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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판결이 문제”, “일본이 어떻게 보겠냐”…친일 방송 인증한 TV조선
등록 2019.07.2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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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일본 산케이신문의 보도를 시작으로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에 대한 수출 규제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특히 산케이신문은 이번 결정의 원인을 우리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해석했습니다. 이후 시민사회에서는 부당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으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보수언론들은 우리 정부의 책임론을 주장하며 일본의 시각으로 사건을 해석했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15)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TV조선은 노골적으로 일본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정부책임론을 주장했습니다.

 

보수 4명 대 진보 2명의 싸움구조…최소한의 중립도 지키지 않는 TV조선

TV조선 <이것이 정치다>는 시사 대담프로그램이 지켜야할 최소한의 중립적인 태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출연자의 비율에서부터 편향성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15일 방송의 출연자 6명 중 보수 성향 출연자는 고성국 정치학 박사, 김근식 경남대 교수, 서정욱 변호사,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으로 4명이었던 반면 진보 성향 출연자는 강선우 전 민주당 부대변인, 김관옥 계명대 교수로 2명뿐이었습니다.

 

출연자 수에서 보인 편향성은 발언시간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이 날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된 대담은 총 39분 33초가 진행됐습니다. 이 중 보수 출연자들의 발언시간은 21분 26초로 전체 대담의 약 54.2%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진보 출연자들의 발언시간은 9분 19초로 약 23.6%에 그쳤습니다. 보수 출연자들의 발언 시간이 전체 대담의 절반이 넘고, 진보 출연자들과 비교했을 때 2배가 넘게 많았던 것입니다.

 

특히 고성국 씨의 발언 시간은 10분 12초로 출연자 6명 중 가장 길었습니다. 심지어 고 씨의 발언 시간은 진보 출연자 전체의 발언 시간보다 길었고, 진행자의 발언과 자료화면이 나온 시간 보다도 길었습니다. 고 씨가 이 날 방송에서 지속적으로 정부의 책임론을 펼치며 일본의 입장을 대변했음에도 TV조선은 이를 제지하기는커녕 가장 많이 발언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준 것입니다.

 

출연자

발언 시간

합계

보수

고성국 정치학 박사

10분 12초

21분 26초

(54.2%)

김근식 경남대 교수

7분 5초

서정욱 변호사

1분 46초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2분 23초

진보

강선우 전 민주당 부대변인

4분 26초

9분 19초

(23.6%)

김관옥 계명대 교수

4분 53초

기타(진행자, 자료화면)

8분 48초

(22.3%)

총 대담시간

39분 33초

△ ‘일본 경제보복’ 관련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15) 출연자별 발언시간 분석 ©민주언론시민연합 *비율은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

 

우리 대법원의 판결이 “문제 있다”며 노골적으로 일본 지지한 서정욱 씨

이 날 방송에서는 보수 출연자들이 연이어 일본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며 우리 정부의 책임론을 주장했습니다. 이 중 가장 심각한 발언은 서정욱 씨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서 씨는 지난 10월 우리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준 판결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 씨는 과거 박정희 독재정권이 했던 한일협정에 기록된 3인 중재위원회를 “이게 일본이 요구하는 것”이라더니 “기본적으로 국제법은 국내법보다 우선하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일본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서 씨는 정부가 의도적으로 반일감정을 일으켜 총선에 이용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서정욱 변호사 : 이렇게 책임 회피할 게 아니고 일본에서 볼 때는 이게 사법부이든 입법부이든 행정부든 다 이게 대한민국입니다. 따라서 이게 저는 정부가 옛날에 65년에 돈을 5억 불 받았으면 정부가 판결금을 주든지 아니면 이게 어떻게 뭐 반반씩 하든지 이런 적극적인 해결책을 내놔야지 무조건 이게 반일 감정에서 죽창, 배 12척, 뭐 이게 이런거 반일 감정 조장으로 되느냐. 그래서 이게 결론적으로 저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현 정권이 어떤 이게 국가 이익보다 정권의 이익을 더 고려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내년에 총선 앞두고 반일 감정, 이거를 이용하는 게 아닌가, 정치에.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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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비난한 서정욱 씨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15)

 

서 씨는 진행자 윤정호 씨가 “대법원 판결을 행정부가 어떻게 해야 될거냐, 이런건 또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될 수 있”다고 발언을 정리하자 “일본에서 강제 징용한 부분에 대해서 직접 배상한다고 하니 이게 국가가 대신 다 받아서 우리가 주겠다”고 했다며 본인의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이어 “노무현 정부 때도 6200억 준 것도 있”다며 끝까지 우리 정부의 책임론을 주장했습니다. 이에 진행자 윤정호 씨는 “그 부분에 대해서 개인청구권은 또 소멸되지 않았다는 대법원의 입장이 나왔”다며 서 씨의 말을 끊었습니다.

 

정부 비판을 위해서 일본의 입장까지 대변하는건 보수가 아니라 친일파다

서정욱 씨의 발언은 여러 가지 측면으로 문제가 큰 주장입니다. 가장 먼저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문제삼은 부분은 사실상 대한민국의 헌법을 부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작년 10월 대법원은 “일본 법원의 판결 이유는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이라고 보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라며 앞선 1, 2심 판결을 뒤집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헌법의 핵심적 가치에 배척되는 판결을 바로잡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서정욱 씨는 헌법에 부합하는 대법원의 판결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서 씨가 국내법과 국제법을 운운한 부분은 일본 정부가 고수해 온 입장입니다. 한겨레 <일본,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국제법 위반”…한국 “과도한 반응”>(2018/11/29)에 따르면 일본의 고노 다로 외상은 “일본은 한국이 국제법 위반 상태의 시정을 포함한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을 거듭 강하게 요구한다”, “즉시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 일본은 국제 재판과 대항 조처를 포함한 여러 조처를 시야에 넣고 의연한 대응을 강구하겠다”며 우리 대법원의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 주장했습니다. 서 씨의 논리와 일치합니다.

 

이렇게 일본의 시각으로 사안을 해석하고, 일본의 논리로 일관된 주장을 펼친 서 씨의 결론은 정부가 반일감정을 유도해 선거에 이용하려한다는 음모론이었습니다. 근거는 없었습니다.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며 우리 정부가 문제를 일으킨 듯 설명하고, 심지어는 정부가 선거를 위해 반일감정을 조장한다는 음모론을 펼치는 것은 단순히 보수진영의 입장으로 볼 수 없습니다. 이는 보수가 아닌 친일파의 주장으로 봐야합니다.

 

조국 민정수석 SNS 글을 일본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분노한 김근식 씨

TV조선은 조국 민정수석이 SNS를 통해 한 드라마에서 배경음악으로 나온 죽창가를 공유한 것을 집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6명의 출연자 중 김근식 씨는 특히 격양된 말투로 “한일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이 죽창, 반일, 의병, 동학, 이런 등등을 연상시키는 페북을 올렸다고 하는 것”이 논란의 원인이라 주장했습니다. 이어 김 씨는 조국 민정수석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 검증도 실패”했다며 “자기 업무도 제대로 못하신 분이 (드라마) 본방사수 할 정도의 여유가 있는지 좀 한가로워 보일 뿐”이라고 비판하더니 일본의 관점으로 보면 조국 수석의 SNS 글을 해석했습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 : 지금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로 있을 때 우리는 아베의 발언 하나, 자민당 간사장의 발언 하나, 그다음에 심지어는 며칠 전에 있었던 경제통산성의 과장 발언 하나 가지고도 언론이 다 주시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대통령의 최측근, 민정수석의 발언을 일본에서 어떻게 보겠습니까? 아, 그러면 이 한일 관계는 죽창을 들고 싸울 정도로 가겠다는 것이구나라고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저런식의 결기를 갖는 것은 좋지만 자연인으로서 가지면 사표를 쓰고 나가서 교수로서 그 이야기를 하라는 이야기예요. 왜 민정수석에 있으면서 저런 얘기를 하는 것이 과연 한일 관계를 제대로 풀 수 있는 것이냐. 저는 꼭 문제 제기를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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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입장에서 조국 민정수석 비판한 김근식 씨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15)

 

김 씨의 주장은 보수언론의 정부책임론과 유사합니다. 일본의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며 왜 양국의 갈등이 벌어졌는지, 원인이 무엇인지는 지워버렸기 때문입니다. 정부 인사의 발언이 양국 관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은 허울만 좋은 껍데기일 뿐입니다. 김 씨의 주장대로라면 우리 정부 인사들은 매번 입장을 밝힐 때마다 일본의 눈치를 봐야합니다. 그러나 외교업무는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국익을 신장하기 위한 활동입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일본이 반발하더라도 우리의 국익을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라면 입장을 고수해야 합니다.

 

게다가 김 씨의 지적은 다분히 일본의 시각입니다. 김 씨의 주장대로라면 비판받아야 하는 대상은 오히려 일본 정부입니다. 일본은 작년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시작으로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이 나오자 역사적 과오를 외면한 채 있는 그대로 자국의 이익을 위한 몰상식한 발언들을 쏟아냈습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모독한 일본의 발언에는 침묵하고 역사적 과오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게는 시종일관 ‘일본 정부의 눈치를 봐가며 행동하고 발언하라’는 김 씨의 주장이 일본의 시각이라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북한 노동당에 관여한 사람의 가사’…철지난 색깔론에 미련 못버린 고성국 씨

김근식 씨의 발언에 이어 고성국 씨는 죽창가의 가사를 쓴 김남주 시인을 문제삼았습니다. 고 씨는 김남주 시인이 “진보 진영에는 매우 상징성이 큰 인물”이라더니 그 이유를 “남민전 조직원이었다는 것 때문”이라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남민전에 대해 “좌익 전위조직을 지향했던 그런 사건”, “북한 노동당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되어서”, “리더가 사형당한 그 사건”이라며 철지난 색깔론을 꺼내들었습니다.

 

고성국 정치학 박사 : 남민전은 남조선 민족해방 전선을 줄인 말이고요. 당시에 대한민국에서 활약하던 이 좌익 전위조직을 지향했던 그런 사건입니다. 그리고 북한 노동당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되어서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남민전이 사법 처리됐을 때 그 리더가 사형당한 그 사건입니다. 그 남민전에서도 특히 직접 행동으로 그 재벌집을 습격해서 군자금을 마련하겠다고 하는 그 해성대인가 하는 조직에서 활동하기도 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 김남주 씨가 작고하시기 전까지 그런 자신의 입장을 바꾼 적이 없는 거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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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민정수석 SNS 비판하기 위해 진부한 색깔론 들고 나온 고성국 씨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15)

 

이렇게 김남주 시인의 정치적 성향을 문제삼은 고성국 씨는 죽창가에 대해 “정부를 향해서 가슴에 꽂히는 죽창이 되자고 한 노래”라며 “공중파에서 드라마의 주제가로, 그리고 청와대 수석이 이것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그래서 마침내 TV조선의 <이것이 정치다> 프로그램에서 거의 전곡을 듣게 된 이 세태가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남주 시인에 색깔론을 씌우며 노골적인 반감을 표출한 것입니다.

 

정부 비판을 위해서는 민주화 운동 열사에게도 색깔론을 입히는 TV조선

고성국 씨의 발언은 진부한 색깔론일 뿐입니다. 김남주 시인은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에 저항한 대표적인 투쟁 시인입니다. 유신독재 반대에 앞장선 김남주 시인은 1972년 전국 최초 반유신 신문 <함성>을 제작했고, 1973년 박정희 정권은 그를 국가보안법, 반공법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그럼에도 김남주 시인은 남민전을 통해 반독재 통일운동을 이어갔고, 인혁당 재건위 사건 등 폭압을 일삼던 유신독재정권은 1979년 남민전을 간첩조직이라 주장하며 대대적인 체포에 나섰습니다. 이로인해 김남주 시인은 징역 15년을 구형받았고, 투옥중에도 시를 통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며 민주화에 앞장섰습니다. 2006년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이런 김남주 시인의 행보를 인정해 그를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인정했습니다. 고 씨의 발언과 달리 김남주 시인은 민주화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열사였습니다.

 

게다가 고 씨가 언급한 남민전 사건은 이미 지난 2006년 경찰청과거사위원회가 조사를 통해 당시 유신정권의 발표가 거짓이었음을 밝힌 사건입니다. 당시 과거사위원회의 발표 내용을 전한 오마이뉴스 <“남민전은 간첩단 사건이 아니었다”>(2006/9/14)에 따르면 과거사위는 남민전은 “반국가단체를 구성해 활동한 것은 맞지만 정부 발표대로 간첩단은 아니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특히 당시 과거사위는 “경찰이 수사단계에서 정확한 사실확인 없이 간첩단으로 몰아 언론 보도에 활용해 안보위기의식을 조장한 점”, “내무부 장관이 직접 발표해 남민전 조직의 위험성을 과장했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즉, 남민전이 간첩조직이라는 유신독재정권의 발표는 거짓이었고, 과장됐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고 씨는 왜곡된 시각과 정보를 기반으로 색깔론을 펼쳤고, 이를 조국 민정수석을 비롯해 김남주 시인의 글을 비판하는데 이용했습니다. 민주화에 앞장섰던 김남주 시인을 폄훼하며 구시대적 사고방식을 그대로 보여준 것입니다.

 

일본과의 외교관계 위기 비판하더니 한반도 평화까지 문제 삼은 고성국 씨

같은 날 방송에서 고성국 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전남을 방문해 “전남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이 서린 곳”, “대한민국을 지키고,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워온 전남도민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는 발언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용하는 것이야 그럴 수 있는데 그것을 전남 주민들이라고 꼭 했어야 했나”, “대통령의 언행은 국민 전체를 늘 염두에 두고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어 고 씨는 갑자기 “문재인 정부 들어서 70년 전통의 한미 혈맹 관계가 굉장히 많이 느슨해졌”다며 한미동맹이 약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한일 관계는 지금 최악”이라며 “문재인 정부 2년 동안에 이렇게 지난 70년 동안 유지해왔던 한, 미, 일 삼각 안보 체제는 거의 와해 지경”이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고 씨는 지난 6월 진행된 판문점 북미 회담도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고성국 정치학 박사 :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떤 정부보다도 적극적으로 북한과 함께 뭔가를 하여튼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중국과 지금 뭔가 손을 잡고 뭘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어떻냐 이거예요.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를 따지지 말고 그래서 결과가 어떤 거냐를 놓고 보면 한국과 미국 사이에 동맹 관계는 거의 와해 지경이고, 일본하고는 최악이고. 그러면서 마침내 북한이 70년 동안 기도해왔던 통미 봉남 전략은 그대로 지금 관철되고 있고, 얼마 전에 있었던 판문점에서의 그 이벤트를 통해서. 그대로 북한이 대한민국을 제치고 미국과 직접 거래하는 이런 현장을 우리나라 땅에서 보게 됐습니다.

 

고 씨는 이 주장에서 멈추지 않고 “문재인 정부는 정말 지금의 이 한일 갈등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고 하는 생각이 하나도 없는거냐”더니 “제 눈에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종일관 정부의 책임론을 주장한 고 씨의 결론은 “4‧15 총선 때 한일전의 우리 한국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이런 어떤 국민 기지를 잘 살려서 일단 선거 치러놓고 보자”는 선거 이용론이었던 것입니다.

 

고성국 씨의 주장은 보수언론의 왜곡된 주장의 집합체일 뿐

고 씨의 주장은 조선일보를 필두로 한 보수언론이 지속적으로 해왔던 왜곡 보도의 집합체입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남북 관계가 화해의 분위기로 전환되자 보수언론은 한미동맹 약화론을 꺼내들었습니다. 조선일보 <김대중칼럼/‘북핵’ 받고 ‘미국’ 주기?>(2018/3/13)는 북한이 바라는 비핵화의 대가가 “하나는 ‘돈’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일 것”이라며 비핵화가 한미동맹 약화를 야기할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이어 남북관계에 진전이 보이고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이 진행되자 조선일보 <김대중칼럼/‘남북’만 잘되면 ‘경제’는 깽판 쳐도 괜찮은가?>(2018/5/22)는 “북핵 제거가 단계적으로 이뤄지게 될 경우 도중에 사태가 어그러져 이미 들어간 돈만 날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비핵화에 들어갈 비용을 문제삼았습니다.

 

작년 11월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을 때에는 조선일보 <김대중칼럼/갈등과 분열의 대한민국>(2018/11/6)는 “일제에 징용된 사람들의 보상에 관한 판결”이 “우리 사회를 들쑤셔 놓았다”면서 일본 대신 우리 대법원의 판결을 문제삼았습니다. 이후 조선일보 <김대중칼럼/문-아베 있는 한, 한‧일 개선은 없다>(2019/4/23)는 일본이 미국의 의중을 동북아에서 대변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북한의 ‘대변인’으로 불리는 동안 아베는 미국의 ‘대행자’로 나선 셈”이라 평가했고, 일본의 북한에 대한 청구권 자금을 기반으로 “‘미국 없는 문재인’보다 미국을 등에 업은 ‘돈 있는 아베’를 더 필요로 할는지도 모른다”며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일본이 앞서갈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이런 주장은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현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 예측에 불과했습니다.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왜곡된 시각을 보여준 조선일보는 <김대중칼럼/문 정부의 국가 경영 능력 한계에>(2019/7/16)에서 “미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것들에는 미적거리거나 중국 눈치를 보면서 대북 제재 해제에는 귀찮을 정도로 매달리고 있는 문 정부를 못마땅히 여겨온 것이 사실”이라더니 “일본이 이 틈새에 끼어들어 ‘문재인 손보기’를 노골화하기 시작했다”며 일본의 경제보복을 두고 우리 정부의 책임론을 꺼내들었습니다. 여기에 “외교도, 국방도 이념의 도구가 되고 말았다”며 우리 정부가 일본과의 갈등을 이용한다는 주장으로 결론을 지었습니다.

 

논리적인 판단에 앞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논조가 달라지는 보수언론의 관점은 정부 비판을 위해서는 어떤 것이든 이용했습니다. 고성국 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오로지 주관적인 판단만으로 한미동맹의 약화를 주장하고,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문제삼는 것은 정부 비판을 위해 국익마저 외면하는 행동입니다. 게다가 그런 주장의 끝이 ‘반일감정 선거이용론’이라는 것은 고성국 씨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드러낸 것입니다. 고성국 씨와 보수언론은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일본의 입장까지 대변하며 이를 정치적 목적에 이용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되짚어봐야합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19년 7월 15일 TV조선 <이것이정치다>

 

<끝>

문의 임동준 활동가(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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