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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부인’이 ‘청문회 쟁점’? 검찰총장 지명에 흔들린 언론들
등록 2019.06.21 17:22
조회 240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했습니다. 검찰 조직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목됐던 기수‧서열을 철폐하기 위한 파격인사로 평가됩니다. 윤석열 후보자는 문무일 현 검찰총장보다 사법연수원 5기수 아래이고 임명이 된다면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이후 31년 만에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으로 직행하는 사례가 됩니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19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직 문화 쇄신 차원에서 기수 문화를 깰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물론 ‘서울중앙지검장→총장 직행’ 구조를 혁파하겠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원칙이 무너졌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장→총장 직행’ 구조는 검찰 조직이 승진에 매달리며 인사권자에 충성하는 병폐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문 대통령이 과감하게 윤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그가 ‘원칙론자’로서의 입지를 굳혀 왔기 때문입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공작 수사팀장이었던 윤 후보자는 수사 외압을 통렬하게 폭로하며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가 수사팀에서 배제되고 한직으로 밀려나야 했습니다. 이후 촛불정국과 함께 박근혜 국정농단 수사, 사법농단 수사, 이명박 전 대통령 비리 수사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았습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 코드인사”라며 반발했고 청문회를 위해 뜻하지 않게 국회 복귀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늦장가’가 청문회 쟁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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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 아내가 청문회 쟁점이라는 조선일보 기사(6/18)

 

검찰총장 후보자와 같이 주요 공직자가 지명되면 보통 언론에서는 앞서 살펴본 후보자의 이력, 전반적 평가, 정치권 반응을 보도하기 마련입니다. 후보자 검증의 역할이 언론에게도 있는 만큼 사적 영역이더라도 어떤 의혹이나 특수한 일화, 인맥을 보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윤석열 총장 후보자의 경우 지명된 직후 유독 그의 배우자를 부각하는 기사들이 많았습니다. 배우자의 재산이나 ‘나이 차이’, ‘늦깎이 결혼’ 등을 거론하며 검찰총장 후보자 검증으로 보기 어려운 가십거리만 들춘 겁니다.

조선일보는 지명 바로 다음날인 18일 <52세에 늦장가…재력가 아내의 재산, 청문회 쟁점 예상>(6/18 김은정 기자) 제하의 기사로 ‘늦장가’, ‘재력가 아내’를 무려 ‘청문회 쟁점’으로 뽑았습니다. 총 4문단으로 구성된 기사에서 그나마 조금이라도 검증의 의미를 지닌 것은 마지막 두 문단으로서 △윤 후보자의 배우자가 재산이 많다 △배우자의 주식 매매 과정에 의혹이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조선일보가 제시한 의혹의 근거가 충실한 지도 따져봐야 하나, 그와 별개로 앞의 두 문단은 황색 저널리즘의 전형입니다.

 

 

윤석열(59) 검찰총장 후보자는 결혼도 늦깎이로 했다. 52세 때인 2012년 열두 살 연하인 김건희씨와 결혼했다. 윤 후보자가 검찰 핵심 요직인 대검 중앙수사부 1과장일 때였다. 김씨는 문화예술 기업 ‘코바나 컨텐츠’ 대표로 상당한 재력가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오래전부터 그냥 아는 아저씨로 알고 지내다 한 스님이 나서서 연을 맺어줬다’고 했다.

둘의 결혼식은 일요일 대검 예식장에서 열렸다. 하객들이 밀려들어 인근 서초역 일대 교통은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교통경찰, 대검 청사를 관리하는 방호원들까지 나와 질서 유지에 나섰을 정도였다.

 

 

후보자가 결혼을 언제 했는지, 검찰 요직에 있을 때 한 건지, 배우자와 몇 살 차이인지, 스님이 연을 맺어준 건지, 결혼식이 무슨 요일 어디서 열렸는지 등은 검찰총장의 자격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아무리 공인이더라도 이렇게 지극히 사적인 신상은 공개될 필요도, 공개되어서도 안 됩니다. 1999년 법원 역시 “이혼사유 등에 대한 정보는 개인의 사생활 영역에 속하며 공인이라도 이를 침해받지 않을 정당한 이익이 있는 만큼 언론이 이를 보도하려면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동의를 받아야 한다”, “개인의 이혼 배경에 대한 소문과 그에 대한 본인의 반응을 알리는 것은 대중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수 있을지는 모르나 국민의 알 권리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는 판례를 남긴 바 있습니다. 이런 보도는 단순히 흥미를 이용해 조회 수를 높이려고 했거나 구설수를 만들기 위한 시도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12살 연하’, ‘띠동갑 왜 부각하나’…후보자 검증과 무관

중앙일보에서도 윤 후보자의 결혼 관련 가십을 소개했습니다. 중앙일보 <“윤석열 예전에 이미 검찰총장 9수하며 후배 사시 멘토”>(6/18 김기정‧박사라 기자)는 윤 후보자와 대학 동기인 한 변호사의 발언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는 “석열이는 10년 전부터 이미 검찰총장이었어요”라고 말했고, 여기서 검찰총장은 “검사 총각 중 대장”이란 뜻이라고 기자가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직접 소개해 준 여성만 5명이 훌쩍 넘는다”며 “석열이는 아무나 만나지 않을 정도로 눈이 높은 사람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앙일보는 여기에 “윤 후보자는 52세이던 2012년 3월, 12살 연하의 김건희씨와 결혼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방송 뉴스 중에선 TV조선이 ‘나이 차이’를 강조했습니다. <울산지검장 사의…검 간부 줄사표 예고>(6/18 이유경 기자)는 인사청문회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내용임에도, 굳이 중간에 “‘띠동갑’ 배우자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63억여 원에 달하는 재산도 청문화 쟁점”이라고 짚었습니다. 단지 부인의 재산이 많다는 사실 자체가 청문회 쟁점이 될 수 있는지도 따져 봐야 하지만 ‘띠동갑’이 어째서 언급되는지 영문을 알 수 없습니다. 다음 날 아침뉴스 TV조선 <뉴스 퍼레이드>의 <아침에 키워드/윤석열 부인>(6/19)에서는 아예 “오늘의 키워드는 윤석열 부인”이라고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도 TV조선은 “두 사람은 지난 2012년 각각 52살과 40살일 때 12살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했습니다”, “김 씨는 ‘내가 아니면 영영 결혼을 못할 것 같았다’며 윤 후보자와의 결혼 계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라며 검찰총장 후보자 부부의 개인사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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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키워드를 ‘윤석열 부인’으로 꼽은 TV조선(6/19)

 

 

‘배우자 재산’ 자체가 문제가 되나

공직자윤리법 제10조에 따라 고위공직자의 경우 본인과 배우자․직계존비속의 재산과 그 변동사항 등을 공개하도록 돼 있습니다. 대상엔 ‘검사장급이상의 검사’가 포함되므로 지검장이었던 윤 후보자와 그의 배우자의 재산 내역 또한 공개되는 것이 맞습니다. 이 과정에서 재산을 불법으로 증식했다는 의혹이 있으면 당연히 검증을 받아야 하고 언론도 보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재산 증식 관련 의혹도 아닌 ‘12살 연하’나 ‘띠동갑’, ‘52세에 결혼’ 등을 부각하는 것은 본질과 무관할 뿐 아니라 결혼과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악용하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12살 차이나는 남녀의 결혼’은 보도로 공개될 이유가 없는 사적 영역입니다.

게다가 윤 후보자와 배우자의 재산을 ‘인사청문회의 쟁점’이라고 지목하는 것도 과도한 측면이 있습니다. 윤 후보자 측 재산은 이미 3월에도 알려진 사안으로서 2018년 윤 후보자의 재산은 65억9076만원으로 법무․검찰 고위 간부 중 1위였으나 본인 명의의 재산은 2억1300만원에 불과했습니다. 대부분 배우자의 재산이었습니다. 배우자 재산이 많다는 것 자체가 의혹이 될 수는 없습니다. 현재 자유한국당이 ‘내부자 거래를 통한 불법 재산 증식’, ‘장모 사기 사건 연루’를 언급하고 있으나 마땅한 정황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를 보도하고자 한다면 정황과 근거를 찾아야할 일이지 ‘배우자 재산이 청문회 쟁점’이라는 프레임만 키워서는 안 됩니다. 자유한국당의 입장만 대변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검찰총장들은?

윤 후보자의 배우자가 유달리 주목을 받는 이유는, 검증이 필요한 검찰총장의 가족이라서일까요? 그러나 문무일 현 검찰총장, 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후보자로 지명됐을 당시에는 ‘부인’을 지목한 보도들이 없었습니다. 2005년, 신임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정상명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가 언론의 주목을 받기는 했으나 윤석열 후보자처럼 ‘나이’와 ‘재력’ 때문이 아니라 땅 투기 의혹 때문이었습니다. 단순히 윤 후보자의 배우자가 윤 후보자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여성 배우자라서,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재력가라서 논란이라 썼다면 이는 성 차별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인사청문회에서는 배우자보다 후보자의 검찰 개혁 의지와 쇄신 방향, 소신이 검증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언론 보도 역시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고양이 쥐 잡을까’ 걱정하는 조중동

윤석열 후보자의 ‘배우자’를 부각하는 경향 외에도 윤 후보자 지명 자체를 ‘부당한 적폐청산 기조 유지’로 규정하고 민감하게 반응한 사례들도 있습니다. 조·중·동에서 이러한 보도가 특히 두드러졌습니다. 세 신문의 사설을 보면 윤석열 후보자를 ‘적폐수사 인사’로 전제한 채 비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중·동은 윤 내정자가 그간 해온 적폐청산 작업을 문제 삼고 앞으로의 행보를 우려했습니다. 이전 정부의 잘못을 들춰내 처벌하는 것을 이제는 멈추라는 뜻입니다.

 

신문

내용

조선일보

···현 정권 제1 국정 과제가 바로 이 수사였다. 전직 대통령 두 명과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기소된 사람이 100명을 훨씬 넘었다. 이것을 파다가 안 되면 저것을 파는 별건수사가 판을 쳤다. 수사 대상자 4명이 자살했을 정도로 무리하고 가혹한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수사 과정에서 무차별적 피의사실 공표와 창피 주기 같은 인권침해가 끊이지 않았다. 수사가 아니라 정치였다···

<사설/새 검찰총장은 충견인가, 법치 수호자인가>(6/18)

중앙일보

···둘째, 수년간 계속돼온 ‘적폐수사’에 대한 피로감이 적지 않다. 지금까지의 적폐수사가 전 정부 인사들의 비리에 집중했다면 이제부터는 ‘민생 적폐’에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 가뜩이나 팍팍해진 민생과 각종 지표가 최악을 기록하고 있는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의 수사를 해야 한다. 정치권 눈치 보기 수사는 이제 지양해야 옳다···

<사설/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 앞에 놓인 과제들>(6/18)

동아일보

···문 대통령은 지난달 적폐청산 수사를 마무리하고 국민 통합으로 나가야 한다는 사회 원로들의 충고에도 “반헌법적인 것이기에 타협이 쉽지 않다”는 말로 단칼에 거부했다. 적폐 청산에 계속 매달리고 있으나 청산의 지속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더 이상 무슨 도움을 줄지는 많은 이들에게 의문으로 남아있다.

<사설/총장 윤석열 지명··· 집권 후반도 적폐수사로 지새울 건가>(6/18)

△윤 내정자 발탁에 적폐청산 반대 우려 쏟아낸 보수언론들. ⓒ민주언론시민연합

 

특히 조선일보는 “전직 대통령 두 명과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기소된 사람이 100명을 훨씬 넘었다”면서 “별건수사”, “수사 대상자 4명 자살”까지 거론했습니다. 이전 정부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정치 보복이라는 프레임입니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 두 명 모두 대규모 비리와 국정농단이 사실로 밝혀졌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역시 초유의 사법농단으로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헌정 유린 행위가 나온 이상 100명이든, 1000명이든 혐의가 있으면 수사해야 합니다. 별건수사와 수사 대상자의 극단적 선택은 그러한 혐의와 별개의 문제로서 검찰 탓이라는 것이 확인된 사실도 아닙니다.

또한 적폐청산은 내일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어제의 범죄를 찾아내 벌하는 작업입니다. 이전 정부가 검찰과 사법부를 사유화하는 바람에 잘못을 저지른 이들이 법망을 빠져나가고 억울한 피해자들이 생겨났으니,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단추를 다시 꿰겠다는 뜻입니다. 그 수사가 특정 정치세력에 불리하다고 해서 이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국민들이 적폐청산에 피로감을 느낀다는 여론은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잘못된 일에 법적 잣대를 들이대 처벌하는 것은 본래 검찰의 존재이유입니다. 틀린 사실을 들어 엄한 사람을 매도한다면 문제겠지만, 검사가 합리적 의혹과 사실에 입각해 위법행위를 기소하고 구형한다면 제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당한 수사에 언론이 정치적 프레임을 덧씌워서는 안 됩니다.

 

 

‘기수파괴’ 아닌 ‘기수철폐’다

기수문화 철폐에 대한 거부감을 자극한 표현들도 눈에 띕니다. 많은 언론들이 윤석열 후보자 지명을 보도하면서 ‘기수 파괴’라는 용어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파괴’는 용어 그 자체로서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킵니다. 검찰의 기수‧서열 위계 질서는 그간 검사조직의 폐쇄적·폭력적 부작용들을 낳았다는 것이 중론이고 조직 내부에서도 개혁의 요구가 높았습니다. 후배검사를 성추행한 것도 모자라 인사보복을 하거나, 부당한 갑질로 자살로 내몬 한 사건들이 불과 몇 년 사이에 일어났습니다. 능력 없는 인재가 기수에 따라 자연히 승진한다면 조직경영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입니다. 악습을 없애는 것으로서 ‘파괴’ 대신 ‘철폐’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보다 적확한 언어 사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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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내정자를 두고 ‘기수 파괴’라는 용어를 사용한 대다수 언론. 네이버 검색 화면 갈무리

 

하지만 윤 내정자의 발탁을 두고 대부분 언론이 ‘기수 파괴’라는 표현을 채택했습니다. 파괴는 “조직, 질서 관계 따위를 와해하거나 무너뜨림”이라는 뜻을 갖습니다. 이 상황에 사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파괴의 용례를 살펴보면, 환경 파괴·문명 파괴·골목상권 파괴처럼 어떤 부정적 방향으로의 변화를 지칭할 때 사용된 측면이 큽니다. ‘기수 파괴’라는 용어 자체가 어떤 부정적 함의를 전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 시각입니다.

물론 검사조직은 여전히 검찰청법 7조에 남아있는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하여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다” 조항에 따라 위계질서가 법적 정당성을 얻는 조직입니다. 하지만 그 위계는 업무상 직급에 따라 존재하는 것이지 기수에 따른 것이 아닙니다. 또 검찰사무 즉 업무에 있어서만 공적으로 존재하는 것이지 후배들에게 사적 복종까지 강요할 근거는 될 수 없습니다. 기수로 조직원들을 나누고 후배가 선배에게 전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문화는 반민주적입니다. 언론들은 기수문화에 비판적으로 접근했어야 합니다.

 

 

‘기수 관행’ 깨자고 했더니 ‘관행대로 하면 폐단’이라는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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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검사장급 간부 21명을 사임시킨 것처럼 쓰인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의 경우 ‘적폐청산’을 우려한 <사설/검총장 윤석열 지명··· 집권 후반도 적폐수사로 지새울 건가>(6/18)에서 ‘기수 문화 철폐’에도 부정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검찰 관행대로라면”이라는 전제 하에 윤 후보자 임명 시 “윤 후보자 동기인 사법 연수원 출신 23기까지 검사장급 이상 간부 29명이 옷을 벗어야”하기 때문에 “또 다른 폐단을 낳을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다른 폐단’이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예견하지 못했습니다. ‘잘못된 관행’을 깨자고 하니 ‘관행대로 하면 폐단이 나온다’는 주장입니다. 동아일보 스스로도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 ‘경직된 기수 문화 관행’을 깨자는 것인지, 깨지 말자는 것인지 아리송합니다.

실제로 20일 봉욱 대검 차장검사가 사의를 표명해 ‘줄사표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이를 ‘문 대통령이 선배 검사들 옷을 벗겨 조직 혼란을 가져왔다’고 해석하기엔 상당히 무리가 있습니다. 기수 후배보다 낮은 직급에서 일하는 것이 부끄러워서 혹은 후배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게 배려하는 차원에서 선배 검사들이 사임한다면 그것은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개인적인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박상기 장관은 19일 “윤 후보자 지명이 선배들은 옷 벗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기수 문화를 깰 필요가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경직된 기수 문화를 극복해 기수와 상관없이 ‘일 잘하는 검사’가 총장 등으로 승진이 되고 선배가 총장이 되어도 민주적으로 조직이 운영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6월 18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 / 2019년 6월 18~19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경제, 서울경제(지면보도에 한함)

 

<끝>

문의 조선희 활동가(02-392-0181) 정리 박철헌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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