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김경수 댓글 공모’ 몰아가는 채널A, 과연 그럴까
등록 2018.08.09 17:49
조회 471

지난달 31일, 드루킹 특검팀이 드루킹이 제출한 USB를 토대로 김경수 경남지사를 피의자로 전환하고 2일 압수수색, 6일‧9일 소환조사까지 빠르게 진행되면서 드루킹 의혹 관련 보도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중 채널A와 동아일보는 특검이 수사를 막 시작한 7월 초부터 유난히 단독보도를 쏟아내며 ‘특검이 동아 측에 정보를 흘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아직 드루킹 측의 일방적 진술과 자료들만 나온 상황에서 섣불리 김경수 경남지사의 혐의를 확정짓는 듯한 보도가 많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8/3)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PC 완전 삭제 보도’ 논란 하루 지나도 채널A는...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일에는 김경수 PC 포맷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드루킹 특검팀’의 압수수색 결과 발견된 김경수 지사의 의원 시절 PC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국회 규정 절차 상 이미 포맷된 상태였다는 것인데요. 일부 언론은 이를 왜곡·과장하여 마치 김 지사가 증거 인멸이라도 한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채널A <돌직구쇼>(8/3)는 논란이 인지 하루가 모든 해명이 이루어진 3일에도 재차 ‘깡통 PC’를 강조하며 ‘없는 의혹’을 증폭시켰습니다. 프로그램을 여는 ‘김진의 신문 브리핑’ 코너에서 진행자 김진 씨는 먼저 중앙일보 <김경수 쓰던 국회 PC 수색하니 이미 ‘깡통’>(8/3)을 소개했습니다. 화면에는 <김경수 쓰던 국회PC 수색하니 이미 ‘깡통’>이라는 보도 제목과 <영구 포맷해 복구 불능>, <“경찰이 부실수사 증거 날려”> 등 소제목만 따로 확대하여 보여줬습니다. 모두 ‘국회 통상 절차’라는 중요한 사실관계를 누락한 채 오로지 ‘깡통 PC, 증거 증발’만 강조한 문구들로서 채널A가 강조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뚜렷하게 드러난 화면 처리였습니다. 


김진 앵커 역시 “김경수 도지사가 의원 시절에 쓰던 국회 PC, 수색하고 보니 이미 깡통이 돼있었다는 겁니다. 국회사무처가 영구 포맷을 해 버려서 복구가 불가능한 건데 전문가들은 사건 초기에 경찰이 제대로 수사만 했다면 김 지사의 PC가 포맷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지적을 합니다”라며 같은 내용을 반복했습니다. 하루 전 이미 논란이 됐고 사실관계가 밝혀진 보도임에도 불구하고 재차 왜곡의 핵심인 ‘깡통PC’만 강조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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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1면 기사 소개한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8/3) 

 

‘특검에 불쾌감 표한 김경수가 휴가를 냈다’? 채널A의 ‘난도질’
이어지는 코너인 ‘김진의 비대위’에서도 채널A는 같은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번엔 김 지사의 휴가를 문제 삼았습니다. 이 역시 압수수색 당일이자 방송 전날인 2일, 김 지사가 SNS를 통해 “매년 참석했던 강금원 회장님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하루 휴가”라고 전후 관계를 밝힌 사안인데요. 그러나 김진 씨는 “김 도지사는 어디 갔는지 현장에 없었고 김 도지사가 썼던 해당 PC는 텅텅 비어 있습니다”, “특검이 와신상담해서 압수수색했는데 김경수 도지사는 자리를 비웠다는 겁니다”라며 ‘압수수색을 피해 휴가’, ‘PC는 텅텅 비었다’를 대뇌였습니다. 또한 김 지사의 SNS 글 중 일부만 발췌하여 김 지사의 의도를 왜곡하기도 했습니다. 김진 씨는 “갓 1개월 남짓 된 도청 사무실을 왜 뒤져야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라는 김 지사의 SNS 글 중 일부를 보여주더니 “압수수색에 대한 불쾌감을 표현했어요”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더니 다시 “어제 압수수색 당시에 김 지사가 예정에 없었던 휴가를 내고 도청을 비웠다?”라고 질문했습니다. 그러나 채널A는 김 지사 SNS 글의 “이제 갓 1개월 남짓 된 도청 사무실과 비서실까지 왜 뒤져야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긴 어렵지만 필요하다니 당연히 협조할 것이고,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협조할 것입니다”라는 잘라내고 김 지사를 공격하는데 필요한 ‘특검 비판’만 취사선택했습니다. 채널A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특검 불쾌하다더니 압수수색 피해 휴가를 냈다’라는 겁니다. 김 지사 본인의 해명은 물론, 이미 밝혀진 사실관계를 모조리 누락하고 SNS 글에서도 일부만 발췌하여 김 지사를 범죄자처럼 묘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사실관계는 뒷전, 채널A의 목표는 무조건 ‘김경수 때리기’
이렇게 진행자가 한참 동안 왜곡 보도를 남발하고 나서야 일부 사실관계가 패널을 통해 언급되기는 했습니다. 허문명 동아일보 부국장은 “아마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던 것 같아요. 창신섬유 강 회장님 추도식에 참석한다고 자리를 비웠다는 것”이라며 언뜻 반론을 보장하는 듯 했으나 이내 “압수수색 날도 이런 국민적 의혹에 휩싸여 있다면 좀 사무실에서 특검의 수사에 대해서 응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어땠을까”라며 김 지사를 비판했습니다. 심지어 김 지사 휴가에 대해 “압수수색 당일 날 없었다 라는 의혹”을 지칭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김 지사는 6일 특검에 출두하는 등 지금까지 수사에 적극적으로 응했습니다. ‘매년 참석하는 강금원 회장 추도식’으로 인해 압수수색 당시 도청에 부재했던 것은 수사에 ‘불응’한 게 아닙니다. 압수수색에 반드시 피의자가 자리하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앞서 ‘깡통 PC’에 상당히 집착했던 진행자 김진 씨는 허문명 씨 발언 이후 “한 가지 또 새로 들어온 소식이 어제 특검이 압수수색을 했는데 김경수 지사가 의원 시절에 쓰던 국회에 있는 국회 PC가 이미 국회사무처에 의해서, 절차대로, 텅텅 포맷이 돼서 건질 게 하나도 없었다. 압수수색 이거는 실효성 있는 거냐, 이런 비판도 나와요”라는 질문을 다시 던졌습니다. 대체 무엇이 ‘새로운 소식’인지 시청자를 혼란케 하는 황당한 발언입니다. 김진 씨는 여기서는 ‘절차대로 텅텅 포맷’이라며 지나가듯 ‘국회 절차’를 언급했으나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텅텅 포맷’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이 시청자의 오해를 더 야기할 뿐입니다. 

 

‘김경수 거짓말, 80% 여론이 우려한다’는 채널A
압수수색 관련한 이야기들에게 묘하게 진실을 비틀은 <김진의 돌직구쇼>는 이번에는 ‘김경수의 거짓말’에 초점을 맞춰 본격적으로 김 지사를 범죄자로 몰아갔습니다. 


앞서 김 지사의 휴가 및 PC 포맷을 왜곡한 ‘김진의 비대위’ 코너는 진행자 김진 씨와 허문명 동아일보 부국장이 신문 기사들을 중심으로 주요 이슈를 분석하는 식으로 진행되는데요. 압수수색을 모두 다룬 후 두 사람은 <김경수, 탄로 난 거짓말?>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김진 씨는 “수백 건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것은 악의적 보도다. 강력한 법적 대응하겠다고 김 지사가 밝혔지만 저희 동아일보 비롯해서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텔레그램과 시그널 등 보안성 메시전을 사용해서 수십 차례 직접 접촉을 해왔고 때에 따라서 먼저 접촉을 했다는 것”, “경선 당시에 드루킹이 의원실로 찾아왔다라고 얘기를 했지만 2016년부터 느릅나무, 의원실 등에서 만나 왔다. 이 같은 이른바 거짓말 의혹”이라며 ‘김경수의 거짓말’을 두 가지로 요약했습니다. 


그러자 허문명 씨는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큰 이슈에 묻혔다가 이번에 다시 특검의 발표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데 그중에 가장 국면을 바꾼 결정적 변수는 노회찬 의원의 자살”이라 답했습니다. 느닷없이 김경수 지사와는 관련이 없는 고 노회찬 의원을 ‘김경수 혐의의 근거’인 것처럼 갖다 붙인 겁니다. 이어서 허 씨는 “정치인의 도덕성, 거짓말을 지금 많은 여론에서 김 지사에 대해서 실망과 어떤 이런 우려가 적지 않다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한 80%의 여론, 거의 대부분의 신문 사설에서 김 지사의 거짓말이 드러났다고 아주 단정적으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채널A는 동아일보 <김경수 많은 지지자 중 하나라던 드루킹에 수시 자문했나>(8/1 https://bit.ly/2nmmnC3 ), 국민일보 <김경수-드루킹 커넥션 규명이 특검의 존재 이유다>(8/2 https://bit.ly/2MaCbpb ),  세계일보 <피의자 김경수, 드루킹 의혹 국민에게 직접 소명하라>(8/2 https://bit.ly/2ATrO4Y ) 중앙일보 <거짓말 탄로 난 김경수, 특검 흔들림 없이 전진하라>(8/1 https://bit.ly/2Ar9OhU) 등 ‘김경수의 거짓말’을 강조한 신문들의 사설 제목을 나열했고 허 씨가 이를 그대로 읽었습니다.

 

왜 자꾸 노회찬 의원을 괴롭히나…도 넘은 ‘드루킹 보도’
채널A <돌직구쇼>(8/3)의 기본적인 문제점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혐의점과 드루킹 측의 일방적인 근거로 김경수 지사를 거짓말쟁이로 규정하고 ‘킹크랩 시연 및 승인’이 이미 증명된 것처럼 과장했다는 겁니다. 물론 김경수 지사의 최초 해명이 현재 특검 수사와 다른 점이 있으므로 이는 충분히 따져봐야할 내용들이 있습니다. 


그에 앞서 채널A가 인륜에 어긋났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김경수 지사 및 드루킹 댓글 조작과는 관련이 없는 고 노회찬 의원을 자꾸 동원하여 ‘드루킹-김경수 커넥션의 증거’로 악용한다는 겁니다. 허문명 씨는 “국면을 바꾼 결정적 변수는 노회찬 의원의 자살”이라고 규정하는데 그치지 않고 “노회찬 의원의 자살이라는 어떤 중대 변수로 해서 굉장히 다른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시중에서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노회찬 의원이 자살했을 때는 김경수 의원의 얼굴이 겹쳤는데 요새 김경수 지사의 얼굴을 보면 노회찬 의원 얼굴이 겹친다’ 우리가 참 염치와 부끄러움을 모르는 고위 공직자,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적인 어떤 짜증, 염증, 분노가 굉장히 하늘을 찌르는데 노 의원 자살에 대해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가슴 아파하고 어떤 정치적 입장이 다르더라도 공감했던 건 ‘염치와 부끄러움에 대한 이런 최소한의 어떤 정직성 이런 것들을 가졌던 사람이었구나’라는 공감대였기 때문이거든요. 그만큼 이번 사건을 보는 눈높이가 굉장히 올라갔습니다. 따라서 김경수 지사의 경우에도 국민적 눈높이가 굉장히 올라갔다는 걸 예민하게 봐야 될 것 같고”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허 씨 발언을 요약하자면 ‘고인은 염치를 알고 별세했는데 왜 김경수는 부인하나’라는 것으로서 따지고 보면 아무런 객관적 근거 없이 그저 개인적 감정으로 ‘김경수 유죄’를 전제한 수준에 불과합니다. 또한 고인의 죽음을 ‘김경수 유죄의 근거’로 규정한, 고인에 대한 모욕입니다. 


허 씨는 이어 “지금 김경수 의원도 정치자금법 위반, 2700만 원인가 경공모 회원들로부터 받았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사실 좀 논란의 소지는 있지만”이라 덧붙이기도 했는데요. ‘김 지사도 노 의원처럼 돈 받았다’는 취지입니다. 이것도 심각한 과장입니다. 실제로 특검팀은 경공모 회원들이 사비를 모아 ‘쪼개기 후원금’ 형태로 김 지사에게 2700만원을 건넸다고 의심했으나 아무런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논란의 소지가 좀 있는’ 정도가 아니라 확인된 사실이 아닌 겁니다. 여기서도 허 씨가 오로지 ‘김경수의 불법 자금 수수’를 증명하기 위해 고 노회찬 의원을 악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김경수의 두 가지 거짓말’? 과연 ‘댓글 공모’까지 증명됐을까
채널A는 처음부터 김경수 지사를 ‘거짓말쟁이’로 전제한 채 보도 및 분석을 진행했는데요. 실제로 김경수 지사가 의혹이 처음 불거진 4월 내놓은 해명과 현재 특검 수사 결과 나온 정황이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채널A가 ‘첫 번째 거짓말’로 규정한 메시지 교환입니다. 김 지사는 지난 4월 16일, “(드루킹에게) 감사 인사 등은 보낸 적 있지만 대부분 (드루킹 김 씨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으나 동아일보 <김경수, 작년 대선전 드루킹에 ‘재벌개혁 공약’ 의견 구했다>(7/31 https://bitly.kr/TcTv ) <드루킹, 김경수에 ‘개성공단 2000만평 개발 정책’도 제안했다>(8/1 https://bitly.kr/rFPX )에 따르면 특검이 드루킹으로부터 제출 받은 USB에는 김 지사와 나눈 메시지 대화 내용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고 그 중에는 대선 전인 1월, 김 지사가 ‘재벌개혁 방안’을 요청하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이를 볼 때 김 지사의 최초 해명처럼 단순히 감사 인사만 주고 받은 사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이는 김 지사의 추가 해명과 특검 수사 결과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동아일보 <단독/드루킹 “저와 김경수 관계, 꼬리 자를수준 아니다…8만건 작업”>(8/6 https://bit.ly/2Oo3j1L )는 드루킹의 메신저 대화기록 중 “김 의원님과 제 관계는 1년 4개월 이상 이어져 왔고 꼬리 자를 수준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참고로 제가 지난 1년 5개월간 의원님께 일일보고 해드렸던 기사 작업 내용은 모두 8만 건”이라는 내용을 전했고 이를 “드루킹이 김경수 지사에게 킹크랩(댓글 조작 프로그램)으로 댓글 작업을 한 내용을 보고한 정황”으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모두 김 지사와 드루킹의 관계가 ‘긴밀한 협력관계’임을 강조하는 보도입니다. 


동아일보의 이같은 보도는 ‘김경수의 댓글 조작 공모’를 단언하는 여타 보도들로 번졌습니다. 문화일보 <드루킹에 공약 자문한 김경수…댓글도 공모?>(7/31 https://bit.ly/2OU4ve8 )와 같은 보도들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개된 일부 메신저 기록만으로 ‘댓글 조작 연루’가 직접적으로 증명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앞서 살펴본 보도들의 근거는 모두 특검이 공개한 드루킹 측의 일방적 진술 또는 자료로서 김 지사의 ‘킹크랩 시연 참석 및 승인’을 입증할 수 있는 김 지사 측 또는 제3자의 증거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동아일보가 폭로한 ‘대선 공약 자문’의 경우 재벌개혁이나 개성공단 확대가 이미 드루킹 메시지 이전부터 민주당이 만들고 있던 공약이며, “선거 때는 모든 지지 그룹의 여론을 수렴한다”는 것이 민주당 입장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보도가 이런 반론들은 담지 않고 있습니다. 

 

‘2016년 느릅나무 방문’ 4월부터 인정했던 김경수 지사
채널A가 ‘두 번째 거짓말’로 지목한 ‘느릅나무 출판사에서의 만남’은 더 명확한 왜곡 사례입니다. 채널A는 김 지사가 “경선 당시 드루킹이 의원실로 찾아왔다”고 밝혔으나 “2016년부터 느릅나무, 의원실 등에서 만나 왔다”며 ‘거짓말’이라고 했는데요. 이 부분은 사실관계가 다릅니다. 지난 4월 16일 기자회견에서 김 지사는 “2016년 중반쯤 드루킹을 처음 만나게 됐다”,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그를 포함해 몇 명이 찾아왔다”, “문재인 대통령을 대선에서 돕고 싶다고 하면서 저에게 강연을 요청했는데, 제가 그 강연이 어렵다고 했더니 파주에 있는 사무실에 와달라고 요청했다”, “그해 가을 사무실을 찾아갔는데, 그게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이라며 국회 및 느릅나무 출판사에서의 만남을 애초부터 시인했습니다. 채널A는 4월 기자회견 내용 중 “드루킹이 의원실로 찾아왔다”는 내용만 싹둑 잘라 김 지사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왜곡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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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탄로 난 거짓말’을 대서특필 한 채널A(8/3)

 

‘운전기사 결제내역=킹크랩 승인’? 반복되는 ‘비약’
채널A는 스스로 ‘두 번째 거짓말’로 지목한 부분에 근거가 부족함을 방증이라도 하듯 이에 대해서는 길게 분석하지 않았습니다. 딱 한 가지, 8월 2일 TV조선의 단독보도로 알려진 김경수 지사 운전기사의 영수증을 문제 삼았는데요. 문제는 이를 특검 수사의 핵심 쟁점이라고 할 수 있는 ‘김경수 지사 킹크랩 시연 참석 및 승인’ 여부를 확증하는 수준까지 비약해버렸다는 것입니다. 


 허문명 씨는 “지난 5월에 드루킹 김동원 씨가 조선일보에 장문의 편지를 보냈잖아요”라며 이른바 ‘드루킹 편지’를 거론하더니 “김 지사가 느릅나무 파주의 출판사 사무실을 방문을 했고 이 자리에서 댓글 조작 시연회를 했고 이걸 허락해 주겠느냐 하니까 고개를 끄덕였고 직접 시연을 해 보려고 하니까 ‘김 지사가 아이 뭘, 그런 걸 보여주고 그래요’라고 말했다는 대목이 사실일 것이라고 특검은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경공모 회원들이 김 지사를 봤다라고 증언한 것들이 다수 확보가 됐고 결정적인 건 김 지사의 운전기사가 파주에서 그날 그 시연회를 한 날 혼자 식당에서 밥을 먹은 게 신용카드의 결제에 남았어요, 결제기록으로”라며 ‘운전기사 신용카드 결제 내역’을 언급했습니다. 허 씨와 김진 씨는 반복적으로 이 결제내역을 “정황 증거”라 지칭하기도 했습니다. ‘킹크랩 시연 참석을 증명하는 증거’라는 것이죠. 


그러나 이는 김 지사의 혐의를 섣부르게 단정해버린 왜곡입니다. TV조선 <단독/“시연회 날, 파주서 기사가 카드 결제”>(8/2 https://bit.ly/2MlawyG )에 따르면 채널A가 내세우는 ‘운전기사 결제내역’은 2016년 11월 8일에 발생했습니다. TV조선은 드루킹 일당이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11월 8일, “김 지사를 태우고 온 카니발 운전기사 A씨가 출판사 주변 식당에서 혼자 따로 저녁 식사를 한 뒤 카드로 결제한 내역”이 나왔다며 이를 김 지사가 ‘킹크래 시연회’에 참석한 “정황증거”로 제시했죠. 특검은 그간 김 지사 차량 운행 기록과 카드 명세서를 바탕으로 느릅나무 방문 일자를 2016년 9월 28일, 2017년 1월 10일로 판단했고 2016년 11월 8일 방문은 TV조선이 보도하면서 처음 알려진 겁니다. 4월부터 ‘2016년 가을 느릅나무 방문’을 인정한 김 지사 측과 드루킹 측 주장을 기반으로 한 특검 수사가 ‘방문 시점’부터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김 지사의 킹크랩 시연 참석’은 여전히 직접적인 정황이 없는 상황입니다. 11월 8일, 운전기사의 결제 내역이 있다고 해도 이것이 김 지사가 처음부터 시인한 단순 방문인지, 킹크랩 시연 참석인지 입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TV조선이 ‘킹크랩 시연 일자’라고 보도한 시기는 11월 8일이지만 채널A와 동아일보는 꾸준히 ‘11월 9일’로 보도해 양사 사이에서도 일자가 엇갈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널A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다고 과장한 겁니다. 

 

자사 사설과 뜻 일치하면 ‘80%의 여론’?

이렇게 ‘메시지 교환’ 외에는 ‘김경수의 거짓말’을 증명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채널A는 일부 신문 사설들을 근거로 ‘80%의 여론이 김 지사의 거짓말에 실망했다’고 단언하기도 했죠. 채널A가 열거한 국민일보, 동아일보, 세계일보, 중앙일보 사설은 모두 내용이 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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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개 사설을 ‘80% 여론’이라 규정한 채널A(8/3)

 

바로 동아일보의 단독보도 <김경수, 작년 대선전 드루킹에 ‘재벌개혁 공약’ 의견 구했다>(7/31), <드루킹, 김경수에 ‘개성공단 2000만평 개발 정책’도 제안했다>(8/1)를 근거로 김 지사를 거짓말쟁이로 규정한 겁니다. 특히 중앙일보 <거짓말 탄로 난 김경수, 특검 흔들림 없이 전진하라>(8/1)의 경우, 제목에 채널A와 마찬가지로 ‘거짓말 탄로 난 김경수’를 명시했고 동아일보가 보도한 “재벌개혁 방안에 대한 자료를 러프하게라도 받아볼 수 있을까요?”라는 김 지사의 메시지 내용을 근거로 “김 지사가 김씨 일당의 댓글 조작에 깊이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키운다”고 결론내렸습니다. 그러나 해당 메시지가 오고 간 1월 당시, 김 지사가 본인 해명대로 드루킹을 지지 세력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었다면 대선을 앞두고 여러 그룹으로부터 전략 및 공약 자문을 받는 일은 자연스럽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또한 이런 메시지가 오간 것이 곧바로 ‘킹크랩 시연 및 승인’을 증명하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채널A가 내놓은 4개의 사설 중 하나인 동아일보 <김경수 많은 지지자 중 하나라던 드루킹에 수시 자문했나>(8/1)는 채널A의 자매사, 허문명 씨 본인이 기자로 몸담고 있는 회사입니다. 채널A는 자사 사설 및 자사와 비슷한 논조의 사설 3개를 ‘80%의 여론’으로 보도한 셈입니다. 


그러나 한겨레와 경향신문의 경우 8월 1일과 2일, 드루킹 관련 사설을 내놓지 않기도 했으며 한국일보 <반환점 지난 드루킹 특검, 이젠 본류 수사 주력해야>(8/2 https://bit.ly/2nn6TOc )는 채널A가 제시한 사설들과 달리 “수사의 중심인 댓글 조작보다는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혐의를 크게 부각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 결과 진보 정치인의 죽음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며 특검에 대한 비판적 의식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른 논조의 매체들도 있었던 겁니다. 또한 채널A가 바라는 논조의 사설들이 많다고 해도 그것이 ‘80%의 여론’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8월 3일(금)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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