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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전 공사 위협한다는 백두수호대, 알고보니...
등록 2018.12.0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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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가 심각한 위협에 노출된 것처럼 묘사한 TV조선

30일 TV조선 <“민족 배신자 최후 알 것”…전화·이메일로 협박>(11/30 백연상 기자)은 태영호 전 북한 공사가 ‘백두수호대’라는 단체로부터 협박성 이메일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보도만 보면 태 전 공사가 당장이라도 신변의 위협을 받을 것 같은 위기감이 느껴집니다. 오현주 앵커는 심각한 톤으로 “태영호 전 북한 공사에게 협박성 메일과 전화가 오고 있습니다. ‘민족의 반역자’라며 ‘마지막 경고’라는 위협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며칠 전부터 이메일뿐 아니라 사무실에 협박성 전화까지 왔다”는 태 전 공사의 말도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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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박성 전화 받았다는 태 전 공사 말 전한 TV조선 <뉴스9>(11/30)

 

하지만 기사에 언급된 ‘백두수호대(정식명칭: 서울 남북정상회담 방해세력 제압 실천단 백두수호대)’의 실체는 보도에 묘사된 것처럼 위협적인 집단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백두수호대 페이스북 페이지를 살펴보면 통일반대세력을 제압한다는 취지하에 올린 장난스러운 게시글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분단적폐를 박멸한답시고 살충제를, 삼팔선을 절단내겠다며 장난감 칼을 들고 사진을 찍는 식입니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는 단체도 아닙니다. 해당 페이지는 12월 3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159개, 팔로워 164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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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수호대 사진(백두수호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갈무리)

 

백두수호대에서 태 전 공사에게 보냈다는 이메일도 항의 차원에서 여러 통을 보낸 것이지만 TV조선 해당 리포트에서는 일부 메일 중 ‘민족의 배신자의 최후’ 등 자극적인 몇몇 단어에 초점을 맞춰 마치 태 전 공사가 심각한 위협이라도 마주한 것처럼 묘사했습니다. 태 전 공사 측이 받았다는 협박성 전화 내용도 페이스북 페이지에 모두 공개돼 있습니다. 민언련은 얼마나 위협적인 내용인지 시민 여러분께서 직접 보고, 듣고, 판단하실 수 있게 하이퍼링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관심만 준 건 아닌지

세상엔 다양한 사람과 모임이 있고, 보수 정치권에서 말하는 ‘종북세력’도 분명히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실체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혹은 그들의 움직임이 사회적 현상으로까지 해석될 수 있는지를 판단할 때 언론은 신중해야 합니다. 100명도 안 모인 ‘백두칭송위원회’ 집회를 남북 교류에 찬성하는 시민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묘사하거나, 10명도 안 되는 청년들이 모여 벌이는 퍼포먼스가 저녁종합뉴스에서 협박으로 등장하는 것은 그것은 진실 왜곡에 가까울 것입니다. 이번 TV조선의 보도가 외려 백두수호대에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그들의 인지도만 키워주는 역할을 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11월 30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1부

<끝>

문의 임동준 활동가(02-392-0181) 정리 박철헌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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