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해병대 헬기 추락’ 속보에 ‘군 기강 해이’ 운운한 TV조선
등록 2018.07.2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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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포항에서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 ‘마린온’이 시험 비행 중 추락해 승무원 5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17일 참사 당시 많은 매체가 속보로 전했고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17)도 사고 시각 17시 45분 경 속보를 전했습니다. 그런데 TV조선은 추락 사실 및 확인된 희생자 수를 간단히 전한 타 매체 속보와 달리 확인되지 않은 추정을 남발했고, 이 과정에서 “군 기강 해이” 운운하여 사고로 사망한 해병대원의 명예를 훼손하기도 했습니다. 

 

TV조선의 ‘망상 속보’, ‘비싼 세금 들인 첨단 무기’에 ‘군 기강 해이’까지 거론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17)는 <“틀려먹었다” 버럭>이라는 제목으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시찰 소식을 다루던 중 해병대 헬기 추락 속보를 전했습니다. 강동원 앵커는 “지금 속보가 하나 들어왔는데요. 포항 군부대에서 헬기가 추락해서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라고 전했습니다. TV조선의 속보는 여기서 끝났으면 가장 바람직했을 겁니다. 


속보를 이어간 김미선 기자는 패널인 성공회대 최진봉 교수에게 “그런데 전시에는 군인의 사상이 절대 일어나선 안 됩니다. 우리 군의 사망이요. 왜냐하면 그걸 막기 위해서 저렇게 비싼 세금을 들여서 첨단 무기를 산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훈련 중에 이렇게 큰 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것은 훈련 자체도 너무나 힘든, 너무나 위험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한데 이게 흔히 있는 일이라고 우리가 받아들여야 되는 겁니까?”라고 질문했습니다. 이에 최진봉 씨는 “그렇지는 않죠. 흔히 있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보고요”, “정비가 제대로 안 됐던지, 아니면 비행기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아니면 조종사, 지금 현재 날씨가 그렇게 나쁘지 않기 때문에 기후 때문에 나타난 사고는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요”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김미선 씨는 “악천후 때문에 일어난 사고는 아닌데 지금 들어온 속보가 10m 이상에서 떨어졌다고 하거든요. 그렇다면 이것을 군 기강해이와 직결될 수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라고 되물었습니다. 헬기 추락 직후인 17시 45분 경 내놓은 속보였음으로 이 당시엔 희생자 수 외에는 사고 원인 등 그 어떤 정황도 밝혀진 바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조선은 ‘비싼 세금 들인 첨단 무기’를 강조하더니 추락의 원인을 ‘군 기강 해이’까지 추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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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 헬기사고가 ‘군 기강해이’라고 언급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의 김미선 기자(7/17)

 

피해자 향한 모욕해놓고 사과도 정정도 없이 다시보기 영상만 잘라낸 TV조선 

TV조선의 속단은 현재로선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겨레 <마린온 추락 원인…기어 박스 고장? 회전날개 지지축 이상?>(7/19 https://bit.ly/2JP6n42)에서는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이륙 직후 ‘회전날개’(로터·프로펠러)가 떨어져나가면서 추락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해병대 사고조사위원회가 정비불량이나 기체결함 가능성 쪽에 혐의를 더 무겁게 두고 사고원인 규명에 본격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고 합니다. 김미선 기자는 정비불량이나 기체 결함도 결국 ‘군 기강 해이’라며 자신의 발언이 문제없다고 우길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사고 속보의 기본은 실시간으로 확인된 사실만 전달하는 것입니다. 섣부른 추정은 희생자 및 유가족에게 비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미선 기자는 단순 패널이 아니라 TV조선의 대표 앵커이며, 전문 방송인입니다. 때문에 사고 발생 속보를 전하면서 이처럼 아무말이나 하는 것은 그의 방송인으로서 자질에 심각한 문제가 단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TV조선 김미선 기자가 사고 속보를 전하면서 ‘군 기강 해이’ 운운한 것은 사실상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하고 그들의 고통을 외면한 것입니다. 현재 TV조선은 이 방송에 대해서 사과나 정정 한마디 없이, 자사 홈페이지와과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다시보기 영상에서 해당 부분을 잘라냈습니다. 이러한 행태를 보인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17)는 방송심의규정 제14조(객관성)은 물론, 제17조(오보정정) “방송은 보도한 내용이 오보로 판명되었거나 오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에는 지체없이 정정방송을 하여야 한다”를 위반한 것입니다. 더불어 재난보도 제24조의4(피해자등의 인권 보호) 3항 “피해자등의 인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는 내용”과 제27조(품위 유지) 5항 “불쾌감․혐오감 등을 유발하여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치는 표현”, 제20조(명예훼손 금지) 역시 심각하게 위반했습니다. 민언련은 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엄중한 제재가 필요한 오보 사례인만큼 방심위 심의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시민 여러분들의 제보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7월 17일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
 


<끝>

문의 김규명 활동가 (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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