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위원회_
[방송모니터위원회] 골프예능① 2021년 스포츠예능의 중심, 골프예능 여성프로 활용법
남성 8명에 여성 2명 출연, 여성선수는 피부 관리 집중?
등록 2021.12.1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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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회원모임인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공동창작입니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모임에서 뉴스와 방송 프로그램을 모니터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방송 비평을 함께하고 싶은 분들은 민언련(02-392-0181)으로 연락주세요.

 

코로나19 펜데믹에서 주목받은 스포츠 중 단연 돋보이는 종목은 ‘골프’입니다. 방역지침 등으로 실내에서 많은 인원이 모일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자 소수가 즐길 수 있는 스크린골프와 넓은 야외에서 이뤄지는 골프가 대안으로 부상해 비교적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한국경제 <‘초호황’ 골프장 시장, 7조원 돌파…역대 최고>(5월 26일 조희찬 기자)는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지난 20일 발간한 레저백서 2021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장산업의 전체 시장규모는 7조66억원”이며 골프인구는 약 514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골프가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자 유행에 민감한 방송가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골프 관련 프로그램을 내놨습니다. 과거 골프 채널에서 주로 다뤘다면, 최근엔 다양한 방송사에서 골프와 예능을 접목한 ‘골프예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올해 지상파・종합편성채널에서 방송된 골프예능 중 TV조선 <골프왕>(5월 24일), JTBC <세리머니클럽>(6월 30일), MBN <그랜파:파일럿>(7월 10일), SBS <편먹고 공치리:시즌1>(7월 16일)을 통해 골프예능의 현주소를 살펴봤습니다.

 

골프예능 비중과 특징

스포츠예능 중 ‘골프예능’ 40%

골프예능이 얼마나 많이 방송됐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에서 2021년 방영된 스포츠예능을 살펴봤습니다. 올해 방송된 스포츠예능은 총 20편입니다. 시즌이 다른 방송은 개별 프로그램으로 분석했으며(예시: TV조선 <골프왕 시즌1>, <골프왕 시즌2>는 총 2편), 스포츠예능 중 방송사 메인 채널에 편성된 정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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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예능 종류

방송편수

골프

8편(40%)

축구

3편(15%)

야구

2편(10%)

농구

1편(5%)

태권도

1편(5%)

레이싱

1편(5%)

등산

1편(5%)

기타

3편(15%)

합계

20편(100%)

△ 2021년 방송된 스포츠예능 중 골프예능 비중 ©민주언론시민연합

 

분석 결과, 올해 방송된 스포츠예능 중 골프예능은 40%(8편)에 달했습니다. MBN <그랜파:파일럿>, TV조선 <골프왕>, SBS <편먹고 공치리>가 각 2개 시즌을 방송했고, JTBC의 <세리머니클럽>과 KBS의 <찐친골프>도 방영 중입니다. 그밖에 스포츠예능으로는 축구 3편(15%), 야구 2편(10%)이 방송됐으며 농구・태권도・레이싱・등산 예능도 각 1편씩 방송됐습니다. 기타에는 스포츠 소식을 보도하는 MBN <스포츠 야>와 다양한 생활체육을 다룬 KBS <축구 야구 말구>, 골프 이외 다양한 내용을 함께 방송한 MBC <쓰리박:두 번째 심장>이 포함됐습니다.

 

근래 다양한 스포츠가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많은 스포츠 중 특정 스포츠만 과하게 방송에 등장하는 것은 적절하진 않습니다. 미디어스는 <홈쇼핑 연계편성·포맷 베끼기 등 방송 상업화 ‘심각’>(10월 5일 송창한 기자)에서 “방송 프로그램의 ‘포맷 베끼기’가 만연”하며 “트로트 예능, 각종 관찰 예능, 골프예능, 이혼소재 예능 등이 경쟁적으로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방송의 상업성 실태와 공공성 회복 방안’ 정책자료집 내용을 전했습니다. 먹방·트로트에 이어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면 우후죽순 따라 만들기에 나서는 방송사 모습이 골프예능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골프예능은 시청자에게 얼마나 친절한가?

최근 골프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가 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골프는 대다수에게 낯선 존재입니다. 그래서인지 골프예능에는 골프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을 위한 골프 용어 설명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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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 용어를 설명해주는 골프예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세리머니클럽>, <그랜파>, <골프왕>)


TV조선 <골프왕>에는 ‘국찌니의 오늘부터 골프왕’이란 골프 용어 코너가 있습니다. 연예계에서 잘 알려진 골프 고수 김국진 씨가 골프가 낯선 시청자들도 어려움 없이 경기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왔습니다. JTBC <세리머니클럽>과 MBN <그랜파:파일럿> 역시 자료화면을 이용해 경기 도중 등장하는 생소한 골프 용어를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했습니다.

 

반면, 골프가 어려운 시청자에겐 다소 불편한 예능도 있습니다. SBS <편먹고 공치리:시즌1>이 대표적으로 골프 용어를 설명하는 데 따로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습니다. 자막에도 골프가 익숙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용어가 자주 등장했는데요. <편먹고 공치리:시즌1>이 지상파 첫 골프예능이란 점을 고려했을 때 골프가 낯선 시청자에 대한 배려는 부족했다고 평가됩니다.

 

남성 중심 골프예능

남성 8명 등장할 때 여성은 2명뿐

비즈니스 스포츠였던 골프가 이젠 성별과 관계없이 전 연령에 주목받게 됐습니다. 매경이코노미 <골프 열풍 언제까지…MZ세대·여성 새 놀이 문화로 정착>(7월 28일 류지민 기자)에 따르면 “골프 열풍을 주도하는 이들은 2030세대 젊은 층과 여성 골퍼”이며, “20~30대 여성 증가율은 세대별·연령별 증가율에서 가장 두드러진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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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대상 골프예능 출연자

사람 수

남 성

105명(75.5%)

여 성

34명(24.5%)

합 계

139명(100%)

△ 모니터 대상 골프예능 출연자 성비 분석 ©민주언론시민연합

 

골프예능에 등장하는 출연자도 골프 대중화 추세처럼 연령, 성별과 관계없이 다양한지 살펴봤습니다. TV조선 <골프왕> 1~20화, JTBC <세리머니클럽> 1~21화, MBN <그랜파:파일럿> 1~4화, SBS <편먹고 공치리:시즌1> 1~16화에 등장한 골프예능 출연자 성비를 조사했습니다. <세리머니클럽>은 11월 방송분까지 포함했으며, 다른 세 프로그램은 시즌 1에 해당하는 모든 방송을 포함했습니다. 중복 출연자는 1명으로 계산했으며 본 경기에 참여한 출연자만 대상으로 했습니다(셀프카메라에 등장한 가족 등 제외).

 

분석 결과, 골프예능 출연자는 총 139명입니다. 그중 남성 출연자는 105명이었으며 여성 출연자는 34명에 그쳤습니다. 남성 출연자가 8명 등장할 때 여성 출연자는 2명 등장한 셈입니다. 골프가 성별 등에 구애받지 않고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임에도 골프예능 출연자 성비가 8:2라는 것은 편향적 섭외를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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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성

남 성

0~19 세

5명

4명

20 대

5명

2명

30 대

11명

21명

40 대

7명

32명

50 대

2명

30명

60 대

4명

5명

70 대

0명

3명

80 대

0명

2명

34 명

99명

합 계

△ 모니터 대상 골프예능 프로그램 출연자 성별과 연령 분석 결과 ©민주언론시민연합

 

특히 성차별 문제는 출연자 성별과 연령을 함께 비교했을 때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총 105명의 남성 출연자 중 나이를 알 수 없는 일반인 출연자 3명(<세리머니클럽> 20화)과 경기위원 3명(<골프왕> 14화)을 제외하고 분석한 결과, 골프예능에 등장한 여성 출연자는 30대가 가장 많았으며 20~40대가 주류를 이뤘습니다, 반면 남성 출연자는 40~50대가 가장 많았으며, 20대 남성 출연자는 두 명 등장했습니다. 다양한 세대와 연령에서 골프가 주목받으며 나온 골프예능임에도 ‘골프는 나이든 남성 중심의 스포츠’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지 못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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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 참가자만 모아 골프대회를 개최한 TV조선 <골프왕>(14화)

 

남성 중심의 골프예능 모습은 TV조선 <골프왕>에서도 드러납니다. TV조선 <골프왕> 14화에선 12명의 참가자를 모아 총상금 2,000만 원에 달하는 ‘골프왕 마스터즈’를 진행했습니다. 참가자 전원은 1번 이상 <골프왕>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데요. 1~13화에 등장한 12명의 여성 출연자는 한 명도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프로선수와 청소년을 제외한 여성 출연자(연예인)가 6명이지만, 남성 출연자만 챔피언에 도전했습니다. 챔피언을 뽑는 대회이니 실력으로 출연 자격을 구분했다고 할 수 있겠으나, ‘골프왕 마스터즈’에 참여한 남성 출연자 구력·최고점수가 다양했다는 점에서 여성 도전자의 부재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골프예능의 여성 프로 활용법

골프예능의 또 다른 특징은 여성 프로선수가 진행자로 출연한다는 점입니다. 분석 대상 4개 프로그램 중 3개 방송에서 여성 프로선수가 진행자로 등장했는데요. 프로선수가 출연하지 않는 MBN <그랜파:파일럿>을 제외하면 SBS <편먹고 공치리:시즌1> 유현주 프로, JTBC <세리머니클럽> 박세리 프로, TV조선 <골프왕> 김미현 프로까지 모두 여성 프로선수가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출연자는 남성이었지만, 진행자는 여성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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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프로 골퍼의 중계 전·후 활동으로 피부 관리를 방송한 TV조선 <골프왕>(순서대로 14·15화)

 

프로선수를 방송하는 방법에서도 성별 차가 있는데요. TV조선 <골프왕> 14화에서는 ‘골프왕 마스터즈’ 중계를 위해 정현우·최예지 여성 프로와 최충만 남성 프로가 출연했습니다. 최충만 프로는 골프 중계에만 등장했지만, 정현우·최예지 프로는 달랐습니다. 14화에서는 1라운드 중계를 준비하는 최예지 프로의 모습이 방송됐는데요.

 

최예지 프로가 얼굴에 ‘골프패치(자외선 차단‧스킨케어 용도로 눈가, 광대뼈 등에 붙이는 테이프)’를 붙이자 방송화면엔 ‘중계 준비 중’이란 자막이 등장했습니다. 정현우 프로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왔네”라고 하자, 최예지 프로는 너무 더워 선크림만으로는 안 된다며 ‘골프패치’를 정현우 프로에게 선물했습니다. 15화엔 골프경기 중계를 마친 두 여성 프로선수의 대화가 다시 등장했는데요. 정현우 프로가 얼굴에 화장품을 바르자 화면에는 “중계 끝 퇴근 전 미모 점검”이란 자막이 등장했습니다. 화장품을 바르던 정현우 프로는 “오늘 햇볕에 너무 오래 있었잖아”라고 말하며 최예지 프로에게 화장품을 선물했습니다.

 

남성 프로선수는 골프 중계에 등장하며 전문성을 드러냈지만, 여성 프로선수는 중계 시작과 끝에 피부를 관리하는 모습이 부각됐습니다. 골프 중계라는 동일한 목적으로 섭외한 인재지만 여성 프로선수는 성 고정관념에 갇힌 모습으로 등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골프예능이 남성, 여성 출연자를 차별적으로 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볼 일입니다.

 

* 모니터 대상 : TV조선 <골프왕> 1~20화, JTBC <세리머니클럽> 1~21화, MBN <그랜파:파일럿> 1~4화, SBS <편먹고 공치리:시즌1> 1~16화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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