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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미국 유타 주 성 재지정 치료 금지’ 오보‘전환 치료(Conversion Therapy)’는 강제로 성 정체성이나 성 지향성(대체로 성 지향성)을 바꾸기 위한 행위를 뜻합니다. 이는 엄연한 사이비 과학이자 폭력행위로써, 미국 심리학회(APA)는 이미 2009년 자료 <성 지향성 불안과 변화 노력에 대한 적합하고 확실한 응답>에서 “동성애는 정신적 병증이 아니다”라고 확언하며, “우리는 동성애를 잘못된 것으로 특징 지으려는 노력과 성적 지향이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개념, 성적 지향을 바꾸려는 시도의 부활을 우려한다”고 한 바 있습니다.
연합뉴스 발로 번진 ‘외신 오역’ 오보
지난 1월 22일 CNN은 <유타 주가 성소수자 아이들에 대한 전환치료를 금지하다>라는 기사에서 “주지사가 지난 화요일 새 법안을 발효시키면서 유타 주가 이제 소수자에 전환 치료를 금지한 19번째 주가 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연합뉴스는 CNN 기사를 <미 유타주, 미성년자 성전환 치료 금지법 발효>(1/23, 옥철 특파원)으로 정 반대로 오역해 보도했습니다. 기사 내용에는 “성전환 치료란 성적 지향성에 맞는 성으로의 전환을 위해 수술·시술, 재활, 호르몬 치료 등을 병행하는 것을 말한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붙였습니다. ‘성전환 치료’는 성 불쾌감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사회적 성에 생물학적 성을 일치시켜 성 불쾌감을 해소하는 의학적으로 공인된 방법인데, 오역으로 이것이 금지되었다는 보도를 낸 것입니다.
연합뉴스는 이어서 “미 언론은 유타주가 성소수자(LGBTQ)권리보다는 전통적인 성 관념을 중시하는 보수적 성향을 보인 것이라고 평했다”고 했는데, 도대체 어디서 인용한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CNN 기사에서 보수적(conservative)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곳은 “이번 (전환치료) 금지를 공론화시킨 공화당 개리 허버트 주지사는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주 의회에서 공전해 온 (전환치료 금지) 법률 통과를 끝내기 위해 일년 넘게 노력해 왔다”는 대목뿐입니다.
민언련에 온 제보에 따르면, 머니투데이와 시선뉴스, OBS, 매일경제, KBS, 한국경제 등에서 연합뉴스 기사를 전제하거나 받아 보도했습니다. 29일 오후 6시 현재는 연합뉴스 기사를 포함해 대부분 제대로 된 내용으로 수정·삭제된 상태이지만, 머니투데이 <미 유타 주, 미성년자 성전환 치료 금지>는 그대로 남아있습니다.머니투데이 기사는 연합뉴스 기사 내용에 미국의 성소수자 단체 휴먼라이츠캠페인 재단의 환영 입장, 미국 의학 협회와 연구기관 등 전문기관의 전환치료 반대 입장이 덧붙여져 있어 마치 인권단체와 전문기관이 청소년기의 ‘성전환 치료’를 반대하고 있다는 엉뚱한 내용이 되어 버렸습니다.
성소수자는 ‘치료 대상’ 아니다…기자 교육 강화 필요
연합뉴스는 <영국 ‘동성애 전환치료’ 전면금지…“소수자 권익향상 도모”>(2018/7/3) 등의 보도를 통해서 세계 곳곳에서 법제화되고 있는 전환치료 금지 소식을 전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보도는 의도적인 왜곡이 아니라 단순한 번역 실수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오보를 낸 기자가 ‘전환 치료’를 하나의 용어로 본 것이 아니라, 전환(conversion)과 치료(therapy)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조합해 ‘성전환 치료’라는 단어로 완성했다는 점에서 무의식적으로 성소수자를 치료 대상으로 보는 오개념이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심됩니다.
‘성전환’이라는 표현도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성전환’이라는 용어가 성 정체성이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한다는 지적이 나와 영문 위키 등지에서는 ‘성전환 치료’의 공식 명칭을 ‘성 재지정 치료(Sex reassignment therapy)’라고 할 정도입니다.
연합뉴스 보도는 일단 보도가 되면 많은 온라인 언론사가 전제해 보도하기 때문에 잘못된 내용이 퍼져도 일괄적으로 수정하기가 어렵고, 독자들의 반응 속도가 빨라 수정한다 하더라도 이미 기사의 영향력이 다 한 경우가 많습니다. 연합뉴스는 한층 더 보도에 신중을 기해야 하겠습니다.
* 썸네일 : 픽사베이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1/23~29 유타 주 전환치료 금지 법안 발효와 관련된 국내 온라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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