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지라시에서 지목한 정준영 불법촬영 피해자들’ 노출한 TV조선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은 3월 13일자 방송에서 약 11분간 ‘정준영 불법촬영물 공유 파동’을 다뤘습니다. 정준영 씨의 귀국 현장 상황을 전하고 죄질을 따지더니 갑자기 세간에서 돌고 있는 루머를 인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충격적인 장면이 나왔습니다. 떠도는 지라시에서 ‘정준영 단톡방’ 피해자로 지목된 여성 연예인들의 신상을 무분별하게 노출한 것입니다. ‘2차 가해’가 우려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TV조선 스스로 2차 가해를 저지른 겁니다. 2차 가해를 넘어 사실상 또 다른 범죄에 가깝습니다.
“2차 피해는 절대 있어선 안될 일”이라면서 사실상 ‘범죄’ 저지른 TV조선
TV조선은 화면으로 해당 연예인들의 얼굴이 포함된 사진을 내보냈습니다. 민언련 보고서에서는 누구인지 특정할 수 없도록 모자이크를 해서 보여드리지만, 실제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에서는 아무런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송출되었습니다.
△ 루머 피해 연예인들 실명 언급하고 사진 내보낸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3/13, 모자이크는 민언련이 처리)
자세히 언급하기조차 불편하지만, 루머에서는 특정 직업군의 특정한 팀 이름만 거론했으나, TV조선은 그 중 특정인물을 콕 집어서 보도했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이해를 위해, 해당 방송 때 언급된 내용 원문을 아래 첨부합니다. 방송에서는 실명을 거론했으나 루머 피해자 보호를 위해 익명 처리(○○)했습니다.
윤우리 기자: 더 억울한 것은 피해 여성이 누구냐라는 추측성 소문에. 엄성섭 앵커: 맞아요. 윤우리 기자: 애꿎은 지금 여자 연예인들이 또 다른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이런 부분일 겁니다. 엄성섭 앵커: 그렇죠. 윤우리 기자: 가수 ○○ 측과 배우 ○○ 씨, ○○ 씨 측은 이런 소문들에 대해서 굉장히 불쾌하다면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엄성섭 앵커: 이건 뭐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뉴스겠지만 이건 자제 또 자제해야 합니다. 2차 피해는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거든요.
3월 13일자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 중 TV조선 기자들의 발언 |
도대체 얼마나 생각이 짧고, 얼마나 무지하면 이런 방송을 내놓는 것일까요? 더 황당한 것은 이런 작태를 벌이면서 TV조선 기자들끼리는 말 같지도 않은 걱정을 늘어놨다는 겁니다. 엄성섭 앵커는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뉴스겠지만 이건 자제 또 자제해야 합니다. 2차 피해는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그걸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걸 진심으로 느끼는 사람들이었다면 애초 이런 보도를 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자신들의 무개념 선정적 방송행태로 인해 해당 연예인들이 받을 피해가 단순한 불쾌감일까요? 오로지 장삿속으로 전혀 검증되지 않은 루머의 피해자들을 소비하고 확대재생산하면서 ‘2차 가해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은 위선입니다.
‘관음증 권하는 문화’ 속 언론의 역할 되새겨야
12일 하루 동안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한 검색어는 ‘정준영 동영상’입니다. 언론이 정준영 등의 불법 촬영 및 유포의 죄질, 경찰과의 유착, 더 근본적인 사건의 배후 등 본질적 사안보다 피해자가 누구인지와, 어떤 영상인지 보려는 관음증적 호기심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민언련은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의 이 방송을 규탄하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방송심의 민원을 제출합니다. 방통심의위는 관련 보도의 문제를 긴급하고 엄중하게 심의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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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이봉우 모니터팀장(02-392-0181) 정리 박철헌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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