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반북단체 ‘자유조선’이 ‘상해임시정부’라는 채널A채널A가 4월 17일, 특집 프로그램 <추적 2019, ‘김한솔’ 망명정부>을 방송했습니다. 2017년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중심으로 ‘반북한 망명정부’가 수립됐다고 집중 조명한 일종의 탐사 보도입니다. ‘북한 체제 전복’을 목표로 천명한 채 활동하고 있는 ‘자유조선’(천리마민방위의 후신)이 김정남 암살 직후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고, ‘북한 붕괴’를 위한 첫 행동으로 지난 2월 스페인 북한 대사관도 습격했다는 겁니다. 채널A는 ‘자유조선’이 앞으로 더 큰 일을 벌일 것이라며 미국 국무부, 연방수사국(FBI) 등과의 연계설까지 거론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대단히 충격적인 일이며 외교적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는 사태입니다. 현재 남북미 3국은 물론,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까지 북한의 비핵화 및 제재 완화를 위한 평화적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더불어 ‘북한 정권의 붕괴’는 군사적 충돌 등 예기치 못한 파국을 초래할 위험도 큽니다. 이 때문에 ‘북한 붕괴론’보다는 ‘대화와 협상’이 평화적 해법으로서 우선하며, 국제적 대북제재 역시 결과적으로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한 방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전복’을 목표로 한 조직이 미 정부와 연계되어 있고 ‘정부’까지 수립했다면 그야말로 보통 일이 아닙니다. 채널A가 이런 ‘파문’을 특집 프로그램까지 편성해 보도하고자 했다면 치밀한 취재와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했어야 하며, 그 위험성과 의미에 비판적으로 접근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부실한 근거로 ‘김한솔 망명정부’ 띄우기, 속내는 ‘북한 붕괴론’?
일단 채널A의 이 탐사 보도는 대단히 부실합니다. ‘김한솔 망명정부’의 근거 대부분은 ‘자유조선’ 스스로의 입장이나 김정봉 전 국정원 실장‧고영환 전 북한외교관‧태영호 전 북한 공사 등 채널A 자사 ‘단골 패널’의 ‘추정’, 채널A가 애용하는 ‘익명 탈북자’의 ‘추정’이었습니다. 채널A가 자체적으로 취재한 것은 이미 타 매체를 통해 익히 알려진 스페인 북한 대사관 습격 당시 자유조선의 행적과 2017년 2월 김정남 암살의 진상에 제한됐습니다. 방송의 제목으로 뽑은 ‘김한솔 망명정부’와 관련해 채널A가 발굴한 근거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지점은 ‘북한 붕괴’라는 ‘자유조선’의 슬로건에 채널A가 아무런 문제의식을 드러내지 않았고, 오히려 반기는 모양새였다는 겁니다. 이는 그간 꾸준히 남북 간 군사대결을 종용하고 북한 붕괴에 집착했던 채널A의 파국적 대북관을 재차 방증합니다.
△ 채널A 특집 <추적 2019! 김한솔 망명정부>(4/17) 방송 갈무리
‘북한 붕괴’ 되뇌이는 채널A, 전쟁이라도 원하는 걸까
채널A <추적 2019, ‘김한솔’ 망명정부>의 구성은 △2월 22일 ‘자유조선’의 스페임 북한 대사관 습격 과정 및 의도 △자유조선 및 김한솔 망명정부의 실체 △김정남 암살과 망명 정부의 관계 △‘자유조선’과 미국과의 연계 가능성으로 이어졌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체제의 위협으로 본 김정남을 제거하자 그 아들인 김한솔을 ‘자유조선’이 보호하며 ‘망명 정부’의 대표자로 세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충격적인 점은 보도 내내 ‘북한 붕괴’가 반복적으로 거론되고 이를 채널A가 당연한 일처럼 여긴다는 겁니다.
특히 진행자 김진 앵커가 직접 ‘북한 붕괴’를 강조하는 장면들이 두드러집니다. 김진 앵커가 “이들이(자유조선) 목표로 하는 북한 정권의 정복은 과연 현실이 될 수 있을까요?”라는 말로 운을 띄우면 태영호 씨가 채널A <뉴스TOP10>에서 “자유 조선의 결론은 비폭력적 투쟁을 반복해서는 10년, 20년, 한 세기가 가도 북한 정권 붕괴 못 시킨다는 것”이라 말한 장면을 보여주는 식입니다. 김진 앵커는 이후 재차 “(북한)붕괴를 앞당기기 위해 강경파가 나타났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진 앵커는 ‘자유조선’이 3월 25일 공개한 ‘블록체인 비자’가 ‘임시 정부’로서의 자격을 증명한다고 보도한 대목에서도 “비자의 유효기간이 2029년 3월 1일로 되어 있다. 이는 10년 내에 김정은 체제가 무너진다는 걸 암시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클로징에서는 북한 붕괴론에 매몰된 채널A의 본심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김진 앵커는 “북한을 전복시키기 위한 투쟁은 시작됐다”면서 ‘자유조선’을 “북한 전체 주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단체”로 칭송한 익명의 탈북자 발언, “북한 정권 붕괴의 수단과 방법을 찾는 데 이것이 하나의 계기”라 반긴 태영호 씨 발언을 보여줬습니다. 이어진 그의 ‘클로징 멘트’는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일 것이고 추적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이었습니다.
주제 |
발언자 |
발언 내용 |
‘자유조선’‧ ‘망명정부’의 실체 |
김진 |
“이들이 목표로 하는 북한정권의 전복은 과연 현실이 될 수 있을까요” “붕괴를 앞당기기 위해 강경파가 나타났다는 것” “이는(‘자유조선’의 ‘블록체인 비자’ 유효기간이 10년인 사실) 10년 내에 김정은 체제 무너진다는 걸 암시” |
태영호 (채널A <뉴스TOP10>) |
“자유조선 분들의 결론은 비폭력적인 투쟁을 반복해서는 10년 20년 한 세기가 가도 북한 정권 붕괴 못시킨다, 그러니까 자유조선은 새로운 방식으로 레짐 체인지를 할 것이라 자기 목표롤 공개적으로 들고 나가고 현실적으로 스페인 대사관에 가서 했고 앞으로의 투쟁방향을 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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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조선’ 내부사정을 잘 안 다는 익명의 관계자 |
“김정은 정권에 실질적인 위협을 가하는 게 목표다. 앞으로 더 대단한 일이 있을 것이다. 그것도 올해 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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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조선’과 미FBI의 연계설 |
김정봉 |
“스페인 대사관 습격한 것은 북미회담의 북한의 비핵화 관련한 입장을 전달해서 북한을 어렵게 반들고 대북제재가 계속 되게 만들어서 북한 체제를 조기 붕괴시키는 것이 첫 번째 목적” |
클로징 |
김진 |
“북한을 전복시키기 위한 투쟁은 시작됐습니다. 앞으로 더큰일을 벌어질 것이라 예고한 그들, 비장의 카드는 과연 무엇일까요” “자유조선의 앞날에 펼쳐진 파란만장한 가시밭길,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일 것이고 추적도 멈추지 않을 것” |
태영호(채널A <뉴스TOP10>) |
“이런 유형의 단체가 늘어날 수 있다. 북한정권 붕괴의 수단과 방법을 찾는 데서 이게 하나의 큰 계기점 |
△ 채널A 특집 프로그램 <추적 2019! 김한솔 망명정부>(4/17)에서 ‘북한 붕괴’를 강조한 발언 Ⓒ민주언론시민연합
‘반북단체’가 ‘상해임시정부’라는 채널A, 부끄러운 줄 알아야
이렇게 ‘자유조선’의 ‘북한 붕괴론’을 치켜세우며 ‘김한솔 망명정부’의 실체를 과장한 채널A는 심지어 ‘자유조선’을 ‘상해 임시정부’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김정봉 씨의 “현재 자유조선은 우리 한국으로 치면 상해임시정부 같은 겁니다”라는 발언이 전파를 탔고, ‘자유조선’이 상징적으로 만든 ‘블록체인 비자’를 빌미로 “비자를 발급한다는 얘기는 자기들이 정부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의 대안 정부임을 공식화하는 효과”(김진 앵커) 등의 주장이 반복됐습니다. ‘자유조선의 임시정부’가 실제로 정부로서의 위상을 가졌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무지의 소치이거나 의도적으로 ‘자유조선’의 위상을 과장하는 왜곡입니다.
‘김한솔 망명정부’는 현재 ‘자유조선’의 일방적 선언 수준일 뿐, 역사적‧통상적 의미의 ‘임시 정부’ 또는 ‘망명정부’에 비할 수준이 아닙니다. 더구나 일제에 맞서 국권을 회복하고자 독립 운동과 함께 수립된 ‘상해 임시정부’와 동일시하는 것은 모독에 가깝습니다. 1919년 4월 11일 출범한 상해 임시정부는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함께 민주공화제를 표방한 임시헌장 10개조, 국무총리(이승만)를 수반으로 하는 6부의 국무원을 구성을 함께 선포했습니다. 이처럼 뜻하지 않은 국난으로 외국에서 망명 정부 또는 임시 정부를 선포할 때는 ‘정부’로서의 기본적 요건, 즉 제헌 헌법에 준하는 법적 규정, 지도체계 및 정부 기구 구성, 국호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합니다. 이는 역사적으로 인정 받은 전세계 ‘망명 정부’의 공통점입니다. 이에 반해 ‘자유조선’은 누리집에 공개한 ‘자유조선을 위한 선언문’(3/1)에서 “자유 조선의 건립을 선언한다. 이 임시 정부는 인권과 인도주의를 존중하는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근간을 세우고 모든 여성과 남성, 아동의 존귀하고 분명한 존엄성을 존중한다. 이 정부가 북조선 인민을 대표하는 단일하고 정당한 조직임을 선언한다”라고 ‘선언’했을 뿐입니다. 이 선언문 대부분은 현 북한 체제의 인민 탄압을 규탄하면서 김정은 체제와의 투쟁 의지를 드러내는 내용입니다. 채널A가 이런 ‘망명정부’의 기본적 의미조차 망각한 채 ‘김한솔 망명정부’를 특별 편성까지 동원해 띄워준 겁니다. 사실관계를 떠나 저널리즘 측면에서 낙제에 가까운 방송입니다.
△ ‘자유조선’이 ‘상해임시정부’라는 채널A(4/17)
‘북한 붕괴’에 마냥 신난 채널A, 언론으로서의 기능 실종
이렇게 채널A는 ‘북한 전복’, ‘북한 붕괴’를 희망과 ‘도래할 현실’로 규정하면서 ‘자유조선 망명정부’를 한껏 띄웠습니다. 물론 ‘자유조선’이 공개한 입장문들에서 명시했듯 북한의 공포 정치와 인권 탄압은 반드시 해소되어야 반인륜 행위이나 해소 방식이 ‘체제 붕괴’, ‘물리적 대결’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었습니다. ‘체제 전복’은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위험이 크고 이는 전세계적 참화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대화와 협상으로 북한 사회를 개방해야 하고 채널A가 상당히 친화적이었던 박근혜 정부의 ‘신뢰 프로세스’ 등 대북정책의 골간도 기본적으로는 ‘협상을 통한 평화정착’이었습니다. ‘북한 붕괴론’에 매몰됐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미국의 부시 행정부도 북한과 늘 대결 국면에 있었으나 대화의 끈을 완전히 단절하지는 못했습니다. 언론이라면 아무리 ‘자유조선’의 의도가 ‘북한 인민의 해방’이라 하더라도 그 방식이 어째서 대사관 습격과 같은 물리적 충돌, ‘체제 붕괴’여야 하는지 질문을 던졌어야 합니다. 과연 그 방식으로 인민을 해방시킬 수 있는지, 오히려 전세계를 위기로 몰아넣을 가능성은 있는지 살펴봤어야 합니다. 이런 시각을 외면한 채널A는 완전히 ‘자유조선’의 관점에 동화되어 ‘귀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했죠.
‘자유조선 망명정부’ 실체의 근거는 ‘채널A 패널’의 ‘추정’?
채널A가 ‘자유조선’의 주장을 전적으로 신뢰한 근거들이 터무니 없다는 사실도 비판을 면키 어렵습니다. ‘자유조선’과 ‘김한솔 망명정부’의 실체라며 채널A가 제시한 근거들은 대부분 채널A 자사 ‘고정 패널’들의 추정, ‘익명의 탈북자’ 추정, 이미 타 매체에서 보도된 사실들, ‘자유조선’ 스스로 밝힌 입장들의 짜깁기에 불과했습니다.
먼저 채널A가 ‘자유조선’ 및 ‘망명정부’ 실체의 근거로 이용한 ‘발언’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채널A는 ‘자유조선’ 및 망명정부의 실체, ‘자유조선’과 미국과의 연계설 등 핵심 내용들을 뒷받침하는 근거 대부분을 인터뷰 형식으로 채웠습니다. ‘자유조선 망명정부’의 실체 규명과 거리가 먼 스페인 북한 대사관 습격 관련 취재, 김정남 피살 사건 취재 부분을 제외하면 채널A가 근거로 인용한 인터뷰 중 무려 17차례가 채널A 패널 및 ‘익명의 탈북자’였습니다. 심지어 태영호 씨 발언의 경우 채널A 자사 프로그램인 <뉴스TOP10> 출연분을 인용한 ‘자가 복제’였습니다. 반면 제3자의 진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단 4차례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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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패널 및 익명의 탈북자 |
제3자 |
‘자유조선’‧ ‘망명정부’의 실체 |
태영호(채널A <뉴스TOP10>) “자유조선 분들의 결론은 비폭력적인 투쟁을 반복해서는 10년 20년 한 세기가 가도 북한 정권 붕괴 못시킨다, 그러니까 자유조선은 새로운 방식으로 레짐 체인지를 할 것이라 자기 목표롤 공개적으로 들고 나가고 현실적으로 스페인 대사관에 가서 했고 앞으로의 투쟁방향을 제시" |
이성윤 미 터프츠 대 교수 “비밀이 새나가지 않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세심하고 조심스럽게 준비한 것 같고요. 웹사이트에 글을 하나씩 올리잖아요. 그런 걸 볼때도 북한 내부의 소식을 접할 수 있는 능력” |
익명의 탈북자 “북한의 숙청과 처벌을 거듭하면서 피해를 입는 사람이 많았다”/ “오씨나 최씨 이런 사람들 황씨 이런 자제분들이 인민무력부나 보위부라든가 중앙당에 동창생이나 부모 때부터 다 혈통을 가진 사람들”/ “(북한)대내에도 모름지기 철저히 오픈이 되지 않은 사이니까 알 수 없겠지만 대내에도 있을 것”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비자를 발급한다는 얘기는 자기들이 정부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 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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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봉 “보통 사람들도 아니고 북한에서 고위직에 있었던 사람들, 공작원 출신들, 공작활동을 했던 사람들, 해외 공작했던 사람들”/ “현재 자유조선은 우리 한국으로 치면 상해임시정부 같은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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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환 “스페인 북한 외교관들이 바보입니까 문을 함부러 열어주게? 비행기 티켓 사주고 차량 동원해서 치러오고 어느 호텔에 데려다 주고 사람 만나게 하는 건 현지 대사관의 사람만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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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과 망명정부의 관계 |
태영호 “본인들(김한솔 가족)로서는 김정은의 다음 암살 타깃이 되지 않을까 대단히 불안한 삶을 살지 않겠는가” |
정광일 북한인권단체 노체인 대표 “김정남도 백두혈통. 그런데 자기 친형 죽였다” |
고영환도 “뭔가 일을 도모할 때 앞장세울 수도 있고 일반 탈북민 한 명 구출하는 것보다 김한솔 한 명 구출하는 게 천리마 민방위를 선전하는데 더 좋다”/ “만약 앞으로 어떤 환경이 조성되면 김한솔이 앞에 나설 수 있다. 저 사람은 생명의 위협에서 절대로 밖에 안 나선다, 그건 지금 생각이지만 그때가서 상황이 김한솔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그러니까 김정남이 했을 수 있는 역할을 김한솔이 할 수 있다” |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기위원 “김한솔도 같은 (암살)리스트에 들어간다고 봐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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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봉 “김한솔을 자유조선 대표로 내세우기는 굉장히 부적절하다. 왜냐하면 이 사람들 목표가 3대 세습의 종식인데 김한솔을 내세우면 4대 세습이 되기 때문에 김한솔이 완전한 대표로는 부적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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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조선’과 미국의 연계설 |
김정봉 “(김한솔 거처가)미국일 가능성 가장 높다. fbi에서 본인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스페인 대사관 습격한 것은 북미회담의 북한의 비핵화 관련한 입장을 전달해서 북한을 어렵게 반들고 대북제재가 계속 되게 만들어서 북한 체제를 조기 붕괴시키는 것이 첫 번째 목적”/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볼튼 보좌관이 회담 전에 이런 자료를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마도 스페인 대사관 습격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압박하는 데 확신을 가지고 압박할 수 있는 근거가 됐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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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징 |
익명의 탈북자 “북한 전체 주민들한테 희망을 줄 수 있는 단체가 될 수 있고 지금 이슈가 되는 자유조선이 좀 더 파급이 커지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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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채널A <뉴스TOP10>)“이런 유형의 단체가 늘어날 수 있다. 북한정권 붕괴의 수단과 방법을 찾는 데서 이게 하나의 큰 계기점 터닝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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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인용 횟수 |
17 |
4 |
‘자유조선’이 믿지 말라는 근거로 ‘자유조선’ 실체 밝힌 채널A
이런 ‘진술’ 중심의 근거들이 개개인의 ‘추정’에 불과하다는 점도 채널A 보도의 부실함을 보여줍니다. 도넘은 비약들도 만연합니다. 채널A는 ‘자유조선’의 실체를 보여준다면서 북한 내부에도 ‘자유조선’과 내통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을 ‘익명 탈북자’의 추정으로 갈음했습니다. 이 탈북자는 “(북한)대내에도 모름지기 철저히 오픈이 되지 않은 사이니까 알 수 없겠지만 대내에도 있을 것”이라면서 “제 생각엔 있을 수밖에 없죠”라고 덧붙였습니다. ‘자기 생각’ 외에 다른 근거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채널A는 비슷한 류의 추정으로 고영환‧김정봉 씨 발언도 인용했습니다. 이 중 고영환 씨는 탈북자입니다. 그러나 ‘자유조선’은 외부에 공개된 유일한 통로인 누리집에서 스스로를 “우리는 자유조선의 도움으로 북한을 탈출하여 세계 각국에 있는 동포와 결집한 탈북민의 조직”이라 밝혔을 뿐 ‘북한 내부와의 연계’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행동으로 북한 내 혁명 동지들과 함께 김정은 정권을 뿌리채 흔들 것”이라는 의지는 천명했으나 이는 ‘북한 내통 세력’이 있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자유조선’은 “우리는 엄격한 보안상 한국 거주중인 그 어떤 탈북민과도 연계를 맺거나 심지어 전화통화를 한 적이 없다”며 “언론은 자유조선을 거론하는 탈북민과 우리 조직을 사칭하는 자들을 신뢰해선 안 됩니다”라고 호소했죠. ‘자유조선’의 실체를 보여준다는 언론 채널A가 ‘자유조선’의 호소를 무시한 채 한국 언론이 접촉할 수 있는 ‘탈북자’의 진술을 ‘자유조선 실체’의 근거로 쓴 겁니다. 민망한 수준의 모순입니다.
‘정부 공식입장’도 ‘패스’한 채널A의 도 넘은 추정
이런 식의 부실함은 곳곳에서 엿보입니다. 특히 ‘자유조선’과 미국의 연계, 미국 연방수사국 FBI의 연루설을 다룬 대목은 외교적 악영향의 가능성마저 우려됩니다. 채널A는 “(자유조선이)스페인 대사관을 습격한 것은 북미회담의 북한의 비핵화 관련한 입장을 전달해서 북한을 어렵게 반들고 대북제재가 계속 되게 만들어서 북한 체제를 조기 붕괴시키는 것이 첫 번째 목적”,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볼튼 보좌관이 회담 전에 이런 자료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아마도 스페인 대사관 습격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압박하는 데 확신을 가지고 압박할 수 있는 근거가 됐을 수 있다”라는 김정봉 씨 예측을 아무렇지도 않게, 뭔가 합리적인 분석으로 인용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사실일 경우 외교적 파문이 일 수밖에 없습니다. 비핵화 협상의 한 축인 미국이 북한과 두 차례나 정상회담을 하면서도 한 쪽으로는 ‘북한 붕괴’를 노리는 조직과 손을 잡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동아일보 등 타 매체 보도에 따르면 FBI와의 연계는 현재까지 ‘자유조선’의 일방적 주장일 뿐, 미국 국무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며 구체적 답변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정원 역시 확인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채널A는 이런 ‘공식 입장’들은 다루지 않았으며 깊이 있는 취재도 없었습니다. 채널A가 굳이 이를 다루고자 했다면 개개인의 추측이 아닌, 더 객관적인 정황을 ‘취재’했어야 합니다.
담벼락 낙서 지운 것이 대체 무슨 보도가치가 있나
여러 사람의 발언 외에도 채널A가 제시한 ‘취재’ 결과들이 있기는 합니다. 문제는 채널A가 현지 취재 등 열의를 보인 내용들은 모두 ‘자유조선’ 및 ‘김한솔 망명정부’의 실체라는 핵심과 거리가 멀었다는 겁니다. 채널A는 방송 초반부에서 ‘자유조선’의 스페인 북한 대사관 습격을 연신 재연하면서 약 6분 간 스페인 현지 취재 과정을 보여줬습니다. 채널A 취재진은 ‘자유조선’ 구성원들이 직접 방문했다는 총포상, 호텔, 철물점을 방문했고, 스페인 당국의 수사 문건을 ‘단독 입수’했습니다. 그 문건에는 8개월 전부터 습격이 계획됐다는 사실, 습격 주동자 에이드리언 홍 창이 신분을 위조했다는 사실 등이 적시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이 현지 취재의 전부였습니다. 결론은 신분을 가장하는 등 ‘자유조선’의 ‘대사관 습격’이 상당히 치밀했다는 겁니다. 채널A 제작진은 3월 11일 ‘자유조선’이 ‘김정은 타도 연대’ 등의 낙서를 남긴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도 ‘현지 취재’했습니다. “이틀 뒤라 낙서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 현지 취재의 전부입니다. 채널A는 낙서가 지워진 것을 두고 “자유조선이 행동을 개시할 때마다 북한이 급히 막는 모습”이라 분석했는데, 대사관 벽의 낙서를 지우는 것이 과연 그리 대단한 의미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나마 취재력 돋보인 ‘김정남 암살 미스테리’, 그러나…
또 하나 채널A가 직접 취재한 것은 2017년 김정남 피살 사건입니다. 이 대목은 그나마 채널A의 열의가 돋보였습니다. 채널A는 사건 당시 CCTV,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의 입장, 흐엉‧아이샤 등 용의자 측 입장,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리재남 등의 행적 등을 비교적 체계적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살인자 없는 살인’, 결국 규명되지 못한 의문의 사건을 잘 보여줬죠.
문제는 이 모든 ‘취재’가 결국 ‘자유조선’이 ‘망명정부’를 수립했고 이것이 확실한 실체가 있다는 결론과 관련성이 현격하게 떨어진다는 겁니다. 스페인 대사관 습격과 김정남 암살이 ‘김한솔 망명정부’의 실체로 연결되는 고리가 없습니다. 이 부분은 앞서 살펴봤듯 개인의 추정으로 근거를 대신했으며, 그 나머지는 이미 나온 타 매체 보도들, ‘자유조선’ 스스로 공개한 자료들 짜깁기한 것에 불과했습니다.
한 달 전 발표된 입장문이 ‘취재진에 전한 부탁’이라고?
채널A는 ‘자유조선’ 및 ‘망명정부’의 실체를 규명하는 부분에서 ‘자유조선’이 공개한 ‘김일성‧김정일 액자 파괴 영상’, ‘3‧1절 탑골공원 선언문 낭독 영상’을 반복해 보여줬고 이 부분 보도 내용을 마무리할 때는 ‘자유조선’의 당부를 읽어줬습니다. 이 마무리 대목은 거짓말에 가깝기도 했습니다. 김진 앵커는 “자유조선이 취재진에게 이런 부탁을 했다”면서 “북한 정권의 독점적 권력을 반대하거나 이에 도전하는 자들은 국경을 넘어서까지 암살과 테러의 대상이 되며, 북한 정권은 대량 살상 무기의 사용도 꺼리지 않는다. 혹시라도 우리 단체 구성원의 정체를 파악하게 되더라도 신원에 대한 비밀을 지켜주시기를 간절히 요청한다”라는 ‘자유조선’ 측 입장을 전했는데요. 이는 채널A 제작진에게 전한 ‘부탁’이 아니라 이미 한 달전에 ‘자유조선’이 누리집에 공개한 입장문을 일부 짜깁기한 내용이었습니다. 채널A가 얼마나 무리한 보도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 ‘자유조선’이 ‘취재진’에 보낸 ‘부탁’을 읽어준 채널A, 그러나 이는 이미 한 달 전(3/17)에 ‘자유조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내용이었다
△ ‘자유조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입장문 중 채널A가 ‘취재진에 전한 부탁’이라며 읽어준 부분
외신에 인용된 자사 패널 인터뷰까지 돌려 막는 채널A
채널A가 ‘자유조선’ 및 ‘망명정부’의 실체를 증명하는 근거들 중 이미 타 매체가 보도한 내용들이 많다는 점도 비판을 면키 어렵습니다. 대표적으로 채널A가 ‘김정남 암살’이 ‘김한솔 망명정부’로 이어졌다고 설명한 대목을 꼽을 수 있습니다. 채널A는 ‘자유조선’이 김정남에게 망명정부 지도자를 제안했고 그 직후 김정남이 암살 당했다고 전했는데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는 지난 3월 28일, 미국 언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한 내용입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워싱턴포스트가 그러한 관측의 근거로 쓴 것이 김정봉 씨의 주장이었다는 겁니다. 김정봉 씨의 “홍 창이 수년간 북한 망명정부 수립을 추진해 왔고, 수차례 김정남에게 지도자가 돼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라는 주장을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고, 이를 채널A가 ‘김한솔 망명정부’의 근거로 다시 가져다 쓴 겁니다. 채널A는 이러한 출처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김한솔 망명정부’의 실체를 규명하는 주요한 연결고리들을 모두 이런 식으로 부정확하게 처리했다는 점에서 부실한 보도, ‘북한 붕괴’ ‘망명정부’ 등 충격적 인상만 남긴 보도라 할 수 있습니다.
베일에 쌓인 ‘자유조선’, 채널A는 왜 띄우는 걸까
2017년 3월,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다면서 영상까지 공개한 직후부터 ‘자유조선’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 실체는 밝혀진 바가 없으며 ‘자유조선’이 누리집을 통해 간간히 공개하는 입장만으로 여러 소문이 파다할 뿐입니다. 지난 2월 스페인 북한 대사관 습격으로 에이드리언 홍 창, 크리스토퍼 안 등 일부 조직원들이 나타났지만 역시 ‘자유조선’과 ‘김한솔 망명정부’는 베일 속에 가려져 있습니다. 4월 18일 체포되어 미국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크리스토퍼 안 측 역시 4월 23일 법원 출석 당시 “에이드리언 홍 창, 크리스토퍼 안은 오랜 기간 자유를 희망하는 북한 주민들을 도왔다”고 밝혔을 뿐 그 어떤 실체도 공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미 FBI와의 연계설도 ‘우릴 돕더니 크리스토퍼 안을 체포하며 뒤통수를 쳤다’는 ‘자유조선’의 일방적 주장만 있을뿐 모든 것이 의문입니다. MBC 등 매체에서 에이드리언 홍 창을 두 번이나 만나고도 뒤늦게 체포를 시도한 FBI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나 채널A처럼 ‘FBI 연계설’을 ‘김한솔 망명정부’의 근거로 이용한 매체는 없습니다.
실체 없는 망명정부설…취재하고 보도해야
채널A는 그 실체를 아무도 모르는 ‘망명정부’를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기본적 체제도, 법령도, 정부 부처도 없는 선언뿐인 ‘망명정부’를 상해 임시정부에 비견하면서 말입니다. ‘자유조선’이 내걸고 있는 ‘북한 붕괴’가 너무 반가운 나머지, 채널A가 무리수를 둔 것은 아닌지 우려될 수밖에 없습니다. 설령 후일 ‘자유조선’이 실제로 북한의 붕괴를 위해 행동하고 있고, ‘북한 전복’을 위해 실체가 있는 ‘망명정부’를 수립했다는 사실이 입증된다 해도 채널A의 부실하고 자의적인 이 프로그램은 보도로서의 그 어떤 정당성도 얻지 못합니다. 북한 이슈라면 정합성과 합리성과 무관하게 일단 자극적으로 보도하고 보는 채널A의 습성, ‘북한 붕괴’를 진심으로 바라는 호전적 대북관이 언론으로서 지켜야할 도리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채널A의 자성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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