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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 언론인, 소속 언론은 어떻게 보도했을까
머니투데이, 김만배 실명 대신 ‘화천대유 대주주’ ‘전직기자’ 표기도
등록 2021.11.1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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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경기경제신문이 8월 31일 ‘대장동 사업에 참여해 높은 수익을 올린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연관성을 제기’하는 의혹 보도를 내놓으면서 시작됐는데요. 장기표 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9월 12일 해당 의혹을 언급하며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진상규명을 요구했고, 조선일보는 9월 13일 화천대유 설립에 참여한 언론인 출신 김만배 씨와 이재명 지사의 연관성을 제기하는 보도를 내놨죠. 이후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도 9월 16일, 17일 의혹을 제기하며 언론보도가 본격화됐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캠프는 9월 19일 국민의힘에서 제기한 의혹은 모두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장기표 후보와 김기현 원내대표, 윤창현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대장동 의혹에 대한 검경 수사가 시작되며 정치인과 법조인 이름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유독 관련된 언론인에 대한 보도는 조용합니다. 정치인과 법조인 못지않게 깊게 연루된 언론인들이 여럿이지만, 정작 언론보도에서 이들에 대한 문제제기나 문제의식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언론보도가 본격화된 9월 12일부터 11월 10일까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언론인이 소속됐던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 MBC, YTN이 어떻게 보도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김만배 포함 3명이나 의혹 중심에 선 머니투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는 머니투데이 부국장직을 유지하며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 설립에 참여하고 큰돈을 배당받았는데,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8월 말경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 1호 소유자로 받은 배당금만 1,200억 원이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익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9년 YTN에서 머니투데이로 자리를 옮긴 배성준 전 머니투데이 법조팀장도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 7호 지분을 100% 소유해 120억 원을 배당받았으며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9월 하순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10월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천화동인 5호 지분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과 복수의 제보에 의하면 김만배, 유동규, 정영학 등의 대화에서 50억 원씩 주기로 한 6명의 이름이 나온다”며 “녹취록에 나온 사람들은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 홍 모 씨”라고 했는데요. 뉴데일리 11월 8일 보도에 의하면,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 회장 홍 모 씨가 ‘녹취록에서 언급된 홍 모 씨’로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언론윤리’ 비판 전무, 단순전달·정치공방 치우쳐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화천대유’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머니투데이 지면보도 및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 계열 뉴스통신사 뉴스1·뉴시스에서 ‘종합’과 ‘단독’으로 보도된 총 318건을 분석했습니다. 검경 수사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이나 여야 또는 의혹 당사자가 표명한 주장을 단순 전달한 경우 ‘사실·주장 전달’로, 여야 간 공방을 전하는 경우 ‘정치공방’으로, 새로운 의혹제기 보도일 경우 ‘의혹제기’로, 사안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알 수 있도록 새롭게 취재한 내용을 전하거나 쟁점을 짚어준 경우 ‘심층취재’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언론윤리 문제를 다룬 경우 ‘언론윤리’로, 그 밖의 내용은 ‘기타’로 분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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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보도 내용 분류(9/12~11/10) ⓒ민주언론시민연합

 

분석 결과,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 보도 내용은 사실·주장 전달(55%)과 정치공방(28%)에 치우쳤습니다. 심층취재는 7%(32건)에 불과했고요.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 소속 언론인 3인이 대장동 의혹과 관련됐지만, 언론윤리 문제를 다룬 보도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네이버에서 ‘화천대유’로 검색해서 나온 머니투데이와 뉴스1, 뉴시스 기사를 모두 살펴봐도 동일했습니다. 언론윤리 문제를 지적한 보도는 물론이고 배성준 전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이나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 회장 홍 모 씨에 대한 내용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화천대유 대주주이자 머니투데이 부국장을 지낸 김만배 씨 관련 보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김만배 씨를 언급할 때 ‘화천대유 대주주’라는 수식어는 사용하면서도 ‘머니투데이’와 연관성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대장동 의혹 언론보도가 본격화된 시점에서 뉴스1 <‘특혜 의혹’ 화천대유에 왜 거물 법조인들 이름 줄줄이?>(9월 17일)는 김 씨를 ‘전직 기자 A씨’로 표기했습니다. “권(순일) 전 대법관을 회천대유 고문으로 영입한 언론인 출신 A씨는 경제일간지에서 근무하며 법조기자로 오래 출입하다 최근 퇴직했다. 재직 중 이 지사를 인터뷰한 적도 있다”며 법조인이 연루된 점은 꼬집었지만 정작 언론윤리 문제는 외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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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 보도 내용 분석(9/12~11/10) ©민주언론시민연합


뉴스1 <유동규․김만배․남욱…‘대장동 특혜 의혹’ 당사자들 역할은?>(9월 24일)에서는 대장동 의혹 당사자 역할에 대해 전했지만, 김만배 씨에 대해서는 ‘전직 기자(주로 법조계 출입)’, ‘경제지 출신’, ‘전직 언론인’과 같은 설명이 전부였습니다. 보도에서 김 씨가 ‘머니투데이’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MBC가 ‘언론윤리’로 비판한 건 머니투데이 김만배뿐

대장동 의혹의 또 다른 주요 인물인 남욱 변호사는 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입니다. 정시내 전 MBC 기자는 남욱 변호사의 부인으로, 위례자산관리 주식회사 등기이사이자 위례투자 2호 사내이사입니다.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며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도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다시 주목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입니다. 정 전 기자는 9월 14일 사표를 냈고 MBC는 당일 수리했는데요. 10월 1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정시내 기자가 대장동) 게이트가 불거지자 3억 원 퇴직금도 안 받고 퇴직했는데, 겸업금지 위반으로 징계를 받아야 하나 MBC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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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MBC 저녁종합뉴스’ 보도 내용 분석(9/12~11/10) ©민주언론시민연합

 

 

네이버에서 ‘화천대유’라고 검색했을 때 나오는 MBC 저녁종합뉴스 ‘뉴스데스크’ 보도 총 100건의 내용도 분석했습니다. MBC 역시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실·주장 전달(44%)과 정치공방(31%)에 치우쳤고, 심층취재는 14%(14건)였는데요.

 

다만, MBC는 언론윤리 문제를 다루긴 했습니다. 10월 11일 MBC 뉴스데스크 팩트체크 코너 ‘알고보니’에서였습니다. <알고보니/“좋아하는 형님들”‥김만배 어떤 기사 썼길래>에서는 “(김만배 씨는) 2004년 머니투데이 이직 후, 그가 17년 동안 쓴 기사는 550여 개”로 “특히 관심 분야는 검찰, 법원 인사와 하마평 관련 기사”인데, “(박영수 전 특검과 곽상도 의원에 대한) 각종 찬사와 함께 퇴임과 변호사 개업 소식”을 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씨가 2015년 화천대유를 설립하고 대장동 분양이 시작된 2018년 이후 “4년 동안 쓴 기사는 단 4건”이었다며 기자로서 본분을 다하지 않았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태를 단순히 김 씨 개인의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출입처의 은밀한 관행, 특히 언론인의 이해충돌 문제를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 언론계 스스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언론윤리 문제를 다뤘지만, 그게 전부였습니다. 네이버에서 ‘화천대유’로 검색해서 나온 MBC 방송 보도를 모두 살펴봐도 동일했습니다. 정시내 전 MBC 기자가 언론윤리 위반으로 비판받고 있지만, 이 문제는 전혀 다루지 않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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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다루며 ‘언론인 이해충돌’ 다룬 MBC(10/11)

 

YTN ‘뉴스가 있는 저녁’, 기자-법조인 공생관계 비판

앞서 밝힌 대로 배성준 전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은 2019년 YTN에서 머니투데이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 7호 지분을 100% 소유해 120억 원을 배당받은 것으로 밝혀졌죠. 화천대유와 자회사 천화동인이 설립된 2015년 배 씨는 YTN 소속 기자였습니다. 따라서 YTN이 대장동 의혹을 보도하며, 배 씨 혹은 언론윤리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주목됐는데요.

 

네이버에서 ‘화천대유’라고 검색했을 때 나오는 YTN 저녁종합뉴스 ‘뉴스나이트’ 보도 총 211건을 분석했습니다. YTN도 앞선 두 언론사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실·주장 전달(43%)과 정치공방(26%)에 치우쳤고, 심층취재는 8%(17건)였으며 언론윤리 문제 보도는 없었습니다. <나이트포커스/윤석열 부친-김만배 누나 19억 원 주택 거래>(9월 29일)에서 “김만배 씨 누나가 윤(석열) 전 총장 아버지 집을 묘한 시점에 매입”했다며 김 씨가 법조기자 출신이라는 사실과 ‘법조카르텔’이라는 용어를 언급하긴 했지만, 언론윤리 위반에 대한 지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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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YTN 저녁종합뉴스’ 보도 내용 분석(9/12~11/10) ©민주언론시민연합

 

 

다만 네이버에서 ‘화천대유’로 검색해서 나온 YTN 방송 보도를 살핀 결과, 9월 30일 YTN ‘뉴스가 있는 저녁’ <기자와 법조인의 공생 관계? “형-동생 하는 사이?”>에서는 기자와 법조인의 공생관계를 지적했습니다. 배 씨에 대해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7호의 최대주주도 김(만배) 씨와 함께 일한 법조기자 출신”이라며 “화천대유를 둘러싼 의혹의 중심에는 검찰과 법원, 언론까지 법조 카르텔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비판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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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다루며 ‘법조기자단 문제’ 다룬 YTN(9/30)


언론윤리 위반한 언론인, 언론 스스로 엄벌해야

머니투데이 취업규칙에는 “머니투데이 직원은 회사의 사전승인 없이 회사 업무 이외의 다른 직무나 영리 사업에 종사해서는 안 된다”, “개인 이익을 위해 직무상 권한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 가치와 문화를 규정한 ‘머니투데이 미디어 레드북’도 같은 맥락입니다. ‘핵심가치를 지키기 위한 머니투데이 구성원의 태도 : 행동원칙’에는 “‘펜의 힘’과 ‘회사 브랜드’를 이용해 사익을 위하지 말자”고 나와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주요 직급별 역할과 책임 : 기자’에서도 “기자는 회사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가벼운 행동이나 부적절한 처사로 회사의 품위를 훼손하지 않는다”, “미디어의 브랜드와 펜의 힘을 사유화하지 않는다”고 돼 있죠.

 

MBC 취업규칙도 마찬가지입니다. “직무 이외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에 종사함으로써 직원의 직무능률을 떨어뜨리거나, 직무에 부당한 영향을 끼치거나, 회사의 이익과 상반되는 이익을 취득하거나 회사에 명예스러운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행위는 겸업을 금지”하게 돼 있습니다.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올해 1월 19일 선포한 ‘언론윤리헌장’도 “품위 있게 행동하며 이해상충을 경계”하라며 “윤리적 언론은 높은 도덕성을 유지하고 언론의 힘을 사적으로 남용하지 않으며 이해상충을 경계하고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언론사 취업규칙이나 언론윤리헌장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언론인이 그 의무를 다하기 위해 언론윤리를 지키는 것은 마땅한 일입니다. 앞서 언급한 ‘언론인’들이 언론윤리를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명확한데요.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처럼 언론윤리를 지키지 않은 언론인을 언론 스스로 엄벌하지 못한다면, 언론인이 언론윤리를 아무렇지 않게 위반하는 일은 끊임없이 되풀이될지도 모릅니다.

 

* 모니터 대상 : 2021년 9월 12일~11월 10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화천대유’ 검색 시 나온 머니투데이‧뉴스1‧뉴시스 보도 전체, MBC‧YTN 방송 보도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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