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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홍, 조선일보 홀로 “윤석열 이제 비로소 정치인”
등록 2022.01.07 09:23
조회 672

대선을 두 달 앞둔 1월 3일,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쇄신’을 외치며 해체 수준의 전면개편에 나섰습니다. 윤석열 후보의 일정은 중단됐고, 신지예·김한길·김기현·김도읍 등 선대위 요직들은 줄줄이 사퇴했는데요. ‘윤핵관’ 논란, 대표 잠행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윤석열 후보 간 쌓인 갈등이 선대위 개편으로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야당 내 갈등 상황은 물론 김종인 위원장 ‘연기’ 발언을 포함한 국민의힘 선대위 개편 파동을 언론이 어떻게 보도했는지 살펴봤습니다.

 

조선일보 “윤, 비로소 정치인 되나” VS 한겨레 “윤, 대통령 자격 있나”

신문사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보도건수

5

6

7

5

6

4

4

3

방송사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보도건수

3

4

3

2

3

3

4

 

△ 국민의힘 선대위 조직개편 관련 방송사 저녁종합뉴스(1/3)·신문 지면(1/4) 보도량 ©민주언론시민연합

 

국민의힘 선대위가 개편에 나선 1월 3일 JTBC를 제외한 모든 방송사가 첫 보도로, 다음날인 1월 4일 종합일간지 6개는 1면 머리기사로, 경제일간지 2개는 1면에서 소식을 전했습니다.

 

모든 언론에서 관심을 기울였으나 주목한 바는 달랐습니다.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의 경우 KBSSBS는 계속되는 국민의힘 당내 갈등과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에 대한 ‘극약 처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MBC는 “안갯속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는 국민의힘 선대위”로 표현했고, TV조선은 김종인 위원장의 사의 공지 번복에 ‘극심한 혼란상’이 노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

기사

조선일보

<윤 “선거문제 제 탓, 곧 결론 낼 것”>(김민서·노석조 기자)

<“정책·상황본부만 남겨, 슬림한 선대위로>(김동하 기자)

<이준석 “윤 후보도 저도 고민 많은 하루 될 것”>(주형식 기자)

<전면 쇄신안 일방 발표에 한때 화내…“국민에 사과, 심기일전 할 것”>(김민서 기자)

<야의원 전원 “백의종군”…김종인 사의 놓고 혼선도>(김승재 기자)

<김종인 “윤, 조금 섭섭하다 했지만…올바른 결단 내릴 것으로 기대”>(김민서·주형식 기자)

<김대중 칼럼/윤, 이제 비로소 ‘정치인’ 되는가>(김대중 칼럼니스트)

중앙일보

<윤석열 “내탓”…김종인발 선대위 쇄신>(현일훈·윤성민 기자)

<김종인 “누가 저지르지 않으면 선대위 개편 못해” 전격작전>(김경록 기자)

<따로 노는 윤석열 선대위…직언 참모 없고 내부 총질만>(허진 기자)

<줄사퇴 와중에…‘대표직 사수’ 내비친 이준석>(성지원 기자)

<사설/지지율 폭락에 뒤늦게 호들갑 떠는 국민의힘>

한겨레

<사퇴압박 ‘선 긋는’ 이준석>(김해정 기자)

<선거 전면에 나선 김종인 “윤후보는 연기만 좀 해달라”>(김미나 기자)

<성한용 칼럼/윤석열 후보 대통령 자격 있나>(성한용 선임기자)

<윤석열발 위기에…선대위 뒤엎는 야당>(장나래 기자)

<이대남 등돌리자…윤석열, 14일 만에 ‘페미니스트’ 손절>(박고은·임재우 기자)

<사설/‘대혼돈’ 국민의힘, 이러고도 표 달라고 할 자격 있나>

△ 국민의힘 선대위 조직개편 관련 신문 기사 제목(1/4)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사별 차이가 두드러진 것은 신문 제목입니다. 조선일보는 ‘슬림한 선대위’, ‘심기일전’, ‘백의종군’ 등의 표현을 내세우며 윤석열 후보의 책임지는 모습과 김종인 위원장의 결단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따로 노는 선대위’, ‘내부 총질’, ‘지지율 폭락에 뒤늦게 호들갑’ 등 국민의힘 내부의 자중지란을 비판하는 표현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겨레 역시 ‘선대위 뒤엎는 야당’, ‘대혼돈’, ‘자격있나’ 등의 단어로 혼란한 국민의힘 당내 갈등 상황을 전했습니다.

 

일제히 ‘윤석열’ 쇄신 주문, 조선일보만 예외

한편 조선일보를 제외한 5개 종합일간지와 2개 경제일간지 모두 사설에서 급락한 지지율에 부랴부랴 개편안을 내놓은 국민의힘을 지적하며, 윤석열 후보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사설/지지율 폭락에 뒤늦게 호들갑 떠는 국민의힘>(1월 4일)에서 “혼란의 가장 큰 책임은 윤 후보에게 있다”고 지적했고, 한겨레 또한 <사설/‘대혼돈’ 국민의힘, 이러고도 표 달라고 할 자격 있나>(1월 4일)에서 “지금의 대혼돈이 윤 후보의 자질과 준비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윤 후보를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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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니스트는 1/4 칼럼에서 국민의힘 선대위 개편 파동을 오히려 윤석열 후보가 비로소 정치영역에 들어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유일하게 관련 사설을 싣지 않은 조선일보는 칼럼에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윤, 이제 비로소 ‘정치인’ 되는가>(1월 4일)는 우왕좌왕하는 국민의힘 선대위와 윤석열 후보에 대한 비판 없이 “당의 조직개편을 두고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옳은 선택”이라고 두둔했습니다. 이어 윤 후보가 당내 인사와 갈등을 벌인 데 대해선 “뒤늦게나마 윤 후보가 선대위를 정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왕 바꾸는 김에 한두 명 사표 받는 식으로 하지 말고 아예 확 바꾸는 것이 분위기 쇄신을 위해 필요”, “당에 얹힌 것처럼 앉아 있지 말고 본인이 운전석에 앉은 기분으로 쇄신” 등 조언을 이어나가며 마지막엔 “윤석열 후보는 비로소 정치의 영역에 들어온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MBC·JTBC 김종인 ‘연기’ 발언 비판, 조선일보는 축소

국민의힘 선대위가 조직개편을 발표한 날 김종인 위원장은 의원총회에 참석해 “후보도 태도를 바꿔서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만 좀 해달라”, “연기만 잘하면 이길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 후보의 역량 부족을 감추기 위해 ‘연기’를 주문한 김종인 위원장의 발언은 그 자체로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를 정확히 지적한 저녁종합뉴스는 MBC와 JTBC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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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위원장의 ‘연기해달라’ 발언의 문제점을 지적한 JTBC(1/3)

 

JTBC는 <이슈체크/“선대위 쇄신” 왜?>(1월 3일 채승기 기자)에서 김종인 위원장 발언이 “실제로 일어나는 일과 달리 국민이 보는 것은 뭔가 꾸며야 된다 이런 식의 얘기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어 “아바타냐, 혹은 허수아비냐 이런 의문을 가지시는 분도 있을 것”이며 논란이 될 수 있는 발언이라고 짚었습니다. MBC <김종인 “선대위가 해주는 대로 연기만 좀 해달라”>(1월 3일 이호찬 기자)는 김종인 위원장 부탁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후보의 잇단 실언에 있다는 점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라며 ‘후보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연기하는 거냐’는 더불어민주당과 ‘역량이 부족하면 실력을 키워서 다시 출마하라’는 정의당의 비판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하지만 KBS <윤석열은 연기를김종인 메시지·일정장악력 강화>(1월 3일 박민철 기자)는 비판 없이 김 위원장이 직접적으로 더 강하게 개입하겠다는 걸로 풀이했고, SBS <“후보가 연기만 잘하면...” 국민의힘, 하루 종일 ‘혼돈’>(1월 3일 이현영 기자)도 “실수 없이 제대로 된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선대위에서 짜놓은 대로 후보가 움직여야 한다는 취지”라고 해석했습니다. TV조선·채널A·MBN은 발언을 그대로 전달하기만 했습니다.

 

한편 신문은 경향신문한국일보는 사설로, 동아일보는 기사로 김종인 위원장의 연기 발언을 지적한 반면, 조선일보는 축소하는 모양새를 보였습니다. 조선일보는 <김종인 “윤, 조금 섭섭하다 했지만…올바른 결단 내릴 것으로 기대”>(1월 4일 김민서·주형식 기자)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어느 대통령 선거 때나 하는 통상적인 이야기”라고 해명한 내용을 실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 상황을 전하는 <야 의원 전원 “백의종군”…김종인 사의 놓고 혼선도>(1월 4일 김승재 기자) 역시 “자신의 선대위 지휘 방침을 후보가 따라달라는 취지였다”고 해석하거나 “후보의 말실수를 바로잡으려면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한 김종인 위원장의 말을 전하는 데 그쳤습니다. 대통령 후보에게 부족한 역량을 숨기기 위해 아닌 척 연기하라고 주문한 것임에도 제대로 비판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선거는 국정을 5년을 책임질 국민의 대표를 뽑는 과정입니다. 언론이 대통령 후보와 선대위 잘못을 비판하지 않고 감싸려 든다면 유권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국민의 올바른 선택을 돕는 보도, 그것이 언론 본연의 역할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2년 1월 3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9>(평일)/<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2022년 1월 4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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