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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특검 출석하자 채널A, “이석기 같아 실망”
등록 2018.08.07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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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특검팀이 지난달 31일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데 이어, 6일 소환 조사를 했습니다. 특검은 드루킹이 제출한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토대로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을 승인 또는 암묵적으로 동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 지사는 특검에 출석하며 모든 혐의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고 “정치특검이 아닌 진실특검이 되길 부탁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지사의 드루킹 댓글 조작 관련 수사기관 출석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지난 5월 4일, 당시엔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한 바 있습니다. 당시 채널A <정치데스크>(5/4)는 “김경수 의원이 파란 옷을 입고 나왔다”며 “오만방자한 황제출두”라며 자유한국당의 비판을 그대로 읊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한명숙 전 총리’가 동원됐고 ‘개선장군’이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동원됐습니다. 확인된 것도 없음에도 피의자 신분이라는 이유만으로 김경수 도지사가 이미 ‘범죄자’가 된 것인 양 낙인찍는 발언을 한 것입니다. 

 

지지자들에게 손 흔들었다고 ‘이석기가 연상된다’

채널A <정치데스크>(8/6)는 <손 흔들며 출석한 피의자>라는 대담 제목으로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특검 출석을 다뤘습니다. 채널A는 김 지사가 특검으로 출석한 현장에서 응원의 메시지와 장미꽃을 전한 지지자들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용환 앵커는 “우리가 흔히 아는 피의자가 어떤 조사를 받기 위해서 출석하는 모습과는 좀 사뭇 다른 모습 아니겠습니까”라고 운을 띄웠습니다. 그러자 조수진 미디어연구소 부장은 “그렇습니다. 저도 참 평소의 김경수답지 않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제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를 출입했는데 당시에 연설기록비서관 등을 지낸 김경수 비서관은 굉장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왜냐? 정말 겸손한 자세 그리고 항상 기자들에게 설득하는 자세 그리고 다른 사람 말을 다 경청하는 자세 이런 것이 굉장히 호감을 느끼도록 했거든요”라며 갑자기 김경수 의원의 과거 모습에 대한 개인적 감상을 늘어놨습니다. 


이어서 “그런데 오늘 같은 경우에는 일방적 주장입니다. 그리고 이런 피의자 신분으로 지금 걸어가는데 마치 개선장군과 같은 모습 아니겠습니까? 저는 오늘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평소 성향이라면 이렇게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서 송구하다. 모든 것을 잘 말씀드리고 오겠다. 이 정도 발언을 할 줄 알았는데 완전히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좀 5년 전의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법정에 들어갈 때마다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주먹을 들어 보이고 이것이 굉장히 어떻게 보면 국민 밉상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좀 김경수 도지사답지 않은 참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김 지사를 힐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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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정치데스크>(8/6)에 나와 김경수 지사의 특검 출석 장면을 비판한 조수진 동아일보 미디어연구소 부장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개선장군’, ‘과거와 달리 겸손하지 않고 일방적인 사람’이라고 몰아붙인 것도 황당하지만, 이석기 전 의원까지 불쑥 끌어와 ‘국민 밉상’이라고 몰아간 것도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굳이 반박할 필요도 없으나 지난 2017년 3월 20일 박근혜 씨도 검찰 수사를 받으러 가면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었지만 채널A는 ‘개선장군’이라 단 한번도 부적절하다거나 비방한 적이 없습니다. 피의자 신분이기는 하지만, 본인이 전적으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범죄자로 낙인찍으며 비판하는 이런 발언은 도를 넘어선 것입니다. 

 

지지자들의 꽃 뿌린 것도 ‘한명숙 연상된다’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채널A는 지지자들이 김 지사를 향해 꽃을 던지고 응원하는 손 팻말을 들고 있었던 장면도 매우 껄끄러웠던 모양입니다. 이용환 앵커는 “저는 조사받으러 들어갈 때 저렇게 꽃이 또 이렇게 꽃길이라고 하네요. 하여튼 그런 모습도 참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닌 것 같습니다”라며 비난을 바라는 듯한 질문을 했습니다. 이에 조수진 씨는 “지난번에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의정부교도소인가요? 거기에서 비리 혐의로 만기출소 됐을 때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자들이 백합꽃을 던지면서 환호하는 그런 모습이 있었는데 그게 마치 꽃이었지만 사법부와 사법질서에 대해서는 돌을 던지는 것 같은 그런 효과를 줬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특검을 정치특검이라고 규정을 짓고 모든 것을 부인하는 것에 대해서 환호하는 저런 모습 이게 과연 국민정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조금 걱정되는 부분이 많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한명숙 전 총리 역시 김경수 지사나 드루킹 의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당연히 관련 보도에 등장할 필요도, 등장해서도 안 되는 요소입니다. 그러나 채널A는 굳이 한 전 총리를 비유하면서 김경수 지사 지지자들을 ‘정치 특검이라 규정짓고 모든 걸 부인해 국민 정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로 묘사했습니다. 이 역시 매우 개인적인 감정에 불과합니다. 국민정서는 특검 수사와 언론 보도가 얼마나 투명하고 객관적인가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지 김경수 지사 지지자들로 인해 움직이지 않습니다. 

 

채널A가 꺼내든 사례는 ‘양승태 대법원 재판거래 사례’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채널A가 김 지사를 비방하기 위해 굳이 이석기 전 의원과 한명숙 전 총리를 거론한 데에는 특정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민주당 또는 진보진영 인물이 유죄 판결을 받은 대표적인 두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채널A가 억지로 갖다 붙인 이석기‧한명숙 재판 사례는 최근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문건에서 박근혜 정부 재판 거래 대상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조수진 씨가 예시로 든 이석기와 한명숙 재판은 최근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재판 거래의 대상으로 지목된 사례이기도 합니다. 양승태 대법원이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청와대에 ‘재판 로비’를 했고 그 결과 박근혜 청와대 입맛에 맞게 판결한 재판 목록에 포함되어 있었던 겁니다. 이 사례들은 지난달 29일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재심 특별법’을 발의한 상태입니다. 채널A가 김경수 지사를 깎아내리기 위해 동원한 사례들 역시 이전 정부 및 사법부의 일탈을 증명할 뿐입니다. 


무엇보다 아무런 관련이나 공통점이 없는 사례들을 ‘지지자에 손 흔들기’, ‘지지자들의 꽃 세례’와 같은 극히 일부 상황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동일시한 채널A는 보도의 기본조차 어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발언을 한 사람은 외부 패널이 아닙니다. 동아일보 정치부 차장을 거친 기자이며, 현직 ‘동아일보 미디어연구소 내 뉴스연구팀’ 부장급 사원입니다. TV조선과 채널A는 ‘오보·막말·편파 방송’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자사 기자출신을 대거 투입했습니다. 그런데 자사 기자가 어떤 외부 패널보다 심각한 수준의 막말을 내놓은 것입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8월 6일(월) 채널A <정치데스크> 

 

<끝>

문의 김규명 활동가 (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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