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총선 임박한 유튜브, 수단 가리지 않는 왜곡과 모욕
등록 2020.04.03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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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주차, 이주의 ‘나쁜 유튜브 채널’(3/26~4/1)

 

1. 기성세대 시각으로 10대 유권자 단정 지은 고성국TV

2019년 12월 2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선거연령이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아졌습니다. 이렇게 10대로 확대된 투표권이 총선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많은 언론과 시민들의 관심사인데요. 소위 ‘보수유튜브’에서는 황당한 분석들도 나옵니다. 고성국TV는 기성세대의 관점으로 10대 유권자를 제멋대로 재단해 표심을 예단했습니다. 고성국TV <20200326일 고성국TV 생방송>(3/26)에서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10대 유권자들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낮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로 10대 유권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 그 이유라고 주장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고성국 정치평론가 : 10대 유권자들의 문재인 지지율이 31%에 불과하다는 게 나왔어요. (중략) 이유는 간단하다. 일자리 문제다. 10대 애들이 제일 체감, 직접 몸으로 느끼는 사회적 이슈는 일자리다. 어떤 일자리냐. (중략) 가정, 경제가 어려워서 그렇기도 하지만 조금 여유가 있는 애들도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아가지고 여름에 배낭여행이라도 가려고 하니까. 그러니까 이 아르바이트 일자리는 18세, 19세, 20세, 이 젊은 청년들한테는 제일 중요한 문제예요. 그런데 이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상승, 52시간제가 이 아르바이트 일자리에 직격탄을 쏘아버린 것 아닙니까. (중략) 우리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에서 너무 과하면 역효과가 나겠습니다만, 적절하게 10대 유권자들에 대한 감성적인 접근을 통한 선거 방법이 적극적으로 모색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조선일보의 ‘10대 유권자 여론’ 기사, 이렇게 보도해도 되나

고성국 씨가 10대 유권자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인용한 기사는 조선일보 <베일 벗은 10대 유권자 114만 명, 문 대통령 얼마나 지지하나>(3/26)였습니다. 조선일보는 “한국갤럽이 18세를 여론조사 표본에 포함하기 시작한 지난 1월 셋째 주부터 3월 셋째 주까지 매주 1000명씩 전국 유권자 9000명 대상의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18~19세(177명)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31%”라고 전했습니다. 사실 한국갤럽이 매주 발표하는 정례조사에서는 만 18~19세의 국정 평가 및 정당 지지율을 따로 표기하지 않습니다. 만 18~19세는 20대와 함께 ‘18~29세’로 묶어 조사 대상에 포함됩니다. 다른 여론조사들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설치하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른 겁니다. 선거여론조사기준은 “연령대의 구분”을 ‘별지 제2호 서식’에 따라 10세 단위로 끊어 조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선일보가 보도한 ‘18~19세(177명)’의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는 물론, 그 어디에도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조선일보가 ‘18~19세’의 여론조사 결과만 알아보기 위해 별도로 한국갤럽에 의뢰해 분석 결과를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된 여론조사만 언론이 보도할 수 있을 만큼 엄밀하게 관리되고 있는데요. 그 자체로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왜곡이나 오류가 최소화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서도 확인할 수 없는 조사 결과를 조선일보만 보도한 것에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여론조사들의 경우 예외 없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 원본을 확인해 표본오차, 표본추출방식, 조사방법, 질문내용 등을 볼 수 있지만, 조선일보가 보도한 사항은 결과 수치 외에 다른 요소들을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한국갤럽의 그간 정례조사 결과를 토대로 했다고 하니, 독자들은 갤럽의 과거 정례조사와 비슷하겠거니 추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한국갤럽에 문의하자 한국갤럽 측은 “현재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 18~19세의 여론조사 결과를 따로 떼어 보여주고 있지는 않으며, (조선일보 기사에 나온 내용의 경우) 조선일보의 의뢰로 연령층을 세분화한 것으로 팩트에는 문제가 없다”고만 밝혔습니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 보면 ‘10대가 최저임금 상승 반대한다’고 할 수 없어

여론조사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조선일보의 ‘만 18~19세’ 여론조사 결과 보도가 한국갤럽의 정례조사를 토대로 했으니 수치에 문제가 없다고 해도, 고성국TV 방송에는 여전히 큰 문제가 있습니다. 고성국 씨는 10대 유권자들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것이 ‘줄어든 아르바이트 일자리 때문’이며, ‘10대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가 아르바이트 일자리’라고 주장했죠. 이런 주장은 결국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상승, 주 52시간제” 정책을 비판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 정책이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줄였고, 10대 유권자는 아르바이트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여기기 때문에 대통령을 지지할 수 없다는 것이죠.

 

이는 10대 유권자의 인식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2019년 7월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저임금에 대한 의견을 물은 여론조사가 있는데요. 최저임금위원회가 2020년 최저임금을 2019년 최저임금에서 240원 오른 8590원으로 결정한 7월 12일 직후 이뤄진 여론조사입니다. 이 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이번(2020년) 최저임금 결정에 따른 본인 유불리를 물은 결과”, ‘유리하다’는 응답이 직업별 조사대상자 분류 중 학생(41%)에서 가장 많이 나온 것이었습니다. 한국갤럽은 “직업별 유불리 인식 차이는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일자리의 사용자인가 노동자인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인 아르바이트나 시간제 일자리 상당수는 법정 최저임금 수준에 영향받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2017년 7월 조사에서는 성인의 23%가 최근 1년 내 아르바이트나 시간제로 일한 적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그 비율을 직업별로 보면 학생에서 76%로 가장 높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줄어 10대 유권자들의 대통령 지지율이 낮다’는 고성국 씨 말대로라면 이 여론조사에서 ‘학생’들은 2020년 최저임금 결정이 본인에게 ‘불리하다’고 더 많이 답했어야 합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아르바이트 일자리 감소를 걱정하는 젊은 청년’들은 직업별로 봤을 때 ‘학생’이 다수를 차지했기 때문이죠.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할 때, 고성국 씨의 현실인식이 실제 현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한국갤럽의 최저임금에 대한 의견을 물은 여론조사 상세 정보(데일리 오피니언 제363호(2019년 7월 3주) - 최저임금) : 조사기간 2019년 7월 16~18일/ 표본추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 응답방식 전화조사원 인터뷰/ 조사대상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2명/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 16%(총 통화 6,438명 중 1,002명 응답 완료)/ 의뢰처 한국갤럽 자체 조사)

 

‘아르바이트해서 여행 가는 게 가장 중요한 10대’? 기성세대의 편견만 노출

고성국 씨는 10대 유권자들에 대한 기성세대의 편견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10대 애들이 제일 체감하는 사회적 이슈는 일자리다’, ‘돈 모아 여름에 배낭여행이라도 가려고 한다’, ‘10대 유권자들에겐 감성적 접근이 필요하다’와 같은 발언이 그런 것들입니다. 이는 실제 10대들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와 고민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고, 기성세대가 젊은 층을 ‘아르바이트로 돈 모아서 여행이나 가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로 단정 짓는, 그 가볍고 단순한 시선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겁니다.

 

최근 경향신문 <18세 유권자 14인 인터뷰 ○○한 정치인은 절대 안 뽑아”>(3/25)에서는 4‧15 총선에서 첫 투표에 나서는 18세 청소년 14명을 인터뷰하여 그들이 바라는 정치에 대해서 들어봤는데요. 해당 인터뷰에 응한 청소년들은 “‘욕심 많은’ ‘국회에서 언성 높이는’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파렴치한’ ‘시대의 흐름을 잘못 읽고 편협하고 성차별적인’ 정치인은 뽑지 않겠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사회가 “미성숙 담론”을 바탕으로 “만 18세부터 선거권을 갖게 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보내는 것에 비판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사회현상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문제의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각자의 뚜렷한 신념과 기준을 갖고 있죠. 고 씨의 주장대로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청년들의 표심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단언할 수 없다는 겁니다.

 

물론 10대 유권자들 중 정치에 무관심하고, 투표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 이들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10대 유권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선거권을 가진 전 연령층에 해당되는 문제입니다. 사회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10대 유권자들 역시 존재합니다. 따라서 이들의 수많은 고민들은 뒤로 한 채 그저 ‘10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아르바이트 일자리’라고 가볍게 단정 지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2. ‘허가’와 ‘신고’의 차이도 모르는 신의한수

신의한수 <다반뉴스/신재민 근황 떴다! 극단적 선택!!!>(3/31)에서 출연자 박완석 기자는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극우 개신교 집회는 허가하지 않고 있는데, 반면 퀴어문화축제는 허가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박완석 기자 : 서울시는 우한폐렴 확산방지를 명목삼아서 과도한 공권력으로 종교의 자유를 매우 노골적으로 침해하고 있습니다. 특히 광화문 이승만 광장의 광야교회 예배는 우한폐렴 확산을 막아야 된다는 명분으로 금지하고 있으면서 게이 등의 동성애 축제는 허용을 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심지어 게이들의 동성애 축제를 위해서 서울시청 광장을 내줬다고 합니다. 참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조치죠.

 

사실 이는 애초에 비교할 수도 없는 사안으로 성소수자들을 ‘논란거리’로 만든 저열한 주장입니다. 신의한수가 열을 올린 ‘광화문광장의 광야교회’는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2019년 10월 청와대 농성을 하며 붙였던 천막 농성의 이름일 뿐입니다. 장기간 집회로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자 서울시와 종로구가 꾸준히 자진철거 명령과 계고장을 보냈지만 범투본은 거부했고 결국 지난 2월 강제 철거됐죠. 범투본은 장소를 광화문광장으로 옮겨 ‘광야교회’, 즉 문재인 하야 집회 및 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된 전광훈 석방 촉구 집회를 계속 강행해왔습니다. 코로나19 대확산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극우 집회가 광화문광장에서 이어져 국민들의 불안을 샀고 결국 서울시는 집회를 금지시켰죠. 반면 퀴어문화축제는 개최 예정일이 6월입니다. 물론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6월에도 집단 행사가 어려울 수 있죠. 그러나 전광훈 추종 집회와 퀴어문화축제를 비교해 서울시를 비난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됩니다.

 

서울광장은 신고제, 광화문광장은 허가제

집회 허가 여부라는 단편적 사실을 중대한 거짓으로 덮어 허위정보를 생산하는 것은 소위 ‘보수유튜브’의 고질병입니다. 신의한수는 아주 기본적인 사실조차 배제했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 관한 서울시 조례만 살펴봐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서울광장은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고, 광화문광장은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울특별시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제6조 1항에서는 “시장은 (서울광장에 대한) 사용신고가 있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수리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반면 서울특별시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제6조 1항에서는 “시장은 (광화문광장에 대한 사용허가)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조례에 밝힌 각종 사항을 검토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광화문광장 사용이 허가되었다고 해도 ‘시민의 안정 확보 및 질서유지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허가된 사항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서울광장은 사전에 시청에 신고만 하면 사용이 가능하지만 광화문광장은 사용 신청 후 시청의 검토 및 허가 판단을 기다려 허가가 되면 사용할 수 있는 겁니다.

 

2010년 9월 서울시의회에서 서울광장 사용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하는 개정조례안을 의결할 때, 광화문광장 사용도 신고제로 전환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광화문광장은 실제 시민들의 쉼터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신고제로 개방할 경우 시민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반론이 나오면서 서울광장 사용만 신고제로 전환하는 개정조례안이 통과된 것이었죠.

 

퀴어문화축제는 6월 예정…비교할 걸 비교해야

이러한 조례에 따라 퀴어문화축제는 서울광장 사용을 사전에 신고한 것이고, ‘광야교회 예배’는 광화문광장 사용을 신청했으나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서울시의 검토 결과에 따라 사용 허가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할 때 퀴어문화축제도 연기되는 것이 낫지 않았나 생각할 수 있는데요. 신고제로 운영되는 서울광장에서도 모든 신고가 다 수리되는 건 아닙니다. 서울광장 사용 관련 조례의 제6조 1항은 “시민의 신체‧생명 등에 침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등 신고를 수리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또한 이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이미 신의한수 방송 일주일 전에 설명을 내놨습니다. 서울시 <설명자료/코로나19 장기화동성애축제 올해도 서울광장서 열린다>(3/24)에 따르면, 서울시는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위해 3월 10일 접수된 서울광장 사용신고를 3월 18일에 수리했는데요. 퀴어문화축제 주최 측이 서울시에 신고한 행사일은 6월 12~13일입니다. 서울시는 원칙적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월 10일부터 4월 30일까지 서울광장 사용신고를 접수받지 않고 있고, 5월 1일 이후 개최되는 행사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사용신고 수리된 행사가 취소될 수 있음’을 고지하고 사용신고서에 이에 대한 동의를 받아 접수‧수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5월 1일 이후 개최되는 퀴어문화축제는 관련 규정에 어긋남 없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신고 수리 취소 가능성까지 감안하여 신청이 수리된 겁니다. 추후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퀴어문화축제 일정 역시 변동될 수 있습니다.

 

신의한수가 기독자유통일당을 비롯한 일부 극우 개신교단체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그동안 신의한수 방송에 출연했던 인물들의 면면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총선을 앞두고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신의한수의 의도는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렇지만 주장을 하려면 적어도 최소한의 사실관계는 확인해야 하지 않을까요.

 

3. 재승인 심사를 무기로 언론에 재갈 물린다 주장한 배승희 변호사

배승희 변호사 <오늘은 무슨 일?>(3/27)은 포털 사이트에서 TV조선의 인터넷판 기사 <박형준 “TV조선채널A 재승인 보류, 비판 매체 재갈 물린 것”>(3/27)과 동아일보 <‘채널A’ 재승인 심사서 662.95>(3/27)을 보여주면서, 정부가 재승인 심사를 무기로 종편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영삼 시사평론가 :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선방송과 채널A에 대해서는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편성‧보도의 독립성 강화 등을 위한 계획을 확인한 후에, 승인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4월 21일 전까지 재승인 여부를 결정한대요. (중략) 공정성? 공적 책임? 그래가지고 이 계획서를요, 다시 제출하라 이 말이여. 그러면 그걸 보고 4월 21일까지 문 닫힐까 말 것인가를 (결정)해준다 이 말이여. 그 기간이 희한하지 않아요? 4월 21일이죠. 그 전에 뭐가 있어요?

배승희 변호사 : 총선이 있죠.

(중략)

민영삼 시사평론가 : 총선 때까지 정부 비판 좀 그만하고, 문재인이 욕 좀 그만 해라. 욕이 아니라 문재인 실정을 갖다가 좀 눈 감아 주라, 이거 아니에요. (중략) 이렇게 해서 언론에 재갈 물린다는 건 결국 우리 국민들한테 조용히 브리핑한 거나 듣고 따라 하라. 우리 국민들 개돼지다. 이거 전체주의로 가는 거 아닙니까.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의 진행자 엄성섭 씨가 운영 중인 엄튜브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재용 회장님! 손사장과 조주빈 고소하세요>(3/31)에서였습니다.

 

엄성섭 기자 : (재승인 심사에서) 저희 TV조선 채널이 모두, 모두 기준점을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TV조선은 한 항목을 과락을 주면서 청문 절차를 거쳐야 되는 상황이 되어버렸고요. 채널A는 그 옆에 있다가 갑자기 유탄을 맞은 격이 되어버렸습니다. 거기는 과락도 없어요. 그리고 모든 점수도 다 기준점을 넘어섰는데, 거기도 같이 다시 들여다보겠다고 지금 (말)하고 있어요. 제가 그랬잖아요? 이 정부는 지금 이성을 상실한 것처럼 일률적 잣대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냥 자기들 마음대로예요. 이게 정말 자유민주국가가 맞는가. 저는 의심스러울 때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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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재승인 심사를 무기로 종편에 재갈 물리고 있다 주장한 <배승희 변호사>(3/27)

 

TV조선‧채널A 이 지경으로 만든 주인공들, 사과부터 해야

배승희변호사와 엄성섭 기자 모두 ‘전체주의’와 ‘자유민주국가’까지 운운하며 마치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부당하게 TV조선‧채널A에 ‘재승인 보류’ 결정을 한 것처럼 묘사했죠. 일단 그간 TV조선‧채널A의 단골 패널로서 막말, 과장, 왜곡으로 종편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재승인 심사에도 악영향을 미쳤던 대표적 인물들이 이런 주장을 한다는 것이 민망할 따름입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민영삼 씨는 패널로, 엄성섭 씨는 기자이자 진행자로서 TV조선‧채널A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는 데 일조했고 민영삼 씨의 경우 막말이 너무 심해 퇴출되기도 했죠.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7년 종편 재승인 심사에서 TV조선은 아예 불합격 점수를 받아 재승인 취소 위기에 몰렸고 그 이유는 이번 재승인 보류 결정의 이유와 마찬가지로 공적책임‧공정성 미달이었습니다. 패널 등 출연자의 오보‧막말‧편파 방송이 결정적 요인이었고 결국 TV조선은 오보‧막말‧편파로 인한 방송통신심의위 법정제재를 1년에 4건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죠. 채널A와 MBN도 가까스로 기준 점수인 650점을 넘겼을 뿐 같은 재승인 조건을 부여받았습니다. 자신이 많이 출연했던 방송사가 이 지경이 되었다면 올해 재승인 심사를 논하기 전에 최소한 책임감을 느껴야 합니다.

 

2020년 종편 재승인 심사, 오히려 반복될 ‘봐주기’ 우려

2020년 재승인 심사에서도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TV조선은 총점 기준점 650점을 가까스로 넘긴 653.39점을 받았으나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항목에서 과락에 해당하는 104.5점(기준점 210점)에 그쳤습니다. 방송법상 총점에서 기준점을 넘겨도 중점 심사사항에서 배점의 50%를 넘기지 못한 과락이 발생하면 조건부 재승인 또는 재승인 거부까지 가능합니다. 채널A 역시 총점 662.95점,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항목 109.6점으로 저조했죠. TV조선은 재승인 거부가 가능한 과락이 발생했으므로 ‘재승인 보류’ 및 청문 절차는 당연한 수순입니다. 오히려 과거 재승인 심사에서도 불합격점을 받을 만큼 반복적으로 지적된 공적책임‧공정성 문제로 또 과락을 받았으니 ‘보류’마저 봐주기로 보일 지경이죠.

 

엄성섭 기자의 경우 채널A는 과락이 없는데도 ‘보류’가 되었다며 ‘자유민주국가’까지 운운했는데요. 채널A는 앞서 살펴본 대로 2017년 재승인 심사에서 기준점만 가까스로 넘겼을 뿐 TV조선과 똑같이 오보‧막말‧편파 문제가 심각해 똑같은 재승인 조건을 부여받았으며 그 외에도 편성 다양화, 콘텐츠 투자 확대 등의 재승인 조건이 있었습니다. 2019년 11월, 방통위의 재승인 조건 이행 점검 결과에서 채널A와 MBN은 재승인 조건 중 약속한 콘텐츠 투자비용을 채우지 않았음이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지난 재승인 당시 약속한 조건들을 지키지 않았고 이번 심사에서 총점이나 공적책임‧공정성 부문 점수가 TV조선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 그쳤으므로 이를 다시 한 번 점검하겠다는 방통위 결정은 이상할 게 없습니다. 차중호 방통위 방송정책지원과장도 “(2017년에) TV조선과 채널A에 공통으로 부과된 재승인 조건들이 있어 채널A만 미리 재승인하긴 쉽지 않았다”, “방통위에서도 심사위에서 제시한 조건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필요해 의결이 미뤄졌다”고 밝혔습니다. 더구나 채널A는 과락이 아니므로 TV조선과 같은 청문 절차를 거치지도 않습니다.

 

트집 잡을 게 없으니 날짜에 집착하고 막말, ‘종편 패널’답다

이처럼 이번 재승인 심사에서 종편 패널 출신 ‘보수유튜버’들이 ‘전체주의’를 거론할 만큼 이상한 점은 없습니다. 배승희 변호사에서 출연자 민영삼 씨는 별다른 할 말이 없었는지 재승인 여부를 다시 결정하는 날짜를 트집 잡았는데요. ‘4월 21일에 재승인 여부를 다시 결정한다고 하니 정부가 총선 전까지는 정부 비판을 하지 못하도록 TV조선과 채널A에 재갈을 물린다’는 주장입니다. 이 대목에서 심지어 “우리 국민들 개돼지다. 이거 전체주의로 가는 거 아닙니까”라며 종편 패널 시절 막말 버릇을 또다시 드러내기도 했죠. 그러나 왜 4월 21일인지는 이미 민영삼 씨 스스로 정확히 말했습니다. “승인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게 “4월 21일”이기 때문입니다. 2017년 받은 재승인이 만료되는 것이 4월 21일이니 당연히 그 전에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개선 계획을 검토하고 재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겁니다. TV조선에 대한 청문 일정은 4월 10일 이전으로 알려졌죠. 민영삼 씨 주장대로라면 청문을 4월 10일 이전으로 잡았으니 이건 남은 총선 기간 동안은 정부 비판 많이 하라고 정부가 TV조선을 배려해준 것인가요?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방통위는 절차대로, 그동안의 관행대로, 법대로 재승인 심사를 할 뿐입니다.

 

어제와 오늘의 ‘종편 막말 용사’들, 반성부터 하시길

방통위의 이번 종편 재승인 심사에 시민사회와 언론계에서는 ‘봐주기 심사’가 반복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2017년 불합격 점수를 받고도 ‘조건부’로 살아남은 TV조선, TV조선과 마찬가지로 오보‧막말‧편파의 산실로서 최근엔 협박취재 및 검언유착 의혹의 당사자가 된 채널A, 두 방송사 모두 오랫동안 선정적․편파적 보도를 고수해온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입니다. 그 중심엔 ‘막말 패널’들이 있습니다.

 

배승희 변호사의 민영삼 씨는 2016년 3월,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가 일주일 만에 ‘법정제재’ 5건을 받는 진기록을 세우는 데 함께한 바 있습니다. 민 씨는 “막말, 갑질을 한 의원 중에서도 친노인 분이 5~6명 되지 않습니까. 이분들을 처리하지 않고는 성과라고 할 수가 없다”면서 사실상 당시 야당의 특정 후보자의 낙천을 요구해 박근혜 정부 방통심의위로부터 법정제재를 받았죠. TV조선 엄성섭 기자는 최근까지도 오보‧막말‧편파에 앞장서 있었습니다. 법정제재 ‘주의’가 내려진 2018년 5월 TV조선의 ‘북한의 풍계리 취재비 1만 달러 요구 오보’의 주인공이 바로 엄성섭 기자입니다. 엄 씨가 진행자인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작년 8월 20일에도 “조국 딸 시험 보고 학교간 적 없다”라고 보도했다가 법정제재 ‘주의’를 받았죠.

 

과거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2월 11일 TV조선 <엄성섭 윤슬기의 이슈격파>에서 엄성섭 씨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발언을 녹취해 새정치민주연합에 건넨 한국일보 기자에게 “이게 기자입니까? 쓰레기지”라고 말했다가 사과해야 했고 방통심의위는 여기에 행정지도인 ‘권고’만 내려 ‘봐주기’라는 비판을 받았죠. 엄 씨가 진행했던 TV조선 <엄성섭 유아름의 뉴스를 쏘다> 2016년 12월 2일 방송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과 관련한 특검 수사에 “특검이 흥신소냐”는 발언, 박 대통령 비판 여론에 대해 “박정희․육영수 여사의 따님이면 과오가 있어도 봐 줘야 되는 거 아니냐”는 발언을 방송했다가 법정제재 ‘주의’를 받았습니다.

 

이처럼 현재 ‘보수유튜브’에서 활약하는 이들 상당수가 과거 종편이 배출한, 또는 지금도 종편에서 언론 지형을 오염시키고 있는 ‘막말 패널’들입니다. 그러니 배승희 변호사와 엄튜브는 아무 문제가 없는 재승인 심사 절차, 오히려 ‘봐주기’ 논란에 놓인 심사에 ‘자유민주’ 운운하며 자유민주의 가치를 퇴색시키지 말고, 스스로의 보도 및 방송 태도부터 되돌아보길 바랍니다.

 

4. 박근혜 정부에서의 코로나19 사태 가정하며 세월호 폄훼한 윤서인

평소 세월호 유가족 등을 향한 막말을 일삼던 만화가 윤서인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윤튜브에서 또 세월호를 모욕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박근혜 정부에서 일어났다고 가정하면서 세월호 유가족을 비하한 겁니다. 유튜브 인기동영상으로 소개된 <세월호가 2020년에 가라앉는다면?>(3/25)에서였습니다.

 

윤서인 만화가 : 이번 전염병 사태가 6년 전 박근혜 시절에 터졌으면 세월호 때 일어났던 그 무시무시한 정부 탓이 그대로 전염병에 입혀지면서 박근혜 정부를 향했을 거야. (중략) 박근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해상 교통사고를 그렇게 잘 엮어서 몰았던 사람들이 실제로 정부의 책임이 막중한 이번 전염병 사태라면, 이거 얼마나 저 사람들이 더 잘 엮어서 몰았겠어? 아주 신나서 미쳐 날뛰었겠지. (중략) 당연히 전염병으로 죽은 이들의 유가족들은 정치인들과 손잡고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쳤을 거고, 거기서 단식투쟁 하면서 누구 엄마, 누구 아빠, 누구 아들, 누구 딸. 이런 이름 붙은 사람들이 네임드가 되면서 바이러스 특별법 제정하라고 난리를 쳤을 거야. 또 감성적인 리본이나 별 모양 디자인 또 나와서 감성 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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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정부에서의 코로나19 사태 가정하며 세월호 폄훼한 <윤튜브>(3/25)

 

반복되는 유튜브상의 세월호 모욕, 혐오를 멈춰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보수 유튜버들의 왜곡된 평가와 유가족을 향한 비하발언은 너무 많아 사회적 해악이 되고 있습니다. “박근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해상 교통사고”라는 윤서인 씨 발언은 다른 ‘보수유튜버’들도 되풀이하는 논리입니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후 즉각적 재난 및 사고 수습 대응과 체계적 구조 작업에 있어, 컨트롤타워이자 행정 수반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의 책임이 있다는 걸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근혜가 배를 침몰시킨 것이 아니다’라는 무의미한 외침만 반복하고 있죠.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사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한 것이 아닙니다. 어째서 부실하고 안일하게 구조하면서 정보가 보도되고 공유되는 것마저 막았냐고 묻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세월호까지 들먹인 윤서인 씨는 코로나19까지 끌어들였습니다. 현재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시민들, 함께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시민들까지 매도한 겁니다. 윤 씨가 “전염병으로 죽은 이들의 유가족들은 정치인들과 손잡고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쳤을 것”이라며 “신나서 미쳐 날뛰었”을 것이라 예상한 그 누군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윤 씨는 존재하지도 않는 누군가를 향해 무의미한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그 화풀이 대상으로 애먼 세월호 유가족과 코로나19 피해 시민들을 이용하고 있는 겁니다.

 

모욕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졌나…기본적인 소통은 되어야

세월호를 악용한 해당 영상에 윤서인 씨를 비판하는 댓글이 달리자, 윤서인 씨는 이어지는 영상 <왜 자꾸 말도 못하게 하는 거야?>(3/31)에서 더욱 놀라운 논리 비약을 선보였습니다.

 

윤서인 만화가 : 댓글들을 쭉 살펴보니까 대충 이런 느낌이더라고. (중략) ‘사람이 죽었는데 어떻게 저렇게 언급을 할 수가 있냐. 세월호를 입에 담다니 선 넘었네 선 넘었어.’ (중략) 봐봐, 박정희 사람 맞지? 10‧26은 사람이 죽은 사건 맞지? 사람이 죽은 사건에 대해서는 함부로 언급하면 안 된다면, 그럼 너네들도 박정희에 대해서는 오직 추모만 해야지. 근데 너네는 왜 이렇게 함부로 막 말해?

 

이쯤 되면 윤서인 씨가 타인과의 공감이나 소통이 가능하기는 한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누리꾼들이 윤서인 씨 영상에 분노하는 이유는 세월호 참사를 이용해 억지 비난을 가하고 유가족을 비방했기 때문이지 ‘사람이 죽은 사건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마’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추모는 오히려 희생자들을 더 많이 기억하고 더 많이 말하는 것이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말들 역시 역사적 평가와 정당한 비판일 경우 공론장에서 인정되는 겁니다. 윤서인 씨처럼 누군가 박정희 전 대통령마저 근거 없이, 사실과 무관하게 비방하고 혐오한다면 당연히 윤 씨처럼 비판받아야 합니다.

 

* 민언련 유튜브 모니터 보고서는 출연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3월 26일~4월 1일 정치‧시사 주제의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수 순위 상위 10개 채널의 게시물 및 정치‧시사 주제의 유튜브 인기 동영상

 

*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가 시민 여러분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올바른 선거 보도 문화를 위한 길에 함께 하세요. 링크를 통해 기부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w

 

* 부적절한 선거 보도나 방송을 제보해주세요. 2020총선미디어연대가 확인하여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링크를 통해 제보를 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x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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