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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고 무서워도 간다” 이재용·최태원 해외출장 띄워주기재계 관계자 내세운 ‘이재용 사면론’ 재등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월 6일 중동출장에 나섰습니다. 재계서열 1위 기업총수의 해외출장인 만큼, 언론 관심은 높았습니다. 12월 7일 포털사이트 네이버뉴스에서 ‘이재용 출장’으로 검색하면 200여 건 넘는 관련 기사가 나오는데요. 대부분 이재용 부회장 중동출장 소식을 단순 전달하는 내용이지만, 이 부회장을 과도하게 띄워주거나 ‘사면’에 군불 때는 기사도 있습니다.
뉴시스 “오미크론 뚫고 또 해외로 출장 가는 이재용”
△ 중동출장 소식을 전하며 ‘이재용 띄우기’에 나선 언론 보도(12/6~12/7)
먼저 e대한경제는 <‘글로벌 인맥왕’ 이재용, 동에 번쩍, 서에 번쩍…오늘 밤 중동길 오른다>(12월 6일 김민주 기자)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글로벌 인맥왕’으로서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과 신사업 모색을 위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해외출장길에 오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시스는 <“무겁고, 무서워도 간다”…이재용·최태원, 오미크론 뚫고 또 해외로>(12월 7일 이인준 기자)를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해외출장에 나섰다는 소식을 전했는데요.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고 있지만 총수들은 해외출장 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 부회장과 최 회장 행보를 추켜세웠습니다.
뉴스워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재용·최태원·정의선, 오미크론도 막지 못한 해외출장…글로벌 위기감 고조에 직접 나서>(12월 7일 최양수 기자)에서 오미크론 확산 와중에도 글로벌 위기감 고조로 대기업 총수들이 출장길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특히 “(이 부회장은 북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지 12일 만에) 여독이 완전히 풀리기도 전에 다시 해외출장을 떠나는 것”이라며 “이 부회장의 엄중한 현실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평가했습니다.
오늘경제는 <“쉴틈없다” 이재용, 오미크론 뚫고 이번엔 중동행…‘뉴삼성’ 강행군>(12월 7일 최인영 기자)에서 “(12월 6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재판은 오후 7시께 종료됐는데 이 부회장은 재판이 끝난 지 약 3시간 만에 출장길에 올랐다”며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오미크론’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지만…이 부회장의 ‘글로벌 행보’는 현재진행형”, “이 부회장의…‘민간 외교관’의 역할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추켜세웠습니다.
‘재계 관계자’ 발언으로 ‘이재용 사면’ 꺼내든 언론
언론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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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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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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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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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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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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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
이재용 글로벌 광폭 행보/미국 이어 중동출장길 오른 이재용… 5G·IT 새사업 머리 맞댄다(안승현‧장민권 기자) |
△ 중동출장 소식을 전하며 ‘재계 관계자’ 발언이 기대 ‘이재용 사면’을 꺼내든 언론보도(12/6)
이재용 부회장 중동출장 소식을 전하며 ‘재계 관계자’ 발언에 기대 ‘이재용 사면’을 꺼내든 언론도 있습니다. 뉴스1은 <이재용, 북미 이어 중동으로…재판 후 곧장 아랍에미리트행>(12월 6일 류정민 기자)에서 “이 부회장이 그 어느 때보다 위기 의식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사법리스크로 인해 경영활동에 제약이 큰 만큼, 이미 끝난 재판만이라도 과감하게 사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익명의 ‘재계 관계자’ 발언을 전했습니다.
해당 ‘재계 관계자’ 발언은 뉴시스, 아시아투데이, 이데일리, 이투데이, 파이낸셜뉴스에서 ‘일각’, ‘재계 일각’, ‘재계 한 관계자’,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 등 각기 다른 익명의 관계자 발언으로 대거 등장했습니다. 이들 발언의 핵심은 같았습니다. ‘매주 한 번씩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이 부회장이 경영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미 끝난 재판만이라도 과감하게 사면해줘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삼성전자 정기인사 보도에도 ‘이재용 띄우기’
12월 7일 언론이 주요하게 보도한 삼성전자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 기사에서도 ‘이재용 띄우기’와 ‘이재용 사면’이 등장했습니다. 일간스포츠는 <‘냉정한 현실’ 직시한 이재용, 글로벌 행보와 파격 인사로 ‘뉴삼성’ 속도>(12월 7일 김두용 기자)에서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에서도 이 부회장의 과감한 결단을 읽을 수 있다”며 “미국 출장을 다녀오면서 ‘혹독한 현실’과 마주했던 이 부회장은 과감히 칼을 뽑았다”고 전했습니다.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 이 부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반영됐다고 호평한 겁니다.
머니투데이는 <“마음 무겁다”던 이재용, 부회장만 10년째…올해도 승진 없다>(12월 7일 심재현 기자)에서 “(삼성전자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이재용 부회장 회장 승진 소식은 올해도 없었다”며 “이 부회장 스스로도 경영 현안 대응과 미래사업 발굴이 시급한 상황에서 회장 승진이 우선 순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이 부회장이 회장 승진보다 기업 경영을 우선에 두었다’고 호평한 기사입니다.
‘이재용 회장 승진, 사면돼야 가능’?
△ ‘재계 관계자’ 발언 인용해 ‘이재용 사면’을 언급한 언론 보도(12/7)
머니투데이는 <“마음 무겁다”던 이재용, 부회장만 10년째…올해도 승진 없다>에서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이 부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재계 안팎에선 이날 삼성 사장단 인사를 계기로 이 부회장 사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 전면에 나설 수 있는 추가 동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라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신아일보와 아주경제도 재계 관계자 발언을 빌려 ‘이재용 사면’을 언급했습니다. ‘가석방 중인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사면이 이뤄져야 가능하며, 경영활동에 아무런 법적 제약이 없어져야 인사(회장 승진)가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 이재용 부회장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법 리스크’ 혹은 ‘법적 제약’은 이 부회장이 저지른 많은 불법행위로 생긴 것입니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이어지고 있는 건 국정농단 세력 뇌물 공여,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조작,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 시세 조종, 향정신성 마취제 프로포폴 불법투약 등 다양한 불법행위 혐의 때문이며 이 부회장을 ‘사법 리스크’에 발목 잡힌 피해자로 볼 수 없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특혜 논란 속에 8월 13일 가석방돼 이미 ‘경영일선 전면’에 나섰습니다. 수형자 신분이 유지되는 가석방은 취업제한과 보호관찰이 적용되는데 이 부회장은 어떤 제약도 없이 최고경영자로 복귀하고 해외출장 등 적극적 경영행위를 이어가는 등 ‘특별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미국 출장에서 신규 파운드리 생산기지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하는데 직접 나선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가석방 특혜도, 가석방 후 취업제한 조항 위반 논란도, 조세회피 의혹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언론이 정기인사, 해외출장 등을 대대적으로 부각하며 기회만 생기면 ‘이재용 찬가’ 속 ‘사면론’을 꺼내드는 행태는 결국 언론 신뢰만 추락시킬 뿐입니다.
* 모니터 대상 : 2021년 12월 6일~7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동출장’ 관련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