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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직전까지 30% 그친 정책·공약 보도, 부동산·개발 절반
등록 2021.04.0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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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직전까지 30% 그친 정책·공약 보도, 부동산·개발 절반

소수정당·무소속 후보 언급 소폭 증가, 화젯거리 소비 여전

 

2021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미디어감시연대는 6개 종합일간지(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한국일보), 2개 경제일간지(매일경제, 한국경제),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 저녁종합뉴스의 3월 5주차(3월 29일~4월 4일) 선거보도를 분석했습니다.

 

선거일 1주 전 선거보도 14%

선거를 1주일 앞둔 3월 5주차 전체보도 3,363건 중 선거보도는 472건으로 14%를 차지했습니다. 3월 4주차 12.9%에서 소폭 증가했습니다. 이어 개별보도 형식을 분석했습니다. 분류기준은 정보전달과 해석에 초점을 맞춘 기사는 ‘일반’, 발언이나 정책 등 사실관계 확인에 초점을 맞춘 기사는 ‘팩트체크’, 신문 사설이나 내외부 필진이 작성한 오피니언, 방송 저녁종합뉴스 앵커 논평 등은 ‘사설·오피니언’, 출마 후보자 인터뷰 기사는 ‘인터뷰’, 그밖의 형식은 ‘기타’입니다.

 

분석결과 일반으로 분류된 기사가 374건(79%)로 가장 많았고, 사설‧오피니언 47건, 팩트체크 8건, 인터뷰 7건, 기타 36건 순입니다. 지난 기간에 비해 팩트체크 보도가 늘었는데 SBS <첫 TV 토론 격돌…쏟아진 말말 따져보니>(3월 30일 이현영 기자) 등 토론회에서 나온 발언 일부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주를 이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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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 보도형식 분석(3/29~4/4)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공약 언급, 검증보도 소폭 증가

3월 5주차 서울시장 보궐선거 보도 중 정책‧공약을 언급한 보도는 161건(34%)입니다. 3월 4주차 27%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선거운동 막판에 진행된 토론회와 선거유세 현장에서 후보자들이 정책 및 공약을 언급한 영향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거 1주일 전에도 정책‧공약을 언급한 보도가 34% 수준이라는 점은 선거보도 질이 크게 향상됐다고 보기 힘듭니다. 첫 분석기간인 2월 4주차와 3월 1주차의 36% 수준도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선거 시작부터 끝까지 유권자는 정책‧공약에 쉽게 접근하지 못했고, 필요한 보도를 찾아서 봐야 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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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보도 정책·공약 언급 여부 분석(3/22~28) ©민주언론시민연합

 

3월 5주차 분석에서는 정책‧공약 검증보도의 비중이 소폭 증가했습니다. 정책‧공약을 언급한 보도 161건 중 검증이 이뤄진 보도는 22건으로 13.7%였습니다. 3월 4주차 오세훈-안철수 단일화에 대한 집중 보도로 4.3%까지 떨어진 검증보도가 그나마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입니다. 여러 매체가 시민단체 협력, 자체 검증을 통해 후보자 정책을 검증하는 기획을 보도한 영향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책‧공약 언급 보도 중 검증이 이뤄진 경우가 여전히 13.7% 수준이란 점은 선거 1주일을 앞두고도 유권자가 공약 검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환경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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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 보도 중 정책·공약 언급 개수 및 검증 여부 분석결과(3/29~4/4) ©민주언론시민연합

 

언급된 정책 중 ‘부동산·개발’ 절반 차지

선거일 직전 분석에서도 가장 많이 다뤄진 정책은 부동산‧개발이었습니다. 부동산‧개발 정책은 159회(50%)로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3월 4주차 8%를 기록한 청년 정책은 3월 5주차에 37회(12%) 등장해 비중이 늘었습니다. 거대 양당 후보가 앞다퉈 청년을 대상으로 한 정책을 발표했고, 이를 다룬 보도가 늘어난 영향입니다. 3월 5주차에는 성평등‧소수자, 여성, 환경 정책도 등장횟수가 증가했습니다. 선거일이 가까워오자 소수정당, 무소속 후보의 정책이 다뤄진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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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 보도 정책분야 분석(3/29~4/4)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수정당‧무소속 후보 언급 비중 소폭 증가

3월 5주차에도 주로 다뤄진 후보는 거대 양당의 두 후보입니다. 박영선 후보 313회(41%), 오세훈 후보 287회(38%)로 두 후보가 전체의 80%대를 차지했습니다. 소수정당, 무소속 후보들은 그나마 3월 4주차에 비해 등장횟수가 늘었습니다. 거대 양당 후보를 제외한 10명의 후보가 모두 등장했고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 미래당 오태양 후보, 진보당 송명숙 후보, 무소속 신지예 후보는 12~14회(2%) 등장했습니다. 다양한 소수정당, 무소속 후보가 다뤄진 점은 긍정적이나 거대 양당 후보에 쏠려 있는 문제는 여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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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 보도 후보자 등장 횟수 분석(3/29~4/4) ©민주언론시민연합

 

 오세훈 내곡동 땅 의혹, 막판 선거보도 영향

거대 양당 후보들이 다뤄진 보도 주제에서는 3월 4주차와 양상이 비슷했습니다. 박영선 후보가 주로 다뤄진 보도에서는 행보 관련 내용이 157회(29%)로 가장 많았습니다. 3월 4주차에서 확인된 박영선 후보 관련 논란과 오세훈 후보 관련 논란이 비슷한 비중으로 다뤄진 경향도 일치합니다. 박 후보가 주로 다뤄진 보도에서 박 후보 관련 논란은 90회, 오 후보 관련 논란은 91회 다뤄졌습니다.

 

오세훈 후보가 주로 가뤄진 보도 역시 대체적인 경향은 비슷합니다. 오 후보 행보 관련 내용이 139회(28%)로 가장 많았습니다. 하지만 행보가 논란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은 3월 4주차 분석과 달리 5주차에서는 오 후보 관련 논란이 121회(24%)로 비슷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선거 막판까지 이어진 내곡동 땅 관련 의혹이 지속적으로 다뤄진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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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 박영선, 오세훈 후보 보도내용 분석(3/29~4/4) ©민주언론시민연합

 

후보자 여론조사 보도 소폭 증가

3월 5주차에는 33건(7%)의 후보자 여론조사 언급 보도가 확인됐습니다. 3월 4주차 12%에 비해 감소한 결과입니다. 거대 양당 후보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언급 보도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3월 5주차에는 선거보도 공표 금지가 시작되면서 관련 보도가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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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 보도 후보자 여론조사 결과 언급 여부 분석결과(3/29~4/4) ©민주언론시민연합

 

막판에야 등장한 소수정당 후보, 화젯거리 소비에 그쳐

3월 5주차 분석에서 가장 큰 변화는 소수정당, 무소속 후보를 다룬 보도가 늘어난 점입니다. 그러나 이를 긍정적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소수정당, 무소속 후보를 외면하던 보도행태에서 화젯거리로 소비하는 보도행태로 바뀐 게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 <신지예‧신지혜 ‘원조 페미니스트’ 경쟁… 민생당 이수봉, 빅2와 TV토론 출연도>(4월 2일 김형원 기자)는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와 무소속 신지예 후보 등 소수정당, 무소속 후보를 다룬 기사입니다. 하지만 내용은 가십성, 화젯거리에 가까웠는데요. 조선일보는 “‘페미(니스트) 시장’으로 소개한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 “‘최초의 페미니스트 후보’라며 나섰던 무소속 신지예 후보”라는 설명 이후 “두 후보의 이름이 비슷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누가 진짜 페미니스트냐’는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후보자의 정책‧공약 언급은 없고 ‘이름이 비슷해서 논란’이라는 내용만 다뤘습니다.

 

조선일보 보도는 소수정당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제공이 아닙니다. 오히려 소수정당, 무소속 후보를 화젯거리 정도로 소비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소수정당, 무소속 후보들이 내세운 의미 있는 공약과 가치관을 폄훼하는 보도태도입니다. 유권자가 두 후보의 이름이 비슷해 헛갈려 한다면 언론은 두 후보를 구별할 수 있도록 정책‧공약 차이를 비롯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당연한 언론의 역할을 조선일보에서는 선거 막판까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1년 3월 29일~4월 4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보도,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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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모니터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