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경찰 퇴폐 업소 이용 의혹’에 TV조선 “경찰은 마시지 받으면 안 되나”27일, 현직 경찰관이 마사지 업소에 방문한 후 적나라한 후기를 남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습니다. 인천지방경찰청 소속의 한 순경이 ‘올누드 마사지’를 받았다면서 탈의한 자신의 신체 부위를 노출한 사진과 함께 마사지사의 신체를 노골적으로 거론한 ‘후기’를 블로그에 남긴 것입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수사를 진행하고 처벌 및 징계할 예정이라 밝혔습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경찰이 성구매를 하고 다닌다’며 분노했으나 해당 순경은 “성매매를 한 적은 없다. 성매매를 했다는 허위 사실과 얼굴 사진 등 개인 신상정보를 유포한 누리꾼들에 대해선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경찰이 연루된 선정적인 사건이 알려지자 많은 매체가 이를 다뤘는데요.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8/28)은 부적절한 시각으로 보도 및 대담을 이어갔고, 문제의 경찰관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습니다.
‘경찰 퇴폐업소 이용 의혹’에 TV조선 “경찰관은 마사지 받으면 안 됩니까?”
TV조선 <신통방통>(8/28)은 ‘신통 PICK’이라는 코너에서 <“스킬 아쉽네”…현직 경찰관이 마사지업소 후기>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을 다뤘습니다. 같은 제목을 쓴 타 매체 보도는 없으나 동아일보 <“스킬이 아쉽네”…‘올누드 마사지’ 후기 남긴 경찰 논란>(8/27 https://bit.ly/2NCTGMG ), 경향신문 <“얼굴, 가슴이 별로더라”···일선 경찰관, 마사지업소 후기 논란>(8/27 https://bit.ly/2MDKDhT ) 등 대부분의 보도가 굳이 문제의 ‘블로그 글’ 일부를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이는 선정적인 사건을 더욱 자극적으로 묘사하여 클릭수 또는 시청률 장사를 의도한 부적절한 제목들입니다.
적나라한 제목으로 대담을 시작한 TV조선은 곳곳에서 문제적 발언을 노출했습니다. 패널 박성배 변호사가 먼저 “인천의 한 경찰관이 마사지 업소 후기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어제 새벽에 알몸 아로마 마사지를 받았는데, 들어왔던 마사지사는 20대 중반으로 보였고, 얼굴은 그냥 그냥, 그리고 특정신체부위도 작아보였고’ 이렇게 마사지사의 신체와 외모를 평가하고 본인이 그때 마사지를 받고 있을 때, 하고 있던 알몸 사진을 그대로 기재를 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이라며 사건을 설명했는데요.
그러자 이를 듣던 진행자 김광일 씨가 “저희가 좀 나눠서 보도록 하죠. 전체적으로 약간 문제가 있어 보이기는 합니다만,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경찰관은 마사지 받으면 안 됩니까?”라고 되물었습니다. 경찰이 마사지 업소에서 자신의 알몸 사진과 함께 마사지사의 신체를 평가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비판받을 사안인데요. TV조선의 진행자는 이를 ‘나눠서 봐야’하고 ‘마사지 허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한 겁니다. 본질에서 한참 벗어난 질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 ‘경찰 퇴폐업소 의혹’에 ‘마사지 받으면 안 되나’라고 반문한 TV조선 김광일 씨(8/28)
물론 이에 하재근 평론가가 “마사지는 받아도 되죠. 그런데 일반인들이 마사지 업소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어떠한 인식이 있거든요”라고 짚었고 김광일 씨도 “성매매나 유사 성매매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는 여론의 비판을 거론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김광일 앵커의 ‘경찰은 마사지 받으면 안 되나’라는 질문은 사실상 문제의 경찰을 옹호하는 인상을 주는데요. 현재 경찰은 성매매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하고요. 서울경제 <“가슴이 별로”…일선 경찰관, 퇴폐 마사지 업소 후기 적어 ‘충격’>(8/28 https://bit.ly/2Pko2DW ) 등 일부 매체에서는 이미 ‘퇴폐 업소’로 보도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굳이 앵커가 굳이 “나눠서 세밀하게 들여다보면”서까지 경찰의 부적절한 행위를 두둔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경찰은 야간 근무하니 피로 풀러 간다’?
김광일 씨는 이후에도 ‘경찰관이 야간 근무를 한다’, ‘새벽녘에 갈 곳이 있어야 한다’며 사건의 본질을 흐렸습니다.
김광일 씨는 화면에 <경찰관 본인이 옷 벗고 마사지 받고 있는 사진 기재>라는 사건의 주요 경위가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관도 24시간 야간 근무를 하는 그런 직종이기 때문에 새벽녘에 어떤 신체 피로를 좀 풀기 위해서 여러 갈 곳이 있어야 하겠다,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라고 말했습니다. 그나마 다음에 “그런데 그곳에 가서 이제 마사지사의 20대 중반 얼굴. 그 다음에 신체 일부분, 이런 부분을 묘사해서 자기 블로그에 올린 부분. 이 부분이 문제가 되겠군요”라고 지적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김광일 씨 발언은 ‘문제가 있다는 건 알겠지만 그래도 이해할 수 있다’는 오해를 살 수 있습니다.
△ ‘야간근무’, ‘피로’ 거론하며 ‘퇴폐 마사지 의혹’ 본질 흐린 TV조선(8/28)
오죽하면 하재근 평론가가 “상당히 문제”, “일반인이 저렇게 해도 매우 부적절한데 어떻게 경찰관이 저렇게 할 수 있느냐”며 질타했습니다. 패널은 상식적 수준의 지적을 하는데, 진행자가 문제적 행위를 한 경찰관을 진행자가 두둔하려는 인상을 준 것이죠.
김광일 씨는 ‘경찰의 야간 근무’, ‘새벽 피로’ 등을 거론했지만 이는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퇴폐 마사지 업소는 ‘피로를 풀기 위해’ 방문하는 게 아니며, ‘알몸 사진’ ‘마사지사 외모 평가’ 등 해당 순경의 부적절한 행위 역시 ‘야근’이나 ‘피로’로 변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식 수준의 인식을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자에게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TV조선의 관점이 엇나간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논란의 진행자, TV조선은 왜 고집하는 걸까
경찰은 성매매나 유사 성매매와 같은 불법적 행태를 단속해야할 주체입니다. 그런 경찰이 퇴폐 업소 이용 의혹을 받고 ‘알몸 사진’ ‘마사지사 신체 평가’ 등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것이 이 사건의 본질입니다. 이 간단한 내용을 지적하는 것이 TV조선에게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을까요? 아니면 관련도 없는 ‘경찰의 야근, 피로’나 거론하며 의도적으로 문제의 경찰관을 옹호한 것일까요? 어느 쪽이든 TV조선의 보도 행태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진행자 김광일 씨는 <신통방통>(8/22)에서도 장애인을 ‘반편이’라는 비하용어로 지칭하고 ‘장애인 성폭행’을 ‘성적 악귀가 들려 저지른 몹쓸짓’이라 희화화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유난히 성범죄와 관련해 낮은 인식 수준을 보이는 진행자가 과연 보도 기능을 포함한 시사프로그램에 적합한지, TV조선 제작진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8월 28일(화) TV조선 <신통방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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