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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뉴스 프로그램 개편, 겉치장은 화려한데…
등록 2018.12.0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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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은 지난달 21일 ‘진실을 전합니다, 진심을 다합니다’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놓으면서 동시에 뉴스 프로그램의 전면 개편을 예고하더니, 12월 3일부터 새로운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크게 눈에 띄는 것은 뉴스 프로그램 구성을 단순화한 것입니다. <뉴스타워>, <뉴스톡>, <뉴스N이슈>, <뉴스인>, <뉴스Q>, <뉴스통>, <뉴스나이트> 등 잘게 쪼개진 뉴스 프로그램들을 메인 전략뉴스 3개와 메인 종합뉴스 2개로 묶었습니다. YTN의 소개에 따르면 메인 전략뉴스는 ‘이슈 중심의 2~3시간짜리 차별화된 뉴스’로, ‘외부 출연자를 적극 섭외’해 이슈를 현장감 있게 살펴보는 프로그램들입니다. 오전 11시의 <뉴스N이슈>와 오후 2시 <노종면의 더뉴스>, 오후 10시의 <뉴스나이트> 3개입니다. 이중 <노종면의 더뉴스>는 해직 후 10년 만에 마이크를 다시 쥔 노종면 기자가 앵커로 돌아와 높은 기대를 받았습니다. 그 외에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돌발영상>이 부활하기도 했습니다. 민언련은 12월 3일부터 6일까지 개편 후 YTN 방송의 변화를 살펴보았습니다.

 

다채롭거나 산만하거나, <노종면의 더뉴스>

해직기자 노종면 씨가 진행하는 <노종면의 더뉴스>(이하 더뉴스)는 평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방송합니다. YTN의 평소 딱딱하고 틀에 박힌 뉴스 진행과는 달리 매일 뉴스 시작 전, 간단한 인사가 들어가는 듯 사뭇 편안한 분위기를 보여줬습니다. 첫 방송인 3일엔 IMF를 키워드로 문을 열었습니다. 노종면 앵커는 “10년 만에 복귀 인사드립니다. 21년 전 뉴스였던 IMF를 키워드로 ‘노종면의 더뉴스’의 첫 문을 열겠습니다”라며 검찰의 김앤장 법률사무소 압수수색 얘기를 꺼냈습니다. 노종면 기자는 “김앤장은 삼성과 더불어 IMF 체제가 만들어 낸 대표적인 공룡입니다. 기업과 금융기관의 해외매각,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막대한 수혜를 입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언론이 IMF 체제에서 못다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하나 생긴듯합니다”라며 새로운 뉴스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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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첫 방송된 YTN <노종면의 더뉴스> 화면 갈무리

 

<더뉴스>에는 매일 진행되는 인터뷰 코너인 ‘더인터뷰’와 ‘더정치’가 있고 그 외의 코너는 매일 다르게 구성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알아보는 ‘더여론’(월), 하나의 사건을 깊게 다루는 ‘더파일’(화), 정치 이슈를 더 깊게 살펴보는 ‘더훈수정치’(수), 문화 이슈와 스포츠 이슈를 다루는 ‘더문화’(목)와 ‘더스포츠’(금)가 있습니다. 여기에 마지막 코너인 ‘용가리통뼈뉴스’가 있습니다.

 

더인터뷰

매일

주요 인물을 직접 만나는 코너

더정치

매일

정치 이슈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코너

더여론

대통령 지지도 및 정당 지지도에 대한 평론

더파일

주요 사건을 더 깊게 들여다보는 코너

법률 전문가와 YTN 기자 출연

더훈수정치

정치 이슈를 더 깊게 들여다보는 코너

더문화

문화 이슈를 짚어보는 코너

더스포츠

스포츠 이슈를 짚어보는 코너

용가리통뼈뉴스

매일

<더뉴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는 코너 JTBC 소셜라이브와 비슷한 취지

△ YTN <더뉴스> 코너 구성 ©민주언론시민연합

 

그러나 지난 일주일 간 ‘더인터뷰’, ‘더정치’, ‘더훈수정치’는 각 코너의 차별성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출연자는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으로 국정감사 대상이 된 박원순 서울시장부터 최근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에서 해촉된 전원책 등 모두 최근 정치권의 이슈메이커들이었습니다. 방송은 박원순 시장에게는 야당의 ‘박원순 죽이기’에 대한 해법을, 전원책 변호사에겐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 선거에 대해 물었습니다. 굳이 왜 나눴는지 알 수 없는 ‘더훈수정치’ 코너에 출연한 박지원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 답방, 청와대 기강 해이, 박용진 3법 통과 등 최근 정치권 이슈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훈수를 뒀습니다. 김용민 PD와는 정치권 내 유튜브 열풍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으니 모든 주제가 정치였던 셈입니다. 따라서 사실 세 코너의 차이가 무엇인지 선명치 않습니다.

 

 

12/3(월)

12/4(화)

12/5(수)

12/6(목)

더인터뷰

최문순 강원도지사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용민 PD

더정치

박주민 민주당 의원

&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

김용남

전 새누리당 의원

& 현근택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전원책 변호사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 신장식 정의당

사무총장

더훈수정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 <더뉴스> 요일별 코너 출연자. 코너 간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다.(12/3~6) ©민주언론시민연합

 

아무런 문제 의식없이 사용한 ‘빚투’ 표현도 아쉬워

한편, 12월 6일 방송한 ‘더문화’에는 연예기자가 출연해 연예계의 빚투 논란에 대해 다뤘습니다. ‘빚투’란 금전 채무를 뜻하는 ‘빚’에, 여성들이 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히며 그의 심각성을 알리는 ‘미투 운동’을 합성한 신조어입니다. 연예인 또는 연예인 가족으로부터 사기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이 연이어 나오자 언론은 이 같은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나 이 명칭이 미투 운동의 특성을 희석시키고 나아가 이를 비하한다는 논란이 있습니다. 이러한 논란에도 YTN은 ‘빚투’란 단어를 써가며 연예인들이 연루된 사기 사건에 대해 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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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뉴스>에서 다루고 있는 ‘빚투’ (12/6)

 

<더뉴스> 마지막 코너는 ‘용가리통뼈뉴스’인데요. 용가리통뼈뉴스란 YTN의 이니셜을 딴 이름으로, 괴수를 뜻하는 용가리에 ‘단단하다’, ‘강직하다’란 뜻의 통뼈를 합성한 단어입니다. 노종면 앵커가 YTN에서 해직 된 후 SNS 계정으로 운영한 1인 미디어 이름이었죠. 이번주 ‘용가리통뼈뉴스’ 코너에는 정찬형 신임 사장, <더뉴스>의 홍상희 PD가 나왔습니다. 홍상희 PD는 <더뉴스>의 철학을 물었고, 노종면 앵커는 “그건 제 입으로 얘기하는 것보다는 보고 평가해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보신 분들이 이 뉴스 보니까 믿을 만하다. 앵커뿐만 아니라 뉴스 전반이 내용도 그렇고, 그러니까 뉴스를 선택하는 것도 그렇고 보도하는 방식도 그렇고 건건이 그 내용을 통해서 뭔가 얻으신 게 있으면 좋은 뉴스이고 얻으신 게 없으면 별로 안 좋은 뉴스”라고 답했습니다. 이번주 방송으로는 용가리통뼈뉴스가 도대체 무엇을 하는 코너인지 선뜻 콘셉트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첫 방송된 <더뉴스>의 일주일 방송 감상평은 다소 산만하고 특별한 차별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기존 뉴스와의 차별성이 무엇인지 콘텐츠 그 자체로 보여주지 않는다면, 포장지만 바꾼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갈지에 대한 뚜렷한 지향점을 보여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돌발영상’의 부활

‘돌발영상’은 YTN의 대표 콘텐츠였습니다. 2003년 3월 YTN의 정오뉴스 프로그램 <뉴스퍼레이드>에서 짧은 코너로 들어갔던 것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기존의 뉴스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특이한 장면이나 정치인들의 실수 등을 보여주면서 성역 없는 비판과 풍자를 이끌어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013년 11월 ‘돌발영상’이 돌연 폐지되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낳았습니다.

 

이번 개편으로 돌발영상이 부활했습니다. 첫 번째 돌발영상은 이명박 대통령의 자원외교을 다룬 <선견지명박>(12/3)인데요. 2009년 자원외교를 본격 추진한 이명박 대통령. 그러나 10여년 뒤인 올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의 국정감사에서 자원개발 관련 공기업들이 자원외교 이후 엄청난 부채를 안게 됐음이 밝혀졌습니다. 9년 전 자원외교를 하러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현지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눈이 조그만해요. 그래서 나는 미래를 잘 봐요”라고 말했습니다. 제목을 왜 ‘선견지명박’으로 지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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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자원 외교 비판하며 부활한 ‘돌발영상’(12/3)

 

4일 ‘돌발영상’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현안에 대한 대답을 버벅이는 모습이, 5일엔 박용진 3법 논의하는 국회 교육위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6일엔 내년도 예산안을 협상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소소위장’ 장소를 몰라 허둥지둥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들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현재 돌발영상은 <더뉴스>와 <뉴스Q>, <뉴스나이트>에 편성돼 방송됩니다. 앞으로 어떤 돌발영상이 또 우리를 즐겁게 할지 기대가 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지켜봐야 할 YTN의 새로운 시도

주요 뉴스엔 여러 가지 코너가 새로 생겼습니다. 그중 눈길을 끄는 코너로는 <굿모닝 와이티엔>의 ‘초점 뉴스인물’과 <뉴스940>의 ‘앵커PICK’, <뉴스Q>의 ‘뉴스TMI’와 ‘퀵터뷰’ 등이 있습니다.

 

<굿모닝 와이티엔>

초점 뉴스인물 / 이시각 보도국 / 이시각 세계

<뉴스940>

뉴스PICK / 앵커PICK

<뉴스N이슈>

이슈INSIDE / 취재N팩트

<뉴스Q>

뉴스TMI / 기출문제 / 퀵터뷰

<뉴스나이트>

알아요 / 내일브리핑

△ YTN 주요 뉴스 프로그램의 새로운 코너들 ©민주언론시민연합

 

오전 6시에 시작하는 <굿모닝 와이티엔>의 ‘초점 뉴스인물’이란 코너에서는 이종원 앵커가 매일 오늘 주목할 만한 인물을 소개했습니다. 3일엔 조국 민정수석을, 4일엔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5일엔 우병우 전 민정수석, 6일엔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해 다뤘는데요. 비록 2~3분의 짧은 코너지만 앵커의 평론이 담겨 있다는 것은 신선했습니다.

 

5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오늘의 인물로 뽑힌 것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조국을 박근혜의 우병우로 만들려 하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최근 불거진 청와대 기강 해이와 관련해 야당이 조국 민정수석의 해임을 주장하고 나섰음에도 청와대가 별 반응이 없자 조국 수석을 우병우 전 수석에 빗댄 것입니다. 이종원 앵커는 “의도가 그렇다면 전제가 필요합니다. 박근혜의 우병우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본인도 동의한다는 말이죠”라며 “김 대표가 자주 쓰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유체이탈. 아니라면 문재인 정부와 친박계를 동시에 겨냥한 이른바 일타쌍피”라고 의견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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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Q>의 ‘퀵터뷰’ (12/4)

 

YTN의 저녁뉴스 <뉴스Q>에선 짧고 굵게 물어본다하여 이름 붙여진 코너 ‘퀵터뷰’가 신설되었습니다. 6~8분 내외로 진행되는데, 인터뷰 대상이 정치 사안이 아닌 일상생활의 소소한 화제에 집중되어서 신선했습니다. 첫 퀵터뷰 대상은 지난해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자신의 크레인을 투입해 3명을 구조한 이양섭 씨였습니다. 행정안전부가 연 ‘2018 안전문화대상’에서 참안전인으로 선정됐는데, 이광연 앵커가 이양섭씨에게 소감을 물었습니다. 그 외에도 성인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 강순희 서울시 안전보안관 부대표 등이 퀵터뷰에 출연했습니다.

 

일반 보도와 대담에선 큰 차이 느끼지 못해

YTN이 정상화 이후 첫 걸음을 뗐습니다. 면면이 화려해졌지만, 아직 기존 보도와 대담에선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물론 12월 3일부터 6일 사이, YTN은 <단독/검찰, 김앤장 변호사 사무실 압수수색...사상 처음>(12/3, 강희경 기자), <단독/“윤병세 前 외교부 장관도 김앤장 수시로 접촉”>(12/4, 양일혁 기자)에서 검찰의 김앤장 압수수색과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과 김앤장의 커넥션을 짚었습니다. YTN에서 이런 보도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개편 후에도 팩트체크나 탐사보도 코너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기자들이 스튜디오에 나와 취재 뒷이야기나 취재 내용을 설명하는 시간이 있지만, 기존의 뉴스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프로그램 곳곳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었고, 시간도 일정하지 않았습니다. 정통 스트레이트 위주의 리포트와 이슈 설명에 그치는 대담은 개편 전과 비슷했습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12월 3일부터 6일까지 YTN <굿모닝 와이티엔>, <YTN24>, <뉴스940>, <뉴스N이슈>, <노종면의 더뉴스>, <뉴스Q>, <뉴스&사람들>, <뉴스나이트>

<끝>

문의 이봉우 모니터팀장(02/392-0181) 정리 조선희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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