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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박사에게 ‘결혼 했냐’ 묻고 ‘아가씨’라 부른 중앙일보중앙일보가 국내 최연소로(만 22세) 박사 학위를 취득한 유효정 씨를 인터뷰하면서 “결혼은?”이라는 질문을 하고 “‘아가씨’라는 걸 깜빡 잊었다”라고 하는 등 무례한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었습니다.
20일 중앙일보는 인터넷판 기사 <단독/22세 국내 최연소 박사 탄생 “학원 싫어 대학까지 독학>(8/20 최준호 기자 https://bitly.kr/x7tO)에서 “국내 최연소 박사 기록이 경신됐다”며 “이달 말 대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캠퍼스를 졸업하는 유효정(사진) 씨가 그 주인공이다”라고 유 씨를 소개했습니다. 기자는 총 5가지 문답을 실었는데, 문제의 발단은 유효정 씨 사진 아래 설명을 단 캡션 내용이었습니다. 아래는 캡션 전문입니다.
국내 최연소 박사 타이틀을 차지한 UST 유효정 씨. 연구 외엔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을 하는 게 유일한 취미란다. 하루 2시간 반을 운동한다고. '결혼은?'이라고 물었다가 '너무 많이 나가신 것 아닌가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남자친구도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단다. 만 23세도 안된 '아가씨'라는 걸 그새 깜빡 잊었다 |
△ 중앙일보가 실제로 유효정 씨 사진 아래 기입한 캡션(8/20)
‘최연소 박사’를 인터뷰한다면서 대체 왜 ‘결혼은’이라는 질문을 던졌는지 그 맥락조차 이해할 수 없으나 결혼 여부를 묻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행태입니다. ‘비혼은 결혼 전 임시적 상태’라는 편견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개인 사생활을 묻는 것 자체가 무례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런 질문에 유효정 씨는 ‘너무 많이 나가신 것 아닌가요?’라고 면박을 줬지만, 중앙일보는 “만 23세도 안 된 ‘아가씨’라는 걸 깜빡 잊었다”라는 불필요한 감상까지 덧붙였습니다. 짐짓 재미있는 에피소드처럼 포장하려 한 의도로 보이지만 오히려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말았습니다. ‘아가씨’라는 용어 역시 ‘결혼을 아직 하지 않은 어린 여성’이라는 잣대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자로서는 대단히 불편한 묘사들입니다.
중앙일보는 해당 표현들이 무례하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농담처럼 그럼 문답을 실제로 주고 받았다고 하더라도 독자의 불편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을 땐 굳이 기사에 싣지 않는 것이 정상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중앙일보는 해당 기사의 댓글은 물론, 여론의 반응이 좋지 않자 21일 지면(<22세 최연소 박사 유효정 “학원 싫어 중·고·대학 독학”>(8/21 https://bit.ly/2ohN5vY))에서는 문제의 캡션을 수정해 기사를 실었습니다. 수정된 캡션은 논란이 된 문구를 모두 삭제하고 “유효정 박사는 젊지만 수도승 같은 연구자다. 인터뷰를 고사하던 유 박사를 어렵게 대전의 한 카페로 불러냈다. 그의 유일한 취미는 운동이다. 피트니스클럽에서 매일 2시간 반을 보낸다”는 것으로 대체됐습니다. 비록 지면판 기사에서는 삭제됐으나 최초로 보도된 인터넷판 기사 원문에는 여전히 문제의 문구가 남아 있습니다. 중앙일보의 성차별적 편견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 지면 기사에서 수정된 중앙일보 캡션(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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