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아무 데나 ‘친중 정부’ 갖다 붙였다가 망신당한 TV조선(일간 기고쓰(3/3))1. 아무 데나 ‘문재인 친중 정부’ 갖다 붙였다가 망신 당한 TV조선
2월 26일,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영국을 방문해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었으나 라브 장관 측이 갑자기 회담을 취소했습니다. 그러자 조선일보 등 소위 ‘보수언론’은 ‘코로나19 와중에 영국 갔다가 망신만 당했다’고 보도를 쏟아냈는데요. TV조선도 마찬가지입니다. TV조선 <뉴스특보>(2/28)는 이를 빌미로 문재인 정부 3년의 외교 정책을 싸잡아 비판했고 심지어 지긋지긋한 ‘친중론’을 또 들고 나왔습니다. 김지아 기자는 “왜 강경화 장관이 이 시국에 자리를 비우고 유럽 출장을 갔다가 이런 망신을 당한 것이냐는 비판”을 전했고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황당한 일”, “문재인 정부 3년여의 외교 성적표가 그대로 드러나는 거죠. 지난 3년 동안 남북 관계 위주, 중국 위주의 외교가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3월 2일, 영국 BBC는 라브 장관이 사실 코로나19 증세로 자가격리에 들어가 회담에 나오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5일만 기다리면 정확한 사실관계가 나올텐데, 성급하게 개연성도 없이 ‘중국 위주 외교라서 그렇다’는 주장을 한 TV조선. 망신은 TV조선이 당한 것 같습니다.
- TV조선 <뉴스특보>(2/28) https://muz.so/aaxm
2. “신당 잘 뜨질 않아 정치적으로 외로움”을 왜 채널A가 걱정하니
채널A는 3월 2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의료 봉사’ 행보를 과도하게 조명하면서 특정 정당 대표를 긍정적으로 그렸습니다. 동정민 앵커는 “신당은 잘 뜨질 않아 정치적으로 외롭지만, 땀에 흠뻑 젖은 이 모습엔 여론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했는데 이는 방송 뉴스보다 정당 대변인에 가까운 멘트입니다. 선거에서 언론이 특정 정당 대표의 ‘정치적 외로움’이나 ‘땀에 흠뻑 젖은 모습’까지 공감하고 강조해주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고 부적절합니다. 이어서 채널A는 “수행원 없이 내려온 안 대표 부부는 모텔에서 자면서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의료 봉사를 계속할 계획”이라면서 “지금까지 안철수 모습 중에 가장 멋있다”, “유일하게 행동하는 정치인” 등 온라인상의 호평까지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안철수 대표의 의료봉사를 개별 기사로 다룬 방송사, 더구나 이렇게 긍정적으로 묘사해준 방송사는 채널A 뿐입니다.
-채널A <땀 흠뻑 안철수…"행동하는 정치인" 호평(3/2) https://muz.so/aaxc
3. 왜 언론들이 사이비 교주 작전에 넘어가나
코로나 19 확산에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는 3월 2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언론에게 가장 주목받은 것은 이만희 씨가 차고 나온 손목시계였습니다. 이 손목시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쓰여 있었습니다. 3일 모든 주요 신문들이 지면에서 이 손목시계를 집중 조명했습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팩트체크’ 형식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축소했고, 동아일보와 한국일보는 ‘진품 논란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나마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는 정도로만 언급했습니다.
이 손목시계가 진품이든 가품이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실제로 준 것이든 아니든, 그 모든 건 코로나19 사태 해결과 거리가 먼 가십에 불과합니다. 이 시계가 사진에 찍히도록 한 것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이만희 교주의 연출이라는 추정도 기사화되고 있는데, 정작 그 시계를 사진으로 찍어 이슈화한 것도 언론입니다. 언론이라면 ‘이만희의 시계’보다는 이만희 씨가 밝힌 코로나19 사태 관련 입장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사태 해결의 방안이 무엇인지 보도해야 합니다.
‘이만희 시계’는 본질이 아니며, 언론이 그렇게 본질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이만희 씨의 의도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만희 씨의 시계가 보도된 후 온라인에서는 시계의 진품 여부와 신천지-정치권 간 연관성을 두고 소모적인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이만희 씨는 자신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느냐에 따라, 특정 정치집단에 악재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을 ‘박근혜 시계 해프닝’으로 선전한 셈입니다. 이런 의도에 언론들이 편승할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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