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욕하면서 보게 하는 인사이트의 ‘막장 글쓰기’
등록 2019.09.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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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인사이트, 하루 150개씩 올라오는 기사 중 스스로 쓴 기사 손에 꼽아>(9/16)에서 인사이트 기사 주제의 편협성과 취재원 수의 한계를 다뤘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기사 내용의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타사 보도 복사해 더 자극적으로 재생산한다

인사이트의 문제로 가장 먼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자극적인 제목붙이기를 통한 어뷰징입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다른 언론사의 보도를 가져와 더 자극적인 제목을 붙여 내보내는 것인데요. JTBC <“반려견으로 강제 임신 실험”>이 인사이트에서는 <“경북대 실험실서 ‘반려견’ 항문에 쇠막대기가 강제로 삽입되고 있어요”>로 변하는 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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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보도 복사해 자극적인 기사 생산한 인사이트 캡처

JTBC는 <“반려견으로 강제 임신 실험”>(8/22)에서 대학교의 수의학과의 비윤리적인 실험을 고발했습니다. 실험의 대상이 되는 개에게 가학적인 실험을 감행했다는 겁니다. 인사이트는 이 보도를 그대로 옮겼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더 추가됐습니다. JTBC에는 ‘항문’에 대한 언급도 없었고, 취재원 인터뷰 중 인사이트 기사 제목과 같은 코멘트가 등장하지도 않았고, “개의 생식기에서 세포를 채취에 발정기를 확인하는 질도말 실험입니다”이라는 말만 언급했을 뿐입니다. 그러나인사이트 <“경북대 실험실서 반려견항문에 쇠막대기가 강제로 삽입되고 있어요”>(8/22, 전준강 기자)에서는 항문과 쇠막대기 강제 삽입 등의 자극적 표현이 등장한 것이죠. 이처럼 타사에서 정제된 표현을 하더라도, 인사이트는 최대한 노골적이고 자극적으로 단어를 바꾸어 기사를 생산하는 겁니다.

선정적인 기사들도 많았습니다. 일례로 인사이트 <요가복 젝시믹스 성 상품화 논란이어 강남에 등장한 신종 유흥업소 레깅스 룸’>(8/22, 이하린 기자)은 특정 요가복 광고가 너무 선정적이라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 보도는 요가복 브랜드명을 기사 제목부터 내용까지 거듭 노출하고 있으며, 요가복 브랜드명이 분명하게 적힌 유튜브 홍보영상와 요가복 홈페이지의 모델 의상착의 사진들을 여러장 보여주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이 브랜드를 비판하는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해당 브랜드를 홍보해 주는 효과만 남길 가능성이 높은 사실상의 홍보성 기사입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보도에서 느닷없이 ‘여성 종업원’들이 요가복을 입고 영업하는 ‘레깅스 룸’이라는 것이 있다며 상세히 전한 것입니다. 보도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강남에 위치한 ‘레깅스 룸’에서 레깅스를 입은 여자 종업원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면서 해당 사진을 노출했습니다. 또한 “레깅스 의상을 활용한 변태적인 퍼포먼스 내지는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했습니다. 이 보도는 성 상품화를 비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자신이 성 상품화를 재생산했다고 봐야 할 수준으로 선정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사이트의 <아동복 모델에게 망사스타킹신기고 속옷 보일 듯한 포즈 시키는 어른들>(8/21, 장경윤 기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기사는 SBS의 보도 <수영복에 망사스타킹..MLB키즈 성 상품화논란>(8/20, 제희원 기자)를 옮겨 적은 것인데, 역시 성 상품화에 대한 비판점을 드러내고 있으면서도 광고 사진을 그대로 게재하고 더 자극적인 제목을 걸었습니다.

 

연예인 성적 대상화에도 앞장서

민언련의 앞선 보고서에 따르면 인사이트의 769건의 기사 중 연예인을 다룬 기사는 총 202건(26.3%)에 달했습니다. 인사이트 기사 중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주제 2위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주로 연예 뉴스를 유통하는 인사이트는 매우 심각한 연예인 성적 대상화 행태를 보였습니다.

인사이트는 여성 연예인들이 작품 제작발표회를 하거나 무대에 서거나 심지어 별다른 일 없이 방송사에 나타나기만 해도 몸매를 평가하거나 얼굴을 평가하는 기사들을 지속적으로 생산했습니다. 물론, 이것은 인사이트만의 문제는 아니고 인터넷 언론 전반의 오래 된 문제입니다. 아무리 연예인들이 대중들에게 외적인 모습을 보이는 직업이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론이 이들을 성 상품화하고, 그 대가로 조회수를 챙겨 언론사 매출로 바꿀 자격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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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인을 성적대상화 한 인사이트 기사제목 갈무리 ⓒ민주언론시민연합

 

제목으로 ‘낚으면’ 된다?

인사이트의 <“이제 미성년자 성폭행한 여성도 화학적 거세당한다”>(8/22, 디지털뉴스팀)은 인사이트가 취재한 몇 안 되는 기사 중 하나입니다. 제목만 보면 이제부터 여성이 화학적 거세를 당할 수 있는 법안이 새롭게 제정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인사이트는 기사 내에서 “법무부 관계자도 “관련 법에도 남성과 여성 구분 없이 19세 이상 성범죄자라면 화학적 거세 결정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라고 말하며 기존에도 여성에 대한 화학적 거세가 가능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소위 ‘낚았다’고 표현되는 기사의 적절한 예시입니다.

인사이트는 이 기사를 쓰게 된 배경으로 “최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여성의 성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다 (중략) 이는 2018년 동일한 범죄 전체 검거 인원의 1.7% 수준이지만 사회의 큰 문제로 자리 잡았다”고 썼습니다. 기사가 인용한 통계에 따르면 여성 피의자는 1.7%라는 것인데, 어떤 부분에서 사회의 큰 문제로 자리 잡았는지 인사이트는 별다른 근거를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여성 가해자에 의해 일어나는 성범죄 또한 심각한 범죄이지만, 단지 이 기사를 본다면 인사이트가 ‘여성 화학적 거세’라는 기사를 쓰고 싶어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근거들을 가져다 붙인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기사의 틀도 갖추지 않는 인사이트

인사이트가 온라인 커뮤니티 글이나 타사 보도를 주로 복사해오다 보니, 기본적인 기사의 틀조차 갖추지 못한 기사들도 많았습니다. 그중 황당한 점은 기자가 기사 말미에 본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쓴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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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개인 충고로 마무리하는 인사이트 기사 캡처

인사이트는 <“술김에 과 선배 고백받아주고 잠자리까지 했는데 맨정신에 보니 손도 잡기 싫습니다”>(8/23, 강유정 기자)에서 “A씨가 선배에게 솔직히 마음을 털어놓고 그에 대한 후폭풍을 맞는 것도, 선배와 감정 없는 연애를 이어가는 것도 모두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이 아닐까. 또한 앞으로는 술을 마실 때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만큼만 마시는 노력을 하는 것이 좋겠다”라며 기사를 마무리합니다. 온라인에 떠도는 커뮤니티 글을 요약하고 마지막에는 기자 본인의 주관적인 충고나 교훈으로 마무리하는 겁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는 글이 SNS 언론을 통해 기사로 탈바꿈합니다.

인사이트는 <“여친 핸드폰 사진첩에서 전남친인 백인남사진을 본 뒤로 잠을 못 잡니다”>(8/20, 강유정 기자)에서도 “현재 A씨의 고민은 연애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게 신경 쓰인다면 먼저 솔직하게 여자친구와 터놓고 대화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라며 기자의 생각을 썼고, <“저한테 빌린 돈 안 갚는 친구 인스타에 해외여행사진이 가득했습니다”>(8/20, 김남하 기자)에서도 “자신이 돈을 빌릴 때 얼마나 절실했는지 기억한다면 돈을 빌려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라고 썼습니다. 기사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의 글입니다.

 

악의적인 제목도 서슴지 않는다

인사이트는 정치·사회 분야에 대한 기사를 쓰기도 하는데, 편향적인 주제 선정과 악의적인 제목이 결합된 기사가 대부분입니다. 인사이트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 자질 논란 와중에 닭고기공장 달려간 문재인 대통령>(8/21, 디지털뉴스팀)에서 “현재 한국 사회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내정한 문재인 대통령은 ‘닭고기’ 공장을 찾아갔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는 시기에 맞춰 8월 내각을 발표했을 뿐이고, 대통령은 공개된 일정에 맞춰 일을 진행했습니다. 인사이트는 관련이 없는 두 이슈를 엮어 마치 멀쩡한 공식 일정 수행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듯이 제목을 편집했습니다.

또한 특정 집단을 폄훼하기 위한 제목도 있었습니다. 인사이트는 <‘살인자·성폭행범건강 위해 교도소에 에어컨 더 설치해달라 요청한 변호사들>(8/20, 석태진 기자)에서 “20일 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는 폭염에 따른 수용자의 인권침해를 지적하고 이에 대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고 썼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은 지난 2016년 9월 부산교도소에서 2명의 수용자가 열사병을 호소하며 숨진 사고를 보며 이와 같은 요구를 한 것입니다. ‘살인자’와 ‘성폭행범’이 실제로 민변의 요구로 혜택을 보는지, 강력범죄자를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환경에 방치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어떤 증명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인사이트는 제목에 ‘살인자’와 ‘성폭행범’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특정 단체를 비난할 의도로 기사를 생산했습니다. 본인들이 만들어내고 싶은 이미지에 맞추어 기사를 편집한 것입니다.

주로 SNS에 기사를 유통하는 인사이트는 페이스북 팔로워 6백만을 가지고 있을 만큼 파급력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 파급력이 위험해 보일 정도로 인사이트의 기사는 선정적인 가십에 불과하며 악의적입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다방면의 주제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거의 대부분의 기사가 ‘가십’이며, 대충 남의 기사를 베껴서 제목과 선정적 부분만 강조하는 형식으로 바꾸는 어뷰징 보도였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클릭 유도성 기사의 수위는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뉴스 소비자들의 안목이 필요합니다. 잘못된 성 인식을 만들고 악의적으로 기사를 편집하는 기사들을 경계하고 감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 썸네일 : 저널리즘 토크쇼J(9/15)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8월 19일~23일 인사이트, 인사이트 비즈니스 홈페이지에서 수집한 769건의 기사

<끝>

문의 공시형 활동가(02-392-0181) 정리 주영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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