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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지진’ 1건만 보도한 채널A·TV조선, 재난방송 평가도 낮았다
등록 2021.12.16 13:01
조회 1024

12월 14일 오후 5시 19분, 제주 서귀포시 근처 바다 밑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지진 중 11번째로 큰 규모였고, 올해 일어난 지진 중에서 가장 큰 규모였습니다. 방송사 저녁종합뉴스도 지진 소식을 전했지만, 보도량과 보도내용에는 방송사별로 차이가 났고, 재난방송에서 반복된 문제가 또다시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TV조선‧채널A, 보도량 현저히 부족…대피요령 안내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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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지진’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톱보도 및 보도량, 대피요령 안내 여부(12/14) ©민주언론시민연합


2019년 4월 4일 강원도 산불 발생 당시 방송사들은 재난방송의 신속성과 신뢰성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산림청 등은 방송사 의견수렴과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거쳐 재난방송의 신속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한 대책(2019년 5월 14일)을 마련했습니다. 핵심은 재난방송이 재난 진행경로, 대피요령과 장소 등 국민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재난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해당 대책이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에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12월 14일 지상파3사‧종편4사 저녁종합뉴스를 살펴봤는데요. 가장 많은 보도량을 보인 방송사는 JTBC였습니다. 지진 피해상황과 지진 발생 시 대피요령, 여진 가능성, 제주시민 인터뷰 등 관련 소식을 비교적 상세히 전했습니다. 다음으로 KBS‧SBS‧MBN이 각 5건, MBC가 3건으로 뒤를 이었고, TV조선과 채널A는 각 1건으로 가장 적은 보도량을 보였습니다.

 

한편, MBC와 채널A를 제외한 모든 방송사들이 관련 뉴스를 톱보도로 전했는데요. MBC는 코로나19 관련 보도를 전한 뒤 바로 지진 보도를 한 반면, 채널A는 제주 지진 규모와 피해 상황을 종합한 보도 한 건을 뉴스 후반부에 배치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지진 보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진 진행상황과 여진 여부, 대피요령과 장소 등 실제 지진을 겪었거나 겪는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일 텐데요. SBS‧JTBC‧MBN을 제외한 방송사들은 지진 대피요령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MBC는 <제주 전역에서 진동 느껴‥여진 발생 우려>(12월 14일 박주연 기자)에서 “이후에도 여진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지진 대응 매뉴얼을 숙지하시고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하면서도 대피요령 안내는 별도로 하지 않았습니다.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KBS는 지진 피해상황과 원인 파악에 집중하면서도 대피요령 안내는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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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 규모’와 ‘피해상황’만 전한 TV조선과 채널A(12/14)

 

TV조선‧채널A, 재난방송 심사평가에서도 낮은 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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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편4사 ‘재난방송’ 심사평가 결과(출처 : 방송통신위원회 2020년도 상‧하반기 종편 재승인 백서)


이번에 제주에서 발생한 지진은 우리나라에서 올 들어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규모가 큽니다. 여진과 추가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방송은 신문이나 인터넷에 비해 제주 지진과 같이 당일 발생한 재난 뉴스를 가장 빠르고 쉽게 시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매체입니다. 그래서 재난방송과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역할이 강조되는 것일 텐데요. 그러나 TV조선과 채널A 보도량은 각 1건뿐이었습니다. 다른 방송사에 비해 보도량이 적을 뿐만 아니라, 시청자에게 반드시 제공해야 할 대피요령과 같은 정보도 제대로 전하지 않았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재난‧재해 발생 빈도 및 피해가 증가함에 따라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를 할 때 ‘재난방송 공적책무’를 심사하고 있는데요. 2020년 종편4사 재승인 심사 당시, ‘재난방송’ 평가 결과를 보면 JTBC를 제외한 TV조선‧채널A‧MBN는 50점 만점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평가 이후 MBN은 제주 지진 뉴스 총 5건을 톱보도로 전하며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을 전했지만, TV조선과 채널A는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재난방송은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현장중계 위주로 피해상황을 알리는 보도는 불필요한 불안과 공포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신 재난 발생 시 시민들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대피 및 대응 요령을 안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한편, 지상파3사를 제외한 종편4사는 지진 뉴스를 전하며 수어통역을 하지 않았는데요. 시청자들에게 주요한 재난정보를 전달하는 만큼, 재난 직후 속보뿐만 아니라 저녁종합뉴스에서도 수어통역으로 재난취약계층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할 것입니다.

 

* 모니터 대상 : 2021년 12월 14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9>,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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