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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5년이 흘렀어도 세월호 막말을 방송에서 봐야하나다섯 번째 4월 16일. 세월호 참사 5주기인 이날 정치권에서 세월호 막말이 쏟아지는 가운데 연합뉴스TV에서 ‘막말 대담’이 전파를 탔습니다. 문제의 인물은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입니다.
어떤 방송이었나?
4월 16일 오후 3시 30분 연합뉴스TV 뉴스프로그램 ‘뉴스1번지’에서 나왔습니다. 이날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과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이 <세월호 참사 5주기…전국서 추모 물결>이란 제목으로 대담을 나눴습니다.
박상률 앵커는 대담에 들어가기 전 “당부의 말씀이 있습니다. 차명진 전 의원의 논란이 되고 있는 SNS 글, 시청자분들도 아마 잘 알고 계실 텐데 저희는 세월호 5주기인 오늘 세월호 유가족분들 그리고 관련된 수많은 분들을 위해서라도 해당 발언을 직접 언급을 하지 않도록 결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두 분들께서도 일일이 논란이 된 발언을 최대한 언급을 해주지 말아 주십사 저희가 당부의 말씀을 드리면서 본격적인 이야기 시작해보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앵커의 주의는 전혀 효과가 없었습니다.
황교안에 집착한 연합뉴스의 질문 자체가 문제
연합뉴스TV는 배종찬, 김우석 씨를 불러놓고 세월호 이야기를 하면서 집요하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 대해 초점을 맞춰 질문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질문의 프레임 자체가 사실상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박상률 앵커는 먼저 황교안 대표가 안산의 기억식이 아닌 인천의 일반인 세월호 희생자 추모제에 간 이유가 무엇이냐를 물어봤습니다. 이어서 황교안 대표가 세월호 참사 처벌대상 명단에 들어간 것을 어떻게 보냐고 물었습니다.
15일, 시민단체인 4·16연대(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와 세월호 유가족(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처벌 대상 1차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실 비서관,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김수현 전 서해해경청장, 김문홍 전 목포해경서장, 황교안 전 법무부장관,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 남재준 전 국정원장 등 총 13명과 관련 기관 5곳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합뉴스TV는 이것에 대해서 패널이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은 것입니다.
이렇게 황교안 대표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월호의 주인공은 황교안 대표가 아닙니다. 유가족이 황교안 대표만을 표적에 두고 발표한 것도 아님에도, 굳이 황교안 대표 한명에 대해서만 집요하게 묻는 질문 자체가 세월호 진상규명 목소리를 정쟁으로 만드는 태도 아닐까 싶습니다.
김우석 막말 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세월호 참사 처벌대상 1차 명단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두고) “게다가 내년 6주기는 총선 바로 다음 날입니다. 이런 분위기로 올해부터 시작해서, 계속 증가시켜서 결국은 총선 때 활용하려고 하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거거든요”
방송 중 박상률 앵커는 황교안 대표가 명단에 포함되어 있는 이유에 대해서 “아마 그 당시 해경에게 의혹으로 제기되는 것이 과실치사 적용하지 말라, 당시 광주지검에 있는 검사들을 인사좌천을 시켰다거나 이런 부분을 문제 삼는 것 아닌가 싶은데, 황교안 대표 이야기가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김우석 씨는 이에 대해서 황당한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야당 입장에서는 약간 정치 공세라는 느낌이 있을 거예요. 왜 그러냐 하면 수사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라고 하면 그건 검찰총장한테 얘기할 부분이고 경찰의 수사라고 하면 행안부 장관이거든요. 그런데 법무부 장관을 했던 황교안 전 장관에게 이렇게 공격을 하는 건 아까 말씀하셨듯이 좀 감정은 이해되지만 실질적으로 좀 납득이 안 되는 측면이 있고.
게다가 이건 특조위 같은 데서 얘기를 했으면 그럴 법하다 해요, 검찰이나. 수사기관에서 얘기했으면 그게 정치공세가 됐든 뭐가 됐든 정당한 권한의 행사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 같은 경우에는 유족과 시민단체에서 얘기를 한 거란 말이죠.
그리고 지금 5년이 지난 사건입니다. 그런데 새삼스럽게 대표가 된 이후에 이렇게 하는 의도가 뭐냐라고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충분히 의구심을 갖게 되는 거고.
게다가 내년 6주기는 총선 바로 다음 날입니다. 이런 분위기로 올해부터 시작해서, 계속 (의혹을) 증가시켜서 결국은 총선 때 활용하려고 하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이용을 당하는 거냐 이용을 하는 거냐 라고 하는 측면부터 봐야 하는 거고. 만약에 이용을 당하는 거라고 본다면 그분들을 보호해야 하는 거죠.
요컨대 김우석 씨는 ‘황교안은 당 대표가 되었으니 이전의 의혹을 지적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면 이는 정쟁’이라는 겁니다. 김우석 씨의 말은 매우 점잖았고, 격한 느낌조차 없었지만 이는 명백한 억지이며, 비논리적 궤변입니다.
황교안 관련 의혹은 명백하게 존재 한다
우선 김우석 씨는 황교안 전 장관에 대한 의혹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모르는 체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앵커의 질문처럼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대표가 정부 책임론을 막고자 해경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적용을 막고 이를 수사한 광주지검의 지휘부 검사들을 좌천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황교안 대표가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때, 한겨레 <단독/황교안 “해경 과실치사 빼라” 압력…수사팀 ‘인사 보복’까지>(2016/12/16 강희철 김태규 최현준 서영지 기자)에서는 수사 방해 의혹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이후에도 황교안 대표가 법무부 장관 당시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거나, 인사 좌천을 시켰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전 검찰총장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물을 것은 따로 물으면 되는 것이고,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에게 물어야 할 사안이 또 따로 있기에 질문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가 자유한국당 대표가 되어서 묻는 것이 아니라, 한참 전부터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었기에 이에 대해서 묻는 것입니다.
진상규명 요구는 참사 유가족의 권리이다
김우석 씨는 이런 문제제기를 사회적참사 특조위가 하면 “정당한 권한의 행사”이지만 유가족이나 시민단체에서 한 것이라 문제라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서 얼마든지 의혹을 제기하고 문제해결을 촉구할 수 있습니다. 고발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유가족은 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것은 그들의 분명한 권리입니다. 5년이 아니라 10년, 100년이 지나도 유가족에게는 명백한 참사의 진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는 것입니다.
총선을 빌미로 황교안 의혹은 따지지 말라는 것이야말로 억지이다
김우석 씨는 “내년 6주기가 총선 바로 다음 날”이며, “이런 분위기로 올해부터 시작해서, 계속 (의혹을) 증가시켜서 결국은 총선 때 활용하려고 하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어처구니없는 주장입니다.
분명한 의혹이 있음에도 그가 야당 대표가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의혹제기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인가요? 또한 의혹을 제기하면 선거에 이용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맞는 것인가요? 그렇게 내년 선거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 된다면, 총선 이전에 명명백백하게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마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될 일입니다. 만약 내년 총선까지도 황 대표 관련 진상이 밝혀지지 않아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그 책임은 이와 같은 의혹의 당사자를 당 대표로 선출한 자유한국당이 져야 합니다.
이런 식의 주장은 정치인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자라고 생각하지 않고서야, 이런 발상 자체가 나올 수 없습니다. 이런 발언을 듣고도 두 앵커는 한 마디 반박 질문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유가족 걱정하는 척하는 악어의 눈물인가
마지막으로 김우석 씨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이용을 당하는 거냐 이용을 하는 거냐 라고 하는 측면부터 봐야 하는 거고. 만약에 이용을 당하는 거라고 본다면 그분들을 보호해야 하는 거죠”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이 말은 무슨 말인지 누굴 지칭하는 것인지조차 애매합니다.
혹여 김우석 씨가 말한 것이 세월호 유가족과 단체들이 황교안 대표를 처벌대상 1차 명단에 넣은 것이 누군가에게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일 수 있다고 걱정하는 것이라면, 그래서 유가족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라면, 이건 그야말로 악어의 눈물이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우석 막말 ②
“탄핵 사태 때도 세월호 유족들이 일선에 섰지 않습니까? 여기 광화문에서 1선에 세월호 유족 그리고 2선에 민노총. 이렇게 해서 주력부대로 활동하고…”
황교안 대표와 관련해서 이렇게 길게 토론을 한 이후, 이번에는 자유한국당 전‧현직 의원, 즉 차명진 씨와 정진석 의원의 세월호 막말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습니다. 먼저 함께 출연한 배종찬 씨는 “여론 불감증”이라는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다수의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공감하고 분노하는데, 일부 정치인들이 이를 외면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어 박상률 앵커는 김우석 씨에게 ‘두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다’며 당일 나온 세월호 막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왜 보수진영에서 세월호 막말이 나오는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러자 김우석 씨는 “사실 이건 피해의식입니다”라며 답변을 시작했습니다.
사실은 초기에는 온 국민이 안타까워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게 유족을 중심으로 해서 쟁탈전이 벌어지는 거예요. 사실 초기에는 박근혜 정부에서도 공을 많이 들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유족의 불만을 당시 야당 쪽에서 얘기를 하면서 그것이 확대 재생산된 거죠.
지난 번 탄핵 사태 때도 세월호 유족들이 일선에 섰지 않습니까? 여기 광화문에서 1선에 세월호 유족 그리고 2선에 민노총 이렇게 해서 주력부대로 활동하고 그렇게 된 결과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방명록에 ‘고맙다’라고 얘기를 할 정도로 굉장히 정권교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단 말이죠.
세월호를 정쟁으로만 이해하는 김우석이 몰상식한 것이다!
김우석 씨는 세월호 참사를 정쟁으로만 이해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세월호 참사를 정쟁으로 밖에 해석하지 못하는 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자신은 공감 능력도, 시민 의식도 없다는 것을 그렇게 까지 증명하고 싶은 걸까요?
박근혜 정부에서 공을 들였다는 말은 다시 봐도 기가 찰 노릇입니다. 세월호 참사 한 달여가 지난 2014년 5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눈물을 흘린 일을 모두 아실 것입니다. 희생자와 의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면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당시에도 ‘작위적이다’, ‘악어의 눈물이다’란 평가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는 당시 기무사에서 ‘눈물의 기자회견’으로 기획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JTBC <‘대통령 눈물’에 ‘세월호 수장’까지 건의>(2018/7/13 서복현 기자)에 따르면 대국민 담화 발표 닷새 전, 기무사의 세월호 TF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할 때 ‘감성적인 모습을 시현할 필요가 있다’며 ‘대국민 담화를 준비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청와대에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했습니다. 기무사 세월호 TF가 쓴 다른 문건에는 세월호 인양에 반대하는 여론을 확실 시킬 방법도 적혀 있었고, 세월호를 수장하는 방안까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공을 들인 것은 진실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이 아니었습니다. 이를 최대한 은폐하고 국민들을 우롱하는 데 공을 들인 것입니다.
유족이 원한 것은 공을 들여 달라는 것이 아니라 진상규명이었다!
김우석 씨는 “사실 초기에는 박근혜 정부에서도 (유가족에게) 공을 많이 들였는데”라고 말했습니다. 어느 세력이 유가족에게 ‘공을 들인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입니까? 세월호 참사에 대해 진상 규명에 나서고 그에 따른 피해 배상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기억을 위한 추모 등에 나서야 하는 책임은 국가 운영에 책임이 있는 정부나 국회라면 당연히, 정파에 상관없이 누구나 함께 져야 하는 것입니다. 김우석 씨의 말처럼 ‘유족을 중심으로 쟁탈전을 벌였다’니,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단순히 정권 재창출을 위한 도구로 밖에 보지 않았나 봅니다. 이후 진실을 은폐하고 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정부와 검‧경에 대해선 모른 체 하고 “당시 야당 쪽에서 얘기를 하면서 그것이 확대 재생산 됐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정말 피해의식이라도 있는 모양입니다.
유가족이 탄핵과 정권교체의 1선에 주력부대로 선 것이 아니다. 국민이 한마음으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한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 때문에 탄핵 사태가 불거졌고 정권 교체까지 이어졌다는 식의 말도 안 되는 파렴치한 분석도 경악스럽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문에서도 알 수 있듯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것은 위헌‧위법한 행위를 함으로써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시켰기 때문이지, 세월호 유가족이나 민주노총 등이 정권 찬탈을 위한 주력부대로 활동해서 된 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세월호 유가족이 정권의 주력 부대로 활동했다니 이런 폄훼 발언이 없습니다. 정권이 교체된 것은 잘못된 권력에 대해 심판하고 대안을 바란 시민 다수의 움직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 당연한 사실을 그들만 모르는 모양입니다.
김우석 막말 ③
“유가족들의 트라우마 치료도 필요하지만 그걸 대응하는 반대쪽에 있는 사람의 트라우마 (치료)가 진짜 필요합니다.”
이어 김우석 씨는 정권을 빼앗긴 이들의 트라우마도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 면을 생각할 때 정권을 빼앗긴 쪽에서 피해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것은 어떻게 보면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에요. 그래서 그것도 치료가 필요하다, 이런 생각이 들고. 유가족들의 트라우마 치료도 필요하지만 그걸 대응하는 반대쪽에 있는 사람의 트라우마 (치료)가 진짜 필요합니다.
정권을 빼앗긴 트라우마라니 이게 사람으로서 할 말인가
도대체 어떤 반박을 해야 할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지경의 막말입니다. 어디서 트라우마를 이야기하나요? 정권을 빼앗긴 쪽이 가지는 피해의식이 아무리 커도 생때같은 자식을 잃고, 만 5년이 지날 동안 아직도 간절히 진상규명을 바라는 부모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정권은 일부 정치인들이나 특정 정당의 것이 아닙니다. 권력이라는 것은 본디 국민의 것입니다. 정권은 교체될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에 따라, 그 사회의 흐름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것입니다. 자유한국당이 정권을 빼앗겨서 트라우마가 있다, 치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하나도 없음을 보여주는 막말입니다.
김우석 막말 ④
“광화문과 팽목항에서 그러는 것들이 국가에 도움이 되겠습니까?”
“세월호를 계속해서 추모하는 것이 소모적이다”
“원한을 기억하는 게 무의미하다”
정권을 잃은 데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고 궤변을 토한 김우석 씨는 끊임없이 희한한 말을 꺼내놓습니다. ‘세월호를 계속해서 추모하는 것이 소모적이다’, ‘원한을 기억하는 게 무의미하다’ 이런 내용입니다. 박상률 앵커가 “그래도 진상규명을 해야 되지 않을까요?”라고 김우석 씨에게 묻기도 하지만 소용없습니다.
김우석: 지금 기억식이라고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무엇을 기억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저는 기억식이라는 이것도 처음 들어봤지만. 사실은 무엇을 기억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원한을 기억할 것이냐. 이건 소모적일 수밖에 없거든요. 끊임없이 복수에 복수를 낳아요. 그건 한 발짝도 더 대한민국이 나가지 못 합니다. 어떻게 이런 상황을 대처할 것인가. 국가적인 지혜. 이런 것들을 기억해야 하는 거죠. 그래서 그것을 기억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지금까지는 누구한테 책임을 지우느냐에 대한.
앵커: 진상 규명의 부분(이죠).
김우석: 진상규명이죠. (근데) 진상규명이 됐다고 해서 누가 만족하겠습니까? 사실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끝도 없어요. 원한을 가지고 있는 또는 한이 있는 분들은 호소를 할 데가 필요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무엇을 해도 마음으로 허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그래도 진상규명을 해야 되지 않을 까요?
김우석: 5년이 지나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2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문재인 정부한테 믿고 맡겨야죠. 그렇지 않습니까? (중략) 문재인 정부도 못 믿겠다고 하고 일선에 복귀하지 않고 광화문에서 팽목항에서 그러는 것들이 국가에 도움이 되겠습니까? (중략) 사실 치유라고 하는 건 많은 사람들이 망각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계속 어떤 기억들을 죽여 나가면서 일상적으로 더 많은 기억들을 쌓아나가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계속 다시 리마인드하고 재생산하면서 그 상처를 다시 파헤치고, 이렇게 하면 본인들도 괴로운 거예요. 그리고 그런 것들이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는 거죠.
5년이 지나도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은 모르나?
5년이 지났으니 잊으라고 하는 것이 어떻게 국가에 도움이 되는지 김우석 씨에게 설명을 요구하고 싶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사고가 왜 발생했고, 구조 작업이 왜 늦어졌는지, 진실을 밝히는 데 대해 정부나 권력이 수사를 방해하고 외압을 행사하지 않았는지, 또 지금까지도 누가 왜 진실을 덮으려고 하는지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은 알 권리가 있습니다.
진실은 아무 것도 알려지지 않았으니, 변한 것도 없습니다. 무엇이 세월호를 가라앉게 했고 왜 희생자들이 구조되지 못했는지 알아야 대책을 세울 것 아닙니까? 세월호의 진실에 대해서 아무도 묻지 않아도 될 만큼, 대한민국은 5년 전에 비해 더 안전한 사회가 되었습니까?
김우석 씨 발언 뒤, 앵커가 ‘공감하느냐’고 묻자 배종찬 씨는 “문재인 정부를 못 믿는 것이 아니라 믿었던 만큼 ‘아니다’라고 생각을 할 수 있다”며 “유가족들은 현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조치해주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사회적‧국가적 이슈들을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이 초기 진상 규명입니다. (중략) 검‧경이 우선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그 다음 이것을 충분히 명백하게, 투명하게 공개해서 우리 국민들로 하여금 믿게 만들 수 있는 신뢰 기능이 작동해야 된다고 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게 세월호 5주기에 대해 대담하려고 나온 패널의 옳은 답변 아닐까요.
김우석 막말 ⑤
“차명진 의원을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의 입장에서 차명진 의원에 대해서는 좀 이해할 부분이 있다. 이미 사과를 했고 자기가 흥분해서 그랬다고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박상률 앵커는 아까 했던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 즉 차명진 씨의 SNS 막말에 대한 의견도 김우석 씨에게 물었습니다. 물론 김우석 씨는 처음에 “당연히 이건 부적절하죠”라고 말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곧이어 ‘당 차원에서도 윤리위를 열었다’, ‘너무 정치 쟁점화 하면 안 된다’,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강행을 위해 이슈를 만든다는 이야기도 있다’는 식의 옹호 발언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어처구니없는 대목은 여기입니다.
김우석: 또 하나는 개인적인 캐릭터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실은 차명진 전 의원 같은 경우에 우리 잘 알잖아요. 사실 이성보다 감성이 많이 앞서는 분이죠. 원래 그림도 좋아하고 해 가지고 예인 기질이 많습니다. 그래서 항상 주변에 있는 사람 불안 불안해해요. (중략) 그런 상황에서 저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했지만 차명진 의원을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의 입장에서 차명진 의원에 대해서는 좀 이해할 부분이 있다. 이미 사과를 했고 자기가 흥분해서 그랬다고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걸 지나치게 몰아붙이면 또 다시 반발을, 다른 반발이 일어날 수 있거든요. 그런 면을 생각해서 이 정도로 해소하고 절차를 밟아나가는 걸로 하면 되지 않을까.
차명진 발언은 이해해야 할 부분이 있다?
차명진 씨가 세월호와 관련해 어떤 막말을 했는지는 이미 보고서를 통해 지적한 바 있습니다. 입에 담기도 힘든 유가족을 모독하는 발언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유가족에 사죄하며 자숙해야 한다고 주장해도 모자를 판에, 차명진 씨가 ‘예인(기예를 닦아 남에게 보이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기질이 많으니 봐주자는 것은 터무니없는 변명입니다. 언제까지 세월호를 둘러싼 정치인들의 막말에 대해 덮어주고 가려줄 생각인가요?
△김우석 씨가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 차명진 씨의 막말(4/16)
프로 막말러, 더 이상 방송과 언론에서 보고 싶지 않다
이런 사람을 패널로 출연시키는 연합뉴스TV가 더 문제
이렇게 보고 나면 김우석 씨의 발언이 참 문제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5주기에 막말 패널을 불러 이를 그대로 내보낸 연합뉴스TV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까요? 이 대담이 진행되는 동안 앵커는 ‘그래도 진상규명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미선 후보자 강행을 위한 이슈 만들기란 얘기는) 처음 들어봤는데’라고 반박하는 듯한 질문을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을 바로 잡아주거나 해당 답변에서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짚지 않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럴 능력이 없는 앵커를 쓰고 있다면 이는 문제이고, 잘못된 것을 알면서 짚지 않았다면 이는 더 큰 문제입니다.
막말 패널에 대한 검증 없이 계속 출연시키는 제작진도 문제입니다. 김우석 씨가 부소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 ‘미래전략개발연구소’는 친박연대의 정책 연구소로 출범했습니다. 친박연대는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 공천에서 떨어진 친박 세력들이 결집한 정당으로, 당명에 특정 정치인의 이름을 넣어 ‘박근혜 팬클럽 아니냐’는 비난을 들었던 곳입니다.
좀 더 김우석 씨에 대해 알아볼까요?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이 문제의식 없이 으레 그러듯이 대담 패널로 자주 등장하는 사람입니다. 최근까지도 연합뉴스TV에 다수 출연했고 YTN, SBS의 대담에도 나왔습니다. 중도 보수지로 평가받는 인터넷 신문 ‘데일리안’에선 ‘김우석의 이인삼각’이라는 코너를 맡아 매주 칼럼을 연재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칼럼들도 대부분 가관인데, 이를 조금만 찾아본다면 방송에 출연하기 매우 부적절한 인사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김우석의 이인삼각/노무현정부 시즌2, 문재인정부에서도 반복되는 ‘죽음의 향연’>(2018/12/10)에서는 아래와 같은 반인륜적인 그의 억지 비평이 있습니다.
노무현정부는 자살로 시작해서 자살로 끝난 정권이다. 취임직후, 검찰은 다방면에서 칼춤을 추었다. (중략) 임기가 끝나고, 봉하마을 고향으로 내려간 전직대통령이, 자전거에 손자를 태우고 동네를 돌며, 촌노, 동네 아낙들과 어울리던 어느 날 갑자기 바위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주말의 비보’는 많은 사람을 경악케 했다. 이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대사건이기도 했지만, 업보(業報)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형의 죄를 숨기려 타인을 죽음으로 몬 업보가 자신에게 돌아와, 아내의 죄목을 감추려고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한 것’이라는 평가였다. (중략) 노무현정부의 시즌 2,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희생으로 등장한 정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의 희생으로 ‘폐족’을 ‘왕족’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등장한 문재인정부는 같은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같은 길을 걷고 있다.
<김우석의 이인삼각/여권, 다시 망국적 지역감정 부활시키려는가?>(2/18)에서는 최근 문제가 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폄훼 발언에 대한 국민의 비판을 정쟁으로 일축했고, 거짓임이 명백히 입증된 가짜뉴스를 버젓이 언급했습니다.
여당에 축복같이 호재가 등장했다. 한국당 대표경선 후보 김진태의원, 최고위원경선 후보 김순례의원 등의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여당은 이를 최대한 이슈화했다. (중략) 공이 없는 사람이 은근슬쩍 유공자증을 받아 수많은 혜택을 누린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 혜택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생기는 잡음이다. 유공자혜택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갈 것이. 그러나 지금 여권의 주장과 행동은 아무래도 지나치다. 이렇게 까지 확대하는 이유가 뭔가? (중략) 정권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역감정의 망령을 다시 소환하고 있다
방송에 출연하고 언론에 글을 기고하는 것이 매우 부적절한 인사입니다. 이 사람은 연합뉴스TV뿐 아니라 YTN에도 자주 출연했습니다. 방송사들은 이제 이런 출연자를 분명하게 걸러내야 합니다. 보수 성향을 가진 인사가 나오는 것, 자유한국당 출신 의원들이 방송에 나오는 것을 모두 막아야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최소한 막말을 일삼고, 거짓정보를 내놓고, 무엇보다 소수자에 대한 인권 침해성 발언을 하는 사람은 방송에서 퇴출되어야 합니다. 고의가 아니라면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
김우석 말마따나 5년이나 흘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매년 방송에서 세월호 막말을 들어야겠습니까?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4월 16일 연합뉴스TV <뉴스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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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임동준 활동가 (02-392-0181) 정리 조선희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