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종편 뭐하니?] 윤미향 의원에 빠진 종편, ‘출근패션’부터 ‘맥주값 3천만 원’까지종합편성채널의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는 날마다 진행자나 출연자들의 문제 발언이 넘쳐나는데요.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종편의 ‘많고 많은’ 문제발언 중 핵심을 뽑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이름하여 ‘종편 뭐하니?’라고나 할까요.
1.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국회의원 본 것도 ‘포착’이라니
6월 1일은 21대 국회의원들이 첫 출근하는 날이었죠. 윤미향 의원도 본인 국회의원 사무실로 출근했습니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기 때문인지 언론은 윤 의원의 출근길에 유난한 관심을 보였죠. 그중 ‘파파라치’에 가까운 보도를 한 방송사도 있습니다.
MBN <아침&매일경제>(6월 2일)의 진행자 이상훈 씨는 윤 의원의 출근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소개했습니다. 윤 의원의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이번에는 윤미향 의원, 어제 의원 신분으로 첫 출근. 국회에서 포착이 됐습니다”, “많은 기자들이 기다렸어요. 출근할 때 어떤 모습일까. 그런데 들어갔고요, 방에서 안 나왔습니다”, “저녁에는 퇴근하는 모습도 포착이 됐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포착’은 “꼭 붙잡음, 요점이나 요령을 얻음, 어떤 기회나 정세를 알아차림”이라는 뜻입니다. 국회의원이 국회의원 사무실에 출근하고, 방에 들어가고, 퇴근하는 모습이 ‘포착’까지 해야 하는 일인가요? 아무리 의혹이 집중된 의원이라고 해도, 본인 사무실에 들어가고 ‘저녁에 퇴근’하는 그 당연한 일이 의혹을 규명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그 모습에서 언론은 무엇을 ‘붙잡고, 얻고, 알아차렸다’는 것일까요? 이런 식이라면 내일은 ‘아침에 해가 뜨는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같은 뉴스가 보도돼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MBN <아침&매일경제>(6월 2일) https://muz.so/abE3
2. TV조선, ‘윤미향 패션’ 왜 진지하게 분석하나
TV조선 <신통방통>(6월 2일)은 윤미향 의원의 첫 출근길 ‘패션’을 매우 진지하게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윤태윤 씨가 “이 백팩과 그리고 스카프, 그 다음 배지, 이런 것들은 어떤 의미가 담겨 있다고 봐야 될까요?”라고 묻자, 출연자로 나온 신지호 전 새누리당 의원은 “백팩이라는 건 거기에 뭐 여러 가지, 일하기 위한 여러 가지 서류나 도구가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일에 대한 나의 의지, 백팩이라고 하는 건 패션 언어, 거기 보면 내가 일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있다. 그거를 보여줄 때 백팩을 메고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요”라고 답했습니다.
의지를 보여주고 싶을 때 백팩을 메다니, 전혀 몰랐던 사실입니다. 300명의 국회의원 중 백팩을 멘 의원이 윤 의원 한 명이었을까요? 백팩을 메지 않은 의원이 있다면, 그 의원은 일할 의지가 없는 것일까요? ‘서류나 도구’는 꼭 ‘백팩’에만 넣어야 할까요? 세상엔 ‘윤미향 백팩’보다 더 중요하게 다뤄야 할 의제가 많습니다. ‘윤미향 패션’은 ‘윤미향 의혹’과 무관하며 시청자에게 필요한 정보도 아닙니다. 여러 의혹이 제기된 윤미향 의원을 가십으로 소비하면서 뭔가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는 아닐까요?
☞ TV조선 <신통방통>(6월 2일) https://muz.so/abEy
3. 해명된 의혹도 다시 ‘문제’라는 김병민
5월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선생의 기자회견 이후 언론은 정의기억연대의 회계부정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혹은 검찰수사가 끝나면 명확해지겠지만, 그중에는 이미 해명된 사안도 많이 있는데요.
TV조선 <이것이 정치다>(6월 2일)에 출연한 김병민 경희대 행정학과 객원교수는 “한 맥주집에 3천만 원이 넘는 금액이 집행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거기에서만 쓴 것이 아니라 전체 되는 내용을 여기에다 몰아서 신고를 했다”는 ‘정의연의 해명’을 언급하면서도 “기부금을 받아서 활동하는 시민단체가 이렇게 회계를 집행해서 안 되는 것이 매우 명확하다”고 결론 지었어요.
이른바 ‘맥줏집 3339만 원’ 논란은 5월 12일 한국경제를 시작으로 수많은 매체가 보도했지만, 이미 일단락됐습니다. 해당 지출은 2018년 정의연의 ‘모금사업비’이고 140여 곳에 쓴 ‘지출총액’을 공시한 것으로써 2018년 국세청 공시자료 서식은 지출목적에 따라 지출금액이 가장 큰 대표 거래처 한 곳에 지출총액을 쓰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이 같은 방식이 오해를 부를 수 있어 2019년 3월에야 서식이 개정되어 지금은 같은 지출목적이라도 거래처별로 쪼개 써야 하죠. 정의연의 해명과 함께 이런 사실이 5월 13일부터 여러 매체에서 보도되었지만 TV조선은 6월 2일까지도 ‘맥줏집 3000만 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습니다.
☞ TV조선 <이것이 정치다>(6월 2일) https://muz.so/abEw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6월 2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뉴스A라이브>,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