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언론이 있다(4/2 일간기고쓰)
등록 2020.04.02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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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적중률 떨어지는 ‘돗자리 저널리즘’

적중률이 떨어지는 예지력으로 화제의 인물이 된 중앙일보 이정재 칼럼니스트가 4월 2일에는 <재앙은 어떻게 권력을 바꾸나>라는 제목으로 “4.15 총선 후 모습은 대충 짐작이 간다”는 ‘공상 칼럼’을 또 들고 왔습니다. 칼럼에서 이정재 씨는 여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윤석열 검찰총장이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이 될 것”이며, “몰락한 경제, 사라진 일자리를 나랏빚으로 떠받치는 일도 계속될 것”이고, “적폐청산·탈원전·소득주도성장·친노조·퍼주기에 공수처법과 선거법까지 입맛대로 다 했던 정권의 폭주는 더 심해질 것”이라 ‘예언’했습니다. “코로나20, 코로나21 재앙이 다시 닥쳐도 중국발 입국자는 여전히 대한민국 도심을 활보할 것”이고 “몰려든 중국인 환자를 한국인이 병수발할 것”이라며 철 지난 ‘중국 봉쇄론’도 여전히 고수했습니다.

동아일보 김순덕 대기자도 같은 날 칼럼에서 ‘돗자리 언론’ 행렬에 가세했습니다. 김순덕 대기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자 박근혜’라면, 요즘 더불어민주당은 ‘좌파 새누리당’을 보는 느낌”, “지금은 민주당 독재시대”라고 주장했습니다. 그 근거는 지난 칼럼들과 비슷합니다. ‘친문 공천’이라는 겁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코로나19는 이들 독재자에게 황금의 찬스”라면서 헝가리 극우 정치인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코로나19를 구실로 억압을 강화한 사례를 들어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비상사태를 선포해 민간기업 경영 개입이나 파격적 남북관계, 굴욕적 한중관계로 나아간다면 국민은 방법이 없다”, “어쩌면 이번이 국가비상사태 같은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 전 마지막 선거가 될 수 도 있다”고 예견한 것입니다. 외신들이 한국의 코로나 대응을 높이 평가한 건 중국과 달리 억압을 최소화하면서 국민 협조를 이끌어 낸 부분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입니다.

 

- 중앙일보 <이정재의 시시각각/재앙은 어떻게 권력을 바꾸나>(4/2 https://muz.so/aaHB)

- 동아일보 <김순덕칼럼/돌아온 김종인 “일당 독재 막아달라”>(4/2 https://muz.so/aaHG)

 

2. TV조선의 편파 보도 실력, 녹슬지 않았다!

3월 29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열린민주당을 통해 부활하고 있다”면서 “법무부의 역사를 오염시킨 인물”, “소의를 쫓은 소인배”라고 평가했던 TV조선이 4월 1일에 조 전 장관을 다시 선거판에 소환했습니다. 보도에서 앵커가 말한대로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이 ‘반조국 전선’을 만들어가기 시작했”음을 강조하는 목적의 보도로 보입니다. 기사 구성이 ‘조국 대 반조국’이에요.

아무리 TV조선이라고 해도 기계적 균형은 지켜야한다고 생각했나봅니다. 사실 정확한 균형을 맞추려면 열린민주당의 입장을 물어야하지만 TV조선은 느닷없이 더불어민주당을 끌어들여 조국 이슈가 커지는 게 부담스러워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런가보다 생각하는 순간, TV조선은 뒷통수를 칩니다. 마지막 기자 멘트는 “(더불어민주당)문건 뒤편에는 ‘황교안 망언록’이라며 ‘색깔론에 사로잡혀 국민을 분열시키는 갈등 유발자’라는 내용도 넣었습니다”였거든요. ‘반조국 전선’ 한번 띄워주고, 더불어민주당은 타 후보 욕이나 하고 다니는 당으로 훅 보내버린 TV조선의 편파 보도 실력, 녹슬지 않았습니다.

 

-TV조선 <조국 논란 재점화…부담스러운 여>(4/1) https://muz.so/aaH4

 

3. 미국 강의평가 사이트에 올라온 강의평가 2건으로 후보 검증한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4월 1일, 더불어민주당의 강선우 후보가 대학 교수 시절 낙제 수준의 강의평가를 받았다고 ‘단독’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근거로 삼은 ‘rate my professors’ 사이트의 강의평가는 오직 2건 뿐이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열악한 대학원생 처우와 맞물려 ‘김박사넷’ 등 교수 평가 사이트가 주목을 받았으므로 교수 출신 국회의원 후보의 강의평가를 검증 기준으로 삼는다면 새로운 시도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평가할 자료가 충분할 때 이야기입니다. ‘김박사넷’은 누적 강의평가가 적으면 평가 자료를 공개하지도 않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조선일보 보도 후 벌어진 일입니다. 다음 날 4월 1일 강의평가 사이트에 4년 만에 최고 평점을 준 강의평가가 새로 올라온 것입니다. 강선우 후보의 강의 코드는 HDFS227인데, 해당 평가의 강의 코드는 HDFS225로 되어 있어 허위 작성된 강의평가로 추정됩니다. 조선일보는 이것도 ‘단독’을 붙여 보도했습니다. 관심 한 푼 받았다는 걸 단독보도로 자랑할 게 아니라 ‘인터넷 댓글 받아쓰기’ 수준의 보도를 했다는 걸 부끄러워해야 할 일입니다.

 

- 조선일보 <단독/금태섭 꺾은 강선우 교수 강의평가, 美학생들 “끔찍”>(4/1 https://muz.so/aaHJ)

- 조선일보 <단독/낙제점 강의 평가 나왔던 강선우 후보… 뒤늦게 “좋았다” 글 올라>(4/1 https://muz.so/aaHF)

 

4. 외국인 싸잡아 매도하며 저급한 혐오 부추기는 종편 출연자

방역당국은 3월 29일 모든 해외 입국자 의무 자가격리를 4월 1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만 비자 종류가 A1(외교), A2(공무), A3(협정)인 경우와 중요한 사업상 목적, 학술적 목적, 공익적 목적, 인도적 목적으로 입국 전 한국 대사관에서 방문의 타당성을 인정받아 자가격리면제서를 사전 발급받은 경우는 예외로 뒀는데요.

채널A <뉴스TOP10>(3/31)에서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이 정책을 트집 잡으며 “지금 외국인에 대해서 실질적인 입국 금지조치라고 당국에서는 말하고 있지만 예외조항이 너무 많”고 “공무를 비롯한다든가 사업상의 이유라든가 이런 것들이 사실상 이유를 찾자면 다 만들 수 있는 예외 조항이 너무나 많”다고 했습니다. 예외조항이 너무 많다는 건데요. 사실 지난 2017년 기준으로 A1~A3 비자 발급수는 전체의 약 0.4%에 불과하답니다.

특히 장예찬 씨는 “국내에 장기 체류지가 있는 외국인들 같은 경우는 마찬가지로 국내의 집에서 오래 머물면서 자가격리 지침을 안 지킬 확률이 한국인보다 사실상 더 높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그런 근거가 있나요? 한국인들 지침 위반 사례 역시 제법 보도됐는데, 도대체 어떤 이유로 외국인은 자가격리 지침을 안 지킬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일까요?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적으로 벌어진 인종 혐오가 극심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국민도 여러모로 상처를 받았습니다. 배제와 억압은 답이 아니에요. 투명성, 적극성, 개방성이 세계가 주목한 한국 방역 모델의 특징임을 기억하세요.

 

- 채널A <뉴스TOP10>(3/31) : https://muz.so/aaH9

 

5. 여판사가 뭡니까!

이번 총선, 서울 동작구을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와 미래통합당 나경원 후보가 나옵니다. 이수진 후보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에 항의하며 19년간의 판사 생활을 접고 여당 영입인재 13호로 나섰고, 나경원 후보 또한 판사로 재직하다 2002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 그 후로 4선 국회의원의 길을 걷고 있죠. 두 후보 모두 전직 판사 출신입니다. 그런데요. TV조선은 4월 1일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는 보도에서 제목 앞에 ‘여판사 대결’이란 말을 붙였습니다. 이렇게 습관적으로 직업 앞에 ‘여’라는 성별을 붙이는 게 성차별적 표현이란 것 정도는 이제 상식 아닌가요?

 

-TV조선 <여판사 대결…이수진 46.4% 나경원 41.6%>(4/1) https://muz.so/aaH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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