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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연락사무소 대북제제 위반’…조선일보가 끌고 TV조선‧채널A가 밀고
등록 2018.08.24 16:04
조회 598

지난 20일부터 조선일보 등 이른바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개성 남북 연락사무소 개소’가 ‘대북제재 위반’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연락 사무소 개소는 이미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안이고, 8월 13일 4차 남북고위급회담 이후에도 조명균 장관이 개소 예정이라고 재차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어째서 보수언론과 자유한국당은 일주일이나 지나서야 ‘대북제재 위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걸까요? 이 논란의 시작은 조선일보의 20일 보도 <美 “개성 남북사무소, 유엔·미 제재 위반”>(8/20 강인선‧안준용 기자 https://bit.ly/2w1eBSH )입니다. 조선일보는 단 1명의 취재원, 언제나 그렇듯 ‘익명의 미국 고위관리’만을 인용해 ‘대북제재 위반’이라 주장했고 이를 TV조선‧채널A가 아무런 검증이나 추가 취재 없이 확대 재생산하면서 논란을 키워나갔습니다. 

 

‘연락사무소는 제재 위반’? 과연 미국의 공식입장일까
먼저 조선일보 보도 <美 “개성 남북사무소, 유엔·미 제재 위반”>(8/20 강인선‧안준용 기자 https://bit.ly/2w1eBSH )부터 봐야합니다. 조선일보는 익명의 미 행정부 고위 관리의 “(개성) 공동 연락사무소 개소를 위해 한국이 에너지(전력), 건설 자재, 기술장비, 기타 물품을 북한에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유엔 대북 제재 위반이 될 수 있다”는 발언을 토대로 ‘제재 위반’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개성 연락사무소가 미국의 독자 제재를 준수하는지 여부와 관련해서도 미국 정부는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법에 따라 조사할 의무가 있고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처벌해야 한다”, “이는 미국을 어려운 입장에 서게 할 것” 등 추가 발언도 길게 덧붙였습니다.


이 보도만 봐서는 미국 정부가 개성 연락사무소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북제재 위반 의견을 내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내용은 조선일보가 취재한 미 행정부 고위관리 한 명의 발언일 뿐, ‘개성 연락사무소의 대북제재 여부’와 관련된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었습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우리 정부는 제재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조선일보의 보도를 반박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첫째, 연락사무소 설치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을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사업이다. 두 번째로 남북간 상시적인 소통체제를 유지하는 것, 그것이 북미간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데 기여를 하게 된다. 대북제재를 하는 이유도 결국 비핵화를 앞당기기 위한 것인데 연락사무소 설치가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목적이 같다고 본다. 세 번째로 우리 정부 대표의 활동과 편의를 위한 목적으로만, 이 사무소 지원이 이뤄진다. 북한에 대해서 경제적 이익을 주는 게 아니다. 네 번째로는 이미 남북연락사무소는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이다. 그 내용이 ‘6·12센토사합의’에서도 포괄적으로 계승돼 있다. 그래서 남북연락사무소를 제재 위반으로 보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 당일에 ‘개성 연락사무소 대북제재 위반’ 보도한 TV조선‧채널A‧MBN 
조선일보가 제기한 ‘개성 연락사무소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은 20일 북한 관련 소식 중에서 주요한 아이템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날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지상파 3사와 JTBC는 북한 관련 소식에서 2015년 이후 3년 만에 재개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중점을 뒀습니다. 반면 TV조선‧채널A‧MBN은 연락 사무소의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을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함께 보도했습니다.

 

보도 주제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이산가족

상봉 행사

5건

(톱보도)

3건

(톱보도)

2건

(6번째)

2건

(10번째)

1건

(5번째)

2건

(9번째)

2건

(톱보도)

개성 연락사무소

대북제제 위반

-

-

-

-

2건

(6~7보도)

1건

(6번째)

1건

(4번째)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성 연락사무소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 관련 보도량 비교(8/20), 
괄호 안은 첫 보도순서 ©민주언론시민연합

 

특히 TV조선은 ‘이산가족 상봉’은 단 1건만 보도한 것과 달리 ‘개성 연락사무소 대북제재 위반’은 2건을 보도하며 ‘대북 제재 위반’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채널A는 ‘이산가족 상봉’ 2건, ‘대북제재 위반’이 1건이었지만 대북제재 위반 보도를 먼저 다뤘습니다. TV조선과 채널A는 ‘대북제재 위반’을 ‘이산가족 상봉’보다 중요시한 셈입니다. 그러나 TV조선‧채널A‧MBN의 논조는 온도차가 있었습니다. TV조선과 채널A은 조선일보를 근거로 ‘대북제재 위반’을 기정사실로 묘사한 반면, MBN은 청와대의 입장을 바탕으로 ‘개성 연락사무소 개소 시기’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연락사무소 강행’이라 묘사한 채널A, 근거는 조선일보 뿐?
채널A는 보도 제목에서부터 연락사무소를 ‘남북사무소 강행’이라 표현했습니다. 채널A <“제재 위반 아니다”…남북사무소 강행>(8/20 임수정 기자 https://bit.ly/2OTpHzZ )는 ‘강행’이라는 표현으로 ‘제재 위반이 아니다’라는 정부 입장을 일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인선 앵커는 보도를 시작하며 “정부가 개성공단내 남북공동 연락사무소 설치를 서두르고 있는데요. 미국 행정부 내에서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설명으로 조선일보 보도를 언급했습니다. 이어서 “청와대는 위반이 아니라며 예정대로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미국은 공식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며 청와대가 미국의 입장을 듣지 않고 설치를 밀어붙이는 듯 묘사했습니다.


이어진 리포트에서도 채널A는 조선일보의 논리를 그대로 차용했습니다. 임수정 기자는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를 앞두고 대북 제재 위반 논란이 제기됐”다고 설명하더니 “미국 행정부 고위관계자가 연락사무소 개소에 대해 ‘한국이 제재를 위반하는 위험에 빠지는 것’이라고 했다는 언론 보도가 발단이 됐”다며 조선일보 보도를 사실로 전제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 보도가 익명의 취재원 단 한 사람의 입장이라는 점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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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위반’만 지속해서 보여준 채널A <뉴스A>(8//20)

 

청와대 반박도 ‘대폭 축소’한 채널A
채널A는 청와대 입장을 전달하기는 했지만 매우 부실했습니다. 채널A가 보여준 우리 정부의 입장은 “청와대는 즉각 반박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사업이고, 우리 정부 대표의 활동만 지원하기 때문에 위반이 아니라는 겁니다”라는 기자의 설명뿐입니다. 그러나 김의겸 대변인은 4가지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혔죠. 채널A가 이를 모두 누락한 겁니다. 대신 채널A는 “여당도 거들었”다며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에 대해서는 한미 간 어떤 이견도 없고 잘 추진되고 있습니다”라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원론적 발언만 덧붙였습니다. 


이렇게 정부 입장을 축소한 채널A는 곧바로 청와대를 직접 반박하면서 본심을 드러냈습니다. 바로 ‘대북제재 위반’이 기정사실이라는 입장입니다. 임수정 기자는 “하지만 건설 자재, 유지 비용 등이 북한에 건네지면 유엔 뿐 아니라 미국의 독자 제재 위반이 될 수 있”다며 개성 연락사무소 개소를 대북제재 위반 행위로 간주했고 “기름이라든가 운용 물자 이런 부분에 있어서 미국 행정부가 재량권을 가지고 있는 대북 제재에 위배될 사항이 있는지 검토할 것으로…”라는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의 인터뷰도 보여줬습니다. 보도 말미에 이르러 채널A는 “이번달 초 사무소 개보수가 시작됐고, 사무소 가동을 위한 전기도 공급된 상태”, “청와대는 예정대로 이번달 사무소를 열기로 했지만 미국과 유엔측으로부터 대북제재 면제를 허용한다는 답변은 아직 듣지 못했”다며 ‘연락사무소 개소 강행’이라는 묘사를 완성했습니다. 

 

TV조선은 조선일보 ‘받아쓰기’
TV조선은 조선일보의 논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조선일보는 개인의 주장만으로 연락사무소의 ‘대북제재 위반’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는데요. TV조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TV조선 <“남북사무소 제재 위반 아냐…美와 협의 중”>(8/20 김정우 기자 https://bit.ly/2Pr4pes )에서 신동욱 앵커는 “정부가 개성 남북 연락 사무소 설치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며칠 뒤면 문을 열거라고 하는데 미국에서는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며 조선일보의 보도와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시각은 우리 정부가 너무 앞서 나간다는 것이고 우리 정부도 그걸 모르는 건 아닌데 일단 밀어붙이는 분위기 같”다며 채널A처럼 ‘우리 정부의 무리한 강행’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TV조선이 조선일보와 달랐던 점은 청와대의 입장을 소개했다는 점뿐입니다. 김정우 기자는 “청와대는 연락사무소 설치가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연락사무소가 ‘평화 정착을 위한 사업’으로 ‘비핵화 협상을 촉진할 것’이고, ‘북한에 경제적 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미국과도 긴밀히 협의중이라며 미국도 이해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며 청와대가 미국의 입장을 알고 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하지만 김 기자는 청와대의 입장을 소개한 뒤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제재 위반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다시 조선일보의 주장으로 돌아왔습니다. 보도 말미에는 “청와대는 ‘미국 일부의 시각’이라고 평가했”다며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의 불만을 인지하고 있지만, 이 정도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한다는 취지에서 개소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기자는 이 관계자 발언을 “연락사무소 개소 날짜는 한미간 협의가 아닌 남북 논의로 결정한다는 청와대 설명과 맥락이 닿는 언급”이라며 청와대의 공식입장과 유사하다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대북제제 위반’이라면서 왜 ‘위반 여부’ 직접 검증 안 하나
TV조선‧채널A 보도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개성 연락사무소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을 다루면서 과연 대북제재 위반인지 직접 검증하거나 따져보지 않았다는 겁니다. 단지 ‘미국 일각의 문제제기’만을 근거로 ‘우리 정부가 강행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덧씌운 것이죠. 우리 정부도 대북제재에 참여하고 있으므로 당연히 제재 위반 여부도 따져봐야 합니다. 문제 제기를 한 TV조선‧채널A도 마찬가지죠. 그러나 TV조선‧채널A는 그 역할을 하지 않았고 이는 미국의 비판 여론 뒤에 숨어 선동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습니다. 


대북제재 위반 여부를 따져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연락 사무소’의 의미를 설명해야 합니다. 청와대의 반박에서도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했는데요. 


지난 4월 MBC <상시소통 위해 공동연락사무소 제안할 듯>(4/25 https://bit.ly/2N9Nrjc )의 경우 “외국하고 관계를 맺는다면 대사관을 둘 텐데, 남과 북은 외국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서로 간의 연락기관을 두게 되면 관계 정상화를 상징하는 셈”이라며 ‘관계 정상화’를 강조했습니다. 이 보도에서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반도의 제반문제를 논의하고 더 나아가서 일종의 영사 기능 차원에서 연락사무소 설치 문제를 집중제기할 것”이라 예견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분석은 ‘비핵화 협상을 위한 긴장완화 조치의 일환’이라는 청와대 입장과 이어집니다. ‘제재 국면’을 풀기 위한 ‘협상 창구 확대’가 ‘제재 위반’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죠. 바로 이 부분이 TV조선과 채널A가 간과한 핵심적 요소입니다. 

 

다양한 해석을 TV조선‧채널A에 기대할 수는 없는걸까
TV조선과 채널A가 ‘제재 위반’의 근거로 둔 것은 조선일보 보도에 나온 ‘익명의 미국 고위관리’ 발언뿐입니다. ‘익명 취재원’ 1명의 입장만으로 보도를 낸 조선일보 보도도 부실하지만 그 보도만으로 ‘대북제재 위반’ 여론전을 펼친 TV조선‧채널A는 더욱 부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굳이 조선일보 보도를 토대로 보도를 내고자 했다면 당연히 조선일보 기사의 타당성을 검증하거나, 추가로 취재를 해야 합니다. 이를 무시한 것도 TV조선‧채널A 보도의 문제점입니다. 


조선일보가 내놓은 ‘익명 취재원’의 입장을 반박하는 ‘전문가 소견’은 이미 타 매체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일까>(8/22 https://bbc.in/2whbu8D )의 경우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심상민 교수와 아산정책연구원 이기범 박사의 발언을 인용했는데요. 심상민 교수는 “제재위원회 승인을 받았다면 원칙적으로는 그런 품목을 반입해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서 그 근거로 “평창 동계올림픽 때 여행 금지 대상으로 지정된 인사들이 한국에 올 때 제재 예외 신청을 해서 입국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전례가 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이기범 박사는 “'원유, 전기는 무조건 대북제재 결의 위반' 이라는 주장은 지나친 단순 논리”, “당연히 결의안에 '원유'라는 표현이 있죠. 각종 전기제품 관련 내용이 있죠. 있는데 전후 맥락이 있잖아요. 그것을 보고 나서 제재 위반이다, 아니다를 논해야 한다는 거죠”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박사의 결론은 “연락사무소 자체는 위반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 박사는  “원유를 가지고 갔다면 사전승인을 받았냐, 전력 자체가 가는 것은 가능한데 그에 수반되는 발전기 전선, 콘센트를 들고 갔냐, 아니면 북한으로부터 공급을 받았냐, 이런 문제 제기는 가능하겠죠”라며 조선일보와 같은 보도를 반박했습니다. 조선일보 보도를 근거로 차용한 TV조선‧채널A도 이런 분석들을 당연히 검토했어야 합니다. 

 

조선일보의 ‘미 행정부 고위관리’와 ‘미 국무부’는 입장이 달랐다
TV조선‧채널A‧조선일보가 유일한 근거로 택한 ‘미 행정부 고위 관리’의 발언이 미국 정부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것도 짚어볼 문제입니다. 실제 미 정부 내에서는 연락사무소 개소에 대한 다른 목소리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대북정책을 맡고있는 미 국무부가 조선일보 보도와는 다른 입장을 내놨습니다. 


경향신문 <청 “개성 연락사무소 전기 공급, 대북 제재 위반 아니다”>(8/20 https://bit.ly/2OOzjMu )은 개성 연락사무소 설치와 관련해 미 국무부에 논평을 요청했습니다. 그 결과 미 국무부는 “남북한이 개성에 공동연락사무소를 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싱가포르 회담에서 판문점선언을 재확인했는데, 그것은 남북관계 발전이 비핵화 진전과 함께 가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조선일보 보도와 정면으로 대치되는 발언이자 미국 내 반발이 일부의 시각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물론 경향신문이 보도한 내용도 미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닙니다. 다만 미 국무부의 입장은 조선일보가 내세운 ‘익명의 미 행정부 고위관리’ 발언보다는 당연히 신뢰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개성 연락사무소 개소’ 발표는 일주일 전에 나왔는데 왜 이제서야…
TV조선‧채널A‧조선일보가 일제히 ‘제재 위반’ 목소리를 높인 개성 연락사무소 개소는 20일에 발표된 사안도 아닙니다. 이미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안이고, 최근에는 8월 13일 4차 남북고위급회담 이후 조명균 장관이 개소 예정이라는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한겨레 <남북, 9월 평양 정상회담 합의…북 “관계 개선 장애물 제거” 요구>(8/13 https://bit.ly/2Prnzkn )는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회담 이후 가진 브리핑에서 개성 연락사무소에 대한 남북합의와 개보수 공사가 끝나는 대로 “개소식을 조만간 개최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미 남북이 연락사무소와 관련된 협의를 진행했다는 점과 개소일정이 조율되고 있다는 점을 밝힌 것이죠. 하지만 이 내용은 일주일이 지나서야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과 함께 등장했습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이 정부의 판문점 선언 이행에 대한 딴지를 걸기 위한 시도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 입장 제대로 반영한 보도는 MBN뿐
MBN도 조선일보의 주장을 보도로 구성했지만 내용은 달랐습니다. MBN <“대북제재 위반 아냐”…개소식 언제?>(8/20 송주영 기자 https://bit.ly/2w20lch ) 송주영 기자는 “미국 내부에서 공동연락사무소가 유엔 대북제재 위반이란 지적이 제기되자, 청와대는 ‘잘못된 시각’이라고 반박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제재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이해를 표명했다"는 김의겸 대변인의 발언도 인용했습니다. 또한 “청와대는 연락사무소 설치는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가장 기본적인 사업이고, 정부 대표의 활동을 위한 목적으로만 지원하는 것이라 경제적 이익을 주는 것도 아니라는 판단 근거를 제시했”다며 대북제재 위반이 아닌 근거를 자세히 짚었습니다.


MBN은 “청와대는 연락사무소의 구성과 운영 등에 대해서는 이미 조율을 마친 상태”라 전하고 “김 대변인은 ‘우리가 생각하는 날짜를 북측에 전달했고 북측이 결정하면 조만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며 연락사무소 설치가 북측과 합의된 사항이라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보도말미에는 “현재 막판 조율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이번 주 남북공동사무소 개소식이 열릴 전망”이라며 개소식 시기에 대한 추측으로 보도를 마무리했습니다. 관련 보도를 진행한 세 방송사 중에서는 그나마 정상적인 보도였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8월 20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끝> 
문의 임동준 활동가 (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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