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8월 ‘이달의 좋은보도상 선정위원회’ PICK
등록 2020.09.0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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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 좋은 보도상 선정위원회’는 매달 신문, 방송, 온라인, 대안미디어, (일반)프로그램, 시사프로그램 등 6개 부문의 좋은 보도(프로그램)를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습니다. 선정위원회에서는 최종 심사마다 수상 후보를 놓고 열띤 토론이 펼쳐집니다. 해당 부문에서 수상작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후보별로 각축을 벌이는 때가 더 많습니다.

 

선정위원회는 시민들에게 좋은 언론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아쉽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우수한 보도와 프로그램 후보작을 골라 공개하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의 문제가 여러 가지로 심각하지만, 그 가운데도 세상을 바꾸는 좋은 언론이 있습니다. 저널리즘 본령의 가치를 찾고 언론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보도가 더 많이 생산되고, 더 많이 알려지길 바라면서 2020년 8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보도상 선정위원회’ PICK을 소개합니다.

 

○ ‘이달의 좋은 보도상 선정위원회’ PICK

시기

구분

보도(프로그램)

8월

신문

없음

방송

MBC 뉴스데스크 <사람이, 또 떨어진다/추락사 1136 추적보도>

대안미디어

없음

온라인

뉴스타파 <나의 참혹한 대한민국>

시사프로그램

KBS 시사기획 창 특집 <다큐톡 : 촉법소년>

(일반)프로그램

없음

 

방송부문

 MBC 뉴스데스크 <사람이, 또 떨어진다/추락사 1136건 추적보도>

(6/29~7/3, 김세로·백승우·남재현·장슬기 기자 등)

 

MBC 뉴스데스크는 6월 29일부터 7월 3일까지 9건의 보도를 통해 최근 3년간 일터에서 추락사한 1,136명의 죽음을 짚어보며 산업재해 중 절반을 차지하는 추락사고 문제를 깊이 있게 다뤘다. 최근 JTBC를 비롯해 여러 언론사가 산업재해 관련 기획보도를 내놓고 있는데, MBC는 다른 산업재해 보도보다 여러 측면에서 차별성을 보였다. 먼저 산업재해 유형을 종합적으로 다루기보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추락사고에 집중한 것이 돋보였다.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후진적인 추락사고를 통해 우리 사회 노동현장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드러냈다. 보도의 전체적인 구성도 뛰어났다. MBC는 추락사고 피해자들이 착용한 안전모를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이 산업재해 피해자들에 공감하도록 심리적 거리를 좁힌 후 사업장 안전관리 실태, 솜방망이 처벌, 사측의 책임회피 관행 등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했다.

 

이번 MBC 보도는 지난해 호평을 받은 경향신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기획의 방송버전이라고 할 정도로 유사한 점이 많았다. 법원 판결문을 분석한 자료수집 방법과 데이터를 이미지로 보여주어 문제점을 환기한 접근법, 인터랙티브 뉴스페이지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 연계방식 등도 그렇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산업재해 자체에 집중하여 산업재해 발생 시간, 유형, 사업장 등을 분석해 통계를 내고 나머지는 르포 기사나 외부기고가 의견기사로 처리한 반면, MBC 뉴스데스크는 산업재해 유형을 추락사고로 한정하여 사측 책임과 법원 양형기준의 문제점 등을 확실히 인식하는 데 비중을 두었다.

 

온라인 부문

뉴스타파 <나의 참혹한 대한민국>

(7/23~7/29, 김새봄 PD)

 

뉴스타파는 두 명의 북한이탈 여성이 겪은 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 사례를 심층 취재했다. 성폭력 가해자는 탈북자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수사․정보기관 관계자들이었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2013년 탈북한 한서은 씨(가명)는 신변보호관을 통해 소개받은 정보사 소속 김 모 상사와 성 모 중령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고, 다른 피해자 배유진 씨(가명)는 신변보호관 김 모 경위에게 수차례 성폭행 당했다.

 

뉴스타파는 두 사람의 피해가 장기간 반복된 배경으로 감시와 통제가 일상화된 북한 체제와 언제든 북송될 수 있는 탈북과정의 경험을 꼽았다. 이들에게 ‘저항’은 곧 죽고 사는 문제와 연결되었고, 결국 저항 대신 투항을 택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뉴스타파는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 반복 노출되며 학습된 무기력과 남한사회 내 북한이탈 주민들을 향한 혐오도 피해자들을 저항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정보사령부 소속 군인과 신변보호관 등과 형성된 위력․위계 관계도 반복된 성폭력 원인으로 꼽았다.

 

뉴스타파는 취재과정에서 피해자인 배 씨와 한 씨가 만나 피해 사실, 가해자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 등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피해자들의 연대를 만들기도 했다. 배 씨는 이 과정에서 용기를 얻어 피해 사실을 공론화하고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번 보도는 북한이탈 여성이라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피해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구조적 원인을 짚었으며, 피해자 간 연대를 통해 위력에 의한 성범죄를 공론화한 점에서 높이 평가받을 수 있다.

 

시사프로그램

KBS 시사기획 창 <다큐톡 : 촉법소년>

(7/18, 유원중 시사제작2부장·모은희 시사기획 창 팀장)

 

KBS 시사기획 창은 청소년이 잔혹한 범죄를 벌일 때마다 논란에 휩싸이는 소년법 개정 이슈를 새로운 방식의 시사대담 프로그램으로 다뤘다. 자료영상을 통해 청소년 범죄와 소년법에 대한 시청자의 이해를 도운 뒤, 소년법 개정에 찬성하는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과 개정에 반대하는 박준영 변호사가 진행자 정세진 씨와 별도의 심층 대담을 각각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한 것이다. 토론자들끼리 직접 맞붙는 방식이 아니라 사회자와 개별 대담을 통해 의견을 교류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소모적 논쟁을 벌이지 않으면서도 각 토론자의 논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본 방송에서 부족했던 소년법 개정 찬반 논의는 같은 날 유튜브를 통해 추가로 진행했다.

 

텔레그램 성착취물 거래사건 등 우리 사회를 달군 범죄 피의자들이 10대로 밝혀지며 소년법 개정 또는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소년범을 엄벌한다고 해서 범죄가 줄어들지 않기에 형벌은 최후의 처벌수단이어야 하며, 교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반대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시사기획 창은 청소년 처벌 강화와 교화 강화 사이의 접점을 찾으려 생산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소모적 논쟁으로 시청자에게 피로감을 주는 대신 청소년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논하면서도 범죄 피해자들의 인권보호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소년법 개정 논란과 시민의 공분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소년법 개정 논란이 일고 있는 근본 원인을 짚으며 피해자 인권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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