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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의 패스트트랙 보도, ‘제도 설명’도 없고 ‘자유한국당 비판’도 없었다
등록 2019.05.08 16:26
조회 2335

지난 4월 말 국회에서는 패스트트랙을 두고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원인은 자유한국당이 여야 4당의 입법과정을 몸으로 방해하며 대치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두고 일을 안하는 ‘식물국회’의 반댓말로 ‘동물국회’라는 비판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은 비판적 사고를 통해 사태의 원인을 정확하게 보도하고 제도에 대한 명확한 해설을 해야합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번 패스트트랙과 관련된 8개 방송사의 저녁종합뉴스가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보도량과 양상을 분석했습니다. 분석 대상 기간은 패스트트랙 논의가 언급되기 시작한 2월 18일부터 여야간 충돌이 있었던 4월 28일까지입니다.

 

보도량 양적 분석

 

보도량 비교

8개 방송사의 보도량을 살펴본 결과 가장 많은 보도량을 보인 방송사는 YTN이었습니다. YTN은 72건을 보도하며 타 방송사에 비해 많은 보도량을 보였습니다. 이어 JTBC 68건, MBN 49건, TV조선 45건, SBS 43건, KBS 42건, MBC 39건, 채널A 30건순이었습니다. 다만 JTBC‧YTN은 저녁종합뉴스 대상 프로그램이 타 방송사에 비해 긴 시간 진행되어 보도량이 많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었습니다.

 

민언련은 8개 방송사의 기간별 보도량도 확인했습니다. 기간에 대한 구분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선거제 개편 등의 사안에 대한 패스트트랙 지정 의지를 표한 2월 18일부터 3월 14일까지를 1기,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확정하는 방안에 합의한 3월 15일부터 패스트트랙을 처리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내놓은 4월 22일 이전까지를 2기, 자유한국당의 장외투쟁 등 본격적인 법안 처리 반발이 있었던 4월 22일부터 28일까지는 3기로 분류했습니다.

 

그 결과 8개 방송사 모두 자유한국당의 본격적인 반발이 있었던 3기에 관련 보도를 집중적으로 전달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8개 방송사 모두 3기의 보도량이 2기에 비해 늘어난 모습을 보였고 1기에는 소극적인 보도양상을 보였습니다.

 

기간별 보도량의 차이가 가장 큰 방송사는 채널A였습니다. 채널A는 2기에는 단 1건의 보도를 진행한 반면 3기에는 29건을 보도해 29배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가장 많은 보도를 진행한 JTBC도 3기 보도량에서 53건을 진행하며 5배 이상의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반면 YTN은 2기(27건)와 3기(33건)의 보도량이 약 1.2배로 차이가 가장 적었습니다. YTN은 자유한국당의 반발이 본격화 되기 전인 1기에 12건, 2기에 27건을 보도하면서 8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충실한 보도를 진행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보도순서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합계

1기 2/18~3/14 보도량

6

5

1

5

4

0

4

12

37

2기 3/15~4/21 보도량

6

5

6

10

7

1

9

27

71

3기 4/22~4/28 보도량

30

29

36

53

34

29

36

33

280

합계

42

39

43

68

45

30

49

72

388

1기 : 소수정당이 꾸준히 선거법 개정을 촉구했고, 2월 19일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여야 4당 공조로 선거제 개편과 민생개혁 입법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야 하지 않을까 발언한 시기(2/18~3/14)

2기: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확정하는 방안에 합의한 이후(3/15~4/21)
3기: 자유한국당의 강경 대응으로 관련 보도량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시기(4/22~28)

△ 패스트트랙 관련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보도량(2/18~4/28) 분석 ⓒ민주언론시민연합

*단신과 리포트 모두 1건으로 처리

 

보도 순서를 통한 비중 분석

민언련은 전체 388건의 보도 중 사안이 본격적으로 보도되기 시작한 3월 15일부터 4월 28일까지의 보도를 심층분석했습니다. 먼저 보도의 비중을 확인할 수 있는 보도 순서를 분석한 결과 전체 351건의 보도 중 203건이 1~5번째로 전달됐습니다. 이는 국회의 물리적 충돌 등 갈등이 고조된 시점의 보도들이 톱보도로 진행된 점이 반영된 결과였습니다. 또한 6~15번째 보도가 83건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부분의 보도들이 1~15번째로 진행되어 주요 사안으로 전달됐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순서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합계

1~5번째 보도

26

19

24

28

31

19

30

26

203

6~15번째 보도

8

7

13

15

5

10

5

20

83

15~25번째 보도

2

6

4

8

5

0

10

0

35

26번째 이후 보도

0

2

1

12

0

1

0

14

30

합계

36

34

42

63

41

30

45

60

351

△ 패스트트랙 관련 방송사 저녁종합뉴스(3/15~4/28) 보도순서를 통한 비중 분석 ⓒ민주언론시민연합

*단신과 리포트 모두 1건으로 처리

 

보도 주제 분석

주제별 보도량을 확인하기 위해 패스트트랙의 3가지 법안 관련 보도를 분류한 결과 2가지 이상의 법안을 다룬 경우인 ‘패스트트랙’ 분류 보도가 307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자유한국당의 반발이 본격화된 4월 22일 이후 보도량이 많았던 점의 영향으로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각 법안별 보도량에서는 선거법에 치중된 모습이었습니다. 선거법 관련 보도는 7개 방송사에서 37건으로 집계됐고 TV조선은 8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선거법을 단독 사안으로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공수처 신설법에 대해서는 JTBC‧채널A를 제외한 6개 방송사가 7건의 보도를 진행했습니다. 반면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법에 대해서는 8개 방송사 모두 단독 사안으로 다룬 보도가 없었습니다.

 

주제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합계

선거법

5

7

3

7

0

2

2

11

37

공수처 신설법

1

2

1

0

1

0

1

1

7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법

0

0

0

0

0

0

0

0

0

패스트트랙

(법 2건 이상 언급 포함)

30

25

38

56

40

28

42

48

307

합계

36

34

42

63

41

30

45

60

351

△ 패스트트랙 관련 방송사 저녁종합뉴스(3/15~4/28) 보도 주제 분석 ⓒ민주언론시민연합

*단신과 리포트 모두 1건으로 처리

 

보도 전달태도 분석

8개 방송사의 보도 전달태도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단순히 현상과 상황을 설명하는 ‘단순 상황 중계 보도’의 비중이 약 78.1%였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보도가 이번 국회 충돌의 상황을 그대로 전달할 뿐 사안을 깊이 있게 분석하거나 법, 제도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드러내는 수치였습니다. 실제 법안과 제도를 설명하는 보도인 ‘법‧제도‧상황 설명 보도’는 약 6.3%로 매우 낮은 비중이었습니다.

 

방송사별로 분류한 결과에서는 JTBC가 유일하게 ‘법‧제도‧상황 설명 보도’ 비중이 약 11.1%로 타방송사에 비해 높았던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또한 YTN은 ‘상황 평가 해설 보도’ 비중이 약 23.3%로 높았습니다.

 

전달 태도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합계

단순상황중계 보도

27건

32건

37건

38건

34건

23건

39건

44건

274건

75.0%

94.1%

88.1%

60.3%

82.9%

76.7%

86.7%

73.3%

78.1%

상황평가해설 보도

5건

1건

2건

16건

4건

4건

4건

14건

50건

13.9%

2.9%

4.8%

25.4%

9.8%

13.3%

8.9%

23.3%

14.2%

법․제도․상황

설명 보도

4건

1건

3건

7건

2건

1건

2건

2건

22건

11.1%

2.9%

7.1%

11.1%

4.9%

3.3%

4.4%

3.3%

6.3%

기타

0

0

0

2

1

2

0

0

5건

0.0%

0.0%

0.0%

3.2%

2.4%

6.7%

0.0%

0.0%

1.4%

합계

36건

34건

42건

63건

41건

30건

45건

60건

351건

△ 패스트트랙 관련 방송사 저녁종합뉴스(3/15~4/28) 보도 주제 분석 ⓒ민주언론시민연합

*단신과 리포트 모두 1건으로 처리

 

보도 제목 분석

보도 제목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단순한 상황 전달이 주가 된 모습이었습니다. ‘상황묘사 제목’이 약 75.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양측 주장 병렬형 제목’ 약 9.4%, ‘단일 주장 따옴표 제목’ 9.1%, ‘평가형 제목’ 4.8%순이었습니다. 이는 앞선 보도 전달태도와 마찬가지로 방송사 스스로의 판단보다 상황 자체를 전달하는 것에 치중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방송사별로 살펴볼 경우 YTN이 ‘상황묘사 제목’ 보도를 약 88.3% 진행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습니다. 사실상 기계적 중립 보도로 볼 수 있는 ‘양측 주장 병렬형 제목’ 보도의 경우 MBC‧JTBC‧TV조선이 약 12~14% 수준으로 타 방송사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방송사 스스로의 판단이 포함되었다고 볼 수 있는 ‘평가형 제목’ 보도는 채널A가 10%로 가장 높았고 KBS‧MBN은 평가형 제목을 보도에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제목 분류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합계

상황묘사

제목

31

25

32

38

26

21

38

53

264

86.1%

73.5%

76.2%

60.3%

63.4%

70.0%

84.4%

88.3%

75.2%

양측 주장

병렬형 제목

2

5

4

8

5

3

3

3

33

5.6%

14.7%

9.5%

12.7%

12.2%

10.0%

6.7%

5.0%

9.4%

단일 주장

따옴표 제목

3

3

2

10

6

3

3

2

32

8.3%

8.8%

4.8%

15.9%

14.6%

10.0%

6.7%

3.3%

9.1%

평가형

제목

0

1

4

6

1

3

0

2

17

0.0%

2.9%

9.5%

9.5%

2.4%

10.0%

0.0%

3.3%

4.8%

기타

0

0

0

1

3

0

1

0

5

0.0%

0.0%

0.0%

1.6%

7.3%

0.0%

2.2%

0.0%

1.4%

합계

36

34

42

63

41

30

45

60

351

△ 패스트트랙 관련 방송사 저녁종합뉴스(3/15~4/28) 보도 제목 분석 ⓒ민주언론시민연합

*단신과 리포트 모두 1건으로 처리

 

보도 제목 분석 상세분석

8개 방송사가 제목에서 사용한 입장에서는 양측 모두를 비판하는 ‘양비론적 제목’이 18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어 자유한국당의 입장과 유사한 ‘패스트트랙 저지 입장 부각 제목’은 17건이었고 여야 4당의 입장과 유사한 ‘패스트트랙 추진 입장 부각 제목’은 4건, 국회 사무처의 입장을 대변하는 ‘국회사무처 입장 위주 부각 제목’ 역시 4건뿐이었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보도가 이번 국회 대립의 원인이 자유한국당에 있다는 점을 외면한 채 양측의 문제로 다뤘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였습니다.

 

방송사별로 살펴볼 경우 KBS‧SBS‧TV조선‧채널A‧YTN이 ‘패스트트랙 추진 입장 부각 제목’을 사용하지 않은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반대로 JTBC는 ‘패스트트랙 저지 입장 부각 제목’을 용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SBS는 6건의 보도가 ‘양비론적 제목’으로 8개 방송사 중 가장 많았습니다.

 

상세 분석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합계

패스트트랙 저지 입장

부각 제목

3

1

1

0

5

4

2

1

17

패스트트랙 추진 입장

부각 제목

0

1

0

2

0

0

1

0

4

국회사무처 입장 위주

부각 제목

0

1

0

0

0

2

0

1

4

양비론적 제목

0

1

6

3

1

4

0

3

18

기타

0

0

0

8

1

0

1

0

10

적용사항없음

33

30

35

50

34

20

41

55

298

합계

36

34

42

63

41

30

45

60

351

△ 패스트트랙 관련 방송사 저녁종합뉴스(3/15~4/28) 보도 제목 상세 분석 ⓒ민주언론시민연합

*단신과 리포트 모두 1건으로 처리

 

보도 제목에서 문제점이 드러난 경우

보도 제목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유형별로 분류한 결과에서는 ‘정치혐오주의 부각 제목’이 74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자유한국당 불법행위 부각 제목’ 11건, ‘자유한국당 투사 이미지 부각 제목’ 10건순이었습니다. 특히 ‘정치혐오주의 부각 제목’이 가장 많았다는 점은 이번 국회 대립에서 원인과 제도는 사라지고 몸싸움과 같은 대치상황만 부각됐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자유한국당 관련 보도 제목에서는 불법행위가 방송을 통해 제대로 부각되지 않았고 오히려 자유한국당의 행동이 투사의 이미지로 보도됐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방송사별로 보도량을 확인할 경우 JTBC가 ‘정치혐오주의 부각 제목’을 27건 사용해 가장 많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또한 TV조선‧채널A‧MBN‧YTN은 ‘자유한국당 불법행위 부각 제목’을 사용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보도제목의 문제점 유형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합계

자유한국당 불법행위 부각

제목

2

4

2

3

0

0

0

0

11

자유한국당 투사 이미지 부각 제목

1

0

1

0

3

4

1

0

10

정치혐오주의 부각

제목

5

7

10

27

4

9

2

10

74

해당사항 없음

28

23

29

33

34

17

42

50

256

합계

36

34

42

63

41

30

45

60

351

△ 패스트트랙 관련 방송사 저녁종합뉴스(3/15~4/28) 보도 제목 문제점 분석 ⓒ민주언론시민연합

*단신과 리포트 모두 1건으로 처리

 

보도에서 가장 기억나는 정치혐오주의 우려 용어들 사용빈도

민언련은 이번 국회 충돌과 관련해 정치혐오를 유발할 수 있는 단어들이 보도에서 언급된 횟수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빠루’였습니다. ‘빠루’는 총 32회 언급됐고 YTN이 12회, SBS가 11회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사용된 ‘해머’와 ‘망치’ 역시 각각 13회, 28회로 높은 축에 속했습니다. 또한 국회의 물리적 충돌을 빗댄 ‘동물국회’는 전체 14회 등장했고 ‘육탄전’ 역시 16회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대립 구도를 강조하는 ‘전쟁’, ‘전투’는 각각 7회, 4회 등장했습니다. 이와 같은 단어들이 높은 빈도로 등장한 것은 국회의 대립의 원인보다 갈등 그 자체만을 다룬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합계

동물국회

2(2)회

-

1(1)회

(1)회

2회

-

-

4(1)회

9(5)회

육탄전

3(1)회

-

3(1)회

-

4회

-

1회

2(1)회

13(3)회

전쟁

1회

-

-

-

2회

2회

-

1(1)회

6(1)회

전투

-

-

-

3회

-

-

-

1회

4회

빠루

-

1회

10(1)회

5(1)회

1회

1회

-

11(1)회

29(3)회

해머

2회

3회

2회

1회

3회

1회

-

1회

13회

망치

3회

3회

3회

2회

10회

-

-

7회

28회

△‘패스트트랙’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3/15~4/28) 정치혐오 우려 용어 사용횟수, 괄호 안은 제목에서 사용된 횟수 ©민주언론시민연합

*단신과 리포트 모두 1건으로 처리

 

‘선거제 개편’ 관련 보도 내용 분석

 

‘선거제 개정안’은 무엇인가

국회의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 하루 전인 24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에서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습니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기존 선거법의 △대량 사표 발생 △정당 득표율과 의석점유율 불일치 △공고한 지역주의 정당체제 등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의원수는 300명으로 동일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의 비중을 늘려 민의를 더 반영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정당별 열세 지역에서 근소한 차이로 낙선한 지역구 후보자를 비례대표 의원으로 선출하는 석폐율제, 선거권 및 선거운동 가능 연령을 18세 이상으로 인하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습니다.

 

개정안의 방식을 통한 의석수 산정 방식에 대한 연합뉴스 <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준연동제 도입한 선거법개정안>(4/30 이슬기 기자)의 설명을 요약한다면 정당득표율을 40%를 얻은 A정당은 득표율을 기준으로 120석을 선점하게 됩니다. 이후 해당 정당이 지역구에서 이긴 의석 수만큼 가져갑니다. A정당이 지역구에서 110석을 얻었다면 아까 정당득표율로 배분받은 120석에서 110석을 먼저 차지하는 것입니다. 그러고도 남은 의석이 있으면 이 중 절반(연동률 50%)을 또 우선 배분합니다. 즉 120석에서 110석을 차지하고 남은 10석 중 5석이 연동률 50%로 A정당의 것이 됩니다. 이를 ‘연동 의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비례대표 의석(75석)은 절반을 우선 배분했던 연동 의석의 총 수를 제외하고, 남은 의석을 또 다시 정당득표율로 계산해 나눕니다. 비례대표 총 의석은 75석이니, 이 중 ‘연동 의석’의 총 수가 30석이었다고 가정해보면 45석이 남습니다. 이를 A정당의 정당득표율이었던 40%로 배분하면 18석이 됩니다. 즉, A정당의 총 의석은 (지역구 110석)+(연동 의석 5석)+(비례 18석)으로 133석이 됩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국회입법예고 홈페이지의 선거법 개정안 상세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거제 개정안 자의적으로 해석한 TV조선‧채널A

이처럼 복잡한 셈법으로 구성된 선거제 개정안에 대해 일부 방송사는 자세한 설명 대신 자의적 해석을 내놓거나 정치적 셈법만 강조했습니다.

 

대표적인 방송사는 채널A입니다. 채널A <‘권역별 연동형’ 공방>(3/17 강지혜 기자)는 앞서 언급한 선거제 개정안에 대해 “국회의원 총수는 지금처럼 300명으로 하되 지역구를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이고 그만큼 비례대표를 늘리기로 한 겁니다”라며 짧게 설명한 뒤 각 정당의 유불리를 따졌습니다. 채널A는 “영남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민주당은 수도권과 영남에서 추가적인 의석을 얻을 수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하다는 해석을 내놓은 뒤 “반면 호남에서 정당지지율이 매우 낮고, 수도권에서도 상대적으로 열세인 한국당으로서는 의석수가 줄어들 수 있어 반대하고 있”다며 자유한국당에게는 불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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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 개편이 민주당에 유리한 듯 설명한 채널A <뉴스A>(3/17)

 

TV조선 <‘선거제’ 본회의 처리까지 절차는?>(3/17 홍혜영 기자)는 선거제 개정안을 설명하며 “한 정당이 전국 득표율 20%를 얻었다면 300석중 60석을 확보”, “그런데 지역구에서 10명을 당선시켰다면 나머지 50석을 비례대표로 확보해야 하지만 연동률 50%에 따라 절반인 25석을 비례로 더 받게 되는 것”이라며 개정안을 왜곡했습니다.

 

선거제 개정안 제대로 된 설명한 MBC

앞서 언급한 TV조선‧채널A의 보도는 명백한 왜곡이었습니다. 먼저 채널A가 설명한 개정안의 유불리에 대해서는 MBC <거대 양당 '줄고' 소수정당 '약진'…다당제 재편>(3/18 오현석 기자)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MBC는 선거제 개정안이 거대양당에게 불리하고 소수정당에게 유리하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아, 2016년 20대 총선 결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봤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123석에서 106석으로 가장 많은 17석이 줄었고, 새누리당도 122석에서 109석으로 13석 줄었습니다. 반대로 국민의당은 38석에서 61석으로 23석이나 늘었고, 정의당은 6석에서 14석으로 늘었습니다.

 

예상대로 정당득표율에 비해 지역구 당선자가 적었던 국민의당과 정의당에 유리했고, 민주당과 새누리당에 불리했습니다. 비례대표제는 소수정당에 유리하고, 결국 다당제를 가져온다는 정치학자 '뒤베르제의 법칙'과 같은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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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 개편이 거대 양당에 불리하다는 점을 보여준 MBC <뉴스데스크>(3/18)

 

TV조선의 개정안 설명 역시 왜곡이었습니다. TV조선은 득표율 20%의 정당을 예시로 언급하며 “지역구에서 10명을 당선시켰다면 나머지 50석을 비례대표로 확보해야 하지만 연동률 50%에 따라 절반인 25석을 비례로 더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앞서 설명한 개정안의 일부 내용을 생략한 것입니다. TV조선의 예시를 실제 개정안에 대입한다면 총 의석은 (지역구 10석)+(연동 의석 25석)+(연동 의석 제외 비례 의석 20%)가 됩니다. 즉, TV조선이 (연동 의석 제외 비례 의석 20%)를 제외한 채 의석수를 산정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TV조선은 의석수의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공수처,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보도 내용 분석

공수처, 검경수사권 조정의 핵심은 무엇인가

선거제 개편과 함께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상정된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법 모두 검찰 개혁, 사법 개혁을 위한 입법 사항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일본·독일 등 세계 각국과 달리 검찰에 수사권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습니다. 이에 수사권은 경찰에, 수사요구권이나 기소권은 검찰에 부여하자는 의미로 ‘검경수사권 조정법’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더해 검찰 고위직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단 의미로 ‘공수처법’이 등장했습니다.

 

검사장 이력을 바탕으로 연 100억 원대의 수임료를 수수한 홍만표, 넥슨으로부터 공짜 주식 등 여러 뇌물을 챙긴 검사장 출신 진경준, 수사에서 전관예우를 받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게 만든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검찰 권력의 비리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 공수처 논의는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이에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당의 대선 후보 공약에 공수처가 등장했습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세운 사안입니다. 지난해 6월에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정부 장관이 이번 패스트트랙의 안건과 뜻을 같이 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에 서명하기도 했습니다. 부처 간 합의로 인해 국회로 공이 넘어갔던 검경 수사권 조정은 지난해 11월 16일 열린 사개특위 전체회의에 상정돼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개혁 법안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여야 4당은 검경수사권을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합의했습니다.

 

공수처법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각각 안건을 발의했습니다. 두 의원의 법안은 공수처가 행정·사법·입법부의 고위공직자, 특히 현직이거나 퇴직한 이들 모두를 두루 수사 대상으로 삼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만 공수처장 임명 과정에서는 일부 차이점을 보였습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각각 안건을 발의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이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도출한 수사권 조정 합의안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여기에 추가된 것으론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경찰 신문조서 수준으로 낮추고 수사준칙을 기존 법무부령에서 대통령령으로 변경하는 것이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그대로 보도한 TV조선

TV조선은 앞서 설명한 공수처 관련 법안의 일부만 설명한 뒤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보도했습니다. TV조선 <공수처에 기소권... ‘판검사·고위 경찰’ 대상>(4/22 김보건 기자)는 법안에 대해 설명하며 “공수처 수사 대상은 현재 7000여명 정도로 추산하는데, 기소가 가능한 대상은 5100명에 달합니다. 기소권을 갖는 '예외'가 기소권이 없는 '원칙'보다 더 많은 결과”라며 마치 공수처가 과도한 수사권을 가지게 된 듯 설명했습니다.

 

이어 “한국당은 공수처가 대통령의 하명 수사 기관이 될 것이라고 걱정합니다”라며 “검찰권력 법원권력 경찰권력을 장악하는 것입니다. 민변 출신으로 가득 채워진 '한국판 게슈타포'가 연상됩니다”라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을 보여줬습니다. 결과적으로 TV조선의 보도는 공수처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자유한국당의 발언을 이용해 일방적 주장을 전달한 것이었습니다.

 

자유한국당 주장을 당내 발언으로 반박한 MBC

하지만 TV조선이 전달한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당 내부에서 반대의견이 나왔습니다. MBC <"고위공직자 강력 감시"…"청와대 하명기관일 뿐">(4/23 신재웅 기자)는 여야 4당의 주장과 함께 TV조선이 인용한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을 보여줬지만 나 원내대표의 주장이 내부에서도 반박됐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MBC는 “한국당 내에서도 공수처를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는 반론이 나옵니다. 국회의원을 제외하면 공수처 수사대상이 거의 모두 현정부 인사인 만큼 야당 탄압 주장은 말이 안된다는 겁니다”라며 “고위공직자라는 것이 다 여권 인사들이지, 야당이 고위공직자로 쓰이는 일이 있나요? 야당이 탄압당할 이유가 없죠”라는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의 발언을 보여줬습니다. 이어 “공수처장 역시 처장 추천위원 5분의 4 이상의 동의를 받게 해, 야당에 거부권을 준 만큼 독립성이 보장된다는게 여야 4당의 주장”이라며 나 원내대표 발언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당안팎으로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라는 점이 밝혀졌음에도 TV조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인용한 것입니다.

 

패스트트랙 관련 보도 내용 분석

 

패스트트랙은 “날치기”가 아니다

자유한국당이 일으킨 물리적 충돌은 패스트트랙 상정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런 물리적 충돌 이후 패스트트랙 안건이 상정되자 “날치기한 직후 선거는 날치기한 정부가 망했다”며 여야 4당의 안건 상정을 “날치기”라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제도는 과정을 따져본다면 황 대표의 발언처럼 “날치기”라고 쉽게 표현할 수 없습니다.

 

패스트트랙은 지난 2012년 국회법의 개정과 함께 도입된 장치입니다. 개정 전 국회법에서는 국회의장이 상임위원회의 회의 없이 법안을 본회의로 보낼 수 있는 ‘직권상정’을 별다른 제한 사항 없이 방치했습니다. 그 결과 한나라당은 종합편성채널의 탄생을 만든 ‘미디어법’, 광우병 쇠고기 논란을 만든 ‘한-미 FTA 비준안’ 등을 직권상정을 통해 날치기로 통과시켰습니다. 이와 같은 직권상정을 통한 날치기를 막을 방법이 국회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야당은 물리적 충돌을 비롯한 방법으로 본회의를 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직권상정에 대한 꾸준한 문제제기와 국회 내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권한을 축소시키는 법안이 마련됐습니다. 또한 법률 제‧개정 과정에서 다수당의 독주를 방지하는 내용도 포함해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을 도입했습니다. 대신 기존의 직권상정과 같은 역할을 위해 상임위 의원의 5분의 3 이상, 또는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여야 합의 없이도 본회의로 법안을 가져올 수 있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렇게 도입된 패스트트랙 제도는 기존의 날치기를 방지하기 위해 긴 과정을 거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안건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다고 하더라도 소관 상임위에서 180일, 법사위에서 90일, 본회의에서 60일 내에 심사와 표결을 하도록 되어 있어 최악의 경우에는 330일 후에나 표결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하면 법률이 통과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 때문에 황교안 대표의 주장처럼 패스트트랙은 “날치기”로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자유한국당이 정당한 절차인 패스트트랙을 물리적 충돌로 막은 것은 명백히 국회선진화법의 위반이자 도입취지를 무너뜨린 것이었습니다.

 

‘날치기가 아니다’ 언급한 보도는 SBS‧JTBC뿐

앞서 설명한 패스트트랙의 구체적인 과정에 대해서 자세히 언급한 보도는 SBS <여야 4당 ‘신속처리’ 추인..진통 겪은 바른미래당>(4/23 박하정 기자), JTBC <내일 오전 10시 각당 일제히 의총…남은 고비는?>(4/22 서복현 기자)뿐이었습니다. SBS는 “패스트트랙에 오르면 해당 위원회에서 최장 180일까지 논의하고, 의결이 안 되면 법사위로 넘어가 90일, 법사위도 안 되면 본회의에 부의되고 60일이 지나면 자동 상정됩니다. 최장 330일이지만 국회의장 재량에 따라 270일까지 처리 기간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라며 내용을 언급했고 JTBC도 “가장 빠르면 180일 그리고 가장 느리면 330일이 걸리게 됩니다”라며 절차를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타 방송사의 경우 이와 같은 절차의 과정을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즉, 자유한국당의 주장이 부당하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줄 수 있는 패스트트랙의 입법 과정을 설명한 보도가 거의 없었던 것입니다.

 

자유한국당의 문제점은 교묘하게 숨겨준 SBS‧TV조선‧채널A

패스트트랙 제도는 국회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마련된 장치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법안을 주도했던 새누리당의 후신인 자유한국당은 물리적 충돌의 방법으로 패스트트랙을 저지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언론은 자유한국당의 행동이 법안 개정의 취지를 벗어나는 것이며 위법한 행위라는 점을 짚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TV조선‧채널A는 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판은커녕 일방적 주장을 그대로 전했고 SBS는 비판은 외면한 채 정치적 셈법계산에 몰두했습니다.

 

TV조선 <‘쇠사슬 봉쇄’ 뚫고 법안 전자발의>(4/26 서주민 기자)는 자유한국당이 “문에 쇠사슬을 걸어두고 출입자를 통제하며 의안 접수를 막았”다고 언급했지만 이에 대한 비판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여야 4당이 전자 결재시스템을 사용한 것에 대해 “번거롭고 오류도 많아 잘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원들조차도 이런 시스템이 있는지 잘 알지 못했”다며 시스템이 적법한 절차라는 점을 생략하고 부정적인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자신들도 속고 국민들도 속았다고 주장했습니다”라며 나경원 원내대표의 “계속된 입법 쿠데타, 입법 테러에 대해서 우리 자유한국당은 강력히 계속해서 투쟁하기로 했습니다”는 발언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잘못은 철저히 숨겨주고 일방적 주장을 비판없이 전달한 것입니다.

 

채널A <한국당 “전자입법 무효”>(4/26 이남희 기자)도 전자결재 시스템이 합법이라는 점은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남희 기자는 “지금까지 이 망으로 법안을 제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이라는 점을 연이어 언급하더니 심지어는 “사무처 직원이나 그것도 이 시스템 개발에 있었던 직원이 혹시 이런게 있다는걸 알려준게 아니냐”는 근거 없는 주장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SBS <‘최악의 막장 국회’ 비난에도 폭주하는 속내는?>(4/26 이호건 기자) 역시 자유한국당의 문제점을 숨겨준 보도였습니다. SBS는 자유한국당의 행동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배제한 채 정치적 셈법을 논하며 “당 지도부와 의원들, 또 보좌진과 당직자들까지 당의 결속력이 높아졌다”, “이른바 웰빙 야당, 배부른 야당이라는 비아냥을 떨쳐내고 여야 4당에 맞선 '선명한 보수 야당' 이미지를 강화했다”는 식의 자유한국당 내부 평가를 전달했습니다. 심지어는 “'보수 대통합'이 훨씬 가까워졌다”는 반응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SBS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여야 4당, 범진보, 범여권의 결속을 얻었”다며 보도 끝까지 정치적 셈법에만 몰두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비판적 사고없이 자유한국당의 장외집회 전달한 MBN

비단 TV조선‧채널A뿐만 아니라 다수의 방송사들은 자유한국당의 행동을 비판적 사고없이 전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MBN <대규모 장외투쟁 “좌파독재 끝장내자”>(4/27 권용범 기자)는 자유한국당의 장외집회에서 나온 색깔론적 발언을 제목에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리포트에서 권용범 기자는 “붉은색 옷을 입고 '독재 타도, 헌법 수호'가 적힌 손팻말을 든 집회 참가자들이 광화문 광장을 가득 채웠”고 “자유한국당 추산 5만 명이 전국에서 총집결”했다며 자유한국당의 집회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시장경제 지키자고 하는 것이 극우입니까? 그게 극우라면 지금 이 정부 하는 짓은 극극극좌입니다 여러분! 문재인 정권은 좌파독재 중단하라!”, “도둑 회의해서 안건상정 했다고 하는데 이거 원천무효, 불법 아니겠습니까 여러분! 이런 불법과 편법을 일삼고 있는 그들, 총선에서 심판해주십시오!”와 같은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발언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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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입장만 그대로 전달한 MBN <뉴스8>(4/27)

 

MBN뿐만 아니라 KBS <한국당 장외 집회 정부 규탄…“원색적 색깔론”>(4/20 최형원 기자), MBC <한국당 "반독재투쟁"…여당 "색깔론으로 개혁 방해">(4/24 서혜연 기자), SBS <“좌파정변·친문 총선연대”..총력 저지 나선 한국당>(4/23 남정민 기자), JTBC <한국당, 2차 광화문 집회…‘민주주의 말살’공세>(4/27 강희연 기자)도 자유한국당의 행동을 비판적 시선없이 그대로 전달했습니다.

 

무책임한 기계적 중립에 숨은 방송사들

자유한국당의 장외집회 외에도 무책임한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보도들은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사안이 문희상 국회의장와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 사이에 있던 마찰을 다룬 보도들입니다. 자유한국당은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을 막기위해 국회의장실에 항의방문했습니다. 하지만 문 국회의장이 의원실을 나가려 하자 이를 몸으로 저지했고 이 과정에서 문 국회의장과 임이자 의원 사이에 충돌이 생겼습니다. 일부 의원은 “여성의원들이 막아야 돼”라며 문 국회의장의 퇴로에 여성 의원들이 서도록 했고 임이자 의원은 “의장님 이거 손대면 성희롱이에요”라며 성희롱을 물리력 행사에 이용했습니다.

 

이 사안에 대해 여성단체연합은 ‘미투운동의 정신을 훼손하고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자유한국당 규탄한다’를 통해 “성추행을 정쟁의 도구로 삼아 여성을 당리당략의 소모품으로 일삼는 자유한국당에 일조하는 여성위원회를 규탄한다”며 자유한국당을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내용은 8개 방송사의 보도에서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여성단체연합의 입장을 다룬 보도가 MBN <“미투정신 훼손” 임이자 의원 비판>(4/27 서동균 기자)뿐이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방송사들은 자유한국당의 행동을 방관하며 무책임한 기계적 중립을 지켰습니다. 대표적으로 SBS <난장판 된 국회의장실..‘성추행’ 논란에 병원 신세>(4/24 권란 기자)는 “국회의장 측은 한국당의 폭거라고 비판했지만, 한국당은 문 의장이 임 의원을 성추행했다며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했습니다”라며 양측의 입장을 단순하게 전하는데에 그쳤습니다. 이와 같은 보도는 KBS <난장판 된 의장실, 고성‧몸싸움에 성추행 논란>(4/24 노윤정 기자), TV조선 <의장실 항의방문…고성‧몸싸움 ‘난장판’>(4/24 최원국 기자), 채널A <난장판 국회의장실>(4/24 강지혜 기자), YTN <몸싸움에 성희롱 공방까지…난장판 된 국회>(4/24 최민기 기자)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나마 MBC <"국회의장이 성추행"…"자해 공갈 수준">(4/24 박소희 기자), JTBC <한국당, 국회의장실 충돌…“성추행” “자해공갈>(4/24 조익신 기자), MBN <“문 의장 성추행” vs “자해공갈”>(4/24 박유영 기자)가 “여성의원들이 막아야 돼”라는 자유한국당 의원의 발언을 보여준 것이 근소한 차이점이었습니다.

 

원인은 없고 대립만 강조해 정치혐오 부추기기도

이번 국회 대립에 대해 그동안 일을 하지 않아 ‘식물 국회’로 불리던 국회가 물리적인 충돌을 일으키자 ‘동물 국회’가 됐다는 비판도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언론이라면 이런 상황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자칫 보도가 정치혐오를 부추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일부 방송사들의 보도는 국회의 갈등을 부각시키며 문제를 낳았습니다.

 

대표적인 내용이 대립간 있었던 양측의 반말공방입니다. 채널A <밤새 ‘반말’ 말폭탄 난무>(4/26 박수유 기자)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발언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이 충돌의 시작이 자유한국당의 비상식적인 입법방해였다는 점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보도는 MBC <"애들이 볼까 무섭다"…1박2일 말싸움 생중계>(4/26 김수진 기자), YTN <“조용히 해!”·“혼나볼래?”…반말 설전까지>(4/26 강희경 기자) 등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TV조선 <포커스/‘쇠지렛대’ 등장…되살아난 ‘폭력 국회’ 악몽>(4/26 윤슬기 기자)는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되기 전의 사례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TV조선은 “연장의 등장은 잊었던 국회의 악몽을 어쩔 수 없이 떠올리게 합니다”라며 과거 2008년, 2011년의 국회 내 폭력사태들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법의 재정 이후에도 물리적 충돌을 야기한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는 비판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신동욱 앵커는 “잠긴 문을 열기 위해 국회 경호과 직원들이 가져온 것인데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이 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설명했지만 “민주당은 정당한 경호권 발동이라는 입장”이라며 마치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경호처를 통해 문제를 일으킨 듯 설명했습니다.

 

유일하게 자유한국당 꼬집은 MBC

앞서 나열한 것과 같이 대부분의 보도들은 자유한국당이 책임소재라는 점을 외면했습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MBC는 일부 보도에서 자유한국당을 지적했습니다.

 

MBC <'몸싸움 방지법' 잘 지키다…총선 승패 앞 '와르르'>(4/25 오현석 기자)는 2012년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될 당시 자유한국당의 전신 새누리당이 법안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MBC는 “지난 2012년 이 법을 적극 추진했던 새누리당은 '패스트트랙'으로 폭력이 사라질 거라고 장담했습니다”라며 남경필 당시 새누리당 의원의 “그동안 상정 놓고 충돌한 적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제 상정은 시간 지나면 자동이 됩니다. 상정 때문에 싸울 이유가 없어집니다”라는 발언을 보여줬습니다. 이후 보도 말미에서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돼도 1년 가까이 협의할 시간이 있지만, 한국당은 물리력 동원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라며 한국당의 물리력 행사를 지적했습니다.

 

하루 뒤 MBC <선진화법…새누리당이 만들고 한국당이 파괴>(4/26 오현석 기자)는 2012년 당시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몸싸움이나 망치나 또 최루탄이나 이런 모습이 더 이상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여러 의견을 모아서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었고”라는 발언을 보여주며 회의 방해죄가 담긴 법안을 새누리당이 주도해 입법했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국회 선진화 법이 시행된지 7년만에 국회는 다시 무법천지가 됐습니다”라며 자유한국당 의원 및 보좌진이 대립하는 장면을 보여줬습니다.

 

MBC와 같은 수준의 지적은 근본적 원인이 자유한국당의 허망한 주장이라는 점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자유한국당이 물리적 충돌을 일으킨 원인이라는 점은 지적한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MBC와 같은 수준의 보도는 타 방송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2월 18일~4월 28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

 

<끝>

문의 임동준 활동가 (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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