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9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선정사유 보고서
등록 2020.11.10 11:05
조회 457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시민의 눈으로 유익한 보도를 발굴해 소개하는 ‘이달의 좋은 보도상’ 9월 수상작으로 신문부문 경향신문 <짧은 숨의 기록>, 온라인부문 한겨레21 <피해자의 입을 막는 것>, 시사프로그램부문 KBS ‘시사기획 창’ <론스타 17년 원죄와 면죄부>가 각각 선정되었다. 방송, 대안미디어, 일반프로그램 부문은 수상작이 없다.

 

○ 수상작

시기

구분

보도(프로그램)

9월

신문

경향신문 <짧은 숨의 기록>

방송

없음

온라인

한겨레21 <피해자의 입을 막는 것>

대안미디어

없음

시사프로그램

KBS ‘시사기획 창’ <론스타 17년 원죄와 면죄부>

프로그램

없음

 

신문부문

경향신문 <짧은 숨의 기록>

(8/20~9/1, 조문희‧김희진‧탁지영‧조해람‧오경민 기자)

 

경향신문은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 20주년을 맞아 아동학대보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영아학대 사망을 다루며 취약집단의 단면을 취재했다. 영아는 학대로 가장 많이 숨지는 취약집단이지만, 제대로 조명 받은 적이 없었다. 보건복지부가 아동학대‧사망 관련 통계를 내놓고 있지만, 현실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언론보도, 판결문, 무연고 장례 시행 목록 등을 참조로 통계에 잡히지 않은 영아학대 사망 사례를 발굴했다. 이를 바탕으로 영아학대 유형을 열 가지로 나누어 파악하고, 사건 전후 맥락을 살피며 구조적인 예방 대책까지 모색했다.

경향신문은 아이를 키우기 힘든 사회·경제적 요인과 양육미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영아사망 사건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양육지원과 부모교육 등 종합대책을 주문했다. 사망한 영아 외에 유기되었다가 살아남은 아동의 경우 출생등록 절차가 복잡하고, 학대로 사망한 영아의 형제도 피해자일 가능성이 높지만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점까지 꼼꼼하게 살폈다.

그동안 아동학대 관련 보도는 ‘끔찍한 범죄’로 치부하고, 가해 부모를 비난하는 데 초점을 둔 경우가 많았으나, 경향신문은 사안을 깊이 있게 들여다봄으로써 차별성을 보였다. 이에 경향신문의 <짧은 숨의 기록>을 2020년 9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신문부문에 선정했다.

 

온라인부문

한겨레21 <피해자의 입을 막는 것>

(7/24, 박현정‧서보미‧박태우‧고한솔 기자)

 

한겨레21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폭로 사건 이후 벌어진 ‘2차 가해’ 논란을 면밀히 짚고, 피해자 보호를 위한 사회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집중 보도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권력형 성범죄 이후 성인지 감수성은 우리 사회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피해 고발 시점을 문제 삼거나 사건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등 2차 가해가 벌어지며 사회적 갈등도 크게 일고 있다.

한겨레21은 이런 갈등의 배경을 짚기 위해 직장 내 성평등 인식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성별, 연령별로 성인지 감수성 차이가 극명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사회 내 성인지 감수성 수준이 다양한 상황에서 주관적 시각으로 특정 사안의 진위를 판단하려 할 경우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어 직장 내 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들의 사례와 증언을 토대로 성차별적 사회 구조에서 피해가 반복되는 현실을 짚었다.

그간 언론의 성폭력 범죄 보도는 가해자를 비난하거나 피해를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반면, 한겨레21은 사건 자체에 몰두하지 않고, 갈등이 발생하는 원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논란이 되는 이슈를 피하지 않고 용기 있게 직면한 자세도 돋보였다. 이에 한겨레21의 <피해자의 입을 막는 것>을 2020년 9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보도상’ 온라인부문에 선정했다.

 

시사프로그램부문

KBS ‘시사기획 창’ <론스타 17년, 원죄와 면죄부>

(8/29,탐사보도부‧정치부 최문호‧송명희‧석혜원 취재기자, 안용습‧김재현 촬영기자, 박혜숙 작가, 이정숙 취재작가, 성동혁 편집감독)

 

KBS ‘시사기획 창’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매각하고, 국제투자분쟁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한국 경제관료의 무책임과 진실 은폐, 론스타 공모정황을 종합적으로 정리했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하여 9년 동안 4조 6천억 원을 벌고 2012년 한국을 떠났다. 같은 해 론스타는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에 5조 6천억 원 규모의 국제분쟁을 제기했다. 패소할 경우 국민 1인당 10만 원씩 내야 하는 액수지만 정부는 최근까지도 비밀주의를 고수해왔다. 소송 개시 이후 8년이 지나며 국민의 관심도 낮아진 상태다.

KBS ‘시사기획 창’은 정부와 론스타가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에 제출한 준비서면과 론스타가 증거로 제출한 ‘론스타-하나금융 간 상사중재 결정문’을 입수하여 금융당국의 진실 은폐와 론스타와의 공모 정황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론스타 전문가들과 함께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려는 분석도 시도했다. 특히, 2020년 1월 KBS ‘9시뉴스’는 <론스타 ISD 5조원 소송의 실체>로 ‘이달의 좋은 보도상’ 방송부문을 받았는데, 한 방송사가 수개월에 걸쳐 한국 역사상 최악의 외국자본 먹튀 사건으로 꼽히는 ‘론스타 사태’를 끈질기게 추적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이에 KBS ‘시사기획 창’ <론스타 17년, 원죄와 면죄부>를 2020년 9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시사프로그램부문에 선정했다.

 

한편,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시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시민의 입장에서 유익한 보도를 발굴해 현장 언론인을 격려하는 ‘이달의 좋은 보도’를 매달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방송사, 일간지, 온라인, 대안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직접 모니터하여 우수한 기사와 프로그램을 찾아내고, 시민들에게 소개하여 좋은 보도를 적극 지원하자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민언련 자체 추천뿐 아니라 기자, PD 등 현장 언론인들의 직접 추천도 접수하고 있다.

 

monitor_20201109_218_9월 선정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