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차명진 막말’에 민주당 끼워 보도한 TV조선(4/9 일간 기고쓰)1. ‘차명진 막말’에 민주당 끼워 보도한 TV조선
세월호 막말 전력으로 공천 때부터 논란이 됐었던 미래통합당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가 4월 8일 방송된 부천시 선거관리위원회 주관 후보자 사전 녹화 토론회에서 또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망언을 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이 참사를 이용하고 있다는 기존의 주장도 반복했습니다. 미래통합당은 곧바로 제명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4월 8일 방송사 저녁메인뉴스는 대부분 이 소식을 전했는데 TV조선에서만 두드러진 특징이 있습니다. 타사는 모두 “통합당이 제명을 검토 중”, “통합당은 제명 절차를 밟기 시작”이라 보도했는데 유독 TV조선만 “통합당은 즉각 차 후보를 제명했습니다”라고 단언한 겁니다.
TV조선은 이 기사 말미에 “통합당은 김종인 선대위원장을 돈키호테에 비유하며, 황교안 대표와 박형준 선대위원장을 비난한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면서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황교안 애마를 타고 박형준 시종을 앞에 데리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가상의 풍차를 향해서”라는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발언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인터넷 다시보기에서 이 보도의 썸네일에는 아예 차명진 후보와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의 얼굴을 나란히 배치한 사진을 썼습니다. 통합당이 후보자 막말에 재빠른 조치를 취했음을 강조하는 동시에, 민주당도 ‘막말’하고 있음을 끼워넣고 싶었던 걸까요? 이런 보도마저 정치적으로 하려는 TV조선의 고집이 안타깝습니다.
- TV조선 <‘세월호 막말’ 후보 제명…내일 대국민 사과>(4/8) https://muz.so/aaQg
2. ‘이부망천’, ‘n번방 호기심’에 이어 ‘3040 무지와 착각’까지 감싸준 종편
4월 6일, 서울 관악구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김대호 후보는 3040 세대를 향해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말해 8일, 당으로부터 제명됐습니다. TV조선 <신통방통>(4/7)에 출연한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과 신지호 전 국회의원은 이 막말도 두둔했습니다. 먼저 최병묵 씨는 “30대와 40대 이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과거에 어려웠던 걸 모른다, 아마 이거를 강조하려다 보니까 그거를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는 표현을 동원한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신지호 씨는 “(김대호 후보가) 논객이다 보니까 논리라는 거를 굉장히 강조를 하는데, 선거판에서는요, 논리보다도 정리, 논리적으로는 맞지만 정리 상으로 틀린 일들도 많거든요”, “논객 출신이다 보니까 논리만 강조하지 그 정리의 중요성에 대해서 전혀 뭐 좀, 모르는 것 같아요”라고 했습니다. 옹호할 수 없는 걸 옹호하다보니 횡설수설이 이어진 것입니다. 참고로 TV조선 <신통방통>은 4월 1일과 2일 방송에서 황교안 대표의 ‘n번방 호기심 발언’, 자유한국당의 ‘이부망천’ 발언도 두둔한 바 있고 그때도 주인공은 최병묵‧신지호 두 패널이었습니다.
- TV조선 <신통방통> : https://muz.so/aaPX, https://muz.so/aaPY
3. ‘국가부채 1700조’ 중 절반이 충당부채…이제라도 제대로 알려야
4월 8일, 조선일보는 연금충당부채 증가액이 4조인 것이 “꼼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무슨 사연일까요?
2019년 회계연도 국가결산 발표에 따라 작년에 있었던 국가부채 논쟁이 다시 불붙은 것인데요. 국가채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채무를 합한 국가채무(D1), 여기에 비영리 공공기관 부채를 합한 일반정부부채(D2), 비금융공기업 부채까지 합한 공공부문부채(D3)으로 나누어 산정합니다. ‘국가부채 1700조’는 국가채무(D1) 728조에 연금충당부채 944조원 및 기타 퇴직수당부채를 합한 것입니다. 연금충당부채는 현 시점에서 ‘미래에 이 정도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한 부채로, 실제로 이 중 상당부분은 미래에 일하게 될 공무원‧군인의 연금 납임금으로 충당되게 됩니다. 게다가, 미래 가치를 현재 가치로 환산해야 되기 때문에 장기 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 추정치가 조금만 달라져도 조 단위로 추정치가 변하게 됩니다. 따라서 2019년 연금충당부채는 장기재정전망이 최신 추정치로 바뀜에 따라 매년 100조씩 증가하던 것이 4조밖에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복잡하지요? 뭔 소리인지 세번을 읽으셔도 어려우실 겁니다. 조선일보는 바로 이런 점을 노린 것입니다. 독자들이 재정정책의 상세한 내용까지 알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마치 정부가 뭔가를 숨기거나 축소하는 것처럼 ‘통계조작 프레임’을 거는 것이죠.
반면 동아일보는 9일, 증가액 4조원에 대해 “2019회계연도부터 2020년도 물가·임금상승률 전망을 적용”한 것이라 설명하면서 “정부의 재정 운영을 정확하게 지켜보고 감시하려면 그만큼 부채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일보에 칼럼을 기고한 정병욱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오해에서 비롯된 소모적 논쟁으로 국가결산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연금충당부채로 인해 야기되는 사회적 갈등 비용이 너무나 크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공포를 조장하는 기사보다는 동아‧한국일보와 같은 기사가 많이 나와야 소모적 논쟁을 멈출 수 있습니다.
- 조선일보 <공무원 작년 연금충당부채 증가액 회계기준 바꿔 100조→4조 '꼼수'>(4/8 https://muz.so/aaQv)
- 동아일보 <연금충당부채에 관한 오해와 진실…세금으로 갚나?>(4/9 https://muz.so/aaQw)
- 한국일보 <기고/연금충당부채, 올바로 이해하면 걱정 없다>(4/9 https://muz.so/aaQx)
4. 후보자 가족 말고 공약이 알고싶어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언론은 여전히 정책보다 정쟁을, 공약보다 호구조사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TOP10>(4/7) 역시 서울 광진구을 지역의 후보 두 명을 다루면서 그들의 공약보다 유세 방식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출연자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선거전에선) 어떡하든지 눈길을 끌어야” 한다면서 “더군다나 가족들이 나온다는 것은 상당히 신뢰의 상징”이라고 했는데요. 이걸 강조하려고 미국 정치권까지 예로 들면서 “미국의 부시 대통령 같은 경우도 본인 자서전에 보면 자기는 아버지 선거 운동을 따라다니면서 정치를 배웠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라고 설명했고 “지난 선거 때부터 가족들이 더 관심을 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아들이나 딸들이 나와서 아버지의 어떤 선거 운동, 어머니의 선거 운동을 도와주면서 실제로 더 유명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까 이번도 마찬가지지만 오세훈 후보 같은 경우에도 본인의 딸이 나와서 저렇게 선거 운동을 하고 고민정 후보 같은 경우는 워낙 유명한 러브 스토리가 있습니다, 시인 남편과의. 그리고 또 남편이 나와서 선거 운동을 돕고”라고 했습니다. 후보자는 사라지고 이현종 씨의 후보자 가족 관련 지식만 돋보입니다. 유권자는 후보자의 가족이 하나도 궁금하지 않은데 말이죠. 이날 방송에서는 두 후보자의 공약은 1분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 채널A <뉴스TOP10> : https://muz.so/aaP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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