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코로나19로 밑바닥 다 드러낸 언론들(3/2 일간기고쓰)
등록 2020.03.02 20:43
조회 216

1. ‘친문 댓글은 대부분 조선족’이라는 음모론을 ‘기사’로 쓴 조선일보, 언론 맞나?

조선일보가 3월 2일 지면에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차이나게이트’라는 단어가 화제가 되고 있다”며, 조선족과 중국인 유학생들이 인터넷에서 댓글 조작을 한다는 음모론을 보도했습니다. “극단적 친문 댓글 대부분 조선족”이라는 음모론을 검증 없이 유포한 겁니다. 이 음모론의 출처는 극우 커뮤니트의 대명사 ‘일간베스트’입니다. 조선일보는 출처를 “디시인사이드 등 인터넷 커뮤니티”라고만 밝혔으나 조선일보가 기사 내내 인용한 ‘나는 조선족이다. 진실을 말하고 싶다’라는 원문은 ‘일베’에 처음 게재됐습니다. 심지어 조선일보는 정체불명 “네티즌”의 음모론을 성실히 인용해 준 뒤 “중국이 다른 나라의 인터넷 여론을 조작한다는 의혹은 처음이 아니다”라며 ‘대만 총통 선거에 중국이 대만 독립파에 불리한 여론을 온라인으로 확산시켰다’는 의혹까지 덧붙여 허위조작정보에 신빙성을 불어넣으려고 시도했습니다.

놀랍게도 주요 일간지와 경제지 중 중앙일보,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도 온라인판으로 이를 보도했습니다. 아무런 근거도 없는 출처 불명의 인터넷 음모론을 ‘기사’로 유포하는 이 작태가 바로 조선일보를 비롯한 우리 언론의 현주소입니다.

 

- 조선일보 <조선족이 국내 여론 조작? 온라인서 '차이나 게이트' 시끌>(3/2 https://muz.so/aaw4)

 

2. 동명이인 헷갈린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 ‘종편 시사대담’의 현주소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2/24)에서 동명이인을 혼동하여 엉뚱한 비판을 가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언론은 선거를 앞두고 더 신중해야 하는데, 종편의 ‘생방송 시사 대담 프로그램’이 얼마나 위험하고 부실한지 확인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의 진행자 엄성섭 앵커와 출연자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최고위원을 이수진 전 부장판사로 오인해 비판했습니다. 이수진 전 판사는 민주당 영입인재입니다. 이수진 최고위원이 “많은 국민들은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다른 현 국가적 위기 상황을 겪으며 비로소 국가를 느낍니다”라고 말하는 영상을 보여준 후, 엄성섭 씨는 “이수진 전 부장판사”로 소개했고, 이도운 씨는 이수진 최고위원을 영입인재 이수진 전 판사로 생각하고 “사법부에 있을 때 블랙리스트가 있었다고 했는데 블랙리스트 들어있지 않지 않았습니까?”, “이 분은 이미 많은 발언의 신뢰를 잃은 분”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결국 서주민 기자가 “방금 말씀하신 이수진 전 판사의 워딩은 아니고요. 방금 이야기했던 것은 이수진 최고위원 워딩”이라며 급히 두 사람의 대화를 정정했습니다. TV조선은 자사 유튜브 다시보기에서 이 대화를 잘라냈습니다. 아무리 준비가 부족했어도, 비판할 사람이 누구인지 구분은 해놓으셔야 하지 않을까요?

 

3. ‘중국에 굴종적인 한국 정부’ 이미지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TV조선

TV조선이 2월 29일, 또 우리 정부가 중국에 꼼짝 못 한다는 식의 기사를 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중국에 대한 빗장을 열어두고 있고 중국에 500만 달러, 우리 돈 6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절반은 이미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돌아온 건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고 했는데 중국은 아니었던 걸까요”, “(중국이 한국인에게) ‘봉쇄 딱지’를 붙이고 있습니다”라며, 사실상 정부를 조롱하는 리포트였는데요.

중국에 대한 지원은 TV조선도, 조선일보도 보도했듯이 지난 1월, 국내 확진자가 10명도 채 안 되던 시기 나온 겁니다. 2월 말을 기점으로 우리 상황이 갑작스레 악화됐으니 이미 약속한 지원책을 없던 일로 만들어 외교적 결례를 범했어야 한다고 TV조선은 주장하는 걸까요? 게다가 국내 상황이 악화되자 정부는 약속한 지원 물자 중 절반은 직접 조달이 아닌 국제기구를 통하기로 했습니다. TV조선은 이런 제반사항을 알면서도 ‘우리 정부가 중국에 빗장도 열어두고 퍼줬는데 돌아온 건 봉쇄 딱지다’라고 묘사했습니다.

또한 TV조선이 ‘중국이 한국인에게 봉쇄딱지를 붙인다’고 한 부분도 정확한 사실관계가 필요합니다. 한국일보는 27일, “여기는 한국인 집”이라고 중국 공안이 딱지를 붙였다고 보도했다가 사실은 오랜만에 귀가한 모든 사람들에게 2주간 격리를 부탁한 안내문임이 드러나 기사를 삭제했습니다. 중국의 과도한 대응으로 마찰이 발생하기는 했으나 긴박한 상황에서 오보도 있었던 만큼, 한국인에게만 가해진 조치인지, 어느 정도로 과도한 조치가 있었고 모두에게 그런 것인지, 정확한 보도가 필요합니다. TV조선이 제목으로 쓴 “적반하장 중국”을 비판하고자 한다면 그런 사실관계 확인이 기본입니다.

 

-TV조선 <포커스/500만 달러 지원했지만 문 닫은 중국>(2/29) https://muz.so/aaw3)

-고발뉴스 <‘오보’ 낸 한국일보…기사 삭제하고 끝?>(2/28 https://muz.so/aaw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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