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법정에선 판사들…사법농단 재판 기록 중인 KBS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9년 11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온라인 부문에 사법농단 공판에 방청해 판사들의 증언을 기록하면서 재판독립을 위협한 판사들을 기록하고 있는 KBS 취재K <판사와 두 개의 양심>을 선정했다.
2019년 11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온라인 부문 심사 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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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
KBS 취재K <판사와 두 개의 양심> 매체: KBS 취재K, 취재: 김채린 기자 보도일자: 2019/4/4~ |
선정위원 |
공시형(민언련 활동가),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민동기(고발뉴스 미디어전문기자), 박영흠(협성대학교 초빙교수), 박진솔(민언련 활동가), 엄재희(민언련 활동가), 이광호(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임동준(민언련 활동가), 조선희(민언련 활동가) |
심사 대상 |
11월 1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 상으로 보도를 내는 모든 매체 |
선정사유 KBS 취재K는 2019년 4월부터 최근까지 <판사와 두 개의 양심> 연재 기사를 통해 사법농단 사태의 핵심 증거인 판사들의 증언을 심층 보도하고 있다. 사법농단 사태의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재판을 통해 하나둘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언론의 취재는 사건의 파장과 규모에 비해 매우 부족한 현실이다. KBS 취재K는 사법농단 공판에 직접 참여해 법의 심판대 위에 선 판사들의 증언을 7개월째 기록하고 있다. 올해 1월까지 18건의 기사가 올라와 있다. KBS 취재K <판사와 두 개의 양심>은 판사들이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하기 보다는 관료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에 빠져있고, 승진을 위해 양심까지 저버렸음을 드러냈다. 또한, 폐쇄적인 법원행정처가 어떻게 부당한 권력을 행사하여 재판 독립을 위협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취재K는 실제 판사의 증언을 그대로 담음으로써 판사들이 당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그래서 결국 어떤 행동을 선택했는지 그 과정을 낱낱이 전달해주고 있다. KBS 취재K <판사와 두 개의 양심>은 판사들이 재판에서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지, 아니면 변명을 하고 있는지 추적함으로써 ‘법관 탄핵’이 어려워진 현 상황에서 사법농단 사건 연류 판사들의 사회적 책임을 끝까지 묻고 있다. 또한, 시민들이 재판 독립을 위협한 초유의 사법농단 사태를 관심 있게 지켜보도록 사건을 재구성해 전달하고 흥미를 가지고 볼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사법농단 사태의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에 충분한 연재 기사였다. 이에 KBS 취재K의 <판사와 두 개의 양심>을 2019년 11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온라인 보도 부문에 선정했다. |
KBS 김채린 기자는 2019년 4월 4일부터 현재까지 <판사와 두 개의 양심> 연재 기사를 통해 사법농단 사태의 핵심 증거인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의 재판 증언을 심층 보도하고 있다. 실제 사실관계가 드러나고 있는 사법농단 공판에 방청해 그곳에서 나온 판사들의 증언을 기록함으로써 판사들의 관료적 문화와 의식 구조, 법원행정처의 구조적 한계, 한국식 사법행정의 위험성 등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사법농단 사태를 끈질기게 취재, 기록하며 재판독립을 위협한 판사들에게 사회적‧법적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사법농단 재판은 현재 진행형
2019년 3월부터 양승태 대법원장 등 ‘사법농단’ 사건 연루 전현직 법관들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사법농단 사건 재판엔 최대 100명이 넘는 판사가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었다. 전현직 법관들은 자신이 업무를 수행했던 그곳에서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를 말애햐 할 ‘증인’이 되어, 엄혹했던 사법농단 시기에 자신이 행동하거나 듣고 말했던 실체적 사실을 말해야 했다. 기자는 직접 이 공판에 참석해 판사들의 증언을 모으기 시작했다.
기자는 첫 기사 <뛰어난 정세분석가가 ‘깊은 생각없이’ 민감문건 작성>(2019/4/4 김채린 기자)에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재판에서 진행된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다루는 것을 시작으로, 2020년 1월 현재까지 총 19건의 기사를 작성했다.
양심을 어긴 판사들…그날 그곳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나
공판 기록을 보면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이 어떠한 태도로 법복을 입고 있었는지 낱낱이 드러난다. 작년 11월에 송고된 <헌재소장 비판 기사 ‘대필’한 판사…복종의 한계는 어디?>(2019/11/11 김채린 기자)를 보면, ‘상명하복’에 찌든 후진적 관료의 모습도 보인다. 재판에 나온 문성호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으로 일하면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아 법률신문에 ‘대필 기사’를 쓴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증인석에서 사법농단 당시 임 처장이 “(법률신문) 기사 초안을 한번 작성해보세요”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 거절의 뜻을 내비쳤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임 처장이 큰소리로 또박또박 “일.단.써.오.세.요”라고 말했고, 결국 그 지시를 이행했다고 한다. 그는 재판에서 “복종 의무가 저에게 적용된다는 건 알고 있었다”고 말하기 했다. 이에 검사가 “법령과 공익에 위배되는 지시이면 상급자에 복종할 의무가 있는 건가요?”라고 되묻자 문성호 판사는 “뭐, 복종의 한계가 있다는 거는 저도 알고 있고요. 법원 판례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걸 제가 여기서 얘기할 건 아니고... 당시에는 제가 내키지 않았기 때문에 한번 거절을 했던 겁니다”라고 증언했다. 반성의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 재판에 출석 중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 (출처 : KBS)
이후 <사법부 ‘블랙리스트’사태 우려한 판사…의심의 나비효과>(2019/11/28 김채린 기자)에서는 사법농단 시기 법원행정처가 판사들의 전문분야연구회인 ‘국제인권법연구회’를 탄압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또 <판사를 감찰한 판사 ‘비위’법관이란 무엇인가>(2019/12/16 김채린 기자)에서는 비위 법관이라는 미명하에 법관을 감찰한 과정을 담았다.
사법농단 재판을 기록하는 가치
이처럼 사법농단 재판을 통해 실체적 사실관계가 드러나고 있다. KBS 취재K의 <판사와 두 개의 양심은> 재판 독립을 침해한 사법농단 사태에서 일했던 판사들이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사회적 성찰과 변화의 단서가 되기 때문에 이번 보도는 기록물로서의 가치가 크다. 이 사태에 연루된 판사들이 법정에 나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반성을 게을리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또한 시민들이 알아야하고 끈질기게 견제, 감시해야 할 부분이 될 것이다. 이에 민언련은 KBS 취재K <판사와 두 개의 양심>을 이달의 좋은 보도 온라인 부문에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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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엄재희 활동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