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혐오‧모욕 만연한 ‘종편 패널’ 출신들의 ‘보수 유튜브’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튜브의 인기 동영상에도 코로나19 관련 콘텐츠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러나 꼭 필요한 정보나 생산적인 비판보다는 정부나 여권 관계자들을 향한 혐오와 모욕을 담은 게시물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유튜브 채널 <배승희 변호사>에서는 한때 종편 패널로 활약하던 배승희 변호사와 민영삼 시사평론가가 조롱과 비방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근거를 갖춘 합리적 비판이 아닌 감정적 분출은 코로나19 사태 종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민들의 혼란과 혐오를 조장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입니다.
근거도 논리도 없이 오로지 ‘모욕’을 목표로 한 유튜브 콘텐츠
지난 2월 27일과 28일 양일간 유튜브 인기 동영상에서 떠나지 않았던 게시물은 바로 배승희 변호사 <공감?>(2/25)이었습니다. 영상의 주인공은 ‘종편 패널’로 이름을 알린 배승희 변호사와 단골 종편 패널이었으나 지나친 ‘막말’로 퇴출되어 지금은 미래통합당 소속인 시사평론가 민영삼 씨였습니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사태를 다루던 중,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노무현재단 <유시민의 알릴레오>(이하 알릴레오)에서 한 발언을 문제 삼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민영삼 시사평론가 : 그 다음에 유촉새.
배승희 변호사 : 촉새 가나요. 촉새. 촉새.
민영삼 시사평론가 : 유촉새 이놈은 진짜로 더 심해불더만.
배승희 변호사 : 유촉새는 사람이 아니더만요.
민영삼 시사평론가 : 이거 보건복지부 장관. 유촉새 봉쇄시켜야 쓰겄다.
배승희 변호사 : 유촉새 입을 봉쇄해야 되겠던데요?
민영삼 시사평론가 : 유촉새 입을 봉쇄해야 우리 국민 보건 건강이 좋아질 것 같아.
배승희 변호사 : 아, 유촉새!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향해 혐오발언 쏟아낸 <배승희 변호사>(2/25)
배승희 씨와 민영삼 씨는 직접 <알릴레오>를 보면서 유시민 씨 주장을 비판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조선일보 <유시민 “대구시장, 코로나 막을 생각 없는 듯… 신천지는 종교 자유 말할 자격 없어”>(2/25)의 기사 제목만 가지고 유시민 씨에게 비방을 쏟아낸 것입니다.
‘중국인 입국금지’에 매몰된 보수 정치권
그렇다면 유시민 씨가 과연 저런 저급한 비난을 감수해야 할 정도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일까요?
유시민 씨는 권영진 대구 시장의 발언과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2월 24일, 권영진 대구시장은 ‘한국 정부가 다른 나라와 같이 중국인 입국 차단 조치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중국인 입국 금지는 때늦은 감이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외교적인 부분을 감수하고 중국인 입국을 금지했던 나라는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더디다”, “그때 조치하는 게 옳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답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의 원인이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하지 않은 정부에게 있다는 식의 답변이었죠. 그리고 이는 현 상황에서도 여전히 ‘중국인 입국금지’가 답이라는, 소위 ‘보수세력’의 주장과 일맥상통했습니다. 이런 발언을 지역 방역의 총 책임자인 지자체장이 노출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었는데요.
게다가 권 시장이 해당 발언을 내놓은 2월 24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국내 발생 현황에 따르면, 신천지 대구교회 및 청도대남병원 관련 집단 발생이 총 569명으로 전체 확진자 763명의 74.6%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수치만으로도 코로나19 확산이 중국인 입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진단 능력으로 빠르게 확진자와 확진자의 동선을 찾아내고 있는데 지금까지도 중국에서 들어온 외국인으로 인한 2‧3기 감염은 확인된 사례가 없습니다. 많은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들이 ‘중국인 입국금지’는 처음부터 답이 아니었다는 분석을 이미 내놓은 바 있죠. 국내 방역전문가 집단인 한국역학회와 대한예방의학회는 사태 초기부터 꾸준히 ‘중국 봉쇄론’을 반대해왔습니다.
유시민 씨는 “만약 중국인들이 들어와서 여기서(우리나라에서) 병을 퍼뜨렸다면, 중국사람 제일 많이 사는 데, (중략) 차이나타운이나 아니면 여기 대림동, 신도림동. (중략) 거기서 났어야죠. 아직 거기 한 명도 없어요(알릴레오 방송 이후, 3월 4일 오전 9시 현재 대림동의 확진자는 2명이며 이 중 중국인 감염은 없습니다_편집자주)”라며 권영진 대구시장의 ‘중국 입국금지가 필요했다’는 입장에 대해서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한 겁니다.
다른 지역과의 대응 수준 비교가 욕할 일인가
그런데 배승희‧민영삼 씨는 권영진 대구시장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유시민 씨를 향해 이런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민영삼 시사평론가 : 아, 이거 대구시장을 이렇게 모함해버리면 됩니까? 이거 대구시민을 이렇게.
배승희 변호사 : 이거 완전 대구시민을 바보 만드는 것 아닙니까.
민영삼 시사평론가 : 권영진 대구시장이 코로나 막을 생각이 없는 것 같대요.
배승희 변호사 : 야, 이런 식빵. 아, 진짜 저 입에다가 족발을 갖다 넣어야지. 저, 저게 정말 이게 말입니까, 족발입니까? (중략) 코로나보다 무서운 게 뭔 줄 아세요? 정치바이러스 유시민 입입니다. 이 주댕이입니다. 주댕이.
민영삼 시사평론가 : 입이 아니라 주댕이죠. 주댕이. 진짜로.
한때 ‘종편 패널’이었던 사람들의 눈 뜨고 볼 수 없는 기행
이것이 과연 한 때 방송사의 시사 프로그램 패널로서 ‘평론가’와 ‘변호사’라는 이름을 단 사람들의 시사 콘텐츠가 맞는지 의문입니다. 대구시장의 코로나19 대응 비판이 어째서 ‘대구시민을 바보 만드는 것’인지, 전체적으로 아무 근거도 없이 오로지 특정 인물을 비난하는데 혈안이 된 모양새입니다. ‘혐오 콘텐츠’의 전형입니다. 특히 선거와 맞물린 시기, 코로나19를 빌미로 정부‧여당에 선거용 공세를 가하는 보도들이 많은데 유튜브라는 특성까지 악용해 더 심각한 선동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아무리 유튜브 방송이라지만 ‘식빵’, ‘족발’, ‘정치바이러스’, ‘주댕이’와 같은 용어까지 쓰며 혐오를 부추기는 것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박원순 시장에게도 이유 없이 모욕, ‘보수 유튜브’ 도 넘었다
<배승희 변호사>의 막말 대상에는 박원순 시장도 포함됐습니다. 유시민 씨보다 더 심각했습니다. 배승희‧민영삼 씨는 중국에 응원 영상을 보낸 박원순 시장을 이렇게 모욕했습니다.
배승희 변호사 : 박원순이 미쳤다면서요? 돌았다면서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졌다면서요?
민영삼 시사평론가 : 거의 미친 수준입니다. 박원순이는 서울특별시장이아니라 우한시장입니다. 북경시장입니다.
배승희 변호사 : 짜오! 짜오! 푸흡.
민영삼 시사평론가 : 박짜오짜오.
배승희 변호사 : 짜오짜오. 미친.
민영삼 시사평론가 : 아, 왜 저러죠? 왜 저러죠?
배승희 변호사 : 짜장면~ 또라이~ 아, 중국 사람한테 표 받나요?
△ 박원순 시장에 대한 혐오발언 쏟아낸 <배승희 변호사>(2/25)
사실 이런 콘텐츠는 비평할 가치조차 없습니다. 흔히 말하는 ‘지라시’도 이보다는 수준이 높습니다. 박원순 시장을 향한 혐오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혐오까지 거리낌 없이 표하는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들이 모욕한 영상은 뉴차이나TV에 2월 13일에 올라온 영상입니다. 5년 전 메르스 사태 때 베이징시에서 서울에 특별사절단과 관광객을 보내준 것에 대한 답례로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 차원에서 중국 12개 도시에 코로나19 구호물품을 보내는 시기에 맞춰 제작된 것이었습니다. <배승희 변호사> 외에 다른 소위 ‘보수 유튜버’들, 심지어는 TV조선과 같은 기성 매체에서도 이를 빌미로 ‘박원순 시장이 중국만 두둔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혐오의 네트워크를 구성한 ‘보수 유튜브’와 ‘보수언론’은 이것이 ‘보수’의 이름마저 더럽힌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2월 27~28일 인기 동영상 중 유튜브 채널 배승희 변호사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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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박진솔 활동가(02-392-0181) 정리 이유빈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