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제목에 드러난 TV조선의 태도, 수준 혹은 의도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TV조선 기자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이슈에 집중하는 경향, 정치적으로 편향된 시각을 종종 노출하고 있습니다. TV조선은 특히 각 코너의 제목 및 자막에서 선정성과 편향성을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방송 언론의 코너 제목과 자막은 신문이나 인터넷 언론 보도의 ‘제목’과 똑같은 기능을 합니다. 많은 시민들이 포털 상의 보도가 내세운 제목에 큰 영향을 받는만큼 방송의 제목과 자막도 매우 신중하게, 최대한 객관적으로 써야 합니다. 그러나 TV조선은 사실을 왜곡하는 수준의 제목과 자막을 자주 노출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TV조선이 자타가 공인하는 보수 언론이라고 해도, 언론이라면 정치색을 떠나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균형감, 공공성이 있습니다. TV조선이 그러한 기본적 책무를 벗어난 최근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TV조선, 아무리 자유한국당이 좋아도 이러지는 마세요
△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12/19) 화면 갈무리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2018/12/19)은 바로 전날(18일)KBS 공영노조가 KBS <오늘밤 김제동>(12/4)가 김정은을 찬양했다며 제작진을 고발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심의를 진행했던 소식을 다뤘습니다. 주로 가십을 소개하는 <어쩌다 이런 일이>라는 코너에서 3개 중 1개의 아이템으로 포함시켰으며 제목은 무려 <공산당이 좋더라도>였습니다. 이 제목과 함께 방송인 김제동 씨와 위인맞이 환영단 김수근 단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블러 처리하여 나란히 배치한 사진도 보여줬죠. 노골적으로 ‘KBS 김제동이 북한 공산당을 좋아한다’, 즉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물론 KBS <오늘밤 김제동>(12/4) 관련 소식을 전할 수는 있습니다. 충분히 뉴스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마치 김제동 씨가 김정은 위원장을 찬양하거나 ‘북한 공산당’을 운운하는 것은 ‘뉴스’가 아니라 ‘정치적 선동’이며, 거짓이고, 심각한 명예훼손입니다. 노골적인 ‘종북몰이’라는 점에서 매우 수준 낮은 선동이기도 합니다. 이 제목만으로도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이 더 이상 뉴스나 대담을 제작할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입니다.
KBS <오늘밤 김제동>(2018/12/4)은 ‘김정은 위인 맞이 환영단’ 김수근 단장 인터뷰를 2분간 보여주고 ‘김정은 위원장의 팬’이라는 주장을 대체적으로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간부 60명이 모인 KBS 공영노조와 자유한국당은 ‘김정은 찬양 방송’이라며 색깔론 비난을 퍼부었고 방통심의위는 이를 심의 대상으로 올리는 황당한 작태를 보였죠. 굳이 이 뉴스를 다루고자 했다면 똑같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최상의 가치로 삼아야 할 언론으로서 저들을 비판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TV조선이 택한 것은 자유한국당과 한 배를 타는 정략적 보도였죠. <공산당이 좋더라도>라는 제목을 뽑은 TV조선이야말로 아무리 자유한국당이 좋더라도 언론의 기본 요건을 지켜야 합니다.
‘김정은에게 흔들리는 공영방송 KBS?’
△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12/10) 화면 갈무리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2018/12/10)에서도 역시 같은 주제를 다루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화면 구성을 했습니다. KBS <오늘밤 김제동>의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띄우고는 <김정은에게 흔들리는 공영방송 KBS>라는 자막을 송출한 겁니다. 앞뒤 맥락 없이 이 화면만 본다면, 시청자들은 당연히 KBS와 김제동 씨가 김정은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겠죠.
KBS <오늘밤 김제동>(12/4)에서 김정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것도 맞고, 김정은을 환영한다는 단체의 인터뷰를 내보낸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KBS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목소리 중 이슈가 된 이 사안을 소개하며 비판적으로 다뤘고 이는 공영언론이 해야 할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한 것 뿐입니다. 오히려 멀쩡한 이 방송을 두고 KBS를 흔들고 있는 것은 현재 ‘KBS 수신료 납부 거부 운동’까지 나아간 자유한국당 등 정치 세력입니다. TV조선은 바로 그 세력과 동조하며 저런 황당한 자막을 내보낸 겁니다.
‘킬러 김정은’, TV조선식 ‘선정적 제목 뽑기’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2018/12/12)이 여러 대담 주제 중 하나의 제목으로 뽑은 것은 <킬러 본색>이었습니다. 영화 제목이 아닙니다. 보도 제목과 똑같은 방송 시사 대담 프로그램의 코너 제목입니다. 이 자막 왼쪽에는 환하게 웃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진도 커다랗게 배치됐습니다.
△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12/12) 화면 갈무리
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지난해 12월,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 베트남 정부 측에 비공식 사과한 것이 알려졌습니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 경호 등을 담당하는 호위사령부 간부 중 몇이 숙청되었다는 일본발 보도도 있었죠. 대부분 북한 내부 소식이 그렇듯 이런 뉴스는 사실관계 확인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보도 여부를 결정하는 순간부터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TV조선은 늘 그렇듯 사실 확인보다는 일단 자극적인 북한 내부 소식을 일단 크게 보도하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늘 그렇듯 오보가 양산됩니다. 실제로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12/12)가 이 소식을 ‘킬러 본색’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한 바로 다음날, 베트남은 사과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굳이 보도하고자 했더라도 베트남의 공식 입장 정도까지는 기다려봐야 했습니다. TV조선은 언론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실 확인 절차는 가볍게 생각하는 듯 하며 특히 북한 뉴스의 경우 더 그렇습니다. 정치적으로 북한을 이용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번에도 명확하지 않은 사실을 기반으로 김정은 위원장을 ‘킬러’로 규정하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 했습니다. 최근 진행 중인 남북미 협상 등 평화 무드를 흠집내려는 의도가 아닌지 우려됩니다.
TV조선은 왜 ‘어뷰징 기사’처럼 방송을 만들까
제목과 그에 따른 화면 구성은 내용을 감싸고 있는 포장지입니다. 포장지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당기려는 제작진의 노력은 필요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자극적인 단어로 오해를 일으킨다면 그 제목과 화면은 오히려 시청자의 눈을 흐리는 겁니다. 많은 가짜뉴스와 ‘어뷰징 보도’가 시민들을 호도하는 방식 역시 ‘제목’에서 비롯됨을 기억해야 합니다.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의 연이은 자극적 화면 구성은 시사 프로그램이 마땅히 가져야 할 태도는 생각하지 않고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당길 생각에만 몰두해 있는 제작진의 수준, 종북몰이로 장사 한번 해보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여실히 드러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12월 10~19일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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