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방송 모니터_
5·18 40주년에도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보도는 부족했다
등록 2020.05.22 17:25
조회 249

민주언론시민연합은 5·18기념재단과 함께 꾸준히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보도를 감시해왔습니다. 2013년 TV조선과 채널A가 5·18 관련 대표적인 허위조작정보인 ‘북한군 침투설’을 방송한 것을 비롯해 그동안 보수언론에서 5·18 정신을 훼손하는 보도들을 반복 생산해왔기 때문입니다. 민언련은 2018년 ‘5·18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만들어 온라인상의 5·18 왜곡 가짜뉴스에 대한 모니터 보고서를 발표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통신심의 민원도 제기했습니다. 민언련은 언론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올바르게 계승하고, 광주의 진실을 왜곡하지 않도록 2020년에도 꾸준히 모니터를 진행하겠습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올해로 40주년을 맞았습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은 절차적 민주화를 이룩한 한국 민주주의 역사의 한 장으로 기록되었으나, 아직도 일부 세력은 광주 민주항쟁을 폄훼하고 모욕하고 있습니다. 민언련은 매년 광주 민주항쟁을 다루는 언론의 태도를 모니터하고 있습니다. 4월 한 달간 키워드 중심으로 모니터를 진행한 결과, 신문 지면과 방송사 저녁종합뉴스는 대체로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폄훼, 막말에 비판적이었습니다. 다만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얼마나 중요한 사건으로 보는지에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분류

중앙일간지

경제지

합계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서울경제

한국경제

일반기사

23

5

10

5

23

9

3

78

기자칼럼

0

0

2

1

2

1

0

6

외부칼럼

1

0

0

0

3

0

0

4

사설

3

0

0

0

3

0

0

6

사진

1

2

0

0

2

0

0

5

합계

28

7

12

6

33

10

3

99

△ 광주 민주항쟁 관련 기사량(4/1~30) ©민주언론시민연합

 

5·18 40주년 앞둔 4월, 신문들은 얼마나 보도했나

4월 한 달간 5개 주요 종합일간지와 2개 경제지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기사를 집계한 결과 총 99건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종합일간지 중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기사가 가장 많은 곳은 33건을 보도한 한겨레였고, 가장 적은 곳은 6건을 보도한 중앙일보였습니다. 한겨레 다음으로는 28건을 보도한 경향신문, 12건을 보도한 조선일보, 7건을 보도한 동아일보가 뒤를 따랐습니다. 경제지 중에서는 서울경제가 10건을 보도했고 한국경제가 3건을 보도했습니다. 경제지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서울경제는 비교적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많이 다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5·18 막말’ 모든 언론사가 비판적으로 봤지만…

분류

중앙일간지

경제지

합계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서울경제

한국경제

총선

동향

2

0

4

1

3

0

2

12

막말

3

2

4

2

2

2

0

15

기타

0

0

0

1

0

1

0

2

총선 소계

5

2

8

4

5

3

2

29

과거사 조명

7

0

1

0

6

0

0

14

각종 행사

7

0

0

0

5

1

0

13

전두환 법정출석

6

5

3

1

9

4

1

29

기타

3

0

0

1

8

2

0

14

합계

28

7

12

6

33

10

3

99

△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보도 주제 분류(4/1~30) ©민주언론시민연합

 

99건의 보도를 △총선 △과거사 조명 △각종 행사 △전두환 법정 출석 △기타로 분류해봤습니다. 그 결과 총선 관련 보도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함께 언급한 기사와 전두환 법정출석 관련 기사가 각각 29건으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했습니다.

 

먼저 전두환 법정출석 관련 기사는 대부분 ‘전두환이 헬기 사격을 또다시 부인했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전두환 씨는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방해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전두환 씨 재판은 ‘헬기 사격’이 사실인지의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되었는데요. 전두환 씨는 거듭 헬기 사격을 부인했습니다.

 

선거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연결 지은 보도도 29건인데요. 그중에서도 ‘동향’으로 분류된 12건의 기사는 대체로 정치인들이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는 내용을 전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보도가 관련 내용을 짧게 언급한 수준인데 예외적으로 조선일보의 <광주 찾은 미래한국당 “그동안 상처드렸다면 사과 드립니다”>(4/8)는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의 5·18민주묘지 참배를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조선일보가 미래한국당의 홍보 의지에 가장 충실히 부합해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막말’로 분류된 15건의 기사는 정치권에서 나왔던 ‘5·18 망언’ 관련 기사입니다. ‘막말’ 관련 기사가 없는 한국경제를 제외하면 모든 신문사들은 ‘5·18 망언’을 비판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여기서도 예외적 사례가 조선일보에만 있습니다. 바로 조선일보 <“여당 당원, 카톡방에 대진연 초대해 유세방해 공유”>(4/11)인데요. 이 보도도 미래통합당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준 내용입니다. 보도는 김진태 미래통합당 후보의 과거 ‘5·18 망언’에 사죄를 요구한 대학생진보연합이 ‘민주당과 연계해 상대 후보의 선거운동을 방해했다’는 김진태 후보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썼습니다. 제목 역시 그러한 일방의 입장을 따옴표로 그대로 적었습니다. 망언을 한 후보자 유세장에서 사죄를 요구한 행위가 어떻게 ‘유세 방해’가 되는지, ‘선거법 위반’이 성립하기는 하는지 확인한 내용은 없는 기사입니다. 김진태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2019년 2월 8일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공청회-북한군 개입 여부를 중심으로’에서 영상축사를 통해 “5·18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우파가 결코 물러서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전당대회에 나온 사람들 5·18 문제만 나오면 다 꼬리를 내린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전두환 법정출석엔 모두들 관심…MBC와 JTBC만 과거사 조명 보도 나와

분류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합계

총선

동향

1

1

2

0

2

1

1

1

9

막말

2

2

1

4

2

0

1

0.5

12.5

과거사 조명

0

4

0

1

0

0

0

0

5

전두환 법정출석

4

5

6

11.5

1

2

4

5.5

39

기타

0

1

0.5

0

0

0

1

0

2.5

합계

7

13

9.5

16.5

5

3

7

7

68

△ 5·18 관련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주제별 보도량(4/1~30) ©민주언론시민연합 *단신은 0.5건으로 처리함

 

4월 한 달간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에서 나온 5‧18 관련 보도는 총 68건이었습니다. 가장 보도를 많이 한 방송사는 JTBC(16.5건)였고, 그다음이 MBC로 13건, SBS 9.5건, KBS‧MBN‧YTN이 각각 7 건순이었습니다. 채널A가 3건으로 가장 보도량이 적었습니다.

 

보도 주제를 보면, 전체 보도 중 절반 이상이(39건) 전두환 씨의 법정출석을 다룬 보도입니다. 다음으로 많았던 주제가 4‧15 총선에서 나온 5‧18 관련 막말(12.5건)이었습니다. 대체로 막말 후보를 소개하거나 막말 후보에 대한 정당별 대처를 다룬 내용입니다.

 

총선을 앞둔 정당들이 5‧18 관련 행보를 보이는 기사도 9건 있었습니다. 다만 과거사를 재조명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사회적 역할을 환기시키는 ‘과거사 조명’ 보도는 5건에 그쳤습니다. MBC와 JTBC에서만 각각 4건, 1건의 보도를 냈습니다. 방송사들 대부분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에 무관심했던 겁니다.

 

 

보도 부족했던 채널A, ‘전두환 재판’에서 홀로 ‘항의 시위’ 강조한 TV조선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보도량 자체가 3건으로 매우 적었던 채널A는 총선에서 나온 5‧18 관련 막말마저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광주 서구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주동식 후보가 “(광주는) 생산 대신 제사에 매달리는 도시”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는데요. 채널A에서는 해당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도, 미래통합당의 대응에 대해서도 일절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전두환 씨가 법정에 출석하기 위해 광주로 내려가는 데 대해서는 TV조선의 보도량이 1건으로 적었습니다. 이날 나온 TV조선 기사는 <1년 만에 법정 출석…밖에선 항의 시위>(4/27)였는데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TV조선은 일반 시민과 5월 단체, 유족들의 사죄 요구를 ‘항의 시위’로 표현하며 ‘항의’를 부각했습니다. 리포트에서도 “일부 시민은 달걀을 던지며 항의했고, 5월 단체와 유족들은 사과를 요구하며 상복 시위를 벌였지만 우려했던 충돌은 없었습니다”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당일 다른 방송사 보도와는 사뭇 다른 시각입니다. MBC <터져 나온 ‘울분’…뭇매 맞은 ‘전두환 단죄 동상’>(4/27), SBS <“죄송하다 해야 정상 아니에요?”…머리 맞은 ‘동상’>(4/27), JTBC <‘동상’으로 꿇어앉은 전두환…5월 단체 침묵 시위>(4/27) 등은 모두 시민들의 울분과 분노를 천천히 보여주면서 이같은 요구에도 전두환 씨가 묵묵부답이라는 점을 조명했죠. 채널A <40년을 기다렸지만…끝내 사과는 없었다>(4/27) 역시 ‘사과 없던 전두환’을 강조한 제목으로 TV조선과 차이를 보였습니다. TV조선 보도의 결은 달랐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4월 1~30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서울경제, 한국경제(지면) /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9>(평일)/<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YTN <뉴스나이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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