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종편 뭐하니?] TV조선 윤태윤, 진행자인가 검찰 대변인인가
등록 2020.07.03 14:28
조회 1312

종편의 문제발언 중 핵심을 뽑아 알려드리는 ‘종편 뭐하니?’입니다. 7월 1일 종편에서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듯한 대담이 많이 등장했어요. 출연자가 검언유착 의혹의 제보자 이력을 거론하며 ‘수상하다’고 하거나, 진행자까지 적극 나서 검언유착 의혹을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죠.

 

한편 6월 30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는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했어요. MBN에서는 이 내용을 전하며 홍콩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조슈아 웡 데모시토당 비서장을 중국의 ‘1호 체포’ 대상이라고 반복해서 말했어요.

 

1. ‘검언유착’ 제보자 공격하려고 ‘개검들’까지 들먹인 정옥임

최근 종편은 검언유착 의혹 사건으로 방송을 채우고 있어요. 사건 파장이 윤석열 검찰총장까지 퍼지고 있는 양상이라 그럴 텐데요. 참고로 종편에선 윤 총장 엉덩이에 종기가 생겨도,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3위를 해도 주요 주제로 삼을 만큼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월 1일)에 출연한 정옥임 전 새누리당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스트레스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아닐까” 한다며 윤 총장 건강 걱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더니, ‘제보자를 믿을 수 없다’며 검언유착 의혹의 본질을 흐리는 발언만 이어갔어요. 제보자를 가리켜 “사기와 횡령으로 아주 개인 이력이 화려한 사람”이라며 “결국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잡기 위해서 최측근이 연루됐다고 해가지고 지금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한 거예요. 정옥임 씨는 “X검들 이제 기다려라, 그거 ‘개검들’이라는 소리인가?”라며 제보자의 SNS 게시물을 읽고는 “여러 가지로 논란이 많은 사람”이라고 단정했어요.

 

‘사기와 횡령으로 개인 이력이 화려한 사람’으로는 총 11회 형사처벌을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있는데요. 과거 정옥임 씨는 이 전 대통령의 화려한 이력과 상관없이 이 전 대통령을 신뢰하고 함께 일했죠. 즉, 제보 내용의 신빙성이 아니라 제보자 신상을 갖고 특정 사건을 문제 삼는 건 잘못되었다는 거예요. 정옥임 씨의 이런 시각이야말로 ‘검언유착’ 본질을 흐리려는 프레임에 불과해요. 부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제대로 봐주길 바라요.

 

☞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월 1일) https://muz.so/acgu

 

2. 검찰 입장 두둔한 TV조선 <신통방통> 진행자

검언유착을 다루면서 검찰 입장만 두둔한 종편 진행자가 있어요. TV조선 <신통방통> 윤태윤 씨예요. 7월 1일 방송에서 진행자 윤태윤 씨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 의문을 제기한 출연자를 상대로 적극 반론을 폈어요.

 

출연자 이승훈 변호사는 채널A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협박 취재했는지 밝혀내는 건 어려운 수사가 아니며, 문제는 한동훈 검사장이 협박에 공모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라고 했어요. “문제는 어려운 게 아니라 수사를 안 했다.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조차 안 했다”며 의문을 표했죠.

 

이승훈 씨가 계속해서 한동훈 검사장 소환조사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윤태윤 씨는 갑자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대검에서. 한 차례 회의를 거쳤고 거친 것으로 보도가 되고 있고 그 자리에서 이게 강요 미수죄 적용하기가 힘들 것 같다고 대검에서 판단을 했기 때문에 지금 수사 자문단을 하겠다고 윤 총장이 지시를 해서 관여하지 않은 걸로 보도는 되고 있다”며 검찰 입장을 전달했어요. 토론을 객관적으로 이끌어야 할 진행자가 오히려 검찰 입장을 두둔하고 나선 거예요.

 

출연자 4명 중 검찰수사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은 이승훈 씨뿐이었어요. 출연자 구성 자체가 토론의 균형을 담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진행자라도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어야 해요. 윤태윤 씨는 보통 “조금 더 지켜보겠다”, “패널분들의 다양한 의견이었다”며 대담을 정리하는 편인데요. 유난히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네요.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 TV조선 <신통방통>(7월 1일) https://muz.so/acgt

 

3. ‘누가 먼저 체포되나’ 번호 매기는 언론

홍콩의 중국 반환 23주년 기념일인 7월 1일을 한 시간 앞두고 발효된 홍콩 국가보안법은 분리독립, 체제전복, 테러행위, 외세결탁을 4대 범죄로 정의하고 있어요. 위반 시 최소 징역 10년부터 종신형까지, 단순 가담자도 최고 징역 3년의 처벌을 받을 수 있어요. 어떤 행위가 4대 범죄에 해당하는지는 중국 정부가 판단하기 때문에 집회와 시위, 표현의 자유를 옥죄며 국민 탄압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받고 있어요. 따라서 홍콩 시민들은 거세게 저항하고 있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중국을 압박하고 있죠.

 

MBN <아침&매일경제>(7월 1일) 진행자 이상훈 씨는 조선일보 기사를 인용하며 이 소식을 전했어요. “반중 시위를 이끈 조슈아 웡. 1호 체포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1호 체포. 중국 홍콩 보안법 시행이다. 홍콩에 보안 기관을 세워서 관리를 파견한다. 그럼 이 자체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우리는 우리의 엄혹한 시절의 기억들이 있지 않나. 이거 무시무시한 기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죠. 홍콩 국가보안법을 얘기하며 첫 번째로 꺼낸 말이 ‘1호 체포’인 거예요. 누가 먼저 체포되나 지켜보며 번호라도 매기자는 걸까요? 잘못 들으면 스포츠 경기 중계라도 하는 줄 알겠어요.

 

이상훈 씨도 말했듯 우리나라 역시 홍콩과 유사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꼭 경험을 바탕으로 하지 않더라도 홍콩 시민들이 겪는 공포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죠. 이런 상황을 보도하며 마치 우리와 상관없는 일인 것처럼 관전하듯이 전달하는 건 부적절해요. 언론이 자꾸 이런 식으로 국제뉴스를 다루면 언론 소비자는 다른 나라 상황을 나와 상관없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게 될 수 있어요.

 

더군다나 홍콩 보안법은 홍콩에 거주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홍콩자치권을 지원한 이들이나 중국 정부에 대한 제재를 요구하는 이들이 홍콩에 입국할 경우에도 기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요. 한국 언론에 홍콩 보안법을 비판하는 글을 쓴 한국인도 홍콩에 가면 이 법에 걸릴 수 있다는 얘기예요.

 

☞ MBN <아침&매일경제>(7월 1일) https://muz.so/acgw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7월 1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뉴스A라이브>,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

 

monitor_20200703_103.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