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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뭐하니?] 검찰청에서 ‘윤석열 포토존’ 사라진 게 그렇게 중요한가
등록 2020.06.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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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의 문제발언 중 핵심을 뽑아 알려드리는 ‘종편 뭐하니?’입니다. 6월 9일 종편에서는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이 2명이나 되는 바람에 북한이 통신선을 끊은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과 검찰청에서 ‘윤석열 포토존’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전하고 이유를 추측하는 대담, 정의기억연대 마포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의 죽음에 대한 모욕 발언이 등장했어요.

 

1. 탈북자 국회의원 2명 당선돼 북한이 통신선 끊었다는 고영환

탈북민 단체들이 남북 접경지역에서 살포하는 대북전단으로 인해 남북갈등이 심화되고 있어요. 급기야 9일부터는 남북통신연락선이 모두 끊겼죠. 남북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사태 원인이 ‘탈북자 국회의원’이라는 주장이 나왔어요.

 

TV조선 <이것이 정치다>(6월 9일)에 출연한 고영환 전 북한 외교관은 북한과 통화한 어떤 단체장의 통화기록을 봤더니 “진짜 꽃제비가 국회의원이 된 게 맞니”, “국회의원이 뭐하는 건데”라고 묻는 내용이 나왔다고 말했어요. 국회의원이 뭔지도 모르는 북한 사람이 ‘꽃제비가 국회의원 됐느냐’고 물어봤다는 거죠. 고영환 씨는 “이게 지금 굉장히 북한에서 많은 파동을 일으키고 있다”고도 덧붙였어요.

 

고영환 씨는 1979년부터 해외에서 생활한 북한 외교관 출신으로 1991년 한국에 망명한 사람이에요. 북한을 떠난 지는 40년이 넘었죠. 그래서인지 고영환 씨는 지난 5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망설이 돌던 때도 “김정은 신변에 이상한 일이 생긴 건 틀림없어 보인다”면서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기도 했는데요. 종편에서는 이렇게 북한 관련 이슈가 나올 때마다 북한을 떠난 지 오래돼 현재 북한의 실상을 알기 어려운 탈북자들에게 북한의 내밀한 사정을 들으려 하고 있어요. 종편의 북한 관련 대담 수준이 이렇다는 게 참 안타깝네요.

 

☞ TV조선 <이것이 정치다>(6월 9일) https://muz.so/abKv

 

2. 검찰청에 윤석열 포토존이 없어졌다?

검찰청에서 ‘윤석열 포토존’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신가요? 이런 고급정보가 어디서 나왔냐고요? 바로 채널A에 등장했어요.

 

채널A <뉴스TOP10>(6월 9일)에서는 미래통합당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선주자로 거론 중이라는 대담을 하면서 대검찰청 본관과 별관을 잇는 구름다리에 선팅작업이 이뤄져 ‘윤석열 포토존’이 없어진다는 소식을 전했어요. 진행자 김종석 씨는 “점심 식사하러 가는 윤 총장의 사진이 포착되는 게 윤 총장의 어떤 심기를 좀 나타내는 듯한 여러 보도 중의 하나였는데 요즘에는 막아버렸다”고 상황을 설명했죠. 이어 김 씨가 왜 선팅작업이 이뤄졌느냐고 묻자, 정태원 변호사는 “검찰은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민원실과 같이 저렇게 단열작업을 했다고 이야기한다”고 답했어요.

 

김 씨는 “포토존까지 관심을 받을 정도로 일단 여전히 윤 총장은 정치권이든 법조계든 주목받는 인물 가운데 하나”라고 했는데요. 시청자들은 윤 총장이 어떤 표정을 짓는지, 심기가 어떠한지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궁금해하지 않아요. 종편은 검찰에서 ‘윤석열 포토존’이 없어졌다는 소식을 전할 시간에 목소리를 내지 못한 사회적 약자가 사각지대에서 어떤 고통을 받는지에 관심을 가져보는 게 어떨까요?

 

☞ 채널A <뉴스TOP10>(6월 9일) https://muz.so/abKw

 

3. 고인 모욕하는 채널A, 언제까지 ‘개인 의견’이라며 넘어갈 건가

6월 7일 정의기억연대 마포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 고인을 모욕하는 대담이 종편에서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6월 9일)에서는 출연자 고승덕 변호사가 충격적인 발언을 했어요. 고인이 윤미향 의원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것이고, 극단적 선택의 이유 중 하나라는 식으로 말이에요.

 

고승덕 변호사는 “자기는 박봉에 지금까지 정말 개인적인 희생을 몇 십 년을 해왔는데 누구는 보니까 똑같은 대의명분을 위해서 하는 분이 집을 몇 채 장만한 거예요. 어떻게 보면 월급도 크게 차이가 없을 수도 있는데. 그러니까 누구는 시민운동 하면서 별다른, 아버지가 교회 사택에서 얹혀 살다가, 그 부부도 같이 들어가서 살다가 별다른 소득원이 없는데 집이 몇 채인데 자기는 정말 박봉에 살면서 했다고 하는 당혹감이 있을 수 있다는 거예요”라고 말했어요. 서둘러 진행자 김진 씨가 “이것은 고 의원님의 개인 추측입니다”라며 수습하려 했고, 고승덕 씨도 발언 취지를 다시 해명했지만 때는 늦었죠.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으니까요.

 

사실 이런 대담 주제 자체가 자살보도 권고기준에 어긋나는 거예요. 자살사건을 주요 기사로 다루고 있고, 자살 동기를 단순화하는 등 하지 말라는 것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고인의 죽음에 대한 이유를 마음대로 추측하고 모욕하는 발언, 종편은 대체 언제까지 ‘개인 의견’이라며 넘어갈 수 있을까요? 수습하고 사과할 일은 아예 만들지 않는 게 맞겠죠.

 

☞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6월 9일) https://muz.so/abJK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6월 9일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 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뉴스A라이브>,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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