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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가라사대…’, 채널A의 ‘태영호 뉴스TOP10’
등록 2019.04.05 21:22
조회 956

최근 채널A <뉴스TOP10>에서 직접 출연, 발언 인용, 화면 인용 등 갖가지 방식으로 유독 자주 등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입니다. 태 전 공사는 스웨덴과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10년가량 근무하다 2016년 8월 한국으로 망명했습니다. 태 전 공사의 망명 당시, 채널A를 포함한 종편 3사는 신이 난 듯 태 전 공사 가족들의 신상을 무분별하게 보도하기 시작했고 자녀의 SNS부터 이성 관계, 즐기는 게임 등 인권침해에 가까운 ‘신상털이’가 벌어졌습니다. 태 전 공사가 역대 탈북한 외교관 중 최고위급인 탓에 북한 내부 쿠데타설, 숙청설, 공포정치 강화설 등 갖가지 ‘북한붕괴론’에 가까운 ‘카더라’를 쏟아내 남북관계 개선을 가로막기도 했죠.

 

망명 당시엔 ‘신상’털더니, 이제는 ‘무조건 신뢰하는 북한 소식통’?

흥미로운 점은 이후 태 전 공사가 북한 체제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독설을 반복하고 남북관계 개선 및 남북미 비핵화 협상에 나선 문재인 정부도 비난하자 종편 3사가 갑자기 태 전 공사를 ‘믿을만한 북한 소식통’으로 애용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북한 관련 소식을 보통 ‘익명 카더라’로 덧칠하고 선정적 보도로 일관하는 종편 3사 입장에서는 ‘실명 취재원’이 등장해 반가울 법도 합니다. 종편 3사 중에서도 태 전 공사에게 가장 애착을 드러낸 곳이 바로 채널A이며, 그 중에서도 <뉴스TOP10>은 가히 ‘태영호 TOP10’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태 전 공사 역시 현재는 북한 체제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황이며 여러 견해를 가진 인물들 중 하나입니다. 태 전 공사의 말이 무조건 진실일 수 없는데도 채널A는 태 전 공사가 진리의 전도사인 것처럼 매일같이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TOP10>이 얼마나 태 전 공사에 집착하는지, 그런 방송이 과연 적절한지, 어떤 이슈와 맥락에서 언급된 것인지 3월 18일 월요일부터 22일 금요일까지 한 주간의 방송을 분석해봤습니다.

 

채널A <뉴스TOP10>의 심각한 '북한-태영호' 의존도

대부분의 종편 시사 프로그램들은 북한, 안보 이슈에 관심이 많습니다. “오늘 하루 가장 화제가 된 이슈들을 엄선해 1위부터 10위까지 랭킹을 선정”하고 이를 “뉴스 고수들과 함께 전말과 파장을 심층 진단”한다는 제작 취지를 내세우고 있는 채널A <뉴스TOP10>도 마찬가지입니다.

 

방송일

코너명/제목

시간

비중

총 방송 시간

3/18 (월)

<3위 북, 갑자기 전국 방공훈련...왜?>

<8위 "김정은 체면 살리려 오판 가능성">

22분

25.9%

85분

3/19 (화)

<1위 미 ‘RC-135U 컴뱃센트’ 급파>

<3위 “북, 이란과 핵 미사일 협력 의심”>

23분

26.7%

86분

3/20 (수)

<1위 미, 레전드급 ‘버솔프 경비함’ 급파>

<2위 ‘코피 작전’...“전쟁 준비는 진짜”>

<6위 태영호 반박....“강제 북송 맞다!”>

34분

39.1%

87분

3/21 (목)

<4위 미 ‘울프하운드’ 일본서 포착>

<1위 “한미, 대북 시각차 크다”>

<5위 ‘탱고 예산전용’ 한미동맹 균열?>

<7위 “천안함, 불미스러운 충돌”>

44분

51.8%

85분

3/22 (금)

<뉴스 속보: 북한, 개성 연락사무소 철수 결정>

<2위 “북, 괌 ‘죽음의 백조’ 철수 요구”>

<1위 북 “개성 연락사무소, 철수할 것”>

<4위 어젠 정경두, 오늘은 강경화>

<7위 ‘북 충돌 발언’ 정경두 해임안‘>

<서해 수호의 날 추모 영상 (채널A 특별 제작)>

39분

45.3%

86분

국방/안보/북한 관련 총 방송 시간

162분

채널A <뉴스TOP10> 총 방송 시간

429분

총 방송시간 대비 국방/안보/북한 관련 방송 비중

37.8%

△ 채널A <뉴스 TOP10> 북한/안보 관련 방송 분량(2019/3/18~22) © 민주언론시민연합

 

채널A <뉴스 TOP10>은 이번 분석 기간 동안 적어도 하루에 20% 이상은 대북 안보 관련 이슈에 할애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총 방송 대비 ‘북한‧안보’ 비중은 37.8%에 이릅니다. 특히 3월 21일 목요일에는 51.8%, 22일 금요일에는 45.3%를 쏟아부었습니다. 대부분의 내용은 현재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고 한미동맹은 불안하며 그런데도 정경두 국방부장관, 강경화 외교부장관 등 정부부처 장관들 행보는 부실하다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남북미 비핵화 협상 및 남북관계 개선은 아무 소용이 없고 북한은 믿을 수 없으며 결국 군사대결하게 될 것이라는 뉘앙스입니다.

 

태영호 씨 1명을 미국 인사 10명보다 더 많이 인용한 채널A

이렇게 북한, 안보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내내 제작진은 영상 혹은 음성으로 많은 관련 인물들의 발언을 인용하여 보여주었습니다. 그 중 태영호 씨의 발언을 인용한 날을 산정해보니 채널A는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태영호 씨를 동원했습니다.

 

채널A <뉴스 TOP10>

3/18(월)

3/19(화)

3/20(수)

3/21(목)

3/22(금)

태영호 인용/언급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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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뉴스 TOP10> 태영호 인용/언급 여부 (2019/3/18~22) © 민주언론시민연합

 

태영호 씨가 이렇게 매일 시사 프로그램에서 인용할 만한 발언을 했던 것일까요? 채널A가 북한‧안보 이슈를 다룰 때 다른 인물들의 발언은 얼마나 인용했는지 전수분석해보니 놀라운 결과가 산출됐습니다. 채널A는 전체 인용 분량 17분 46초 중 무려 30%에 달하는 5분 11초를 태영호 씨 단 한 명의 주장에 할애했습니다. 이는 한국 측 인물 총 12명의 전체 인용 분량 6분 8초(34.5%)에 버금가는 수준이며 미국 측 인물 10명의 인용 분량 4분 41초(26.4%)를 상회하는 겁니다.

 

국가

이름

직책

인용 시간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

5분 11초 (29.2%)

한국

이낙연

국무총리

12초 (1.1%)

강경화

외교부 장관

21초 (2%)

정경두

국방부 장관

1분 17초 (7.2%)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

29초 (2.7%)

천해성

통일부 차관

46초 (4.3%)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28초 (2.6%)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29초 (2.7%)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35초 (3.3%)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40초 (3.8%)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

12초 (1.1%)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17초 (1.6%)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

22초 (2.1%)

북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34초 (3.2%)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장

15초 (1.4%)

리용호

북한 외무상

26초 (2.4%)

조선중앙TV

31초 (2.9%)

미국

트럼프

미국 대통령

39초 (3.6%)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 보좌관

37초 (3.5%)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26초 (2.4%)

커스텐 닐슨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

34초 (3.2%)

하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 보좌관

25초 (2.3%)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

52초 (5%)

로버트 팔라디노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

15초 (1.4%)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 사령관

22초 (2.1%)

데니얼 핑크스턴

전 국제위기 감시기구 동북아국장

14초 (1.3%)

코리 가드너

미 공화당 상원의원

17초 (1.6%)

한국 측 인물 인용시간(태영호 제외)

6분 8초 (34.5%)

북한 측 인물 인용 시간

1분 46초 (9.9%)

미국 측 인물 인용 시간

4분 41초 (26.4%)

태영호 인용 시간

5분 11초 (29.2%)

인용 시간 총합

17분 46초 (100%)

△ 채널A <뉴스TOP10> 북한‧안보 관련 이슈 인용 시간 분석 © 민주언론시민연합

(*2019/3/18~22, **출연진의 발언 중 배경으로 사용된 영상, 자막, 그래픽으로 발언을 인용한 경우는 제외. ***북한/국방/안보 이슈 관련하여 누군가가 직접 한 발언의 녹취 혹은 영상을 따로 시간 내 틀어준 경우만 포함)

 

같은 기간, 채널A <뉴스TOP10>이 인용한 북한 측의 입장은 총 4명(조선중앙TV 포함), 1분 46초(9.9%)에 불과했습니다. 아무리 북한의 공식 입장이나 발언이 외교적 수사인 경우가 많다고 해도, 남북미 관계의 한 축인 북한을 지나치게 배제하고 있는 겁니다. 동시에 현재 남북미 협상 자체를 터부시하는 태영호 씨 개인의 입장만 부각하는 것은 균형 잡힌 보도 태도로 보기 어렵습니다.

 

문재인‧트럼프‧김정은보다 태영호? 무슨 말 했길래

인물별로 살펴보면 채널A의 ‘태영호 집착’이 더 두드러집니다. 채널A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39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4초 인용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아예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태영호 씨 한 사람만 무려 5분 11초나 인용했죠. 채널A에게는 태영호 씨의 주관적 판단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입장보다 훨씬 중요했던 겁니다.

 

개별 인물 중 인용 시간이 두 번째로 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채널A가 인용한 시간은 1분 17초에 그쳐 5분 11초의 태영호 씨와 비교가 불가합니다. 정경두 장관의 경우 모두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는 장면을 보여준 것이었으며, 여기에는 정경두 장관이 대답을 바로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모습을 길게 보여준 장면까지 포함된 겁니다. 태영호 씨가 대체 어떤 중요한 발언을 했기에 채널A <뉴스TOP10>이 이토록 매일, 긴 시간을 할애해 소개한 것일까요? 태영호 씨 발언을 소개한 진행자의 멘트와 인용된 발언은 아래와 같습니다.

 

 

대담 제목

내용

3/18

(월)

<3위 북, 갑자기 전국 방공훈련...왜?>, <8위 "김정은 체면 살리려 오판 가능성">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는 북한은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믿게 됐다. 이런 얘기가 들리고 있는데. 이 얘기는 벌써 지난해 그 부분을 예측을 하고 미리 알렸던 인물이 있죠. 들어보시죠.

태영호

 

(2<신동아> 단독 인터뷰) 북한의 체제 자체는 핵 포기가 불가능한 체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체제에서 리스트를 내놓는다, 이런 일은 있을 수가 없는 얘기입니다. 트럼프 본인도 1차 정상회담을 하고 싱가포르에서 떠날 때까지는 자기가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와서 미국에서 국회 전문가들이 완전 트럼프가 지금 뭇매를 맞았습니다.

3/19

(화)

<3위 “북, 이란과 핵미사일 협력 의심”>

진행자

그러니까 지금 북한의 상황을 나타내주는 여러 가지 징후들을 종합해 보면 이 미국과 UN에서 하는 강력한 대북제재가 정말 최고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시점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사방으로 꽉 막힌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데요. 그런데 저희 <뉴스TOP10>에 출연했던 태영호 전 공사, 돈이 필요한 김정은 위원장이 자칫 위험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라고 경고를 했었죠.

태영호

 

(31, <뉴스TOP10> 출연) 김정은한테 제일 필요한건 지금 돈입니다. 만에 하나 미국이 계속 핵 의혹 문제를 제기하면서 제재를 풀어주지 않는다면 북한은 미국한테 공식, 그러면 우리도 죽을 수는 없다. 결국은 우리도 배 째는 것밖에 없는데 배째는 방법이 뭐냐, 핵기술을 사겠다는 나라가 있습니다. 이란입니다. 우리도 살아야 되기 때문에 우리도 살 방도를 모색할 수 있다. 이 카드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3/20

(수)

<1위 미, 레전드급 ‘버솔프 경비함’ 급파>

<2위 ‘코피 작전’...“전쟁 준비는 진짜”>

진행자

 

그렇군요. 지난 2017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정말 한반도의 긴장 상황은 최고조에 다다랐습니다. 이런 가운데 곳곳에서 한미동맹에 대한 불협화음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계속 흘러나 오고 있습니다. 저희 신동아 4월호에 단독 인터뷰를 했던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한국과 미국 정부와의 신뢰가 지금은 이미 깨지고 떨어지기 시작했다라는 분석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태영호

 

(311, <신동아> 단독 인터뷰) 이런 신뢰가 이제 부족했기 때문에 결국은 우리 정부도 미국이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공유할 수가 없었고 또 트럼프 대통령도 자기 진짜 계획을 문 대통령한테 알려주지 않았죠. 문 대통령님이 그때 트럼프가 떠나기 전에 그러지 않습니까? '남북 경협 카드를 활용하세요'라면서 그렇게 전화 통화까지도 했는데 그런 히든카드를 그렇게 뒤통수 칠 걸 왜 우리 대통령 몰라. 그러면 한미동맹이 지금 정확히 동작하는거냐..

진행자

이런 와중에 태영호 전 공사가 이런 예측을 내놨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조만간 곧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찾아갈 것이다라고 전망했습니다.

태영호

(311, <신동아> 단독 인터뷰) 아마 저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제 시진핑을 찾아갈 겁니다. 언제 찾아가느냐 하면 그 무엇인가 또 받아낼 필요성이 있을 때, 그래서 그것이 조만간에 저는 시진핑을 꼭 찾아가서 개성공단과 금강산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이 한 번 더 도와주십시오라고 도움을 요청하는...

<6위 태영호 반박...“강제 북송 맞다!”>

진행자

지난 11월 탈북한 조성길 전 대사 대리 부부의 딸이 강제로 북송됐다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주장에 북한이 자진 귀국이다라고 반박 성명을 낸 적이 있었죠. 하지만 이번에 저희 신동아 4월호 단독 인터뷰를 확인해 보니 태영호 전 공사는 다시 한번 강제북송이 맞다라고 또 반박을 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 지금부터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태 공사의 얘기 들어보시죠.

태영호

(311, <신동아> 단독 인터뷰) 조성길이 11월 10일날 나가고 그 다음 날 이제 부인이 나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북한은 딸을 14일에 북한으로 보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정상적인 절차를 보면 그 딸이 북한으로 가느냐 마느냐라는 결정권은 딸은 지적장애인이고 미성년이기 때문에 이럴 경우는 1차적으로는 부모가 합니다. 북한법도 그렇게 되어 있어요. 3일 동안에 부모가 나타날 수도 있고 안 나타날 수도 있는데 그 결정 시점이 너무 신속히 이루어졌다. 결국은 뭐냐 하면 부모가 안 들어올 수도 있는 상황에 대비해서 강제성이 들어갔다.

진행자

이 조성길 대사 대리, 첩보 작전을 방불케 하는 탈북과정에서 지적장애가 있는 이 딸과 함께 탈북을 하는 게 아주 쉽지 않았던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태영호 공사도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태영호

(311, <신동아> 단독 인터뷰) 딸이 지적장애인입니다. 그래서 데리고 나가려고 했는데 애가 안 나가겠다고 막 이렇게, 이렇게 그런 거예요. 그러니까 부모도 좀 당황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런데 일반적으로 이제 지적장애인들을 보면 부모가 의도하는 대로 가자, 어디 가자 하면 따라갈 수도 있고 어떤 때는 안 가겠다고 딱 버티면 부모로서는 지금 상당히 당황스러운 그런 게 있습니다. 그래서 어쨌든 조성길은 데리고 나가려고 했는데 결국은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것만은 사실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태영호 공사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밝혀진 게 조성길 대사대리 딸이 지적장애를 가졌다는 사실, 그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죠. 그런데 이 장애가 발생한 이유가 충격적입니다. 어떤 얘기인지 들어보시죠.

태영호

(311, <신동아> 단독 인터뷰) 세뇌 교육에 의한 과잉 충성 그런 지적장애다. 북한에 이런 사람들이 좀 많습니다. 그러니까 세뇌 교육 받다가 거기에 완전히 넘어가서 아침에 출근해서 뭐 친구들한테 이렇게 이야기하는 겁니다. ‘나는 어제 저녁에 꿈에서 김정은 원수님을 만나 뵈었는데 원수님께서 나를 부르시더라. 그래서 원수님 만나러 가야겠다’하고 가방 들고 김정은 중앙당 청사에 가서 ‘원수님께서 나 불렀다 만나게 해 달라’ 이렇게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진행자

조성길 대사 대리의 딸, 북한의 강력한 세뇌 교육 때문에 앓게 된 그런 장애를 안고 살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탈북을 결심한다는 건 더 더욱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요. 북한은 조성길 전 대사대리 부부가 딸을 버렸다라고 또 주장을 했었죠. 정말 그랬을까요. 태 공사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태영호

(311, <신동아> 단독 인터뷰) 딸을 버릴 그런 부모가 어디 있겠어요. 이탈리아에 있으면서 딸의 병을 고쳐보자고 병원도 엄청 다녔다고 합니다. 북한은 탈북자는 다 배반자, 도주자, 변절자 다 이렇게 가져다 씌우기 때문에 지금 현재 딸이 북한에 간 딸을 강제 북송한 걸 북한으로서는 정당화하자면 결국은 딸을 버렸다고 하고 북한 당국은 그 버린 딸을 안전하게 조부모의 품으로 돌려보내서 우리는 인도주의적으로 했다.

3/21

(목)

<4위 미 '울프하운드' 일본서 포착>,<1위 "한미, 대북시각차 크다">, <5위 '탱고 예산 전용' 한미동맹 균열?>

진행자

신동아 4월호에서 단독 인터뷰를 했던 태영호 전 공사가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한미동맹에 이상이 생겼다라고 진단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내용 다시 한번 확인해 볼까요.

태영호

(311, <신동아> 단독 인터뷰) 문 대통령님이 그때 트럼프가 떠나기 전에 그러지 않습니까? '남북 경협카드를 활용하세요'라면서 그렇게 전화 통화까지도 했는데 그런 히든카드를 그렇게 뒤통수칠 걸 왜 우리 대통령 몰라. 그러면 한미동맹이 지금 정확히 동작하는 거냐, 만약 대통령 사이의 의사소통도 제대로 안 된다면 이게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라고 많은 분들이 지금 걱정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상황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3/22

(금)

<4위 어젠 정경두 오늘은 강경화>

진행자

그런데 지금 북핵 문제에서 중요한 의제가 바로 이 핵 동결. 즉 핵 군축 문제냐 아니면 완전한 비핵화냐 이 문제입니다. 그런데 태영호 전 공사는 올해 1월 1일 <뉴스TOP10>에 출연해서 바로 이 부분, 이 부분이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북한의 입장을 이렇게 해석을 한 적이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태영호

(11, <뉴스TOP10> 출연)

김정은 위원장이 뜬금없이 갑자기 핵무기 제조 사용 시험 전파를 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했고 집행했다는 문장이 나옵니다. 정상적인 핵보유국들이 하는 확약 선언입니다. 우리는 이미 핵보유국이다. 그걸 내가 이미 전 세계에 이야기했기 때문에 핵보유국인 미국과 핵보유국인 북한이 진행하는 핵 군축 협상이다. 한반도 비핵화 개념 문제를 한국과 미국이 제대로 이해해 달라 그런 강수를 두고 있는 것입니다.

△ 채널A <뉴스TOP10>(3/18~22)에서 인용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 발언 © 민주언론시민연합

 

채널A가 소개하는 ‘태영호 가라사대’

채널A <뉴스TOP10>이 일주일 간 총 5회 방송에서 동원한 태영호 씨 발언은 모두 자사와 자매사 인터뷰를 반복 인용한 것이었습니다. 총 10회의 인용 중 채널A <뉴스TOP10>에 출연했던 방송분을 재인용한 것이 2회, 자매사인 <신동아> 인터뷰가 8회입니다. 사실상 ‘자가 복제’에 가까운 태도입니다. <신동아> 인터뷰의 경우 2월 인터뷰, 3월 11일 인터뷰가 뒤섞여 있습니다. 채널A <뉴스TOP10> 스스로의 방송분을 재인용한 사례 중에는 무려 3개월 전인 1월 1일 인터뷰도 있습니다.

 

인용 출처

횟수

<신동아> 인터뷰

8회

채널A <뉴스TOP10>인터뷰

2회

10회

인용 발언 내용

횟수

비핵화 협상 실패 예견

2회

북한의 돌발 행동 예견

2회

한미 동맹 균열 예견

2회

북한 조성길 대사 대리 딸 신상

4회

10회

△ 채널A <뉴스TOP10>이 인용한 태영호 전 대사 발언 출처와 내용(3/18~22)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러한 ‘자매사 재인용’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채널A가 반복 인용한 발언의 내용입니다. 태영호 씨 발언은 모두 현재 진행 중인 남북미 협상의 실패를 예견하고 북한에 ‘악마’ 이미지를 덧씌우는 것이었습니다. 상세히 살펴보면 남북미 비핵화 협상의 실패를 예견한 것이 2회로 “북한의 체제 자체는 핵 포기가 불가능한 체제”(3/18), “(북한이)정상적인 핵보유국들이 하는 확약을 선언”(3/22)이 그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북한의 돌발 행동을 예견한 것도 2회로 “(미국이)제재를 풀어주지 않는다면 북한은 미국한테 ‘그러면 우리도 죽을 수는 없다. 결국은 우리도 배 째는 것밖에 없다’(고 선언할 것)”(3/19), “김정은 위원장이 이제 시진핑을 찾아갈 것”(3/20)이라 주장했습니다. 한미 동맹 균열 예견도 2회인데 “(트럼프 대통령이)뒤통수 칠 걸 왜 우리 대통령은 몰라. 한미동맹이 지금 정확히 동작하는거냐”라는 <신동아> 인터뷰 발언이 3월 20일, 21일에 걸쳐 두 차례 인용됐습니다. 여기까지 총 6회의 발언이 모두 남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국 실패할 것이라는 예견과 연결됩니다.

 

대부분 주관적인 ‘비핵화 회의론’, 왜 이런 주장만 인용할까

물론 남북미 비핵화 협상에는 여러 해석과 예상이 가능합니다. 지난 2월 27~28일의 2차 북미회담이 결렬되어 회의론의 지분이 더 커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회담 결렬 직후 냉기가 흘렀던 북미 정상 간에 최근 다시 대화 재개 무드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공세 수위를 높이던 북한 최선희 외무상부상은 3월 15일 “남조선(남한)은 중재자 역할을 하기는 힘들다. 촉진자 역할이라 하는 것은 조금 이해할만 하지 않겠는가”라며 남측의 역할론에 힘을 실었고 북미 정상에 대해 “신비할 정도의 궁합”이라 치켜세웠죠. 트럼프 대통령 역시 22일 “대규모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혀 ‘톱다운 방식’의 재협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회담 결렬 직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임을 강조한 바 있죠. 이런 상황이라면 충분히 긍정적인 해석도 가능한데 채널A는 매일 인용 발언 중 1/3을 태영호 씨 개인에 쏟아부으며 극단적인 예측만 부각한 겁니다. 그 근거가 대부분 ‘북한의 핵 포기 불가한 체제’, ‘북한은 배 째라는 태도’ 등 대단히 주관적인 판단이라는 점도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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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태영호 씨 인용하는 채널A <뉴스TOP10>(3/18~22)

 

특정인 추정을 은근슬쩍 ‘사실’로 만드는 채널A 진행자

요컨대 채널A는 비핵화 협상에 유독 회의적인 주관적 해석만 확대 재생산하고 있습니다. 채널A가 태영호 씨 개인의 판단을 소개하는 방식도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채널A <뉴스TOP10> 진행자 황순욱 앵커는 태영호 씨의 발언을 소개할 때마다 “벌써 지난해 그 부분을 예측을 하고 미리 알렸던 인물이 있죠”, “경고를 했었죠”라는 식의 설명을 덧붙여 태영호 씨 판단을 치켜세웠습니다. 그러나 태영호 씨 예측 중 실제로 현실화됐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은 아직까지 없습니다. 북한이 핵 포기가 불가능한 체제인지는 확언할 수 없는 논의 대상이며, 김정은 위원장은 2차 북미회담 이후 아직 시진핑 주석과 만나지 않았습니다. 태영호 씨가 사실처럼 묘사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균열’ 역시 많은 해석 중 하나일 따름입니다. 현재 한미 정상은 4월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으며 이 자리에서 ‘톱 다운’ 방식의 비핵화 협상 재가동이 논의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을 당부하기도 했죠. 대체 무엇이 ‘미리 알렸던 사실’인 것인지, 채널A가 무작정 태영호 씨를 ‘진리’로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대목입니다.

 

태영호 씨 발언이면 무조건 ‘TOP10 뉴스’?

이렇게 태영호 씨 발언을 사실로 포장하며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채널A는 부적절한 발언마저 사실처럼 유포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탈북한 조성길 전 이탈리아 북한 대사관 대사대리의 딸 신상을 마구잡이로 예단하고 파헤친 내용입니다. 채널A <뉴스TOP10>은 3월 20일 방송에서는 아예 이를 다루기 위한 코너를 따로 마련했습니다. 그날의 중요한 뉴스 6위로 <태영호 반박…“강제 북송 맞다!”>를 꼽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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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뉴스TOP10>(3/20) 화면 갈무리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조성길 대사대리가 잠적했습니다. 그가 어디로 간 것인지 그 행방을 알 수 없는 가운데, 채널A는 조성길 대사대리 딸의 행방에 주목했습니다. 조성길 대사대리 딸이 자의로 재입북했다는 북한 발표를 반박한 태영호 씨 주장을 ‘TOP10 뉴스’로 꼽은 것이죠. 채널A <뉴스TOP10>(3/20)은 장장 11분 동안 태영호 씨의 발언을 세세히 보여줬고 모두 태 씨 주장도 모두 개인적 추정에 불과하지만 모두 사실인 것처럼 묘사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조성길 대사대리 딸의 신상을 과도하게 공개하면서 장애까지 자세하게 묘사한 점은 충격에 가까웠습니다.

 

탈북 인사 자녀의 신상까지…‘태영호 집착’의 이유가 고작 이것?

진행자 황순욱 앵커는 “태영호 공사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밝혀진 게 조성길 대사대리 딸이 지적장애를 가졌다는 사실, 그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죠. 그런데 이 장애가 발생한 이유가 충격적입니다”이라며 운을 띄웠는데 이는 태영호 씨가 말한 ‘장애의 이유가’ 확실한 ‘팩트’라는 의미입니다. 대체 조성길 대사대리 딸의 장애를 왜 뉴스로 다루는 것인지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태영호 씨의 추정이 어떻게 확실한 사실인지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채널A가 인용한 <신동아> 인터뷰 녹취에서 태영호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뇌 교육에 의한 과잉 충성 그런 지적장애다. 북한에 이런 사람들이 좀 많습니다. 그러니까 세뇌 교육 받다가 거기에 완전히 넘어가서 아침에 출근해서 뭐 친구들한테 이렇게 이야기하는 겁니다. ‘나는 어제저녁에 꿈에서 김정은 원수님을 만나 뵈었는데 원수님께서 나를 부르시더라. 그래서 원수님 만나러 가야겠다’ 하고 가방 들고 김정은 중앙당 청사에 가서 ‘원수님께서 나 불렀다 만나게 해 달라’ 이렇게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객관적 근거가 없는 이 개인적 추정에 진행자 황순욱 앵커는 “조성길 대사대리의 딸, 북한의 강력한 세뇌 교육 때문에 앓게 된 그런 장애를 안고 살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 단언했습니다. 황당한 대목입니다. 정신과 전문의도 아니고, 조성길 대사대리 딸의 진단을 해본 적도 없는 태영호 씨는 어떻게 지적장애의 원인을 확실히 말할 수 있었을까요? 설사 태영호 씨가 그렇게 말한다고 해도 시사 프로그램이라면 추가 검증을 해보고 내보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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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뉴스TOP10>(3/20) 화면 갈무리

 

태영호 씨 주장이 ‘TOP10뉴스’?

‘뉴스’라는 타이틀을 단 프로그램이 한 사람의 이야기만 믿고 마치 검증된 사실인 것처럼 확언하여 내보내는 태도는 있을 수 없습니다. 남북미 관계, 비핵화 협상을 시종일관 극단적 언어로 부정하는 태영호 씨의 시각, 개인적 추정으로 북한 인사 자녀의 신상까지 거론하는 태영호 씨 발언을 무분별하게 ‘TOP10뉴스’로 내세우는 채널A <뉴스TOP10>은 태영호 씨의 개인 스피커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습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채널A<뉴스TOP10>(3/18~22)

 

<끝>

문의 이봉우 활동가(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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