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의 문제발언 중 핵심을 뽑아 알려드리는 ‘종편 뭐하니?’입니다. 7월 28일 종편에서는 출연자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상대로 안주를 씹어서 술은 많이 팔리는데 안주가 안 팔릴 정도”라며 호프집 풍문을 의견으로 냈고요.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남북 이면합의’ 의혹 관련 대담 중 그동안 남북관계 발전의 성과마저 무시하는 듯한 발언이 나오기도 했어요.

1. 호프집 풍문 전하는 게 시사대담?

7월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한홍 미래통합당 의원이 고기영 법무부 차관을 향해 “동부지검장으로 근무하다 갑작스럽게 차관 발령이 났는데, 추미애 장관 아들 (군복무 의혹) 수사와 관련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물었고, 추미애 장관은 “소설을 쓰시네”라며 반발했어요. 윤 의원과 추 장관의 언쟁은 이어졌고 결국 법사위 전체회의가 파행됐죠.

MBN <뉴스와이드>(7월 28일)도 관련 대담을 진행했어요. 그런데 출연자 정태근 미래통합당 전 의원이 뜬금없이 호프집 풍문을 의견으로 내놨어요. “요즘 아마 호프집에서 이런다는 거다. 추미애 장관, 김현미 장관 때문에 열 받아서 술을 많이 먹는데 술집 주인들이 안주는 안 나간다고 한다. 왜 안주는 안 나가냐면 저분들 상대로 계속 안주를 씹어대 가지고 술은 많이 팔리는데 안주가 안 팔릴 정도라고, 지금 국민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이에요. 진행자 백운기 씨도 황당했는지 정태근 씨에게 진지한 어투로 “적절한 인용이었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는데요. 정 씨는 여전히 발언의 문제점을 모르는 듯한 태도로 “실제 있는 일”이라고 답했어요.

정태근 씨, 지인들끼리 사석에서 하는 말을 방송에 그대로 옮기는 건 시사대담 프로그램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행위예요. ‘미래통합당 전 의원’이라는 직함을 달고 출연하는 만큼, 근거 없는 호프집 풍문을 퍼 나르며 비웃음 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 MBN <뉴스와이드>(7월 28일) https://muz.so/ac32

2. 박지원 ‘이면합의’ 의혹 놓고 섣불리 ‘가짜평화’ 언급한 김진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남북 이면합의’ 의혹이 불거졌어요.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3년간 총 30억 달러를 지원한다는 ‘경제협력 합의서’에 박 국정원장이 서명했다는 문건을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제시하면서부터였죠. 박 국정원장은 강력하게 부인했고, 청와대는 해당 문건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어요.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7월 28일)는 주 원내대표가 제시한 문건의 진위를 파악할 수 있는지를 놓고 대담을 진행했어요. 법조계 출연자들은 모두 ‘진위파악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어요. 그러자 진행자 김진 씨는 “이미 국민적인 의혹은 생겨버렸고 이 어마어마한 의미를 담고 있는 논란이기 때문에”, “과연 정말로 기록적인 남북 간의 평화 무드를 이끌었던 남북정상회담을 ‘막대한 돈을 주고 산 가짜 평화냐’라는 논란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문건의 진위를 밝히기 힘들 것”이라며 출연자 발언을 정리하는 듯하면서 본인 의견을 덧붙였는데요.

국민이 알지 못하는 남북 간 이면합의가 있다면 진위는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해요. 박 국정원장도 청문회에서 “(이면합의서에) 서명한 사실이 있다면 사퇴를 포함해 제 인생에 대한 모든 걸 책임지겠다”고 했어요. 언론이 이런 사안을 다룰 땐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해요. 미래통합당이 의혹을 제기하며 ‘가짜 평화’라는 단어를 썼다고 해서, 진행자도 덩달아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죠. 정치인은 자신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정치적 단어’를 만들어내요. 정쟁 프레임에 갇혀버린 단어를 언론이 문제의식 없이 그대로 전달하는 순간, 프레임은 확대 재생산돼요. 아직 진위여부도 밝혀지지 않은 문건에 “‘막대한 돈을 주고 산 가짜 평화냐’라는 논란”이라는 수식어가 굳이 필요했을까요? 언론이 더 이상 정치권 언어만 좇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7월 28일) https://muz.so/ac34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7월 28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뉴스A라이브>,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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