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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개편 2주차, 코너만 많아지고 달라진 건 없다
등록 2018.12.1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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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부터 전면 개편된 뉴스 프로그램을 방송한 YTN. 특유의 재치와 풍자로 과거의 영광을 이어간 <돌발영상>과 <더인터뷰> 등 다양한 코너, 국내 최대 법무법인 김앤장 수사 관련 단독 보도 등 반가운 일면도 있었습니다. 반면 반복되는 리포트, 인터뷰 및 대담의 대부분을 차지한 정치인 출연자, 다양한 코너에서 과도하게 정치 이슈만 다룬 이슈 편중, 탐사 보도 및 별도 팩트체크의 부재 등 아쉬운 부분이 더 많았습니다.

개편 2주차 YTN의 모습은 어떨까요? 12월 7일부터 13일까지, 아쉽게도 큰 틀의 개선은 아직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더비평>은 선명하게 매체비평에 초점을 맞춘 보도로 특화시키길

<노종면의 더뉴스>(이하 더뉴스)는 또 새로운 코너를 선보였습니다. 개편 첫주에 <더인터뷰>, <더정치>, <더여론>, <더파일>, <더훈수정치>, <더문화>, <더스포츠>, <용가리통뼈뉴스>를 선보인데 이어 매주 수요일에 <더비평>을 추가한 것입니다. <더비평>은 현안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점검하면서 정치권 동향까지 살펴보는 코너라고 하는데요. 노종면 앵커는 “매체 비평을 매개로 정치비평을 추구하는 시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분명한 매체 비평도 아니고 정치평론도 아닌 이 콘셉트는 ‘준비가 부족한 매체 비평’이라는 인상만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언론 비평을 시작하겠다는 YTN의 의도는 주목할 만했으나 굳이 섞이지 않아도 되는 정치 평론이 가미되면서 정치권 동향을 논하는 다른 대담들과 차별점이 크지 않았습니다. 정치평론은 <더정치> 등 다른 코너에서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비평>은 분명하게 매체비평으로 특화시키는 것이 더 적절할 겁니다.

 

<더비평>은 기자가 취재한 내용 없이 두 패널이 나와서 대담을 나누면서 진행되었는데요. 과연 이들 패널이 관련 언론보도를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가는 의문입니다. 실제 첫 아이템은 <정치 현안, 언론은 어떻게 보도하고 있나?>(12/12)였는데요. 이날은 최영일 시사평론가와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 교수가 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국회의 예산안 처리와 관련된 언론 보도에 대해 평론했습니다. 이들이 말한 관련 주제에 대한 언론보도 행태는 큰틀에서는 적절한 지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대화 속에서 어느 언론이 어떻게 보도를 했는지, 문제적 보도행태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인상비평’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패널의 문제가 아닙니다. 애초 매체비평을 하려면 패널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매체비평을 전담할 수 있는 기자를 배치하거나 보다 면밀한 분석을 통한 비평이 가능할 수 있도록 자료 조사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패널은 조사된 데이터를 토대로 해서 이를 평가하고 그 배경을 짚는 발언은 할 수 있지만, 스스로 완성도 있는 매체비평을 수행해서 나오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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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뉴스>의 새 코너 ‘더비평’ 화면 갈무리(12/12)

 

‘무비판적 단식 보도’, YTN도 했잖아요

이날 비평에서 자사보도를 비평하는 것인지, 타사보도를 비평하는 것인지 아니면 모든 언론을 다 싸잡아 하는 것인지도 애매했습니다. 통상적으로 ‘매체비평 코너’라 하면 자사 비평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타사의 문제적 보도, 특히 방송이라면 신문의 보도 등을 언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언론 비평을 하면서 지적하는 내용이 자사에서도 반복된 것이었다면, 이에 대해서 분명히 언급을 하면서 반성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필요합니다. 스스로도 똑같은 행태를 하면서, 남만 비판하는 것은 ‘유체이탈식 화법’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날 YTN이 꼬집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나 예산안 처리과정 관련 언론 보도 행태들은 YTN도 거의 비슷하게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YTN은 자신의 일은 아닌 듯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예컨대 연동형 비례대표제 보도에 대해 말하는 도중, 노종면 앵커는 “단식 말씀해 주셨는데 단식을 언론에서 너무 무비판적으로 보도한다, 이런 지적들이 일부 있기는 하더라고요. 어떻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최영일 씨는 “단식 행태에 대해서도 조금은 우리가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했는데 단식의 정치적인 의미를 오히려 90년대 고 김영삼 대통령의 사례부터 단식의 정치사, 이런 것들을 보도하게 된단 말이죠. 그때와 지금이 어떻게 다른지, 정치 환경의 변화를 설명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너무 단선적인 보도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바로 그 ‘단선적인 보도’, ‘무비판적인 보도’는 불과 5일 전 YTN에서도 나왔습니다. 7일 YTN <뉴스N이슈>에서 차현주 앵커가 단식 투쟁 역사를 브리핑했는데요. 차 앵커는 “정치인 단식 원조는 단연 1983년 전두환 군사정권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입니다”라고 운을 뗀 후 1990년 지방자치제 도입을 요구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단식, 2007년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한 민주노동당 현애자 전 의원의 단식,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했던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의 단식, 드루킹 사건 특검 및 국정조사를 요구했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단식을 나열했습니다. 모두 그 배경과 의도, 정치적 상황이 다른 사례들인데요. YTN은 이 많은 사건들을 고작 2분 가량의 짧은 시간 동안 열거했을 뿐 차이점을 분석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손학규‧이정미 대표가 단식을 하게 된 근본적 이유인 선거제 개혁,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고민 역시 전혀 담기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12일 <더뉴스>에서 이런 보도 경향을 비판할 때 당연히 5일 전 자사의 보도도 언급했어 자연습니다.

 

YTN이 언론 비평을 하고자 한다면 가장 엄격한 잣대와 날카로운 비판이 가해져야 할 첫 번째 대상은 당연히 자사 보도입니다. 자사 보도의 개선 없이는 시청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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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정치인들의 단식 투쟁 역사 짚어주는 <뉴스N이슈>(12/7)

 

한 주 만에 막 내린 ‘용가리통뼈뉴스’

개편 첫 주 무슨 콘셉트인지 알 수 없었던 <더뉴스>의 마지막 코너, <용가리통뼈뉴스>는 결국 중단됐습니다. 10일 <더뉴스> 마지막 멘트에서 노종면 앵커는 “<더뉴스> 말미에 배치했던 용가리통뼈뉴스는 저희 준비가 부족했음을 솔직히 인정합니다. 좀 더 시간을 갖고 재정비하기로 했습니다”라며 용가리통뼈뉴스의 끝을 알렸습니다. 변해야 한다는 급한 마음은 있었으나 ‘어떻게’ 변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실제로 개편 첫 주인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용가리통뼈뉴스>는 3회만 방송됐습니다. 3번의 방송 모두 해당 코너에 대한 설명과 YTN의 변화 의지 피력이 반복되어 별다른 의미가 없었습니다.

 

특히 <용가리통뼈뉴스 1>(12/3)엔 YTN 정찬형 사장이 나와 자사 프로그램 <더뉴스>를 극찬하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를 당황케 했습니다. 박상연 앵커가 “오늘 더뉴스 어떠셨는지 궁금한데요”라고 묻자 정찬형 사장은 “10년 만에 복귀했고 그다음에 새로운 뉴스쇼를 만들었는데 보통 긴장할 것 같은데 너무 여유만만, 느긋함 이런 게 보여서 저런 통제력은 어디서 나오는 건지”라고 노종면 앵커를 칭찬했습니다. 노종면 앵커가 “이건 좀 고쳤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 좀 해주세요”라고 묻자 이번에도 정찬형 사장은 “그건 없었던 것 같고요. 오프닝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마침 어제 국가부도의 날을 봤어요”라고 ‘자화자찬’했습니다. 첫 방송에 대한 축하와 기대감을 전하는 마음은 이해되지만, 이 모양새는 그닥 좋지 않았습니다.

 

뜻밖에 마지막 화가 돼버린 <용가리통뼈뉴스 3>(12/7)엔 최석 정의당 대변인이 출연했는데 역시 준비 부족을 노출했습니다. 이날 최석 대변인은 앞으로 ‘용가리통뼈뉴스’의 진행을 맡을 것으로 소개됐는데, 최석 대변인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라면에 빗대어 길게 설명했습니다. “현행 선거구제에서는 먹기 싫은 라면을 먹어야 한다”는 취지였으나 사안 자체가 복잡해 이해가 쉽지 않고 대체 <용가리통뼈뉴스>라는 코너와는 무슨 관계가 있는지, 매우 느닷없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시청자들은 해당 코너에 대한 정보도 없이 정의당 대변인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강좌를 봐야했습니다.

 

결국 <더뉴스>의 야심찬 도전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용가리통뼈뉴스’는 3화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YTN이 뉴스 프로그램을 전면 개편하면서 다양하면서도 시청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코너를 마련하려 한 의도는 충분히 이해할 만합니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또 ‘왜’ 하고 싶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N팩트’라는 옷을 입은 일반 리포트

YTN 개편 후 방송에서 또 하나 아쉬운 점은 팩트체크와 탐사보도를 별도의 코너나 프로그램으로 마련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물론 개편 전후 유지되고 있는 <취재N팩트>라는 코너가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이 코너는 개편 전에도, 개편 후에도 ‘팩트체크’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코너 제목에 ‘팩트’를 명시했을 뿐, 보도 자체는 ‘팩트’를 ‘체킹’하지 않고 여타 일반 리포트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취재N팩트>는 오전 11시 뉴스인 YTN <뉴스N이슈>의 코너 중 하나입니다. 리포트 수나 진행방식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닙니다. 하루에 1~3개 사이로 리포트가 나오며, 기자와 앵커가 질문과 대답을 주고 받는 형식입니다. 기자가 직접 스튜디오에 나올 때도 있고, 전화 연결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코너 제목 ‘취재N팩트’와는 달리 팩트체크를 하는 코너라기 보단 일반 리포트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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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리포트와 다르지 않은 ‘취재N팩트’란 코너의 기사 제목들(12/7~13) ©민주언론시민연합

 

제목 역시 일반 리포트와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앵커 멘트와 기자 리포트로 구성된 일반 리포트로 이미 만들어져 있는 뉴스를 다시 한 번 기자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수준입니다. 일종의 ‘분석 기사’라고는 할 수 있겠으나 ‘팩트체크’는 아닌 겁니다. 이렇게 되면 개편 후 YTN에 ‘팩트체크’ 코너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취재N팩트’ 코너의 <강릉선 KTX 운행 시작...사고 원인 오리무중>(12/10 홍선기 기자)에선 KTX 탈선 사고를 다뤘는데요. 오동건 앵커가 강릉선 KTX 열차가 운행을 재개했느냐고 물어보면 기자가 “탈선 사고가 발생한 지 꼬박 사흘 만에 정상화 됐습니다”라고 객관적 사실을 전하는 식입니다. 사고 원인에 대한 분석, 승객 보상 문제도 거론됐으나 역시 다른 리포트에서 소개된 내용을 뛰어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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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리포트와 다르지 않은 ‘취재N팩트’ 코너(12/10)

 

같은 날 YTN <뉴스940>의 <강릉선 KTX 사흘 만에 정상화...첫차부터 정상 운행>(12/10 오승엽 기자), YTN <YTN24>의 <"부실 시공" vs "운영 허점"...결국은 인재>(12/10 김현우 기자)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보도 전문 채널의 특성상 같은 리포트가 반복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취재N팩트’라는 별도의 코너에서 다룰 때는 뭔가 차별되는 지점이 있어야 합니다. 단지 뭔가 ‘팩트’를 체크하는 코너인 것처럼 이름만 붙인 것이라면 사실상 눈속임에 불과합니다. YTN이 정말 시청자가 원하는 뉴스, 내실 있는 뉴스를 하고자 한다면 확실한 ‘팩트체크’를 마련해야 합니다.

 

개편 2주째인 YTN. 아직 개편 방향에 대해 감을 못 잡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새로움도, 노련함도, 어떤 보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잘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12월 3일부터 13일까지 YTN <뉴스N이슈>, <노종면의 더뉴스>, <뉴스Q>, <뉴스나이트>

 

<끝>

문의 이봉우 모니터팀장(02/392-0181) 정리 조선희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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