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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협회 부수공사 내부폭로, 언론은 ‘언론계 부정부패’에 침묵했다
등록 2021.02.26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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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신문부수 인증기관인 ABC협회 부수공사가 조작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미디어오늘 <단독/ABC협회 내부폭로 “현실에 없는 유료부수 버젓이 발표”>(2020년 11월 10일)에 따르면 ABC협회 내부 관계자들은 부수공사에서 유료부수가 실제보다 높게 집계되도록 왜곡되고 있다며 관리감독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진정서 접수 후 현장조사에 나섰고, 미디어오늘 <문체부, 조선일보 유료부수 116만? 부풀리기 정황 잡았다>(2월 15일 정철운 기자)는 문체부 조사결과를 입수해 ABC협회 공표 결과와 큰 차이가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ABC협회 부수조작 의혹이 어떤 의미인지 정리하고, 이에 관한 언론 보도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했습니다.

 

세금으로 조성된 보조금과 ABC협회 부수공사

ABC협회 조사결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국민 세금으로 지급되는 보조금과 정부광고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신문사들은 언론진흥재단을 통해 ‘신문 및 잡지의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지원’ 명목의 보조금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광고 대행도 언론진흥재단을 통해 이뤄집니다. 이 과정에서 ABC협회 유료부수 공사결과가 주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즉, ABC협회 부수공사에서 많은 부수량을 기록하면 그만큼 많은 정부 보조금을 받게 됩니다. 주요 신문에 지급된 보조금과 정부광고 금액은 수십억 원에 이릅니다.

 

ABC협회 공사가 왜곡됐다는 점이 드러날 경우 그간 신문사들이 지급받아온 보조금과 정부광고 수익에 대한 환수가 언급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확하지 않은 자료로 받은 부당한 지원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정확한 유료부수 산정과 그에 따른 정당한 지원을 위해 정직한 유료부수공사제도 마련 등도 논의돼야 합니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언론진흥재단 보조금과 정부광고 집행에 대한 감시 역시 필요합니다. ABC협회 부수공사 조작 의혹은 신문시장을 왜곡하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치는 대표적인 ‘부정부패 사건’으로 이처럼 언론이 보도해야 할 여러 쟁점이 있습니다.

 

언론계 부정부패 고발되자 대부분 언론은 침묵

그러나 ABC협회 부수공사 조작 의혹을 꾸준히 다룬 언론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ABC협회 내부폭로가 알려진 2020년 11월부터 2021년 2월 26일까지 뉴스 빅데이터 분석서비스 빅카인즈를 활용해 ‘ABC협회’를 분석한 결과, 관련 보도는 26건입니다. 그 중에서 자사 소식을 알리는 보도를 제외하면 ABC협회 부수공사 조작 의혹과 관련된 보도는 15건에 그쳤습니다.

 

대부분 보도는 올해 2월에 집중됐습니다.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관련 질문에 답변을 했기 때문입니다. 15건 중 11건은 KBS <황희 “ABC 부수조작 의혹 감사…수사 의뢰도 검토”>(2월 25일)처럼 황 장관의 발언을 전달하는 보도였습니다. 이번 사안을 제대로 다룬 기사는 2020년 11월 미디어오늘 ‘ABC협회 내부폭로 보도’ 인용에 이어 ABC협회 내부고발자를 인터뷰한 중앙일보 보도 3건, 문제점을 깊이 있게 짚은 YTN <뉴있저/ABC협회 신문부수 조작 의혹…“국민 혈세 부당하게 챙긴 것”>(2월 25일)뿐입니다.

 

더 많은 언론의 관련 보도를 확인하기 위해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ABC협회”를 검색했습니다. 빅카인즈에 비해 보도량은 늘었지만, 보도흐름은 유사했습니다. 2월 26일 오후 6시 기준 122건이 검색됐고, 부수조사 조작의혹 관련 보도는 72건이었습니다. 하지만, 내부폭로가 알려진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보도는 8건에 불과했습니다. 올해 1월 미디어오늘 관련 보도 1건을 제외한 63건 보도는 2월 황희 장관,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 등 정치권에서 ABC협회 문제를 언급한 이후 등장했습니다. ABC협회 부수조사를 기반으로 수십억 원대 지원금을 받아온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매일경제, 국민일보, 서울신문은 관련 보도가 없었습니다.

 

ABC협회 부수공사 조작의혹 관련해 보도한 언론

(빅카인즈 기준)

ABC협회 부수공사 조작의혹과 관련해 보도한 언론

(네이버 기준)

강원도민일보

중도일보

경기신문

서울경제

경기일보

중부일보

경상일보

스카이데일리

경상일보

중앙일보

굿모닝경제

아시아경제

경인일보

충청투데이

굿모닝충청

아시아투데이

광주일보

한국경제

기자협회보

연합뉴스

머니투데이

한국일보

뉴스1

오마이뉴스

서울경제

한라일보

뉴스프리존

중부일보

전남일보

KBS

뉴시스

중앙일보

전북일보

YTN

로이슈

파이낸스투데이

제민일보

 

리버티코리아포스트

한국경제

 

머니S

한국일보

머니투데이

한스경제

미디어스

KBS

미디어오늘

MBC

브레이크뉴스

NSP통신

브릿지경제

YTN

비즈니스포스트

 

△ 빅카인즈, 네이버 기준 ‘ABC협회 부수조사 조작의혹’ 관련해 보도한 언론 (2020/11/1~2021/2/26)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의 성역 없는 감시에 ‘언론’은 왜 제외되나

언론의 역할이 성역 없는 감시라는 것은 모든 언론인이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언론계 부정부패 앞에서 우리 언론은 늘 ‘언론’을 성역으로 취급해왔습니다. 언론계 대표적인 부정부패 사건이 될 수 있는 ‘신문 부수공사 조작의혹’ 사건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면 떨어진 언론 신뢰도는 회복될 수 없습니다. 만약 언론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 수십, 수백억 원의 세금이 정확하지 않은 조사를 기반으로 지급됐다면 지금처럼 침묵을 지키는 언론이 얼마나 될까요? ABC협회 부수공사 왜곡을 다루지 않고 침묵하는 언론의 모습은 언론 스스로가 개혁의 대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0년 11월 1일~2021년 2월 26일 빅카인즈, 네이버에서 ABC협회 검색 후 나온 보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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