‧폄훼 영상을 올린 유튜버가 가벼운 처벌조차 손쉽게 피해갈 수 있는 구조죠. 왜곡‧폄훼 영상을 일삼는 유튜버에 대한 촘촘한 대책과 엄벌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민언련은 5개 문제 영상 모두 유튜브에 신고하는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통신 민원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5월 빼고 가장 많았던 왜곡‧폄훼, 전달보다 21배 넘어

유튜브에 이어 포털 사이트 네이버 기준 구독자수 상위 15개 매체의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사와 해당 기사 댓글을 모니터해 댓글에 나타난 왜곡‧폄훼 표현 현황을 분석했습니다. 9월 한 달 ‘5‧18민주화운동’을 키워드로 검색된 기사는 총 122건으로 해당 기사에 달린 순공감순 상위 20개 댓글 중 왜곡‧폄훼 표현 유무와 내용을 살핀 건데요. 122건 기사에 남겨진 댓글 중 모니터한 댓글은 총 933개로 문제 표현이 담긴 댓글은 251개입니다. 5월 1,195개에 비하면 적지만, 5월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전달 8월에 비해 19배 넘게 늘었습니다.

 

구분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문제 표현 담긴 댓글 개수

78개

1,195개

133개

58개

13개

251개

구분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왜곡‧폄훼 표현 등장 횟수

82회

1,344회

148회

59회

13회

279회

△ 5‧18민주화운동 관련 4~9월 기사 내 문제 댓글 개수와 왜곡‧폄훼 표현 등장 횟수(4/1~9/30) ⓒ민주언론시민연합

 

251개 댓글에 담긴 왜곡‧폄훼 표현을 주제별로 분석했습니다. 댓글에 자주 언급되는 왜곡‧폄훼 표현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각 댓글에 등장하는 문제 표현을 최대 3개까지 분류했습니다. 문제 표현 분류는 △북한군 개입설 △폭동설 △군 자위권 행사 주장 △헬기 사격 관련 △가짜 유공자설 △지역 비하 △기타 등입니다. 251개 댓글에서 문제 표현은 총 279회 등장했습니다. 문제 표현이 담긴 댓글과 마찬가지로 5월 1,344회에 비하면 적지만, 5월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전달 8월에 비해 21배 넘게 늘었습니다.

 

5‧18 왜곡‧폄훼 중 가장 많이 등장한 가짜 유공자설 131회

분류

표현 등장 횟수

북한군 개입설

16회

폭동설

49회

군 자위권 행사 주장

6회

헬기 사격 관련

2회

가짜 유공자설

131회

지역 비하

15회

기타

60회

합계

279회

△ 5‧18민주화운동 관련 9월 기사 댓글 내 왜곡‧폄훼 표현 등장 횟수(9/1~9/30) ⓒ민주언론시민연합

 

가장 많이 등장한 왜곡‧폄훼 표현은 가짜 유공자설로 131회입니다. 가짜 유공자설은 4월부터 7월까지 기사 댓글 내 가장 많이 등장한 왜곡‧폄훼 표현인데요. 8월에 잠시 줄었던 비중이 9월에는 다른 왜곡‧폄훼 표현의 수배에 달할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다음으로는 기타 60회, 5‧18 폭동설 49회, 북한군 개입설 16회, 지역 비하 15회, 군 자위권 행사 주장 6회, 헬기 사격 관련 2회입니다. 5월 문제 댓글과 왜곡‧폄훼 표현 등장 횟수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다른 달에 비해 9월 문제 댓글과 왜곡‧폄훼 표현 등장 횟수가 유독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9월 25일 처음 보도된 ‘5‧18 암매장 진실’과 관련됩니다.

 

2019년 12월 옛 광주교도소 터에서 신원 미상 유골 260여 구가 발견되었는데요. 이 가운데 판정이 가능한 160여 구에서 유전자 사료를 채취해 현재까지 60여 구 유전자 정보와 행방불명자 가족 유전자 정보의 대조를 마친 상태입니다. 그런데 9월 25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유전자 정보 대조 결과 유골 1구의 유전자 정보가 행방불명자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5‧18민주화운동 후 42년간 각종 증언과 목격담, 여러 차례 발굴조사에도 밝혀지지 않았던 5‧18 암매장의 진실이 처음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5‧18 암매장 보도에 왜곡‧폄훼 댓글 158개, 전체 문제 댓글의 62.9%

42년 만에 드러난 진실에 언론 보도도 급증했습니다. 9월 한 달 ‘5‧18민주화운동’을 키워드로 검색된 기사는 총 122건인데, 이 중 ‘5‧18 암매장’ 관련 기사는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49건에 달했습니다. 9월 전체 기사의 40.2%를 차지했을 정도입니다. 문제는 보도가 급증하자 왜곡‧폄훼 표현이 담긴 댓글도 덩달아 급증했습니다. 5‧18 암매장 관련 기사에 달린 문제 댓글은 158개였는데, 9월 전체 문제 댓글 251개의 62.9%나 됩니다.

 

5‧18 암매장 관련 기사에 달린 문제 댓글의 왜곡‧폄훼 표현 등장 횟수도 9월 문제 댓글의 왜곡‧폄훼 표현 등장 횟수와 궤를 같이합니다. 가짜 유공자설이 96회로 가장 많이 등장했고, 다음으로는 기타 34회, 5‧18 폭동설 25회, 북한군 개입설 10회, 지역 비하 6회, 군 자위권 행사 주장 1회인데요. 일부 누리꾼들이 5‧18에 대한 혐오를 표출할 때마다 반복하는 가짜 유공자설, 5‧18 폭동설, 북한군 개입설, 지역 비하, 군 자위권 행사 주장 등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해 5‧18민주화운동 정신은 물론 희생자와 유가족에게도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런데 이들 댓글보다 더욱 큰 문제는 ‘기타’로 분류된 댓글 속 왜곡‧폄훼 표현입니다.

 

한 누리꾼은 “저 유골 발견한지가 언젠데 이제와서 확인이 되는거지? 광주도 세월호도 무슨 조사만 하세월인지? 이슈를 늘리려고 하는건지 아니면 검사시스템이 부족한지?(junn****)”라며 옛 광주교도소 터에서 발견된 신원 미상 유골과 행방불명자 가족의 유전자 정보 대조가 너무 오래 걸렸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다른 누리꾼은 “군대 전사자 유골처럼 하나하나 명단을 대조해서 DNA 분석 국밋이 납득하게 일처리하라ㅡ이것이. 답이다 땅파면 혈세나간다.ㅡ(arir****)”며 신원 미상 유골과 행방불명자 가족의 유전자 정보 대조가 불충분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한쪽은 유전자 정보 대조가 너무 오래 걸렸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은 유전자 정보 대조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서로 반대되는 주장 같지만 의도하는 바는 같습니다. 42년 만에 드러난 5‧18 암매장 진실을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댓글이라는 것입니다.

 

5‧18 진상규명, ‘정치공작’ ‘시체팔이’ 왜곡‧폄훼

‘기타’로 분류된 댓글 중에는 ‘지겹다’, ‘우려먹는다’, ‘그만해라’ 등과 같은 표현이 담긴 댓글도 많습니다. “그만하라.. 할만큼 다했다.. 40년동안 울거먹고 이용하고 단물을 많이 마셨지 않은가..(taek****)”, “또 시작이네(kyw3****)”, “왜또?(msh0****)”, “시체팔이 또 시작,,,,,조만간 촛불 들 예정,,,,,그리고 탄핵스토리(zzoo****)”, “이제 지겹다 지긋지긋 하다 그만 해라(wjdg****)”와 같은 댓글입니다.

 

5‧18민주화운동과 세월호를 함께 언급하거나, 5‧18 진상규명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정치공작으로 왜곡하고 폄훼하는 댓글도 적지 않습니다. “재명이 때문에 불리하니 5.18 또 꺼내들었군 조만간 세월호도 나올법한데...(yjse****)”, “세월호도 42년간 우려 먹것네(lljh****)”, “5.18,세월호,노무현,김대중 돌려막기. 진절머리 난다. 돌려막기마냥.(pete****)”, “또 케케묵은 정치놀음 시작이냐ㅋㅋ세월호는 다 팔아먹었냐~?!@(wjwj****)”, “전라 = 518 = 더불어민주당. 사골도 이렇게는 안해먹는다. 언제까지 우려먹을건가.(wjrg****)” 등과 같은 댓글입니다.

 

5‧18민주화운동은 신군부에 의해 광주폭동, 광주소요사태 등으로 불렸고, 1995년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나서야 민주화운동으로 공식 자리매김했습니다. 정부 주관 기념행사는 1997년에 5월 18일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로 지정하면서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았지만, 40년 가까이 흐른 2020년 1월 3일에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이마저도 강제조사권이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발포명령은 물론 헬기사격, 성폭행 의혹, 암매장 등에 대한 당시 핵심 군 관계자들의 전면 부인은 진상규명을 어렵게 하고 있는데요. 이와 더불어 ‘기타’ 댓글과 같이 5‧18에 대한 ‘묻지 마’ 형식의 왜곡‧폄훼도 진상규명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진실을 가리고 혐오와 증오를 부추기며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51개 문제 댓글을 모두 네이버를 통해 신고 완료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2년 9월 1일~9월 30일 포털 사이트 네이버 구독자수 상위 15개 매체의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사와 해당 기사 하단 댓글 중 순공감순 상위 20개 / 2022년 9월 1일~9월 30일 유튜브에서 ‘5 18 민주화운동’, ‘5 18 광주’, ‘광주 사태’, ‘광주 폭동’으로 검색한 결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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